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5. 5. 16. 선고 2024나21299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운송, 보관, 하역업, 화물자동차 지입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3. 3. 1.부터 2022. 12. 31.까지 피고의 화물차량 지입기사로 근무한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13. 7. 19. 피고와, (차량번호 1 생략) 11.5톤 카고트럭(이하 ‘이 사건 차량’이라 한다)을 피고 명의로 등록하여 운행하고, 원고는 피고로부터 월 4,000,000원의 지입 사용료를 지급받는 내용의 지입차량 사용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위 계약의 계약기간은 계약일로부터 1년으로 정해져 있으나 어느 일방의 서면 해지 통보가 없으면 동일한 조건으로 1년씩 자동연장된다고 규정되어 있어(제8조 제1항), 이 사건 계약은 2022. 12. 31.까지 자동갱신되어 왔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와 지입차량 사용계약의 형식을 갖춘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갱신하여 왔으나, 실질적으로는 피고의 구체적 지휘, 감독 아래 피고에게 종속되어 근무한 근로자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 정한 법정퇴직금 39,054,31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원고는 독립적인 개인사업자로서 이 사건 계약에 따라 피고가 위탁하는 운송업무를 수행하여 왔을 뿐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설령 원고가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에게 부가가치세 명목으로 지급한 돈은 퇴직금 산정의 대상이 되는 평균임금에 산입될 수 없고, 차량사용료도 근로의 대가가 아니므로 제외되어야 한다.

3.

판단

가.

근로자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을 보아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근로를 제공하는 자가 기계, 기구 등을 소유하고 있다고 하여, 곧바로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안는 사업자라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0. 1. 18. 선고 99다48986 판결,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2013. 7. 11. 선고 2012다57040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2 내지 13호증, 을 제1 내지 7, 9 내지 1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에게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지입계약이라는 이 사건 계약의 형식, 원고가 자신의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부가가치세 등을 납부하여 온 점, 원고가 4대 보험에 가입하거나 피고가 원고의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는 않은 점 등의 사정은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이를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것에 불과하여,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인할 만한 사정이 되지 못한다.

①

피고는 운송업을 주된 업무로 영위하고 있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차량을 통해 수행한 업무는 피고의 필수적이고 본질적인 업무에 해당한다.

②

원고는 피고로부터 매월 이 사건 차량의 사용료 명목으로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아 왔는데, 위 고정급은 이 사건 차량의 실제 운행시간이나 주행거리, 화물 운송량과는 무관하게 산정되었고, 피고의 정규직 직원들의 임금 인상에 맞추어 매년 일정 비율로 증감되거나 동결되었는바, 원고는 운송한 화물량이 많거나 적더라도 피고의 운행일정에 따라 운행하기만 하면 운송업무의 증감에 따른 위험과 손실을 부담하지 않고 피고로부터 고정적인 금액을 지급받았다.

③

원고는 매일 오전 07:50경까지 피고가 지정한 근무장소인 D 화물터미널로 출근하였고, 업무를 마친 후에도 원칙적으로 위 장소에 위치한 영업소로 복귀하여 이 사건 차량을 지정된 장소에 주차하고 퇴근하였으며, 피고는 원고에게 운행일정을 통보하고 원고로 하여금 운행시간, 출발지와 도착지 등을 수기로 기재한 차량운행일지를 일주일 단위로 작성하여 보고하게 하였다.

④

피고의 직원들은 원고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하여 수시로 운송지, 운송화물의 품목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는 물품이나 서류를 챙겨오라는 등 업무 관련 내용을 지시하였고, 원고에게 무전기를 지급하여 업무 시간 중 무전기를 반드시 소지하게 하고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하였다.

⑤

원고는 피고의 동의를 구하여 휴무일을 미리 정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는 매달 휴무일이 기재된 휴무표를 원고에게 작성하게 하였다.

⑥

이 사건 계약에서도 ‘차량 및 운전원의 근무시간은 피고가 근무계획에 의해 지정한 시간으로 한다(제2조 제1항)’, ‘원고의 휴무는 주 1회로 하고 휴무일자는 월 근무계획에 따라 피고가 정한다(제2조 제2항)’고 정하고 있는바, 이는 일반적인 차량지입계약에서 볼 수 없는 조항들이다.

