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4. 12. 10. 선고 2022가단152846 판결

주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기업교육 컨설팅, 교육서비스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피고 B은 ‘D’를 운영하는 공인노무사이며, 피고 C은 피고 B이 운영하는 위 사무소에 소속되어 근무하였던 공인노무사이다.

나.

원고는 2020. 6. 3.경 피고 B과 사이에 청년추가고용장려금(이하 ‘이 사건 장려금’이라 한다), 일․가정 양립 환경개선지원금, 워라벨 일자리 장려금 등 사업주 고용장려금 신청 대행 업무를 위임하는 계약(이하 ‘이 사건 위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피고들은 위 계약에 따라 이 사건 장려금 신청 대행 업무를 수행하였다.

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동부지청장은 2022. 3. 14. ‘근로자 E와 F가 계약직 근무 후 정규직으로 전환되었음에도 근로계약서를 정규직으로 거짓으로 작성하여 이 사건 장려금 신청시 제출한 사실이 확인되었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은 장려금 6,733,880원의 반환을 명하고 13,467,760원을 추가로 징수하는 한편, 2022. 3. 8.부터 2022. 12. 7.까지 지원금을 제한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행정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5,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원고는 직원을 채용하면서 3개월의 수습기간을 두고 수습기간에 대한 별도의 계약서(기한의 정함이 있는 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피고들은 이 사건 장려금 신청 업무를 진행하면서 이러한 계약서가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원고에게 장려금 부정수급 문제 등의 위험성에 관하여 고지하지 아니하였다. 원고는 수습기간을 두고 채용한 직원 E, F에 대하여 피고들이 제공한 양식을 이용하여 처음부터 정규직으로 채용한 것으로 작성한 고용계약서를 제출하여 이 사건 장려금을 신청하였다가 이 사건 행정처분을 받게 되었는데, 이러한 부정수급의 위험성을 알았다면 E, F에 대하여 이 사건 장려금을 신청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다.

결국 노무전문가인 피고들이 원고로부터 이 사건 장려금 신청 대행 업무를 위임받아 처리하면서 통상의 주의의무를 게을리 하여 안일하게 처리한 과실로 원고에게 손해를 입게 한 것이므로, 피고들은 이러한 불법행위 또는 업무수행상 부주의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연대하여 원고에게 위 반환액과 추가 징수액 합계 20,201,640원, 피고들에게 지급된 수수료 2,679,031원, 위자료 15,000,000원 합계 37,880,671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3.

판단

가.

세무사와 조세 신고의 대리업무를 맡긴 납세자 사이의 법률관계는 민법상의 위임관계와 같으므로, 세무사는 위임계약의 내용에 의하여 정해지는 구체적 위임사무의 범위에서 위임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위임사무를 처리하여야 하고, 위임인인 의뢰인의 지시가 있으면 우선적으로 그에 따라야 한다. 그렇지만, 세무사는 공공성을 지닌 세무전문가로서 납세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납세의무의 성실한 이행에 이바지함을 사명으로 하므로, 의뢰받은 사무와 밀접하게 연관되는 범위 안에서, 의뢰인이 의뢰한 사무의 처리에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는 경우이거나 비록 의뢰인의 구체적인 지시가 있어도 그에 따르는 것이 위임의 본지에 적합하지 않거나 또는 의뢰인에게 불이익한 경우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별도의 위임이 없다 하여도 의뢰인으로 하여금 이익을 도모하고 손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의뢰인에게 설명하고 조언할 의무를 진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5다48412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공인노무사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나.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6, 7, 10, 14호증, 을 제6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1)

원고는 이 사건 위임계약을 체결하기 전인 2020. 5. 26.경 피고 B에게 사전검토 자료로 급여대장, 고용보험가입장명부와 함께 인적사항과 급여 등 구체적인 기재 사항이 모두 공란인 ‘근로계약서’ 양식과 ‘기간 계약직 근로계약서’ 양식을 송부하였다. 그중 ‘기간 계약직 근로계약서’ 양식은 별지와 같다.

2)

피고 B은 2020. 6. 29. 원고에게 이 사건 장려금 신청을 위한 근로계약서와 취업규칙 검토안을 송부하였는데, 취업규칙 검토의견에는 ‘실제로 수습기간을 계약직 형태로 운영하고 있는지 확인 필요’, ‘운영하고 있다면 계약직 형태의 수습기간 운영 계속 유지 여부에 대한 논의 필요: 이 사건 장려금 신청과 관련 有’라고 기재되어 있다.

3)

피고 B은 원고에게 기관제출용 근로계약서와 실제작성용 근로계약서의 서식을 제공하였는데, 기관제출용 근로계약서 서식에는 계약기관에 관하여 ‘근로계약은 ~부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으로 한다‘라고 기재되어 있고 수습기간에 관한 내용은 없으며, 실제작성용 근로계약서 서식에는 계약기간과 수습기간에 관한 항목이 별도로 기재되어 있다.

