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 중 갱신거절 무효 확인 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음식물류 폐기물 자원화 시설 운영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원고(C생)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19. 9. 11.부터 피고의 근로자로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피고의 D에 대한 E 처리시설 관리 업무 위탁 및 원고의 D 입사 등
피고는 2008. 4. 7. 서울특별시 송파구와 'E 처리시설 설치 · 운영 사업추진 실시협약'(이하 '이 사건 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협약에 따라 피고는 2011. 12.경 서울 송파구 F에 E 처리시설(이하 '이 사건 시설'이라 한다)을 설치 · 준공하여 서울특별시 송파구에 기부채납하였고, 그 무렵부터 20년 동안 이 사건 시설에 대한 관리 · 운영권을 보유한다.
피고는 2015. 7. 31. D 주식회사(이하 'D'이라 한다)와 'G 처리시설 위탁계약'(이하 '이 사건 위탁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여 D에 이 사건 시설의 관리 · 운영업무를 위탁하였다.
원고는 2015. 8. 1. D에 입사하여 이 사건 시설의 관리 등 업무에 종사하면서, H노동조합 I지회에 가입하였다.
피고의 이 사건 위탁계약 해지 및 원고의 피고 입사 등
피고는 D의 폐수 무단 방류 등 위법행위로 인해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게 되자,2019. 8.경 이 사건 시설을 2019. 9. 11. 이후부터 직접 관리 · 운영하기로 결정하고 D에 '계약상 의무 위반을 이유로 이 사건 위탁계약을 2019. 9. 11. 자로 해지한다'고 통보하는 한편, 이 사건 시설에서 계약직(1년 기간제)으로 근무할 경력 1년 이상의 폐수처리 운전원 10명을 채용한다는 내용의 모집 공고(이하 '이 사건 공고'라 한다)를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공고에 지원하여, 2019. 9. 9. 면접을 보는 등의 절차를 거쳐 피고와 기간을 2019. 9. 11.부터 2020. 9. 20.까지로 정하여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시설의 관리 등 업무에 종사하였다. 원고와 피고가 체결한 촉탁직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의 주요 내용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원고는 피고에 입사한 후 2019. 11. 20. H노동조합에서 탈퇴하고 J 노동조합(2018. 9. 4. 설립된 기업별 노동조합이었으나, 2020. 4. 3. K노동조합 L지부로 조직형태를 변경하였다. 이하 조직형태 변경 전후를 통틀어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에 가입하였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촉탁직 근로계약 갱신 등
원고는 2020. 9. 18. 피고와 기간을 2020. 9. 21.부터 2021. 3. 31.까지로 정하여 촉탁직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하였다.
피고는 2021. 3. 26. 원고에게 근로계약기간이 2021. 3. 31. 자로 종료된다고 통보하였다. 원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위 통보가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피고가 원고를 복직시키고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기로 함에 따라 위 구제신청은 취하되었고 원고는 피고와 기간을2021. 1. 1.부터 2021. 12. 31.까지로 정하여 촉탁직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하였다.
이후 원고와 피고는 원고에 대한 특수건강검진, 이 사건 노동조합에 대한 의견조회 등 내부 절차를 거쳐 촉탁직 근로계약을 2차례(기간은 각 2022. 1. 1.부터 2022. 12. 31.까지, 2023. 1. 1.부터 2023. 12. 31.까지) 더 체결하였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촉탁직 근로계약 갱신 거절
피고는 2023. 11.경 이 사건 노동조합에 원고의 촉탁직 근로계약 연장 여부에 관한 의견 회신을 요청하였고, 이 사건 노동조합은 같은 달 28. 피고에게 '원고는 70세까지 계속 근무 가능'이라는 취지의 의견을 회신하였다.
피고는 2023. 11. 30.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를 교부함으로써 원고와의 촉탁직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이하 '이 사건 갱신거절'이라 한다).
