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1. 10. 21. 선고 2020고정920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서울 성북구 B에서 C(주)를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노동조합과 체결한 단체협약 내용 중 임금, 복리후생 등에 대한 사항을 위반하여서는 아니 된다.

D조합과 E단체 F조합 사이의 단체협약서 제19조 및 임금협정서 제9조 제4항에서 “상병으로 인한 결근일수는 일할정산하되, 입원 및 골절환자는 20일간 유급처리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의 근로자 G이 2017. 6. 8.경부터 같은 달 17.경까지 10일간, 2017. 7. 27.경부터 2017. 8. 1.경까지 6일간 각 입원을 하였음에도 각 급여지급일에 임금 합계 1,259,904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고, 근로자 H이 2017. 10. 20.경부터 같은 달 23.경까지 4일간 입원을 하였음에도 급여지급일에 임금 319,296원을 지급하지 아니함으로써 임금 및 복리후생에 대한 단체협약을 위반하였다.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근로자들의 입원 사실을 알면서도 상병처리를 해 주지 않아 노동조합과 체결한 단체협약을 위반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G은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회사에 입원 상병 처리를 해 달라고 하였지만 회사에서 그런 게 어딨냐고 하면서 받아주지 않았다고 주장하였다. H도 이 법정에서, 회사에 병가로 처리해달라 하였으나 그런 게 어딨냐고 하면서 받아주지 않아 연가로 처리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회사 노무차장인 I은 이 법정에서, 위 근로자들이 상병 처리 해 달라거나 회사에 자신들의 입원 사실을 알리거나 하지 않았고, 상병 처리에 필요한 서류도 제출한 바 없다고 진술하여 위 근로자들의 주장과 상반된다.

나.

H은 이 법정에서, 2018년 8월경 피고인을 고소할 당시 단체협약 임금협정서를 보고 유급 상병 처리 규정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진술하였다. 그렇다면 H은 2017년 10월경 입원을 마치고 난 후 회사에 단체협약에 따른 상병 처리를 요구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고, 이는 피고인의 주장에 부합한다.

다.

검사는 근로자들이 각 진단서를 발급받은 것은 이를 회사에 제출하기 위한 것이므로 근로자들이 위 진단서를 제출하면서 회사에 상병 처리를 요구했음에도 회사가 이를 거부한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법원의 사실조회 결과 및 피고인 측이 제출한 자료에 비추어 보면, H은 입원에 따른 보험금을 청구하기 위해 진단서를 발급받아 그 진단서를 보험회사에 제출하였고, 회사에는 위 진단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으로서는 연가를 신청한 H이 실제로는 입원한 것이었음을 알았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라.

마찬가지로 G도 진단서 등을 발급받은 바 있으나, 위 서류는 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하는데 사용하였을 가능성이 있고, G도 이 법정에서 진단서 등 서류를 보험회사에 제출한 바 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게다가 G이 입원하게 된 것은 협심증 치료를 위한 수술이었는데, 버스 기사가 협심증을 앓고 있어 버스 운행 중 갑자기 심장에 이상이 발생하면 탑승객뿐만 아니라 일반 공중의 교통에도 큰 위험이 발생할 수 있음은 경험칙상 분명해 보인다. 이에 따라 회사에서는 G이 소견서를 받은 J병원에 G에 관하여 버스 기사 업무에 종사하여도 될 정도로 건강상 문제가 없는지 조회하는 공문을 보낸 바도 있다. 조회 결과에 따라서는 회사에서는 G과의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을 것으로 판단되고, 이러한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G이 자신의 수술 및 입원 사실을 회사에 사실대로 얘기하면서 진단서 등을 제출하고 상병 처리를 요구하였을 개연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회사에서는 G에 대하여 상병 처리가 아닌 휴직 및 결근 처리하였는데, 이는 G의 요청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판단된다.

마.

이 사건 회사는 서울시 소속 버스회사로서 준공영제로 운영되고 있는 회사인데, 버스운송으로 얻은 수익은 모두 서울시에 납부하고, 근로자인 버스 기사들의 임금은 근무시간 등에 관한 자료를 서울시에 제출하여 서울시의 검수 후 서울시로부터 임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받아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구조이다. 따라서 피고인이 근로자들의 상병 처리를 거부하여 단체협약에 따른 임금 지급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 사건 회사가 별달리 이득을 얻게 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결국 피고인이 근로자들의 상병 처리 요구를 거부할 별다른 유인이 없으므로, 이 사건 근로자들이 그 주장과는 달리 실제로는 피고인에게 상병 처리를 요구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는 아니한다.

판사 박창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