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2. 12. 7. 선고 2021나28640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피고에 대하여 원고에게 6,122,444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2. 22.부터 2022. 12. 7.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 중 5/6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취업알선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피고는 철근콘크리트 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나.

피고는 H 주식회사(이하 ‘H’이라 한다)로부터 화성시 E공사 중 골조공사를 하도급받아 2017. 11. 13.부터 2019. 2. 28.까지 공사를 진행하였는데, 다시 F 및 G에게 위 공사 중 콘크리트 타설, 동계보양 및 비계설치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 부분을 하도급하였다. 한편, F 및 G은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7호에 따른 건설업등록이 되지 않은 건설사업자이다.

다.

원고는 G의 요청에 따라 2017. 12.부터 2018. 7.까지 이 사건 공사현장에 근로자들(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라 한다)을 알선하여 공급하였는데, G은 동계보양·비계반장으로서 근로자들의 공사현장 투입 및 업무 수행을 관리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7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

피고의 하수급인인 F 및 G이 이 사건 근로자들의 임금 중 2017. 12.분, 2018. 1. 내지 3.분 및 7.분 합계 75,550,000원 중 원고가 이미 지급받은 39,337,556원을 공제한 36,212,444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으므로, 피고는 직상 수급인으로서 F 및 G과 연대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미지급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지는데, 원고는 피고를 대위하여 임금을 선지급하고 이 사건 근로자들로부터 위 미지급 임금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승낙을 받았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미지급 임금 36,212,444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가)

근로기준법 제44조의2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도입된 것인바 근로자로부터 임금채권을 양수하거나 이를 대위행사하는 자에게는 적용되지 아니하므로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

나)

민법 제480조 제1항에 의하면 변제자의 임의대위는 채권자의 승낙을 성립요건으로 하며, 같은 조 제2항에서 준용하는 민법 제450조 제1항에 의하면 변제자가 채무자에게 임의대위를 주장하려면 채권자가 그 사실을 채무자에게 통지하거나 채무자가 이를 승낙하여야 하는데, 원고가 임금채권자인 근로자들로부터 임의대위의 승낙을 받은 사실이 없고, 근로자들이 피고에게 임의대위의 사실을 통지하거나 피고가 이를 승낙한 사실도 없으므로 미지급 임금채권에 대한 임의대위는 성립하지 않는다.

나.

임금지급의무의 발생

1)

관련 법령

2)

연대책임 여부

타인의 채무를 변제하고 채권자를 대위하는 대위변제의 경우 채권자의 채권은 동일성을 유지한 채 법률상 당연히 변제자에게 이전하고, 이러한 법리는 채권이 근로기준법상의 임금채권이라 하더라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6. 2. 23. 선고 94다21160 판결 취지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공사는 H으로부터 피고에게, 피고로부터 F 및 G에게 순차로 2차례 이상 도급이 이루어졌으며, F 및 G은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7호에 따른 건설사업자가 아닌 하수급인에 해당하므로, 그 직상 수급인인 피고는 F 및 G과 연대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부담하며, 이는 원고가 위 근로자들의 임금채권을 변제하여 임의대위에 의하여 행사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의 위 가.2)가)항 주장은 이유 없다.

3)

민법 제480조에 의한 변제자대위

가)

갑 제8, 11호증의 각 일부 기재(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로하여 지급받을 임금의 대리수령 권한을 원고에게 위임하며 원고에게 임금이 지급된 경우 각 근로자에게 임금이 지급된 것과 동일한 효력을 지닌다’는 내용의 ‘임금대리수령동의서 및 현금수령확인서(갑 제8호증의 2)’에 이 사건 근로자들이 각 서명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 사건 근로자들은 원고로부터 임금을 선지급받을 당시 G에 대하여 가지는 임금채권을 원고가 대위행사하는 것에 대하여 승낙하였다고 보아야 하므로 원고는 민법 제480조 제1항에 따라 임금채권자인 이 사건 근로자들을 대위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나)

한편, 민법 제480조 제2항, 제450조 제1항에 의하면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통지 또는 채무자의 승낙이 있어야 대위변제자는 임의대위로서 채무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데, 근로기준법 제44조의2는 직상 수급인이 건설업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 건설공사를 위한 자금력 등이 확인되지 않는 자에게 건설공사를 하도급하는 위법행위를 함으로써 하수급인의 임금지급의무 불이행에 관한 추상적 위험을 야기한 잘못에 대하여 실제로 하수급인이 임금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이러한 위험이 현실화되었을 때 그 책임을 묻는 취지로서, 건설 하도급 관계에서 발생하는 임금지급방식을 개선하여 건설근로자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입법 취지를 두고 있는 점(대법원 2021. 6. 10. 선고 2021다217370 판결 참조), 건설사업은 그 특성상 여러 차례의 도급에 따라 행하여지는 경우가 많고 필요에 따라 인력공급업체를 통하여 해당 공사현장에서 공사기간 동안만 일시적으로 근로관계가 맺어지는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대위변제의 경우 임금채권 역시 동일성을 유지한 채 법률상 당연히 변제자에게 이전된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임금채권을 대위함에 있어서 하수급인뿐만 아니라 위와 같이 연대책임을 부담하는 직상 수급인에 대하여도 별도의 대항요건을 갖추어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런데 갑 제8, 11호증의 각 일부 기재에 의하면 G 역시 각 임금대리수령동의서에 서명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로써 채무자인 G의 승낙이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결국 원고는 직상 수급인인 피고에 대하여 별도로 대항요건을 갖추지 아니하더라도 이 사건 근로자들의 임금채권을 대위행사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위 가.2)나)항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임금의 수액

