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4,112,267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5. 1.부터 2023. 12. 8.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 라.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의 금전 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1990년경부터 2006년경까지 서울 동대문구 C빌딩(이하, 'C빌딩'이라 한다)에 있는 주식회사 D(이하, 'D'라고 한다)의 경리 직원으로 재직 후 퇴사하여 개인 사업을 하다가 2016. 8. 16. D에 재입사하여 2021. 1. 31.까지 근무하였던 사람이고, 피고는 C빌딩의 공동사업자 중 1인이다.
피고와 E이 C빌딩을 1/2 지분씩 소유하다가, E은 2016. 5. 30. F와 G에게 자신의 지분 중 각 1/8 지분을 증여하였고, 피고는 2016. 11. 7. H과 I에게 자신의 지분 중 각 3/20 지분을 증여하였다.
원고는 2006. 1. 1.부터 2021. 4. 16.까지 C빌딩의 관리 및 피고 측의 각종 세금신고와 납부 업무 등을 하였고, 그 대가로 피고로부터 2006. 1.경부터 2009. 4.경까지 업무에 대해서는 매달 50만 원, 2009. 5.경부터 2015. 1.경까지는 매달 70만 원, 2015. 2.경부터 퇴직할 때까지는 매달 150만 원으로 계산한 돈을 받았으며, 그 외에도 명절이나 여름 휴가 상여금도 받았다. 다만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는 않았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받은 위 돈을 기초로 근로소득세로 신고해왔고, 또한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었다. 피고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2012년경부터 2016년경까지 원고에 대한 고용보험료를 지원받았고, 2018. 3.경부터 피고 명의의 계좌로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금도 수령하였다.
원고는 2021. 4. 28.경 C빌딩 공동소유자 중 F와 피고를 상대로 1990. 1. 1.부터 2021. 4. 16.까지 퇴직금으로 50,433,754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며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였다. 위 노동청은 2021. 7. 27.경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의 내사지휘를 받아본 결과, 원고의 근로시간 및 근로 장소가 정해져 있지 않고 근로형태가 자유로웠던 점 등에 비추어 원고와 피고 간 체결된 계약은 근로계약이 아닌 업무위탁계약으로 판단되어 원고를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 보기 어려워 퇴직금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위 진정을 행정종결하였다.
피고와 F는 2021. 7. 22.경 '원고가 퇴직금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고와 F 소유인 C빌딩의 세입자 임대차계약서 원본과 장부를 반환하지 않았고, 피고와 F에게 카카오톡으로 D가 체결한 수주 계약과 관련된 비리를 폭로하거나 위 계약을 취소시킬 것이라는 등으로 협박하였으며, 카카오톡 프로필에 퇴직금 미지급 사실을 적시하였고, 피고와 F 등에게 욕설을 하는 등의 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경찰에 원고를 횡령, 명예훼손,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명예훼손), 공갈미수, 모욕으로 고소하였다. 원고는 그중 명예훼손,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공갈미수의 범죄사실로 서울서부지방검찰청 2022형제14191호로 약식기소되어 2022. 12. 8. 벌금 5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으나, 이에 대해 정식재판을 청구하여 재판 진행 중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5 내지 10, 13 내지 18, 20, 21, 24 내지 28호증, 을 제1, 3 내지 7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 법원의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06. 1. 1.부터 2021. 4. 16.까지 피고로부터 구체적인 지휘 · 감독을 받고 피고에게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원고는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기준법을 기준으로 산정한 퇴직금 24,688,85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는 간간이 피고의 심부름을 해주었을 뿐이고 정해진 사업장에 정시 출근하여 피고의 지휘, 감독 하에 종속적 근로를 제공한 것이 아니므로 원고는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설령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주 업무가 C빌딩관리업무이고, C빌딩은 피고를 포함한 6명의 공유관계에 있으며 위 6명이 공동사업자로 사업자등록도 하였으므로, 원고에 대한 퇴직금지급의무도 공유사업자들 간 합유 내지 공유로 귀속된다.
