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5. 1. 4.부터 2026. 7. 9.까지는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7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서울 강남구 C에서 'D의원'이라는 상호로 탈모치료 및 모발이식을 전문적으로 하는 의원(이하 '이 사건 의원'이라 한다)의 대표원장이다.
피고는 2024. 3. 25. 원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24. 3. 25.부터 2024. 11. 12.까지 이 사건 의원에서 봉직의로 근무한 자이다.
이 사건 근로계약의 체결 등
원고는 2024. 3. 25. 피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피고의 서명은 되어 있으나, 원고의 서명은 되어 있지 않다.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원고가 교부한 비밀유지 서약서에 자필로 서명하여 이를 원고에게 제출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원고가 교부한 보안유지각서에 자필로 서명하여 이를 원고에게 제출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원고가 교부한 기타 특약사항 관련 동의서(의사)에 자필로 서명하여 이를 원고에게 제출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원고가 교부한 교육약정서에 자필로 서명하여 이를 원고에게 제출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의 이 사건 교육자료 및 민감정보 촬영
피고는 2024. 11. 1. 17:28경 원고가 이 사건 의원 내 봉직의 연습실에 보관하고 있던 노트북에 담긴 이 사건 의원 교육자료(이하 '이 사건 교육자료'라 한다)를 피고의 휴대전화로 촬영하였고, 같은 날 18:23경 이 사건 의원 내 봉직의 대기실에서 이 사건 의원에 방문한 환자들의 진료기록을 관리하는 베가스 프로그램을 실행하여 환자의 성명, 수술내용 등의 정보(이하 '이 사건 민감정보'라 한다)가 담긴 화면을 열람하고 이를 피고의 휴대전화로 촬영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6호증, 을 제1, 6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원고
이 사건 교육자료 및 민감정보 공개 · 제공 금지 및 삭제 · 폐기 청구
원고는 이 사건 의원을 운영하는 모발 이식 전문가로서 수많은 모발 이식 수술을 통해 취득한 경험과 노하우를 정리한 이 사건 교육자료를 제작하여, 이 사건 의원의 봉직의들에게 교육을 실시하였다. 원고의 경험과 노하우가 담겨 있는 이 사건 교육자료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 한다) 제2조가 정의한 영업비밀로서 상당한 경제적 가치가 있어, 원고는 이를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는 노트북에 보관하면서 봉직의의 개인기기에 저장할 수 없도록 하는 등 영업비밀로 엄격하게 관리하였고, 원고가 봉직의들과 체결하는 근로계약서 및 그 부속서류등에서도 이 사건 교육자료에 관한 기밀유지의무를 명시하였다.
그런데도 이 사건 의원 봉직의였던 피고는 2024. 11. 1. 자신의 휴대전화로 이 사건 의원 내 봉직의 연습실에 있던 노트북에 저장중인 이 사건 교육자료를 촬영하였고, 같은 날 이 사건 의원 내 봉직의 대기실에 있던 컴퓨터를 통해 이 사건 의원의 진료기록 관리 프로그램인 베가스 프로그램을 실행하여 이 사건 민감정보를 촬영하였다. 피고는 원고의 경험과 노하우가 담긴 영업비밀인 이 사건 교육자료 및 민감정보를 무단으로 촬영하여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3호 가목 내지 다목에 해당하는 영업비밀 침해행위를 함과 동시에 이 사건 민감정보를 촬영하여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하였고, 이로 인해 원고의 영업상 이익이 침해될 우려가 있으므로 피고는 부정경쟁방지법 제10조 제1항 및 민법 제750조에 의하여 피고가 취득한 이 사건 교육자료 및 민감정보를 공개하는 행위나 제3자에게 제공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되고, 보관하고 있는 정보를 폐기할 의무가 있다.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피고가 영업비밀인 이 사건 교육자료를 권한 없이 자신의 휴대전화로 무단으로 촬영하고, 이 사건 민감정보를 진료 외의 목적으로 열람해 자신의 휴대전화로 무단으로 촬영한 행위는 이 사건 근로계약 제7조 제8항, 제9항을 위반한 행위이고,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3호 가목 내지 다목에 해당하는 영업비밀 침해행위인 동시에 형법이 정한 업무상배임에 해당하는 불법행위이다.