4)

피고 C은 2021. 3. 17. 이 사건 장려금 신청과 관련하여 원고가 송부한 자료를 검토한 후 원고에게 회신하였는데, 첨부된 문서에는 E, F의 수습기간, 수습종료일이 기재되어 있다.

다.

그러나 을 제2 내지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면, 앞서 인정된 사실이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들이 이 사건 위임계약에 따른 업무를 수행하면서 선관주의 의무를 위반하였다거나 어떠한 불법행위를 하였다는 원고의 주장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1)

원고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동부지청장으로부터 이 사건 행정처분을 받은 것은, E, F가 당초 입사일로부터 3개월의 수습기간에 대한 별도의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후 다시 정규직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새로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도, 마치 최초 입사일부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거짓으로 작성된 근로계약서를 제출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

피고 B이 사전 검토 자료로 별지와 같은 ’기간 계약직 근로계약서‘ 양식을 제공받은 점, 원고에게 회신한 취업규칙 검토의견의 기재내용에 비추어 보면, 피고 B은 당시 원고가 정규직 입사 전 기간을 한정한 계약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을 수 있음을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며, 피고 C의 회신 내용에 비추어 피고들은 E, F가 3개월의 수습기간을 거쳤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피고 B은 ’2020. 7. 10. 원고와 미팅을 진행하며 정규직과 계약직의 의미와 “수습”과 “시용”의 법적 의미 및 차이를 설명하면서 원고의 실제 인사제도가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 물었고, 이때 원고는 근로자 대다수를 처음부터 정규직으로 채용공고를 올리고 있으며 실제로도 정규직으로 채용한 것이 맞고 취업규칙에는 잘 몰라서 시용기간으로 적었으나 실제로는 시용이 아니라 근로자 적응을 위해서 필요한 수습기간을 두기도 한다고 답변하여, 원고에게 실제 교용형태에 맞추어 취업규칙 조항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3)

실제로 원고는 이 사건 행정처분에 대한 사전 의견제출 과정에서 ’근로자들을 정규직으로 고용하였고, 다만 계약서 양식의 용어가 실제 고용형태와 맞지 아니하여 양식을 변경한 것이다. 수습기간을 계약직으로 보고 자료를 제출했으나<1> 계약직으로 고용하였다는 의미가 아니다. 원고는 E, F를 정규직으로 채용하였다. 이 사건 장려금 신청과 관련하여 정규직 근로자 신규 채용 지원할 수 있고 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신청한 것이고, 부정수급에 대한 고의는 없었다‘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이처럼 ’근로자들을 처음부터 정규직으로 채용하였고, 수습기간을 계약직 기간으로 기재한 기존 기간 계약직 근로계약서가 실제 원고의 고용형태와 맞지 아니하여 양식을 변경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은, E, F가 정규직으로 채용되었고 다만 수습기간이 있었다고 생각하였다는 피고들의 주장에 부합한다.

4)

피고 C의 2021. 3. 17.자 회신은 원고로부터 E, F의 근로계약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것인데, 원고가 제공한 근로계약서에는 E, F의 계약기간이 각 최초 입사일부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E, F의 서명이 되어 있으므로, 피고들이 E, F에 대하여 수습기간에 대한 별도의 근로계약이 존재하여 이 사건 장려금 대상이 아님을 알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5)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근로계약기간은 2020. 4. 21.부터 2020. 7. 20.까지이며, 이후 필요시 평가에 따라 정규직 입사를 결정한다‘, ’본인은 기간 중에 회사가 업무역량과 태도 등이 부적합하다고 판단할 시 수용하고 종료한다‘라고 기재된 E의 기간계약직 근로계약서<2>를 피고들에게 제공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피고들에게 위와 같은 E의 기간 계약직 근로계약서를 제공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6)

피고 B이 원고에게 기관제출용 및 실제작성용 근로계약서 양식을 제공하였으나, 이는 근로기준법 등 관련 법령에 부합하는 일반적인 근로계약서 양식을 제공하고, 이 사건 장려금 신청을 위한 간단한 근로계약서 양식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원고가 이 사건 장려금을 신청하면서 제출한 근로계약서는 위 2가지 양식이 결합된 것인데, 위와 같은 근로계약서 양식 제공만으로 피고들이 원고가 허위의 계약서를 소급 작성하게 함으로써 부정수급을 돕거나 선관주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7)

원고는 장려금 신청서와 함께 사업주 확인서를 작성하는데, 사업주 확인서에는 장려금 신청을 위한 요건, 장려금 지침 숙지 여부에 대한 확인, 제출한 서류에 대한 사실 확인, 부정수급의 위험성이 기재되어 있으므로, 피고들로부터 부정수급의 위험성을 고지 받지 못하여 이 사건 행정처분을 받게 되었다는 원고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권수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