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2. 4. 21. 선고 2021노1046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근로자 F에게 임금을 매월 현금으로 전액 지급하였고, F의 요구에 따라 퇴직금도 수시로 정산했기 때문에 미지급 임금이나 퇴직금이 존재하지 않는다. 설령 F에 대한 미지급 임금 등이 일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F에게 오피스텔을 저렴하게 제공하고 학비를 지급하는 등 다른 이익을 제공하였는바,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5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1)

미지급 임금, 퇴직금 등의 존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F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할 때까지 F의 임금, 연장근무수당, 연차미사용수당, 퇴직금 등 합계 55,570,472원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판단된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F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미지급 임금 및 연장근무수당 합계 26,397,361원, 연차미사용수당 4,192,328원, 퇴직금 24,980,783원 등을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제212쪽, 공판기록 제57, 58쪽). ② 피고 인도 수사기관에서 ‘F에게 2019. 4., 2019. 5. 임금 합계 4,103,226원 및 일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자인하였고(증거기록 제154, 213쪽), 원심 법정에서도 2019. 4.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공판기록 제165쪽). ③ 피고인은 퇴직금 중간정산금으로, F가 수령을 인정하고 있는 ‘2014. 11. 380만 원, 2018. 3. 200만 원’ 이외에 2017. 7. 25.경 200만 원을 추가로 지급했다고 주장하나, 원심 증인 N의 ‘F로부터 2017. 7.경 돈이 필요하니 퇴직금을 지급해달라는 요청을 피고인에게 전달해주었으나 실제로 피고인이 F에게 위 돈을 지급해주었는지는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는 진술만으로는 지급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그 밖에 이에 대한 금전 이체내역이나 영수증도 없다. ④ 피고인은 F에게 수당 및 퇴직금 중간정산금으로 2018. 9.경 31,850,000원을 지급했다고 주장하면서 F가 피고인에게 2018. 9. 7. 13,850,000원, 2018. 9. 19. 18,000,000원을 입금한 사실을 그 증거로 들고 있으나, 이에 부합하는 듯한 원심 증인 N, 당심 증인 L의 각 증언은 피고인 내지 F로부터 전해 들었다는 내용으로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고, 그 밖에 영수증 등 퇴직금 중간정산임을 인정할만한 객관적 자료도 없다. ⑤ 오히려 F가 입금한 위 돈은, 피고인의 지시로 산후조리원 산모들로부터 현금으로 수령한 산후조리원비를 F가 피고인에게 다시 반환하는 과정에서 송금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2)

고의의 존부

가)

관련법리

피고인이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인 고의를 부인하는 경우, 범의 자체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으므로 사물의 성질상 범의와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이를 증명할 수밖에 없다. 이때 무엇이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에 해당하는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으로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6도15470 판결 등 참조).

나)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을 종합하면,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피고인의 고의는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보인다.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되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①

근로자 F는 2019. 5. 22.경 피고인 운영의 사업장에서 퇴직하였는데 임금, 퇴직금 등을 받지 못하자 2019. 8. 6. 피고인을 상대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서울 동부지청에 진정서를 접수하였다. ② 피고인은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이유에 관하여 F에게 2억 원을 빌려준 적이 있는데 이를 돌려받지 못하였기 때문이라거나, F에게 피고인 소유 오피스텔을 임대해주었는데 임대료를 지급받기 위하여 또는 F가 피고인의 채무를 갚지 않은 채 가족들과 유럽 여행을 간다고 하여 지급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제155, 213쪽, 공판기록 제165쪽). ③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 P은행에서 직원들의 퇴직연금에 관한 상담을 받았고 산후조리원의 다른 직원들에게는 퇴직금을 지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④ 피고인도 원심 법정에서 ‘근로자가 다른 사람이나 피고인한테 부담하는 채무를 갚을지 여부는 근로자의 자유이고, 근로자가 돈을 갚지 않는 게 임금 등 지급거절의 정당한 사유가 되지 않는 것은 알고 있다’고 자인하고 있다(공판기록 제166쪽).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피고인은 F의 이모로서 이 사건 근로관계 이외에 피고인이 F에게 오피스텔을 임대해 주는 등 다른 채권관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은 관련 민사분쟁에서 강제조정결정에 따라 F에게 그 조정금액 상당액을 지급한 점, 동종 범죄전력이나 벌금형을 초과하는 범죄전력은 없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그에 반하여,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는 점, 근로자의 생활에서 임금 및 퇴직금이 가지는 중요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죄책이 가볍다고 할 수 없는 점, 피고인이 현재까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원심판결 선고 이후 새롭게 양형에 참작할 만한 사정변경은 없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및 근로자와의 관계 등 이 사건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명재권(재판장) 김동현 소병석

각주1) 원진술자인 F는 L의 증언 내용을 부인하고 있다.

각주2) F는 그 이외에도 아들인 G 명의 계좌로 산후조리원 산모들 약 18명으로부터 총 65,200,000원을 송금 받아 피고인에게 반환 하였고(증거기록 제227-235쪽), 산후조리원 직원인 H도 산모들로부터 받은 조리원비를 자신의 계좌에서 출금하여 피고인에게 반환한 것으로 보인다(증거기록 제236-294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