따라서 명시적 일부청구로서, 피고는 원고에게 5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피고는 동영상인 이 사건 교육자료의 실질적인 내용을 촬영하지 않았고, 이 사건 교육자료 파일의 아이콘 및 속성화면(썸네일, 제목, 영상 길이 등)만을 촬영하였을 뿐인데, 이는 부정경쟁방지법에서 정의한 영업비밀이나 중요한 자산에 해당하지 않고, 이 사건 교육자료의 실질적인 내용도 인터넷에서 얼마든지 쉽고 빠르게 검색할 수 있는 수준이므로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른 원고의 영업비밀 또는 중요한 자산에 해당하지 않는다.
피고는 이 사건 의원의 베가스 프로그램에서 이 사건 의원 환자의 개인정보는 촬영하지 않고, 수술기록지만을 촬영하였으므로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행위를 하지 않았다.
원고가 이 사건 교육자료 및 민감정보를 촬영한 이유는 이 사건 근로계약 관련하여 향후 있을지도 모를 원고의 부당한 행위나 소송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었는바, 원고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이 없었고, 이 사건 교육자료 및 민감정보를 유출한 사실도 없으므로, 피고의 부정경쟁방지법 위반행위는 인정되지 않는다.
판단
이 사건 교육자료 및 민감정보 공개 · 제공 금지 및 삭제 · 폐기 청구에 관한 판단1) 관련 법리
구 부정경쟁방지법(2015. 1. 28. 법률 제1308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2호의 '영업비밀'은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하는 것이다. 여기서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다'는것은 정보가 간행물 등의 매체에 실리는 등 불특정 다수인에게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보유자를 통하지 않고는 정보를 통상 입수할 수 없는 것을 말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진다'는 것은 정보 보유자가 정보의 사용을 통해 경쟁자에 대하여 경쟁상 이익을 얻을 수 있거나 정보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 상당한 비용이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며,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다'는 것은 정보가 비밀이라고 인식될 수 있는 표시를 하거나 고지를 하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대상자나 접근 방법을 제한하거나 정보에 접근한 자에게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는 등 객관적으로 정보가 비밀로 유지 · 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 인식 가능한 상태인 것을 말한다(대법원 2011. 7. 14. 선고 2009다12528 판결 등 참조).
한편, 영업비밀의 요건인 비밀관리성에 관하여 위와 같이 구 부정경쟁방지법은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이라고 규정하였다가 2015. 1. 28. '합리적인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으로, 2019. 1. 8. '비밀로 관리된'으로 각 개정되었다.
