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원고에 대한 서울동부지방법원 2020차전26023 약정금 사건의 2020. 11. 12.자 지급명령에 기초한 강제집행을 불허한다.
이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제1항 기재 지급명령의 집행력 있는 정본에 기초한 강제집행을 정지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근로자파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이다.
원고와 피고는 2018. 7. 23.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로서 소프트웨어 개발업무를담당하고 피고는 원고의 사용자로서 연봉 20,000,000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피고는 원고를 주식회사 E에 파견하였고, 원고는 2018. 7. 23.경부터 2020. 1. 1.경까지 한국전기안전공사가 발주한 정보시스템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하였다.
원고는 2020. 1. 2. 주식회사 F(이하 ‘F’이라 한다)과 사이에 2020. 1. 1.부터 2020. 12. 25.까지 F의 근로자로서 한국전기안전공사의 정보시스템 통합관제 유지·보수업무를 담당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피고는 2020. 2.경 원고가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상태에서 F과 다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을 문제 삼았고, 원고는 2020. 2. 7. 피고에게 다음과 같은 지불각서(이하 ‘이 사건 지불각서’라 한다)를 작성해 주었다.
피고는 원고가 2020. 8. 25.부터 이 사건 지불각서에서 지급하기로 한 금원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2020. 11. 9. 서울동부지방법원 2020차전26023호로 약정금 11,400,000원[= 14,400,000원(매월 600,000원 × 2020. 2. 25.부터 2022. 1. 25.까지 24개월) – 이미 지급받은 3,000,000원]의 지급을 구하는 지급명령을 신청하였고, 이는 2020. 11. 12. 원고에게 송달되어 2020. 12. 3. 확정되었다(이하 ‘이 사건 지급명령’이라 한다).
원고와 F과의 근로계약은 2020. 12.말경 종료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호증, 을 제1, 2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의 이 사건 지불각서에 의한 약정금 지급의 의사표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무효이다.
원고와 피고가 체결한 근로계약은 실제와 부합하지 않는 불법파견 근로자의 모집을 위한 계약으로 무효이고, 설령 유효라고 하더라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으로 원고가 F과 근로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해지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5조 제1항은 파견사업주는 파견근로자가 사용사업주에게 고용되는 것을 정당한 이유 없이 금지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가 F과 근로계약을 체결할 것을 금지할 수 없다.
이 사건 지불각서는 근로기준법 제20조에서 금지하고 있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원고는 피고의 강박에 의하여 이 사건 지불각서를 작성하였으므로, 지불각서 작성행위는 무효이다.
원고와 F과의 근로계약은 연장되지 않고 2020. 12.말경 종료되었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지불각서에 따라 2020. 2. 25.부터 2021. 1. 25.까지 월 600,000원씩 지급할 의무만 부담한다. 원고는 피고에게 위 금원을 모두 지급하였다.
무효 주장에 관한 판단
①, ② 주장에 관하여
원고와 피고가 체결한 근로계약이 무효, 해지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지불각서작성행위 역시 무효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피고가 원고의 제3자와의 근로계약 체결을 금지할 수 없다고 하여, 원고 스스로의 의사에 의한 이 사건 지불각서 작성행위가 무효가 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③ 주장에 관하여
이 사건 지불각서 중 F과의 계약이 연장될 경우 2021. 2. 25.부터 2022. 1. 25.까지 매월 600,000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부분은 원고가 장래에 피고와의 근로계약을 이행하지 않는 것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따라 무효이다.
그러나 원고가 이 사건 지불각서 작성일 이전인 2020. 1. 2. F과 2020. 12. 25.까지 근무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지불각서 중 2020. 2. 25.부터 2021. 1. 25.까지 매월 600,000원을 지급하기로 한 부분은 원고가 이미 피고와의 근로계약을 위반한 것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 장래의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 사건 지불각서 중 2021. 2. 25.부터 2022. 1. 25.까지 매월 600,000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부분에 한하여 이유 있고, 나머지 부분은 이유 없다.
④ 주장에 관하여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의 강박에 의하여 이 사건 지불각서를 작성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약정금 지급 주장에 관한 판단
갑 제3, 12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다음 [표 1] 기재와 같이 2020. 2. 26.부터 2020. 12. 29.까지 피고에게 이 사건 지불각서에서 따라 합계 10,236,700원을 지급한 사실,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2020. 7. 26.까지 지급받은금원에 대하여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별도로 구하지 않기로 합의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한편, 원고가 2020. 12. 29. 지급한 6,636,700원은 다음 [표 2] 기재와 같이 2020. 8. 25.부터 2020. 12. 25.까지 매월 25일 지급하여야 할 600,000원의 합계 3,000,000원 및 이에 대한 각 지급일 이후부터 2020. 12. 25.까지의 지연손해금 합계 79,888원, 2021. 1. 25.까지 지급하기로 한 600,000원에 충당되고, 2,956,812원(= 6,636,700원 – 79,888원 – 3,000,000원 – 600,000원)이 남는다.
[표 2]
따라서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지불각서에 따라 지급하여야 할 약정금을 모두 지급한 것으로 볼 수 있다(피고는 원고가 2020. 8. 25.에 지급하여야 할 약정금의 지급을 지체함으로 인하여 매월 600,000원씩 분할하여 지급하기로 한 기한의 이익이 상실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지불각서에서 기한의 이익 상실에 관한 약정을 찾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분할의 이익이 상실되었다 하더라도 원고가 변제한 금원이 2021. 1. 25.까지 지급하기로 한 약정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초과함은 계산상 명백하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2021. 1. 5. 피고와 동종업체인 G 주식회사에 취업하였는바, 이는 이 사건 지불각서에서 정한 피고에 복귀하기로 한 약정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F과의 계약이 연장된 것과 같이 볼 수 있으므로, 원고가 2021. 1. 25.부터 2022. 1. 25.까지 매월 600,000원을 추가로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G 주식회사에 취업하였다고 하여 F과의 계약이 연장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또한, 원고가 F과의 계약이 종료된 이후 피고에 복귀하지 않는 경우 2021. 1. 25.부터 2022. 1. 25.까지 추가로 월 600,000원씩 지급하여야 한다고 본다면, 이는 앞서 본 바와 같이 근로기준법 제20조에서 금지하고 있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
따라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지불각서에 기한 채권은 원고의 변제로 모두 소멸하였으므로, 이 사건 지급명령에 기초한 강제집행은 불허되어야 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한다.
판사 안지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