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C이라는 상호로 일식당 C(이하 'C'이라 한다)과 건물 임대업 등을 운영해온 사람이고, 피고의 아들 D은 수산물 가공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 E(이하 'E'이라 한다)의 대표이사로 근무해온 사람이다.
원고는 1988. 3. 2.경부터 피고에게 고용되어 F시장 내에 위치한 E의 사무실(이하 'E 사무실'이라 한다)에서 근무해온 사람이다. 원고는 피고 및 피고의 가족들이 운영하는 회사의 재무, 회계, 일반 사무 등의 업무를 수행해왔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인사발령 및 원고와 피고 사이의 다툼 등
2019년 이후 피고와 피고의 가족들이 운영하는 회사의 매출이 감소하자 피고는 2020. 7. 24. E 사무실을 폐쇄하였고, C 소속 근로자들에게 사직을 권고하여 근로자 12명 중 6명이 퇴직하였다.
피고는 2020. 7. 중순경 원고에게 C의 점장으로 근무하도록 지시하였다. 그런데 원고는 피고에게 C의 점장으로 근무를 시작하기 전에 정식으로 인사발령을 할 것을 요청하였고, 이에 따라 D은 2020. 8. 11. 원고를 상대로 C의 점장으로 근무하라는 내용의 인사발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인사발령'이라 한다).
원고는 2020. 9. 22. C에서 피고와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언쟁하였다.
원고는 위와 같이 피고와 언쟁한 다음날인 2020. 9. 23.부터 C에 출근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피고는 2020. 10. 29. 원고에게 "피고가 원고를 해고한 사실이 없고, 경영상 사정으로 인해 원고를 C의 점장으로 근무하도록 하였음에도 원고가 이에 대한 불만으로 제대로 출근하지도 아니하고 업무를 수행하지 아니하고 있으므로 C에 정상적으로 출근하여 원고가 부여받은 업무를 성실히 수행해달라"는 취지로 내용증명우편물을 발송하였으나, 위 내용증명우편물은 2020. 10. 30. 원고의 수취거절로 반송되었다.
원고의 퇴직금 문의 및 피고의 퇴직소득원천징수이행신고서 제출
원고는 2020. 10. 7. E의 직원 I에게, 원고가 퇴직금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문의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고, I은 같은 날 원고에게 원고의 퇴사일을 2020. 9. 30.로 입력하여 산정한 퇴직금 산정 내역을 보내주었다.
피고는 2020. 10. 12. 잠실세무서에 원고에 대한 퇴직소득원천징수이행신고서를 제출하였다.
원고의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대한 구제신청 및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기각 판정 원고는 2020. 10. 12. 피고로부터 2020. 9. 30.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12. 8. "피고가 원고를 해고한 사실이 없다"라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J). 【인정 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4호증, 을 제1, 2, 6, 7, 9, 10, 12, 1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증인 I의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 주장의 요지
해고무효확인 청구
원고는 E 사무실에서 피고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으나, 피고가 갑작스럽게 원고를 상대로 C의 점장으로 근무할 것을 명하는 인사발령을 하였다. 그럼에도 원고는 새로운 업무에 적응하고자 노력하였으나, 피고는 2020. 9. 22. 원고에게 일방적으로 나가라며 해고를 통보하였고, 원고는 I으로부터 2020. 9. 30.자로 원고에 대한 퇴직처리가 이루어졌음을 확인받았다. 따라서 피고는 2020. 9. 30. 원고를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한 것인바, 이 사건 해고에는 아무런 정당한 이유가 없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해고의 무효 확인을 구한다.
임금 지급 청구
나아가, 이 사건 해고는 효력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일 다음날인 2020. 10.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의 미지급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 대해 해고일 다음날인 2020. 10. 1.부터 2020. 3. 29.까지의 미지급 임금 36,763,386원(= 원고 주장 평균월임금 6,127,231원 × 6개월) 및 2020. 3. 30.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6,127,231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원고를 해고한 사실이 없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판단
해고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인바,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그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다95974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계약관계가 이와 같은 해고 때문에 종료하였다는 점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2014. 2. 28. 선고 2013두23904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고에 대한 피고의 이 사건 해고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기초사실, 갑 제2호증, 을 제8 내지 14, 16호증의 각 기재, 증인 I, K, G의 각 일부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를 일방적으로 해고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가 존재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는 2020. 8. 10. 피고에게 전화로 "나가라는 걸로 이해할게요", "아이 그러면 뭐 식당가서 지배인하라는데 그만두라는 얘기죠"라고 말하면서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인사발령을 통해 C을 관리하라고 한 것은 그만두라는 의미라고 스스로 해석하며 불만을 표시하였다. 그러자 피고는 원고에게 "나가긴, 지금 인마", "아이 그 식당인지, 뭐 이거 니가 소속이잖아", "뭘 그만두긴 뭘 그만둬"라고 대답하고, 모레 만나서 다시 협의하자고 하였는바, 위와 같은 통화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인사발령에 불만을 가진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먼저 그만두겠다는 취지로 말하고 있고, 오히려 피고는 계속하여 원고에게 변경된 근무지에서 근무할 것을 설득하고 있다.
