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1,214,514,102원 및 그중 1,000,000,000원에 대하여는 2022. 1. 5.부터, 214,514,102원에 대하여는 2023. 11. 19.부터 2024. 9. 5.까지 연 6%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의 10%는 원고,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소방시설점검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피고와 다음과 같이 2건의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각 용역계약’이라고 한다).
원고는 2014. 12. 31. 피고로부터 C공항 소방구조업무 위탁관리용역을 금액 4,462,908,894원, 기간 2015. 1. 1.부터 2017. 12. 31.까지로 정하여 위탁받았다.
원고는 2015. 1. 16. 피고로부터 D공항 소방구조업무 위탁관리용역을 금액 7,571,965,079원, 기간 2015. 2. 1.부터 2017. 12. 31.까지로 정하여 위탁받았다.
그 후 이 사건 각 용역계약의 기간은 2018. 12. 31.까지, 2019. 2. 28.까지로 2차례 연장되었다. 원고는 2019. 2. 28.까지 이 사건 각 용역계약에 따른 업무를 수행하였다.
이 사건 각 용역계약은 일반조건, 특수조건 등이 첨부되어 있는데, 이 사건과 관련 있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 소속 근로자들로서 이 사건 각 용역계약에 따른 업무를 한 사람들은 원고를 상대로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이하 ‘통상임금 소송’이라고 한다)을 제기하였다. 그 결과 ‘기본급 외에 직책수당, 식대, 교통비,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기본급만 통상임금으로 보아 수당을 산정하였고, 식사시간과 휴게시간이 모두 실제 근로시간에 해당함에도 식사시간과 휴게시간을 근로시간에서 제외하여 수당을 산정하였다’라는 근로자들의 주장이 인정되어, ‘원고는 근로자들에게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재산정한 법정수당 및 퇴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다. 이에 원고는 근로자들에게 판결원금 1,214,514,102원을 포함하여 총 1,939,982,858원을 지급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6 내지 8, 11, 12, 19, 20호증, 을 제1, 4, 2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주위적 청구원인
이 사건 각 용역계약에 첨부된 산출내역서는 계약문서로서의 효력을 가지고, 노무비의 변경은 산출내역서 내용의 변경이므로, 이는 일반조건 제17조 제1항의 ‘계약내용의 변경으로 인하여 계약금액을 조정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주위적으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통상임금 소송으로 인하여 지출한 돈 상당액을 위 조항에 따라 추가 용역비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예비적 청구원인
피고는 이 사건 각 용역계약의 대금 산정에 필요한 정보와 기준을 신의와 성실에 따라 원고에게 제공할 의무가 있는데, 피고가 잘못된 노무비 산정기준을 원고에게 제공하였고, 원고가 그 잘못된 기준에 따라 노무비를 산정한 결과 판결금 상당의 추가 노무비를 지급하는 손해를 입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채무불이행책임 또는 불법행위책임에 기하여 판결금 상당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산출내역서는 계약금액의 조정 및 기성 부분에 대한 대가의 지급시에 적용할 기준일 뿐, 산출내역서의 변경은 일반조건 제17조의 기타 계약내용의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
피고는 원고에게 임금 산정의 참고자료로서 원가계산서를 제공하였을 뿐, 원가계산서에 따라 임금의 세부 항목이나 내용을 정할 것을 지시하지 않았다. 그런데 원고가 작성 편의를 위하여 원가계산서에 낙찰률을 곱하는 방식으로 산출내역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자율적으로 제출한 것이므로 피고가 잘못된 산정기준을 제공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각 용역계약은 총액으로 입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므로 원고는 수급인으로서 정해진 각 용역대금 범위 내에서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
이 사건 각 용역계약에 의하면, 일반조건 제17조 제1항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청구는 각 차수(연도)별 완료대가의 수령 전까지 하도록 규정되어 있음에도 원고는 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주위적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계약금액 조정 사유 해당 여부
위 인정사실, 갑 제3, 14, 15호증, 을 제1호증의 1, 2호증의 2, 5 내지 10, 15, 24, 27호증의 1, 32, 3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는 2014. 12. D공항 소방구조업무 위탁관리용역 시행계획안을 작성하였다. 피고는 위 시행계획안에서 필요 인원을 총 56명으로 산정하면서 각 근무형태 및 근무시간에 따라 필요한 인원, 월 기본급, 총 소요예산을 정하고, ‘위탁관리용역 적격심사 세부 평가기준’과 ‘위탁관리 원가계산서’를 첨부하였다(을 제1호증의 1).
