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E에게 실제로 근무한 날에 대해서만 급여를 지급하기로 하였고, E이 근무한 일수에 대하여는 급여를 모두 지급하였다. 나아가 E은 프리랜서로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150만 원)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이 약속된 급여를 모두 지급하였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E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동부지청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과 급여를 월 500만 원으로 정하였다’는 취지로 일관된 진술을 하였고,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이 출근한 날짜에 따라서 급여를 주기로 약정한 사실이 없고, 일 급여로 준다고 했으면 근무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취지로 분명하게 진술하였던 점, ② 피고인도 2021. 4. 30.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동부지청에서 ‘(E이) 1차로 2019. 6. 24.부터 2019. 9. 30.까지 근무하였으며, 2차로 2020. 5. 8.부터 2020. 6. 8.까지 근무하였다. 1차 근무기간 동안 임금은 월급제였으며 월 500만 원 지급하기로 하였다. 2차 근무기간 동안 월 500만 원 지급하기로 하였으나, 일하는 날짜만 지급하기로 하였다’고 진술하였는바, 1차 근무기간과 2차 근무기간에 각 임금 약정을 달리하였고, 1차 근무기간에는 2차 근무기간과는 달리 일하는 날짜에만 급여를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이 없었음을 인정하였던 점, ③ 또한 피고인은 당시에 ‘1차 근무기간 중 2019. 7. 16.부터 2019. 9. 1.까지는 E이 정상 근무를 하지 않아 기본급을 180만 원으로 하여 급여를 산정하였는데, 그와 같은 산정 방식은 E과 합의된 사항은 아니다’라고도 진술하였는바, 피고인의 급여 완불 주장이 피고인이 E과의 합의 없이 독자적․임의적으로 정한 산정 방식에 기초한 것임을 알 수 있는 점, ④ 피고인은 2019. 12. 11. E에게 ‘미지급 임금 1,000만 원과 차용금 380만 원을 2020. 3. 30.까지 지급한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하여 주기도 하였는바, 피고인이 약정된 급여를 모두 지급하였다면 E에게 그와 같은 확인서를 작성하여 줄 아무런 이유가 없는 점, ⑤ E은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공사가 없을 때에는 내역서와 견적서 작업 등을 수행하였다’고 진술하였고, 피고인도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동부지청에서 ‘E이 4 ~ 5회 정도 견적서 작업을 수행하였다’는 사실 차제는 인정하였던 점, ⑥ 피고인의 주장대로 급여를 일급으로 산정하기로 하였다면, 실제 근무일수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존재하는 것이 자연스러운데, E의 1차 근무기간과 관련하여 그와 같은 자료를 찾아볼 수 없는 점(피고인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동부지청에 2차 근무기간 중 E에 대한 작업일보를 제출한 바 있으나, 1차 근무기간에 대하여는 그와 같은 자료를 제출한 바 없다)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E과 최초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E에게 월 500만 원의 급여를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의 주장처럼 실제 근무한 날에 대해서만 급여를 산정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따라서 E에게 약속된 급여를 모두 지급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E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 창출과 손실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8. 12. 선고 2021다222914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E은 피고인의 제안에 따라 D에서 근무를 시작하게 되었고,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D가 공사를 수행하는 현장에서 현장대리인으로서 업무를 수행하였던 점, ② E이 달리 D의 운영에 관여하였다거나 영향력을 행사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는 점, ③ E이 근무하는 장소와 시간은 D가 수주한 공사현장의 위치나 공사내용에 따라 달라질 뿐, E이 스스로 근무장소나 근무시간을 선택할 수는 없었던 점, ④ 현장대리인이라는 역할의 특성상 E이 자신의 계산으로 제3자를 고용하여 자신의 업무를 대신하게 할 수는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⑤ E은 피고인로부터 일정한 월 급여를 지급받기로 하였으므로,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 창출과 손실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부담하고 있었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위 가)항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E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E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피고인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므로,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 판단으로서, 공판중심 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정들과 아울러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며, 체불된 급여 지급을 위하여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과거 동종범죄로 수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 불리한 정상과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에 나타난 제반 양형요소를 종합하여 볼 때, 원심이 선고한 형이 너무 무거워서 그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허일승(재판장) 방진형 강석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