⑦

원고는 피고가 지정한 운행시간 외에는 이 사건 차량을 이용할 수 없었으며, 이 사건 차량의 운행일정상 원고가 제3자에게 이 사건 차량의 운행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였다.

⑧

이 사건 계약 제4조 제4항도 원고가 D 화물터미널의 지정 주차구역 이외에는 이 사건 차량을 주차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어, 이 사건 차량을 다른 장소에 주차하고 운행하는 것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

⑨

이 사건 계약 제4조 제2항은 피고가 지정하는 화물 이외의 화물운송, 운송시간 불이행, 운송노선 변경 등으로 피고의 업무상 지장을 초래할 경우를 이 사건 계약의 해지 사유로 규정하고 있어, 원고가 이 사건 차량을 피고의 운송업무가 아닌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였다고 보이고, 실제로 원고는 이 사건 계약이 체결된 후 9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전속적으로 피고의 운송 업무만을 수행하여 왔고, 원고가 피고에서의 근무 기간 중 다른 회사의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

⑩

피고는 이 사건 계약 제3조 제3항에 따라, 지정한 출퇴근 시간을 초과하는 원고의 근로시간에 대하여는 시간외 수당(조출수당, 야간수당)을 별도로 지급하여 왔다.

⑪

유류비, 고속도로 통행료, 화물터미널 주차료 등 이 사건 차량의 운송업무와 관련된 각종 실비는 피고가 이를 부담하였다.

⑫

피고는 해당 일자의 화물 물량이 원고의 지입차량 톤수보다 적은 때에는 원고에게 피고 소유의 다른 차량(1톤 트럭, 9.5톤 트럭 등)을 제공하여 피고의 화물운송 업무를 수행하게 하였다(피고는 이 사건 차량의 노후화로 인한 차량 고장 및 수리로 인하여 원고가 피고 소유 차량의 사용을 스스로 요청하여 다른 차량을 사용하는 것을 허락했을 뿐이라고 주장하나, 원고가 이 사건 차량이 아닌 다른 피고 소유 차량을 이용하여서까지 피고의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것 자체가 이 사건 차량의 지입계약이라는 형식과는 맞지 않는 것으로서, 오히려 원고가 피고에게 종속되어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사실을 추인할 수 있는 사정에 해당한다).

⑬

피고는 근로자가 아니라는 중요한 근거로 원고가 2019. 11.까지 이 사건 차량의 지입차주였던 C에게 고용된 운전기사일 뿐이었다는 주장을 하였다가, 이 법원 최종 변론기일에 위 주장을 철회하였는데, 이 사건 계약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되었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고, C과 피고가 어떠한 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사실, C이 원고를 고용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도 없을 뿐 아니라, 운송업무를 하지 않는 C이 피고와 운송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고 배우자인 원고를 운전기사로 고용할 만한 이유도 없어 보이며, 오히려 원고의 피고에 대한 사용료 채권이 원고의 채권자에 의해 압류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피고의 양해 하에 2019. 11.경까지는 원고가 배우자인 C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사용료를 송금받은 것으로 보일 뿐이다.

나.

퇴직금 액수에 관한 판단

한편 원고의 퇴직금 액수를 계산하면 다음과 같고, 그 계산방식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1>

-

원고의 재직기간: 2013. 3. 1.부터 2022. 12. 31.까지(재직일수 3,593일)

-

퇴직 전 3개월간 원고가 지급받은 급여: 12,166,655원(= 10월 4,161,875원 + 11월 4,014,245원 + 12월 3,990,535원)

-

1일 평균임금: 132,246원(= 12,166,655원 ÷ 92일, 원 미만 버림, 이하 같음)

-

퇴직금: 39,054,310원[= 132,246원 × 30일 × (3,593일 / 365일)]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부가가치세 명목으로 지급한 돈은 퇴직금 산정의 대상이 되는 평균임금에 산입될 수 없고, 차량사용료도 근로의 대가가 아니므로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원고는 피고로부터 부가가치세 명목으로 지급받은 돈을 제외하고 급여를 산정하고 있고,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고용관계를 인정하는 이상 이 사건 계약에 기하여 원고가 제공하는 업무의 반대급부로써 지급된 차량사용료는 원고의 근로의 대가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작은 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39,054,31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인 2022. 12. 31.로부터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 정한 지급기한인 14일이 경과한 다음 날인 2023. 1.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하헌우(재판장) 이상훈 김형작

각주1) 제1심법원 3차 변론조서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