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4. 5. 22. 선고 2022나33779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 총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제3면 표 아래에 『3) 원고들은 택시운행으로 발생하는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의 기준운송수입금(이하 ‘사납금’이라 한다)을 피고에게 납입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을 자신의 수입으로 하며, 이에 더하여 피고로부터 기본급 등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라는 내용을 추가하고, 제1심판결 제6면 제12행 앞에 『2015년 5,580원, 2016년 6,030원,』이라는 내용을 추가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 부분 제1항의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당사자들의 주장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제7면 제4행의 “피고는 원고들에게 미지급된 최저임금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부분을 『피고는 원고들에게 미지급된 최저임금액에 해당하는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여야 하고, 위와 같이 미지급된 최저임금액을 산입하여 산정한 퇴직금과 실제 지급한 퇴직금의 차액에 해당하는 미지급 퇴직금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고쳐 쓰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 부분 제2항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3.

피고의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제9면 제6행의 “위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퇴직금에 관한 부제소합의가 성립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부분을 『원고들이 이 사건 퇴직금 지급의 소와 같이 피고로부터 최저임금법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받아 왔음을 이유로 하여 미지급된 최저임금액을 산입하여 다시 산정한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까지 제소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부제소합의가 성립되었다고 보기 어렵고』라고 고쳐 쓰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 부분 제3항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4.

본안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1)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 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7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 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소정근로시간은 노사 간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정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므로, 노사 간의 합의에 의해 정해진 소정근로시간의 효력을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사유로 부정하기 위해서는 그 사유의 예외적인 성격에 비추어 최저임금제도의 실질적 잠탈 여부 등 관련 사정을 종합하여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다237460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1)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았던 사실, 2014년까지 1일 6시간 40분으로 유지되던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소정근로시간이 2015년 임금협정을 통해 1일 5시간 40분으로, 2017년 임금협정을 통해 1일 5시간 30분으로, 2018년 임금협정 및 2019년 취업규칙을 통해 1일 4시간 30분으로 각각 단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2)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과 을 제1 내지 26, 34 내지 36, 39 내지 4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각 임금협정 및 취업규칙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 단축에 관한 합의(이하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라 한다)가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하는 합의로서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이 사건 미지급 임금 및 미지급 퇴직금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①

원고들은 피고의 택시를 운행하면서 이른바 정액사납금제에 따라 승객들로부터 받은 운임 중 일정액을 피고에게 귀속시키고 나머지 수입은 원고들이 갖는 방식으로 근무하였다. 사용자인 피고로서는 원고들의 운행시간 중 근무 여부나 운행형태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거나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어려웠던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택시운수업의 특성에 따라 노사합의를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정해놓을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피고가 피고의 노동조합과 노사합의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위에서 본 법리와 같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 나아가 피고의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고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후 체결되었고,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들이 그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였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②

피고를 비롯한 서울특별시를 사업구역으로 한 택시운송사업자들로 구성된 I조합은 구성원들의 위임을 받아 서울지역 택시운수종사자들로 구성된 J노동조합연맹 서울지역본부와 약 2∼3년에 한 번씩 소위 ‘중앙임금협정’을 체결하였는데, 그에 따르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대신 1일 사납금을 인하하거나, 기본급 혹은 기타 급여를 인상하며,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연료공급량을 늘리는 등의 근로조건의 개선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서울특별시는 위 중앙임금협정에 자신들의 정책이 반영되도록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명하고, 서울특별시를 사업구역으로 한 택시운송사업자들에게 위 중앙임금협정(2016년에는 중앙 임금교섭 기준)을 준수하여 각 사업장별 임금협정을 체결할 것을 행정지도 내지 권고하였으며, 2017. 3.경에는 택시운수종사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사납금 기준을 제시하고, 그 기준을 초과하여 인상하지 못하도록 하며, 택시운송사업자가 유류비를 전부 부담하는 내용으로 개별 임금협정을 체결하도록 지시하였을 뿐만 아니라, 현장지도, 행정명령 등을 통해 중앙임금협정에 준하여 일반택시운송사업이 이루어지도록 개입하였다. 피고는 서울특별시의 위와 같은 행정행위 또는 비권력적 사실행위 등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의 단축, 고정급의 인상, 사납금의 인하 내지 제한적 인상 등과 같은 중앙임금협정의 주요 내용을 그대로 수용하여 피고의 노동조합과 사이에 개별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 이러한 각 임금협정 체결 전후의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중앙임금협정이나 피고의 위 각 임금협정이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취지를 잠탈하기 위하여 체결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③