이 사건 갱신거절에 대한 선행 구제신청
원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이 사건 갱신거절이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24. 1. 8.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4. 5. 원고에게 만 70세까지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원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의 위 구제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M, N(병합)호,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D, 피고의 각 단체협약과 피고의 취업규칙 내용
원고가 피고에 입사하기 전 D 소속으로 근무할 당시 적용받던, H노동조합과 D이 2018. 10. 23. 체결한 단체협약(이하 '2018년 D 단체협약'이라 한다)은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었다.
이 사건 노동조합이 2019. 3. 피고와 체결한 단체협약(이하 '2019년 피고 단체협약'이라 한다)은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었다.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21. 5. 25. 피고와 다음과 같은 내용의 단체협약(이하 '2021년 피고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한편 피고의 취업규칙은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호증, 을 제1 내지 4, 6, 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갱신거절 무효 확인 청구
피고는 이 사건 위탁계약 해지 후 D과 원고를 비롯하여 이 사건 시설에서 근무하던 근로자들 사이의 근로조건을 포함한 고용관계를 그대로 승계하였고 원고로서도D 근무 당시 적용되던 근로조건이 피고에 대해 승계되리라는 점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었으므로, 원고에게는 2018년 D 단체협약 제22조가 적용된다. 여기에다가 이 사건 근로계약이 실제로 수차례 반복 갱신되어 원고가 만 69세가 된 2023. 12. 31.까지 근무하였던 점 등까지 더하여 보면, 원고에게는 만 70세가 되는 해인 2024년의 말일까지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되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 설령 원고에게 2021년 피고 단체협약이 적용된다 하더라도, 2021년 피고 단체협약 제21조 제4항은 원칙적으로 만 70세가 되는 해의 12월 말일까지 계약을 연장하되 예외적인 경우에만 노사합의를 통해 계약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는 취지에 불과하므로 위와 같은 갱신기대권 인정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
또한 이 사건 갱신거절 무렵 원고에 대한 특수건강검진 결과에 따르면 원고의 건강 상태는 업무 수행에 별다른 지장이 없는 정도였고, 피고에게 원고와의 근로계약관계를 종료하여야 할 정도의 경영상 어려움이 있었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갱신거절의 합리적 이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사건 갱신거절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갱신거절이 무효임의 확인을 구한다.
임금 지급 청구
이 사건 갱신거절이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갱신거절이 아니었다면 원고가 피고에 근로를 제공할 수 있었던 기간에 대한 미지급 임금으로서 2024. 1. 1.부터 2024. 12. 31.까지 매월 3,895,308원(= 원고와 피고가 마지막으로 체결한 촉탁직 근로계약상의 연봉 46,743,697원 ÷ 12개월, 원미만 버림)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 소 중 갱신거절 무효 확인 청구 부분에 관한 직권 판단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갱신거절이 무효임의 확인을 구하는 부분에 관하여 직권으로 본다.
확인의 소에서 '확인의 이익'이란 당사자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 · 위험이 있고, 이를 제거함에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 인정된다(대법원 1991. 10. 11. 선고 91다1264 판결, 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6다279169 판결 등 참조). 해고 무효 확인의 소는 해고의 무효, 즉 근로자와 사용자 간의 고용관계의 존속을 확인함으로써 그 고용관계 자체를 회복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대법원 1991. 2. 22. 선고 90다카27389 판결 참조).
원고가 C생인 사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이 사건 갱신거절이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무효이고 자신이 만 70세가 되는 해의 말일인 2024. 12. 31.까지 피고의 근로자로 근무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렇다면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소송 계속 중 2024. 12. 31.이 경과함으로써 원고가 피고와의 고용관계 자체를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갱신거절 무효 확인 청구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으므로 부적법하다.