구체적인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 을 제4호증의 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교육자료 및 민감정보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에서 정한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이 사건 교육자료는 원고가 자신이 운영하는 이 사건 의원의 봉직의들에게 모발 이식 수술 교육을 하기 위하여 자신이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정리한 것이다. 원고는 이 사건 교육자료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이 사건 교육자료가 담긴 노트북에 인터넷을 연결하지 않았고, 위 노트북에 '보안 노트북'이라는 표지를 붙였으며, 위 노트북의 USB 연결포트도 스티커로 붙여 막아두었고, 이 사건 교육자료를 볼 권한이 있는 이 사건 의원의 봉직의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근로계약서 외에 '피고가 이 사건 의원에서 근무하는 동안 취득하는 정보를 외부로 유출하지 않고 기밀로 유지하는데 동의한다'는 취지의 기밀유지의무를 명시한 비밀유지 서약서, 보안유지각서, 기타 특약사항 관련 동의서(의사), 교육약정서 등의 부속서류에도 봉직의들의 자필서명을 받는 등의 방법으로 이 사건 교육자료를 비밀로 유지 · 관리하면서, 이 사건 교육자료가 불특정 다수에게 알려지거나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교육자료에 실질적으로 어떠한 내용이 담겨 있는지 알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교육자료가, 정보 보유자가 정보의 사용을 통해 경쟁자에 대하여 경쟁상 이익을 얻을 수 있거나 정보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 상당한 비용이나 노력이 필요한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진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피고가 이 사건 교육자료를 자신의 휴대전화로 촬영할 당시의 CCTV 영상을 보면, 같은 공간에 있던 이 사건 의원의 다른 봉직의들 3명은 피고의 이러한 행동을 보면서 놀라는 모습 등을 전혀 보이지 않고, 제지하는 행동도 하지 않으며, 피고도 자신의 행동을 감추려 하지 않는다. 또한 영상 하단을 보면, 위 3명 중 1명도 자신의 휴대전화로 실습기구로 보이는 물체를 촬영한 듯한 모습이 관찰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의원의 봉직의들 사이에서 이 사건 교육자료가 정보 보유자인 원고의 독자적 또는 독보적인 기술을 담고 있어 원고가 이를 통해 경쟁자에 대하여 경쟁상 이익을 얻을 수 있거나 위 정보를 취득하거나 개발하는 것이 상당한 비용이나 노력이 필요한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진다는 인식이 있었는지 의문이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을 제2, 3, 5,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교육자료 및 민감정보가 부정경쟁방지법에서 보호하는 '영업비밀'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피고가 이 사건 교육자료 및 민감정보를 자신의 휴대전화로 촬영한 행위는 원고에 대하여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가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함께 서명한 부속서류인 비밀유지 서약서, 보안유지각서, 기타 특약사항 관련 동의서(의사)는 모두 공통적으로 '피고가 이 사건 의원에서 근무하는 동안 취득하는 정보를 외부로 유출하지 않고 기밀로 유지하는데 동의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보안유지각서 제3조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의원에서 근무하는 동안 취득한 환자와 관련된 제반 정보(인적사항, 환자사진 등 모든 개인정보) 혹은 이 사건 의원과 관련된 어떠한 정보(시술방법, 서비스 내용, 홍보기법, 회계관련정보 등 이 사건 의원에 재직하면서 알 수 있는 모든 정보) 등을 외부로 유출, 누설하여서는 아니 되고, 더 나아가서는 개인적으로 보유하여서도 아니 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 및 그 부속서류에 따라 이 사건 교육자료 및 민감정보에 담긴 정보를 외부로 유출하지 않고 기밀로 유지할 의무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보유하지 않을 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의무가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 법령을 위반하여 근로자에게 특별히 부당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원고는 2024. 4.경 피고의 이 사건 교육자료 및 민감정보 촬영에 관하여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배임 등 혐의로 서울송파경찰서에 피고를 고소하였다. 위 고소에 대하여 서울송파경찰서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하여는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송치결정을 하였으나, 배임 혐의에 대하여는 검찰의 재수사 요청에 따른 재수사를 거친 끝에 2025. 6. 20. 송치결정을 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의원에서 근무하는 2024. 3. 25.부터 2024. 11. 12.경까지 원고로부터 연차사용을 반려 당하고, 당일 연장근로를 강요당하거나 2024년도 10월 인센티브 및 2024년 11월 급여 일부(2024. 11. 1.부터 2024. 11. 12.까지)를 지급받지 못하는 등의 부당한 대우를 받아, 이에 대응하기 위하여 이 사건 교육자료 및 민감정보를 촬영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우선, 피고가 원고로부터 연차사용을 반려 당하고, 당일 연장근로를 강요당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다음으로, 피고는 2024. 