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0. 10. 16. 선고 2019노1769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미지급 임금은 이 사건 근로자들의 내진 시설(이하 '이 사건 시설'이라고 한다) 설치 실적에 따라 지급되는 금원(이하 '이 사건 임금'이라고 한다)인데,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과 사이에, 이 사건 시설의 설치 후 하자 보수를 완료하는 조건으로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임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하였음에도이 사건 근로자들이 갑자기 퇴직하면서 이 사건 시설의 설치 및 하자 보수 업무를 완료하지 않았는바,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1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공소장변졍에 의한 직권판단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아래의 '변경된 공소사실의 요지'와 같이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 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변경된 공소사실을 판단하는 범위 내에서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3.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변경된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송파구 B 소재 주식회사 C의 대표이사로 상시근로자 3명을 사용하여 소방내진설치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8. 4. 1.부터 2019. 3. 15.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D의 2019년 2월 임금 1,075,626원, 2019년 1월 임금 1,064,667원 등 합계 2,140,293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3명의 임금 합계 6,420,879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과 이 사건 시설 설치 실적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하였다고 인정하고 있는 점, 근로자에 대한 임금은 직접 근로자에게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변경 전 공소사실과 같이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다는 이유로 변경 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이 사건 공판절차에 제출된 자료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변경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의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지급 의무가 있음에도 피고인이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①

피고인이 운영한 회사는 다른 업체로부터 이 사건 시설 설치 업무를 수주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로 하여금 이 사건 시설을 설치하도록 하였는데, 이 사건 근로자들이 매월 24일까지 설치한 시설에 대하여 그 다음달에 위 다른 업체가 이 사건 시설의 설치 여부, 하자 유무 등을 확인하고 이 사건 근로자들이 그 하자를 보수한 후 피고인이 운영한 회사에 이 사건 시설 설치 대금이 지급되었고, 위 대금이 지급된 다음달 5.경 피고인이 운영한 회사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임금을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예를 들어 이 사건 근로자들이 2019. 1. 25.경부터 2019. 2. 24.경까지 설치한 이 사건 시설에 대한 임금(공소사실에는 2019년 2월 임금이라고 되어 있다)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2019. 4. 5.경에 지급되도록 되어 있다, 한편 이 사건 근로자들은 이 사건 임금 외에도 기본급을 지급받았다]. 이와 같은 이 사건 시설 설치 업무 진행 과정, 이 사건 임금의 지급 시기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과 사이에, 이 사건 시설의 설치뿐만 아니라 그 관련 하자의 보수가 이루어져 이 사건 시설이 정상적으로 설치된 것이 확인되는 조건으로 이 사건 임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하였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②

이 사건 근로자들이 이 사건 시설을 설치한 공사 현장의 직원이 피고인에게 이 사건 시설 설치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말한 점(피고인이 당심에서 제출한 증 제2호증 피고인과 현장소장의 대화녹취록),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내용증명우편 등으로 수차례 하자 보수를 요청하였음에도 이 사건 근로자들이 답변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근로자들이 2019. 1. 25.경부터 2019. 2. 24.경까지 설치한 이 사건 시설에 하자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 사건 근로자들은 그 하자 보수를 하지 않고 이 사건 시설이 정상적으로 설치되었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이 사건 임금 중 2019년 2월 임금의 지급 예정일인 2019. 4. 5.경 이전에 임의로 퇴사하였다.

③

변경된 공소사실에는 2019년 1월 임금이 미지급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임금을 지급한 내역(피고인이 당심에서 제출한 증 제1호증 C회사 계좌내역)을 살펴보면 2018년 5월부터 2019년 1월까지 매월 순차로 이 사건 시설 설치에 따른 임금이 지급된 사정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점 등을 감안할 때 2019년 1월 임금은 이미 지급된 것으로 보이고, 변경된 공소사실에 2019년 1월 임금으로 기재된 금액은 2019년 3월 임금(2019. 2. 25.경부터 2019. 3. 24.경까지 설치되는 이 사건 시설에 대한 임금) 액수와 동일한데(피고인이 당심에서 제출한 증 제3호증 설치팀 시공건 정리내역), 이 사건 근로자들이 2019. 2. 25.경부터 2019. 3. 24.경까지 설치한 이 사건 시설의 유무, 수량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가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3의 가.항 기재와 같은 바, 이는 위 제3의 다.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피고인에 대한 무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한다.

판사 김춘호(재판장) 이지혜 강상효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