피고는 2020. 9. 22. 원고에게, "니가 나오기 싫으면 나오지 말아", "하지마라. 싫으면 하지 마라. 다 그만두고 하지 마라"라고 말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위 대화 내용을 전후 맥락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의 불성실한 근무 태도를 질책하는 취지에서 위와 같이 말한 것으로 보이고, 이를 해고의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피고는 또 원고가 피고에게 "해고예요, 그러면? 해고예요?"라고 하면서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는 것인지 여부에 대하여 수차례 물으며 대답을 촉구하자, 이에 대해 피고는 "무슨 부당해고, 왜, 니가 안 나왔지", "무슨 해고고 뭐고 해고고, 인마. 너니가 안나온 거지"라고 대답함으로써 원고에 대해 해고를 한 사실이 없음을 거듭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그 다음날부터 일방적으로 C에 출근하지 아니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는 2020. 10. 29. 원고에게 근무를 촉구하면서 성실하게 업무를 해달라는 내용으로 출근촉구서를 발송하기도 하였다.
C에서 근무하였던 G은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원고가 2020. 9. 23.부터 C에 출근하지 않은 것에 관하여 "원고가 저희 회사에 몇십년 동안 계신 분이고 피고와 순간적인 언쟁으로 인해서 화가나 화 좀 풀리고 나면 나오겠구나라고 생각하였고, 직원들도 오시겠지라고 이야기 하였다"라는 취지로 증언하였는바, 원고와 함께 근무하였던 C의 직원들 또한 원고가 피고로부터 해고를 당하여 C에 출근하지 않은 것이라고는 전혀 인식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2020. 9. 21. 원고에게 "아니 내가 출근해서 일하라 그랬지, 너 일주일에 한 번 나와서 거기서 있다 가라고 했어, 내가? 거기서 사람도 없으니까 일하라 그랬지. 잠실에 출근했니 뭐를 출근했니? 니가 출근을 한 번도 안 했지··· 거기서 일을 하라고 그러는데 뭐를 어떻게 한 거야, 니가? 아 내가 거기 하라면 좀 하는거지, 그 때 낮에 가니까는 니가 일찍 나와서 저거 좀 하라고 했지"라고 말한 사실이 있고, 위 G 또한 "원고가 가게 일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 갖지도 않고 업무에 참여도 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는 취지로 증언하였는바, 위 진술들을 종합하면 피고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인사발령 이후 원고는 C에서 근무를 태만하게 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이에 따라 피고는 위와 같이 원고에게 성실하게 근무할 것을 요청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E에서 회계업무를 담당하였던 증인 I은, 원고의 대리인이 이 법정에서 "2020. 10. 6. 원고로부터 원고가 해고되었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적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질문하자, "원고가 먼저 회사를 관뒀다는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있는 것 같다"라고 증언하였는바, I의 위 증언은 원고를 해고한 사실이 없다는 피고의 주장과 일치한다.
원고는 2021. 6. 16. 기준으로 C을 사업장으로 하여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의 자격을 유지하고 있었다.
원고는 I이 2020. 10. 7. 원고에게 원고의 퇴사일을 2020. 9. 30.자로 특정하여 계산한 퇴직금 산정 내역서(이하 '이 사건 퇴직금 산정 내역서'이라 한다)를 작성·교부하였고, 피고가 2020. 10. 12. 잠실세무서에 원고에 대한 퇴직소득원천징수이행신고서를 제출하였음을 근거로, 피고가 2020. 9. 30. 원고를 해고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 피고 또는 D이 이 사건 퇴직금 산정 내역서를 결재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 점, ㉡ 증인 I도 확인서(을 제13호증)를 통해 이 사건 퇴직금 산정 내역서는 원고의 요청에 따라 자신이 작성해본 것일 뿐 이를 피고에게 보고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 근로자는 근로관계가 해고로 종료된 경우는 물론이고, 합의에 의하여 종료된 경우에도 당연히 퇴직금을 수령할 수 있는 점, ㉣ 피고가 2020. 10. 12. 제출한 퇴직소득원천징수이행신고서 또한 원고가 2020. 9. 23.부터 출근하지 않으면서 2020. 10. 7. I에게 퇴직금 산정을 요청하자 피고는 더 이상 원고에게 근로의사가 없는 것으로 인식하고 퇴직금을 지급하기 위한 절차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이 사건 퇴직금 산정 내역서 및 퇴직소득원천징수이행신고서는 피고가 원고를 해고한 것을 전제로 작성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임금 지급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는 피고로부터 해고를 당하였음을 전제로, 해고일 다음날인 2020. 10. 1.부터 2020. 3. 29.까지의 미지급 임금 36,763,386원 및 2020. 3. 30.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6,127,231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으나,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볼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또 원고는 2020. 9. 23.부터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지도 아니하였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완(재판장) 김찬미 박선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