임금 지급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히 퇴직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해당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 다만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및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의 입법취지와 사업장 내에서 정한 정년의 의미 및 정년 이후에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근로계약 당사자의 일반적인 의사 등을 고려하면, 정년이 지난 상태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위에서 본 여러 사정에 더하여 해당 직무에서의 연령에 따른 업무수행 능력 및 작업능률의 저하 정도와 위험성 증대 정도, 해당 사업장에서 정년이 지난 고령자가 근무하는 실태와 계약이 갱신된 사례 등의 사정까지 아울러 참작하여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근로자에게 기간제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사용자가 합리적 이유없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근로자에게 효력이 없고, 이때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 근로자에게 이러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데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그 갱신을 거절한 경우, 거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 갱신 제도의 실제 운용 실태, 해당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및 업무수행 적격성,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거절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9. 8. 30. 선고 2019두40680 판결,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18두62492 판결 등 참조).
원고에게 적용되는 단체협약에 관하여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인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에 앞서, 그 전제로서 '원고에게 2018년 D 단체협약과 2021년 피고 단체협약 중 어느 것이 적용되는지'에 관하여 다툼이 있으므로 이에 대해 먼저 살펴본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 등을 종합하면, 원고에게는 2021년 피고 단체협약이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와 D 사이에서 영업양도, 합병 등 D과 그 근로자들 간의 근로관계를 피고가 포괄적으로 승계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 또는 피고가 2018년 D 단체협약 등에서 정한 원고와 D 사이의 기존 근로조건을 그대로 승계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가 있었다고 볼 증거가 없다(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공고를 통하여 원고를 비롯한 D 소속 근로자 모두를 대상으로 채용절차를 진행한 후 이들을 전원 고용하였으므로 사실상 영업양도에 준하는 포괄적인 근로관계 승계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와 D 사이에 영업양도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오히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이 사건 위탁계약에 따라 D에 이 사건 시설의 관리 · 운영 업무를 위탁하였다가 이 사건 위탁계약을 해지함으로써 2019. 9. 11.부터 직접 이 사건 시설을 관리 · 운영하기 시작하였다고 보일 뿐이다.
2018년 D 단체협약 제36조는, 이 사건 위탁계약이 종료되고 새로운 업체가 이 사건 시설 관리 · 운영 업무를 맡게 되었을 경우 사용자인 D이 새로운 업체에 조합원들의 고용관계, 근로조건 등이 그대로 승계되도록 협의할 의무를 부과하는 취지라고 해석될 뿐이다. 2018년 D 단체협약의 당사자도 아닌 피고가 위와 같은 2018년 D 단체협약 제36조에 따라 D 근로자들의 고용관계, 근로조건 등을 그대로 승계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시설의 관리 · 운영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한 용역업체가 변경될 때마다 새로운 용역업체가 종전 용역업체와 그 소속 근로자들 사이의 근로조건 등을 그대로 승계하여 온 관행이 형성되어 있었다고 볼 자료도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이 사건 공고에 지원하여 공개채용 절차를 거쳐 피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점, 원고는 피고와의 면접 당시 정년 후 기간제(촉탁직) 근로계약 체결에 관한 질문을 받자 '회사 규정이 1년이면 따른다'라고 대답한 사실이 있는 점,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계속근로기간은 본 계약을 체결한 시점부터 새로이 기산한다'거나 '원고는 피고 입사 전 D으로부터 퇴직금 및 일체의 금품을 수령하였음을 확인한다'는 기재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D과의 근로관계를 단절하고이 사건 근로계약으로써 피고와 새로운 근로관계를 형성한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였거나 인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연차유급휴가를 위한 계속근로기간 산정 시에는 D과의 최초 근로계약 체결 시점부터 근속기간을 인정한다는 취지의 기재가 있기는 하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와 달리 보기는 어렵다).
원고는 스스로의 의사에 따라 피고에 입사하고 H노동조합에서 탈퇴한 후 이 사건 노동조합에 가입함으로써 2019년 피고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되었는바, 이 점에서도 원고는 2019년 피고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만료 후 새로 체결된 2021년 피고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는다고 할 것이다.