판단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인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소송과정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참조).
구체적인 판단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사실, 원고가 개인 사업을 겸하거나 D에서 겸직 근무를 하면서 C빌딩 관련 업무도 수행하였던 사실, 일정한 근로시간 및 근로 장소가 정해져 있지 않고 원고가 담당한 업무만 처리할 수 있으면 근무형태가 자유로웠던 사실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기준법상의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가 2006. 1. 1.부터 2021. 4. 16.까지 약 15년 동안 C빌딩 건물 관리 및 각종 세금신고와 납부 등의 업무를 해오면서, 피고 명의 계좌로부터 정기적으로 급여 및 수당 명목으로 일정한 금액을 이체 받아 왔는데, 이는 원고가 제공한 근로의 양과질에 대한 대가로서 임금의 성격을 가진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는 해당 금원을 계속하여 근로소득으로 신고해온 바도 있다.
원고의 업무처리 과정에서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교통비, 통신비, 청소 및 사무용품비 등을 전부 피고가 부담해왔다.
원고가 근무시간이나 근무 장소에 대하여 피고의 엄격한 제한을 받았다고 보기 어려우나, 이는 C건물 자체의 관리업무 외에도 각종 세금신고 및 납부, 가처분신청 및 소송 제기 등 잦은 외근이 요구되는 원고의 업무 특성에서 기인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판단된다.
원고와 피고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보면 원고가 피고로부터 업무지시를 받아 이를 수행한 후 다시 피고에게 이를 보고하여 승인받아온 것으로 보여, 피고의 상당한 지휘 · 감독 하에 원고의 업무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피고와 계약관계가 유지되는 기간 다른 곳에서도 급여소득을 얻은 적이 있지만, 그와 같은 급여소득을 올리게 된 경위와 금액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정하는 유력한 징표로 삼기는 어렵다.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서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었고, 근로복지공단은 피고가 대표자로 지정된 C빌딩에 원고에 대한 고용보험료를 지원하였고 피고 명의 계좌로 일자리안정자금지원금도 지급하였음을 고려하면, 원고는 다른 사회보장제도에서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고 있었고, 피고 또한 원고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각종 지원을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
퇴직금 지급의무가 공유 내지 합유로 귀속되는지 여부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함에 있어서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하고(대법원 1999. 2. 9. 선고 97다56235 판결 참조), 실질적인 근로관계에 있지 않다면 근로기준법 기타 다른 법률 등에 의하여 사용자로 취급되는 경우가 있다고 하여 근로기준법상의 임금 및 퇴직금지급의무까지 진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7. 3. 30. 선고 2004다8333 판결 참조).
앞서 살펴본 인정사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비록 C빌딩이 피고를 포함한 6 명의 공유관계에 있고 사업자등록도 피고를 포함한 6명의 명의로 되어 있으며 원고의 주 업무가 C빌딩의 관리업무라 하더라도,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살펴볼 때 피고는 C빌딩의 대표자 지위에서 원고를 고용하여 직접적으로 업무지시를 해왔고 원고의 급여 또한 피고 명의 계좌로부터 이체되어 온 반면, 다른 공유자들이 원고와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구성하였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가 다른 공유자들과 퇴직금 지급의무를 합유 내지 공유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은 C빌딩 공동소유자 내부관계의 문제에 불과하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퇴직금의 계산
갑 제13,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퇴사일인 2021. 4. 16. 전 3개월 동안 피고로부터 별지 기재 임금총액을 받은 사실이 인정되는바, 원고의 1일 평균임금은 위 3개월 동안 받은 임금총액을 그 기간의 총 일수로 나누어 산정한 52,527.47원이고, 이를 기초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퇴직금을 산정하면 별지 기재와 같이 24,112,267원(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이 된다.
정리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24,112,267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날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21. 5. 1.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선고일인 2023. 12. 8.까지는 민법에 정해진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해진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위 인정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에 대하여 위 금원의 지급을 명하며, 제1심판결 중 나머지 부분은 정당하므로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오덕식(재판장) 조규설 신신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