피고가 작성한 위 원가계산서에는 ‘공항시설 위탁관리 설계 및 운영기준 별표’에 따른 기본급과 제수당(연장, 야간, 휴일근로수당, 행정업무수당), 상여금, 퇴직금, 복리후생비, 법정경비 등의 계산내역과 구체적인 금액과 직종에 따른 기본급, 필요 인원 등이 상세하게 기재되어 있다.
이후 피고는 2014. 12. 15. D공항 용역입찰 긴급 공고에서 위 원가계산서에 따른 8,564,032,922원을 기초금액으로 하고, 입찰의 예정가격(예비가격기초금액 기준 ±2% 범위 안에서 작성된 15개의 예비가격 중 선택된 4개를 산출 평균한 가격 : G2B 전자입찰 예비가격작성프로그램 이용 산출) 이하로 입찰한 자 중 저가순으로 적격심사기준에 의거 심사하여 종합 평점이 85점 이상인 업체를 낙찰자로 결정한다고 공고하면서 ‘적격심사 세부 평가기준’을 첨부하였다.
위 ‘적격심사 세부 평가기준’에는 ‘근로조건 이행계획의 적정성’이 있고, ‘예정가격 산정시 적용한 노임에 낙찰률을 곱한 수준 이상의 임금지급, 퇴직금 및 4대 사회보험료 등 법정부담금 지급, 포괄적인 재하청 금지, 근로기준법 및 최저임금법 준수여부’를 세부 심사항목으로 정하였는데, 위와 같은 내용을 준수한다는 확약서를 제출하는 업체는 평가점수 100점 중 5점을 얻을 수 있다고 적혀 있고(을 제2호증의 2), 첨부된 별표 2에는 ‘예정가격 산정시 적용한 노임’은 별도 공지 또는 열람을 통해 알 수 있다고 적혀 있다.
원고는 적격심사 서류를 제출하라는 피고의 요구에 따라 2014. 12. 29. 피고에게 근로조건 이행확약서 등 적격심사 서류를 제출하였다. 이후 원고와 피고가 용역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원고는 피고에게 노무비 산출내역서를 제출하였는데, 위 산출내역서는 피고가 원고에게 제공한 원가계산서의 항목 및 금액에 원고의 낙찰률을 적용한 금액으로 작성되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통상 임금 소송에 따라 원고 소속 근로자들이었던 사람들에게 추가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한 것은 이 사건 각 용역계약상 계약금액 조정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피고는 이 사건 각 용역계약 수행을 위해 필요한 인원과 원가를 정한 원가계산서를 작성하였고, 그 금액을 기초금액으로 하여 입찰 공고를 하였으며, 입찰서를 제출하는 업체의 용역 이행실적, 경영상태, 근로기준법 준수 여부, 입찰가격 등을 고려하여 낙찰자를 결정하였다.
피고가 원고에게 원가계산서에 따를 것을 명시적으로 요구한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원고는 입찰 과정에서 예정가격 산정시 적용한 노임에 낙찰률을 곱한 수준 이상의 임금을 지급할 것을 확약하여야 적격심사에서 점수를 얻을 수 있으므로 발주자인 피고의 기초금액과 그 산정 근거인 원가계약서를 무시하고 독자적인 기준으로 임금수준을 정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원고는 산출내역서를 피고에게 제출할 의무가 있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예정가격 산정 시 적용한 노임단가에 낙찰률을 곱한 수준 이상으로 임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피고가 이 사건 각 용역계약을 해지하고 향후 입찰참가를 제한할 수 있으므로 원고는 피고가 작성한 원가계산서를 기초로 산출내역서를 작성할 수밖에 없다.