1)

인정사실

갑 제2 내지 4, 8 내지 10, 16 내지 18호증, 을 제6, 7호증의 각 일부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가 ‘작업확인서/청구서/노임수령영수증(갑 제16호증)’에 기재된 근로자들과 그 공수를 공사일자별로 정리한 바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선지급하였다고 주장하는 임금 총액은 별지 ‘원고측 산정표’ 기재와 같이 75,550,000원이다.

나)

피고가 2017. 12., 2018. 1.부터 3.까지 및 2018. 7.의 각 출역일보 중 G의 요청에 따라 원고로부터 알선, 공급받은 근로자들에 관하여 그 공사일자별 공수를 정리한 것은 별지 ‘피고측 산정표(일보공수)’ 기재와 같고, 여기에 현장 공무담당자와 작업반장이 정리하여 보고한 연장작업 등 변동사항까지 반영된 것은 별지 ‘피고측 산정표(신고공수)’ 기재와 같다.

다)

G은, 이 사건 근로자들의 출근을 확인하기 위한 홍체 인식기가 오작동하거나 근로자들이 안전교육 및 홍체 등록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현장에 투입되는 경우 등으로 인하여 누락된 공수가 발생하였고, 피고 소속 현장 총무 등에게 이러한 사실을 보고하였으나 나중에 정리해주겠다고 답하여, 매월 피고에게 보고하는 작업공수 계산서와 별도로 실제 투입된 공수 및 인건비를 기준으로 산출한 계산서를 작성해두었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제출하였다.

2)

판단

위 인정사실 및 위 증거들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작업확인서/청구서/노임수령영수증(갑 제16호증)’은 G이 원고에 대하여 그 기재와 같은 근로자들을 투입하여 작업하였음을 확인한다는 내용일 뿐 위 근로자들 내지 피고의 서명 또는 날인이 없는바 이를 객관적인 자료로 볼 수는 없는 점, ‘임금 대리수령 동의서 및 현금수령 확인서(갑 제8호증의 2)’의 경우 이 사건 공사에 투입된 근로자에, 당시 70대로서 동계에 진행된 이 사건 공사 업무 수행이 현실적으로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I, J, K 등이 포함되어 있는 반면 피고의 출역일보에는 위 이름이 기재되어 있지 않고, 원고 역시 ‘임금 대리수령 동의 및 현금수령 확인서 전체 표지’에 일부 근로자들을 대리하여 서명 또는 날인한 사실 및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선지급한 노임 전체 내역서 중 일부는 원고가 조립식 도장을 이용하여 근로자들 명의로 날인한 사실을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이 모두 현금으로 지급된 사정을 고려하면 위와 같이 기재된 선지급 임금의 액수가 정확한 것인지 의문이 드는 점, 별지 기재와 같이 피고가 출역일보에 따라 산정한 일보공수는 합계 218공수인데 현장 공무담당자와 작업반장이 정리한 변동사항까지 반영된 신고공수는 합계 233공수로 15공수가 추가되었는바, 동계보양·비계반장인 G이 주장하는 누락된 공수가 이미 일부 반영되었을 여지도 있는 점, 나아가 G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홍체인식기가 오작동하였다거나 홍체 등록 및 안전교육 없이 투입된 근로자가 있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고 원고의 2022. 10. 24.자 준비서면 첨부 표에 의하면 G은 위와 같은 사정으로 인하여 공수가 ‘누락’된 것이 아니라 다른 근로자의 이름으로 ‘대체’하여 기재하였다고 하고 있으며 일부는 근로자가 현장에 늦게 도착하였다거나 현장 총무가 단순히 착각하였다고만 해명하고 있어 이를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점, 원고는 임금채권 중 최종분이 발생한 2018. 7.경으로부터 1년 이상이 경과한 2019. 9. 30. 비로소 피고에게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미지급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내용증명(갑 제1호증)을 발송하고, 2020. 2.에 이르러서야 이 사건 소 제기에 이른 점, 2018년 상반기 정부노임단가에 의하면 콘크리트공 노임단가는 176,062원, 비계공 노임단가는 196,261원인바, G과 피고가 원고 주장과 같이 당시 시세에 맞추어, 공수 당 보양공 단가는 200,000원, 비계공 단가는 250,000원으로 합의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피고가 경비를 별도로 처리해 주기로 약속하였다고 인정할 자료도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갑 제1 내지 3, 8 내지 22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미지급 임금의 액수가 별지 피고측 산정표(신고공수) 기재에 따라 산정한 45,460,000원을 초과하여 별지 원고 측 산정표 기재와 같이 75,550,000원에 이른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위 45,460,000원 범위 내에서만 이유 있다.

라.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45,460,000원에서 원고가 이미 지급받았다고 자인하는 39,337,556원을 공제한 6,122,444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인 2020. 2. 22.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22. 12. 7.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그 중 위 인정금액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경아(재판장) 박남천 박태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