원고는, 「2019년 피고 단체협약 제21조가 정년(만 60세) 후 5년간 촉탁직으로 채용할 수 있다고 정하였음에도 피고가 당시 이미 만 65세였던 원고를 채용한 후 만69세가 될 때까지 계속 촉탁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한 점을 고려하면, 피고가 2018년 D 단체협약 제22조에 따라 원고에게 적용되던 '만 70세까지 촉탁직 재고용' 근로조건을 사실상 승계한 것」 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2019년 피고 단체협약 제21조는 그 문언상 촉탁직 근로자가 정년 후 근무할 수 있는 기간을 5년으로 제한하는 취지로는 해석되지 않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위탁계약이 해지된 2019. 9. 11. 무렵 원고에게는 D으로부터 피고로 고용이 승계되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존재하였으므로 이에 따라 2018년 D 단체협약에서 정한 원고의 근로조건이 피고에게 그대로 승계된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그러나 고용승계 기대권은 '새로운 용역업체와 새로운 근로관계가 성립될 것이라는 신뢰관계'를 보호하기 위한 법리이고 고용승계 거절이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도 새로운 용역업체와의 근로관계가 당연히 종전 용역업체와의 근로관계와 동일한 내용으로 형성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6두57045 판결 참조),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2021년 피고 단체협약은 제74조 제1항에서 유효기간을 2023. 3. 20.까지로 정하였으나,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이 2023. 3. 20. 이후에 2021년 피고 단체협약과 다른 내용의 새로운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제출되지 않은 이상, 2021년 피고 단체협약은 제74조 제2항에 따라 그 유효기간 만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갱신거절 무렵까지 효력이 지속되고 있었다고 할 것이다.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취업규칙은 정년 후 체결된 기간제(촉탁직)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다는 취지의 규정(제8조, 제35조)을 두고 있고 2021년 피고 단체협약도 촉탁직 근로계약이 특수건강검진 결과, 노사합의 결과 등에 따라 근로자가 만 70세가 되는 해의 12월 말일까지 연장될 수 있다는 취지의 규정(제21조 제2항, 제4항 등)을 두고 있는 사실, 원고는 피고와 촉탁직 근로계약인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이를 3차례에 걸쳐 갱신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을 제12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 등을 종합하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이 사건 근로계약이 원고가 만 70세에 이른 해인 2024년의 12월 말일까지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2021년 피고 단체협약 제21조 제4항은 촉탁직 근로계약을 만 70세가 되는 해의 12월 말일까지 '연장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바, 그 문언상 촉탁직 근로계약을 만 70세까지 연장할 것인지 여부를 피고의 재량에 맡기는 취지임이 분명하다.
원고도 인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피고의 촉탁직 근로자들 중에서 만 69세에 이르기까지 촉탁직 근로계약을 갱신한 사례는 원고가 유일하다. 또한 이 사건 갱신거절 무렵 원고는 피고 소속으로 이 사건 시설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 중 가장 나이가 많았다고 보인다(이 사건 초심판정 무렵 피고 소속으로 근무 중이던 촉탁직 근로자 4명 중최고령자의 나이가 만 67세였다).