이에 원고는 피고가 제공한 원가계산서와 동일한 형식을 사용하여 산출내역서를 작성하였고, 원가계산서에 기재된 각 금액에 원고의 낙찰률을 일괄적으로 곱하는 방식으로 산정하였다. 피고는 급식비, 교통비 항목으로 매월 인원수에 따른 일정한 금액을 지급하는 것으로 산정하면서도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은 급식비, 교통비, 상여금이 포함되지 않은 기본급을 기준으로 한 원가계산서를 작성하였고, 원고도 그에 따라 산출내역서를 작성하였는데, 피고는 원고의 산출내역서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위반 등의 이유로 수정을 요구한 적이 없었다. 또한, 피고는 과업지시서에서 근로자들의 휴게시간을 정하였고, 원고는 이에 따라 근로자들에게 휴게시간을 부여하면서 휴게시간에는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는바, 통상임금 소송에서 세부 시행계획, 과업내용서 등에 비추어 이 사건 각 용역계약의 특성상 휴게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들은 긴급 출동할 수 있는 대기 상태에 있다는 이유로 휴게시간이 실질적으로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평가되었으므로, 원고가 휴게시간만큼의 임금을 추가로 지급하게 된 것이 원고만의 책임이라고 보기 어렵다.
통상임금 소송의 결과에 따라 통상임금에 급식비, 교통비, 상여금이 포함되어 각종 수당들을 산정하는 기준임금이 변경되었고, 휴게시간이 근로시간에 포함되어 임금이 증가하였으므로 이는 산출내역서상 노무비의 변경에 해당한다. 용역계약 일반조건 제4조 제1항에 따라 산출내역서는 이 사건 각 용역계약의 일부분이고, 계약금액의 조정시 적용할 기준으로서 계약문서로서의 효력을 가지므로, 산출내역서의 변경은 이 사건 각 용역계약 내용의 변경으로 볼 수 있고, 이는 계약금액 조정 사유에 해당한다.
계약금액 조정 절차에 관하여
이 사건 각 용역계약(일반조건 제17조 제1항, 제3항, 제16조 제7항)에 의하면, 일반조건 제17조 제1항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청구는 각 차수(연도)별 완료대가의 수령 전까지 하도록 규정되어 있는 사실, 원고는 2019. 2. 28. 용역업무를 종료하였고, 피고는 2019. 2. 28. 원고에게 마지막 용역대금을 지급하였는데, 그때까지 원고가 피고에게 계약금액 조정 청구를 하지 않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거나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용역대금 수령 전까지 계약금액 조정 청구를 하도록 규정한 위 일반조건 제17조 제3항 등은 용역대금 지급 전에 조정 사유가 발생한 경우를 상정한 것인데, 통상 임금 소송 판결에 따른 이 사건 계약금액 조정 사유는 피고의 대금 지급(2019. 2. 28.) 이후에 발생하였기 때문에 원고가 위 일반조건 제17조 제3항 등의 규정에 따라 계약금액 조정 청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애초에 불가능하였다. 용역대금 지급 이후에 계약금액 조정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위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고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므로,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소결론
일반조건 제16조 제5항은 '피고가 계약상대자의 계약금액 조정 청구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계약금액을 조정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원고가 이 사건 소 제기 전 피고에게 계약금액 조정 청구를 하였다는 자료가 없으므로 이 사건 소에 의하여 그 청구를 한 것으로 보면, 원고의 청구금액 1,214,514,102원 중 1,000,000,000원에 대하여는 원고의 조정 청구의 의사표시가 담긴 소장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2022. 12. 5.로부터 30일이 지난 2022. 1. 5.부터, 나머지 214,514,102원에 대하여는 2023. 10. 17.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2023. 10. 19.로부터 30일이 지난 2023. 11. 19.부터 피고의 지체책임이 발생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추가 용역대금 1,214,514,102원 및 그중 1,000,000,000원에 대하여는 2022. 1. 5.부터, 나머지 214,514,102원에 대하여는 2023. 11. 19.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9. 5.까지 상법이 정한 연 6%,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예비적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피고의 원고에 대한 원가계산서 제공 자체가 이 사건 각 용역계약상의 의무라고 볼 수 없고, 원가계산서에 부당한 점이 있다는 것이 사후에 드러났다는 점만으로 피고의 원가계산서 제공이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예비적 청구원인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석준협(재판장) 이경주 배상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