K는 2015년 상반기에 I조합, L와 ‘승객이 모바일 앱을 통해 승객의 현재 위치나 지정지역으로 택시를 호출하면 가까운 거리에 있는 택시가 배차되는 방식’의 M 서비스 업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이는 택시가 승객을 탑승시키기 위하여 대기하는 시간을 감소시키는 데에 기여하였을 것으로 추단되고, 피고의 위 각 임금협정은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④

서울특별시 도시교통본부 택시물류과 2017. 4. 13.자 보도자료에 의하면, 2016년 서울법인택시의 1일 대당 영업거리가 2013년 대비 14.2km 줄어든 반면, 1일 대당 운송수입은 22,055원 증가하였고, 서울특별시는 2013년 단거리 승차거부 완화를 위해 기본요금을 2400원에서 3000원으로 600원 인상하고, 시계 외 할증을 전면 확대하였는데, 전체결제건수는 15만 9000건 감소하였으나(= 75만 6000건 – 59만 7000건), 시계 외 할증 전면 확대 및 앱택시 활성화의 영향으로 건당 영업거리가 2013년 5.79km에서 2016년 6.3km로 8.8% 증가하였고, 요금인상 효과까지 합해져 1건당 영업수입은 2013년 6,327원에서 2016년 7,659원으로 21.1% 증가하였으며, 1대당 일평균 운송수입도 2013년 304,845원에서 2016년 326,900원으로 7.2% 늘었고, km당 수입도 2013년 1,084원에서 2016년 1,228원으로 13.3% 증가하는 등 2016년도 택시운행수입이 승객감소에도 불구하고 2013년도보다 향상되었으며, 택시에 손님이 실제 탑승하고 이동한 비율인 실차율도 2013년 64%에서 2016년 67%로 소폭 향상되는 등 영업환경이 개선되었다.

⑤

위와 같이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근무환경 및 근무시간이 변화하였던 점, 이 사건 특례조항이 제정된 후 서울시가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처우개선 정책을 추진하여 기준운송수입금 인상을 억제하였던 점 등 상황의 변화, 즉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영업거리 감소, 운송수입금 증가 등 근무형태, 운행시간의 변화 및 택시운전근로자들에 대한 처우개선 정책 등과 같은 사정들이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내용에 반영되었다고 볼 여지가 있는바,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반드시 형식적으로만 이루어졌다고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⑥

만약 원고들 주장과 같이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전후 근로시간 변경이 없다는 등의 사유로 위 합의를 무효로 본다면, 피고로서는 원고들에게 기존 소정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 의무를 부담하게 되면서도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유효함을 전제로 그간 택시운임에 비하여 소폭 인상에 그쳤던 기준운송수입금은 그대로 고정됨으로써 피고 운영의 재원이 대폭 감소하게 되는바, 이와 같은 사정은 피고와 근로자들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당시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것인데다, 피고의 재무상황의 현저한 악화로 인하여 피고의 현재 근로자들의 이익에도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불합리하다.

⑦

최저임금법과 이 사건 특례조항은 단순히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소정근로시간으로 산정된 시간당 최저임금액 이상의 고정급을 줄 것을 규정하고 있을 뿐이므로 소정근로시간은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노사가 자유롭게 합의할 수 있다. 즉 피고와 노동조합이 모두 각자의 이익을 합리적으로 교량한 후 진정한 의사에 따라 고정급 비율의 강화라는 이 사건 특례조항에 반하지 않는 임금 구조를 만들기 위해 소정 근로시간에 관하여 명시적인 합의를 이루었다면 그 결과가 전체적으로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불리한 것이라고 볼 수 없는 한 그 합의는 존중될 필요가 있고,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고 볼 만한 사정이나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가운데 이와 같은 단축 합의를 신뢰하고 장기간 형성된 법률관계를 사후적으로 쉽게 무효화하여서는 안 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⑧

피고가 외부적인 요인으로 사납금 인상 등 경영환경 개선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못한 상황에서 피고의 노동조합과 사이에 2009년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된 후 6년 정도가 지나 2015년 임금협정을 통하여 비로소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 40분에서 1일 5시간 40분으로 변경하고, 그 후 3년이 지난 2018년까지 순차적으로 1일 4시간 30분으로 변경한 것은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을 포함하여 택시운수업을 둘러싼 택시회사와 그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위와 같은 다양한 환경변화와 이해관계를 반영한 데 따른 것으로 보는 게 자연스럽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황중연(재판장) 김경년 이종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