11. 12.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에 '2024년 10월 인센티브 및 2024년 11월 급여 일부, 휴일근무(2024. 5. 6. 대체공휴일, 2024. 5. 15. 부처님오신날, 2024. 10. 3. 개천절, 2024. 10. 9. 한글날)에 대한 휴일근무수당, 해고예고수당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진정을 제기하였으나,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은 2024. 12. 27. 피고의 위 진정사유가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고 사건을 종결하였다. 피고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에 진정을 제기한 2024. 11. 12.은 피고가 이 사건 의원에서 이 사건 교육자료 및 민감정보를 촬영한 2024. 11. 1. 이후이고, 세 가지의 진정사유중 2024년 10월 인센티브 및 2024년 11월 급여 일부<1> 미지급, 해고예고수당<2> 미지급은 모두 이 사건 교육자료 및 민감정보를 촬영한 이후의 사정으로, 원고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아 이에 대응하기 위하여 이 사건 교육자료 및 민감정보를 촬영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은 피고가 주장하는 부당한 대우들과 선후가 맞지 않는다.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의원에서 14일 근무한 봉직의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가단5143992호로 교육비 반환 및 위약금 등을 청구하는 등 남소를 제기하여 왔던 전례를 고려하여, 추후 피고가 퇴직할 시 원고의 부당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하여 이 사건 교육자료 및 민감정보를 촬영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피고는 이 사건 의원에서 2024. 3. 25.부터 근무하기 시작하였는데, 위 사건의 봉직의는 2024. 1. 31.까지만 이 사건 의원에서 근무하여 피고와 위 사건의 봉직의는 이 사건 의원에 같이 근무한 적이 없는 점, 피고의 소송대리인과 위 사건에서 봉직의의 소송대리인이 동일한 점, 원고가 위 사건 이외에 이 사건 의원의 다른 전 · 현직 봉직의를 상대로 소를 제기한 적이 있는지는 소송기록에서 확인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현행 민법상 불법행위에 관한 규정들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고 있고, 불법행위 일반에 대하여 장래의 손해를 예방하거나 방해를 배제하기 위한 사전적 · 예방적인 금지청구권은 규정되어 있지 않다. 다만, 대법원은 인격권 침해행위에 대하여 인격권은 그 성질상 일단 침해된 후의 구제수단(금전배상이나 명예회복 처분)만으로 그 피해의 완전한 회복이 어렵고 손해전보의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사전적 · 예방적 구제수단으로 침해행위 정지 · 방지의 금지청구권을 인정한 바 있고, 일부 계속적 부정경쟁행위의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사전적 · 예방적 구제수단으로서 침해행위에 대한 금지청구권을 인정한 바 있다(대법원1996. 4. 12. 선고 93다40614, 40621 판결, 대법원 2010. 8. 25. 자 2008마1541 결정, 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1다31225 판결 등 참조). 불법행위로 인한 권리침해의 경우 손해배상청구권 이외에 장래의 방해예방 및 위험상태의 배제 등 이른바 금지청구권을 인정하는 것은 손해의 전보라는 민법상 불법행위에 관한 규정의 본래의 효과를 넘어서는 것이다. 더구나 우리 민법은 불법행위 일반에 대하여 장래의 예방이나 배제를 위한 사전 금지청구권을 명문으로 인정하고 있지 않다. 대법원에서 예외적으로 금지청구권을 인정한 부정경쟁행위 유형의 경우 이미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파)목[입법 당시에는 (카)목]으로 입법화되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만으로 행위자에게 손해배상과 별개로 그 행위를 금지할 것을 청구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교육자료 및 민감정보를 무단으로 촬영하는 불법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지만, 위 불법행위가 인정된다고 하여 원고가 민법 제750조에 기초하여 피고에게 이 사건 교육자료 및 민감정보의 공개 · 제공 금지 및 삭제 · 폐기 등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교육자료 및 민감정보 공개 · 제공 금지 및 삭제 · 폐기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피고가 2024. 11. 1. 자신의 휴대전화로 이 사건 교육자료 및 민감정보를 무단으로 촬영한 행위가 민법 제750조에 따른 불법행위에 해당함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또한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 및 그 부속서류에 따라 이 사건 교육자료 및 민감정보에 담긴 정보를 외부로 유출, 누설하지 않고, 더 나아가서는 개인적으로 도 보유하지 않아야 하는 내용의 기밀유지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사실도 앞서 본 바와 같은바, 피고의 위 불법행위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관한 채무불이행에도 해당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채무불이행 및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에게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및 제한