원고는 이 사건 갱신거절 무렵 이 사건 시설의 시설관리팀에서 설비 정비 등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설비 정비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는 육체적인 노동력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시설 가동 중에 상당한 소음이 발생할 것이고 설비 정비에앞서 안전 확인을 위해 일차적으로 소리를 통해 설비가 작동되는 중인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것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청력 역시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점에서, 원고가 담당하던 업무는 근로자의 연령이 높아질수록 육체적 노동력과 청력의 약화에 따라 업무수행 능력 및 작업능률이 저하되고 위험성이 증대되는 정도가 상당한 업무라고 할 것이다. 피고 역시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여, 2021년 피고 단체협약 제21조 제4항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촉탁직 근로자들이 만 70세에 이르기 전에 근로관계를 종료하여 왔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초심판정도 원고에게 만 70세까지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갱신거절 무렵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되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갱신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부가적 판단)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앞서 든 증거들, 갑 제9, 10호증, 을 제5,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갱신거절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는 촉탁직 근로자에 대하여 매년 업무실적, 능력, 태도 등 여러 항목에 관하여 별도의 평가를 실시한 후 총점 100점 만점에 70점 이상을 받은 경우에만 재계약을 하여 온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원고는 2023. 1. 1.부터 2023. 12. 31.까지의 근무에 대하여 실시된 재계약 평가에서 위 재계약 기준에 미달하는 56점(1차 평가결과인 62점과 2차 평가결과인 50점의 평균)을 받았다. 원고에 대한 위 재계약 평가표에 부정적인 평가 외에 '업무량 및 책임성실, 솔선수범 등 다항목에서 준수하게 평가됨', '주어진 업무는 팀 동료들과 기간 내 처리하는 편'과 같이 긍정적인 평가의견도 기재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재계약 평가 결과가 원고에 대해 일부러 악의적으로 현저히 불합리하게 이루어졌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담당하던 업무는 그 수행에 있어 육체적 노동력과 청력이 중요한 요소이다. 그런데 원고에 대한 위 ①항 기재 재계약 평가표에는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예전과 다르게 지친 모습이 있다는 다수의 의견이 있음', '노령으로 거동이 불편한 모습이 주변 동료들에 자주 노출되어 작업 중 안전사고 발생의 우려가 제기'라는 취지의 평가의견이 기재되어 있다. 그리고 재단법인 O가 원고에 대하여 실시한 각 특수건강검진 결과에 따르면, 2022년 특수건강검진(2023. 1. 13. 실시)에서는 모든 유해인자에 대하여 항목에서 '정상'으로, 항목에서 '건강양호'로, 항목에서 'A' 등급(건강한 근로자 또는 경미한 이상소견이 있는 근로자)으로, 항목에서 '가' 등급(현재 조건 하에서 작업 가능)으로 각 평가가 이루어진 반면, 2023년 특수건강검진(2023. 11. 14. 실시)에서는 유해인자 중 '소음'과 관련하여 좌측과 우측 모두 항목에서 '소음성난청 주의'로, 항목에서 '차음보호구 착용 철저, 1년 이내 추적검사 필요'로, 항목에서 'C1' 등급(직업성 질병으로 진전될 우려가 있어 추적검사 등 관찰이 필요한 근로자)으로, 항목에서 '나' 등급(위 조건 하에서 현재의 작업 가능)으로 각 평가가 이루어졌다. 이에 비추어 2023년 말경 원고는 청력을 비롯한 건강 상태가 약 1년 만에 악화되었다고 볼 여지가 컸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가 원고의 건강상태 악화와 이로 인한 안전사고 위험성을 우려하여 이 사건 갱신거절을 한 것은 충분히 합리적이다.③ 원고는, 「2021년 특수건강검진에서 자신이 항목에서 'C2' 등급(일반질병으로 진전될 우려가 있어 추적관찰이 필요한 근로자)으로, 항목에서 '나' 등급으로 각 평가받았음에도 2022. 초경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되었던 점을 고려하면, 2023년 특수건강검진 결과를 이 사건 갱신거절의 사유로 삼은 것은 불합리하다」 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에 대한 2021년 특수건강검진에서 발견된 원고의 건강상 문제는 상아질 파괴부식, 법랑질 파괴, 치석 형성, 치주질환 등 치아 관련 질환이었고 이는 청력 관련 질환에 비해 원고가 담당하던 업무에 대한 수행 적격성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보이는 점, 2021년 특수건강검진에서는 2022년특수건강검진과 마찬가지로 원고의 청력과 관련하여 별다른 이상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달리 보기 어렵다.
피고가 원고 이외의 다른 고령의 촉탁직 근로자에 대해서도 '노령으로 인한 건강 문제와 이로 인한 안전사고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사례가 존재한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2023. 12. 31. 기간만료에 따라 당연히 종료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갱신거절이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갱신거절 무효 확인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각하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현진(재판장) 성현창 송지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