원고는 피고의 위 채무불이행 및 불법행위로 인해 원고에게 발생한 실제 손해를 증명하지 않은 채,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가 함께 서명하여 원고에게 제출한 교육약정서에 첨부된 "[별첨 표] 모발이식 교육비 안내"에 모발이식 교육비가 50,500,000원으로 명시된 점을 언급하며 교육비 상당액 손해로 50,000,000원을 명시적으로 일부청구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위 모발 이식 교육비 50,500,000원은 원고가 일방적으로 정한 금액으로 그 책정의 근거나 합리성을 찾아보기 어려운 점, 위 교육약정서는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의원에서 근무하려는 봉직의라면 누구나 모발이식 교육비 지급의무를 부담한다는 전제에서, 재직기간이 길어질수록 봉직의가 반환하여야 하는 교육비를 감액하고 있는바, 이는 근로자인 봉직의의 계속 근로를 부당하게 강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이는 점, 원고가 피고를 포함한 이 사건 의원의 봉직의들에게 이 사건 교육자료를 보여주는 것 외에 실제 모발 이식 교육을 하였는지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점에 봉직의가 위 교육약정서가 체결된 사실을 제3자에게 공개하기만 해도 위 교육비와 별도로 원고에게 위약벌로서 50,000,000원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위 교육약정서 제4조의 내용까지 더하여 보면, 위 교육약정서는 근로기준법 제20조<3>의 취지와 근로자가 일정 기간 동안 근무하기로 하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 소정 금원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경우, 그 약정의 취지가 약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면 그로 인하여 사용자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 묻지 않고 바로 소정 금액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것이라면 이는 명백히 위 근로기준법 규정에 반하여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6다37274 판결 참조)는 확립된 판례에 비추어 그 효력을 인정하기 어려운바, 이를 근거로 피고의 채무불이행및 불법행위로 인한 원고의 손해액을 인정하기는 어렵다.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가 함께 서명하여 원고에게 제출한 "기타 특약사항 관련 동의서" 제1조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 기간 및 종료 이후 24개월 동안 원고로부터 습득한 모든 정보의 기밀을 유지하여야 하고, 피고가 원고의 사전 서면동의없이 이를 누설할 경우 원고에게 30,000,000원을 배상하여야 한다. 이러한 내용은 근로자인 피고로 하여금 원고의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사건 교육자료및 민감정보 등에 관한 기밀유지의무를 부담하게 하는 것으로 그 타당성이 인정되고, 위 제1조의 내용은 위 기밀유지의무 위반에 따른 피고의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3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한편 민법 제389조 제2항은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이 이를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법원은 위 규정에 따라 계약 체결의 경위,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동기, 예상손해액의 크기, 그 당시의 거래관행등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일반 사회 관념에 비추어 그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이를 직권으로 감액할 수 있다.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의 위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에게 실제 발생한 손해를 확인할 만한 증거가 없는 점, 피고가 자신의 휴대전화로 무단 촬영한 이 사건 교육자료 및 민감정보를 외부로 유출하였다거나 이를 활용하여 현재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점, 피고가 그동안 이 사건 교육자료를 통해 습득한 기술로 이 사건 의원에서 모발이식 수술을 함으로써 원고가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피고의 월 급여액 등까지 고려하면, 기타 특약사항 관련 동의서 제1조에 따른 손해배상의 예정액은 형평의 원칙상 부당하게 과다하고 판단되므로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3분의 1로 제한함이 타당하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기밀유지의무에 관한 채무불이행 및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10,000,000원(= 30,000,000원 X 1/3)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기밀유지의무에 관한 채무불이행 및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 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25. 1. 4.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사건 판결선고일인 2026. 7. 9.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그다음 날인 2026. 7. 10.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교육자료 및 민감정보 공개 · 제공 금지 및 삭제 · 폐기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정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백승영 이한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