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를 비롯한 C 등은 D을 선정당사자로 하여 2002. 11. 22. 원고를 상대로 피고는 2001. 3.부터 2002. 4.까지 미지급임금(이하 '이 사건 임금'이라고 한다), 피고를 제외한 사람들은 대여금의 각 지급을 구하는 대여금 등 청구의 소(서울동부지방법원 2002가단52313)를 제기하여 2003. 4. 1. 승소판결을 선고받았다. 그 중 피고에 대한 부분은 '원고는 선정자 피고에게 39,391,885원 및 이에 대하여 2002. 12. 1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선고되어 2003. 4. 22. 확정되었다(이하 '이 사건 임금 소송'이라고 한다).
원고는 2009. 5. 18. 추후보완항소를 제기하고, 이후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09나50034)에서 2010. 6. 5. 화해권고결정이 이루어져 2010. 6. 30. 확정되었다. 그 중 피고에 대한 부분은, '원고는 피고에게 38,663,770원을 2010. 7. 11.까지 지급한다. 만일 원고가 위 지급기일까지 위 금원을 지급하지 아니한 때에는 미지급 금액에 대하여 지급기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가산하여 지급한다.'는 것이다(이하 '이 사건 화해권고결정'이라고 한다).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2009. 8. 24. 다음과 같은 내용의 기부동의서의 인증서(공증인가법인 E 등부 2009년 제3514호)를 작성하였다.
사건번호 2002가단52313
금액 39,391,885원
위 사건번호에 기재되어 있는 위 금원을 F대학원대학교 설립자 측 정상화 방안이 교육부에서 원안대로 결정되면 정이사 후 기부 처리할 것을 동의합니다.
원고는 2011. 3. 29.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의 심의에 따라 정상화 추진계획이 이루어져 2011. 7. 1. 정이사가 선임되었고, 2011. 7. 23. 피고 등의 교수 복직이 이루어졌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호증 내지 7호증, 9호증, 12호증,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원고의 정이사가 선임되어 피고가 복직되는 조건이 성취된 이상, 피고는 이 사건 기 부동의서에 따라 이 사건 임금 채권 상당액을 원고에게 양도하여 기부 처리할 의무가 발생하였으므로, 이 사건 임금 채권은 상계 또는 혼동의 발생으로 소멸하였고, 가사 그렇지 않더라도 이 사건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된 이후 변제기가 도래한 2010. 7. 11.부터 10년이 경과하여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으므로, 이 사건 화해권고결정에 기한 강제집행은 불허되어야 한다.
판단
이 사건 기부동의서의 효력
추가 인정사실
원고는 2002. 9. 30. 피고를 파면처분하였다.
피고는 2002. 11. 22. 이 사건 임금 소송을 제기하였고, 2003. 4. 1. 승소 판결이 선고되어 그 무렵 확정되었고, 2004. 9. 13. 원고를 상대로 파면처분무효 확인의 소를 제기하여 2006. 11. 8. 파면처분 무효 판결이 확정되었고, 2007. 3. 1. 원고와 임용기간을 2010. 2. 28.까지로 하는 임용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학교 설립·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임원 또는 교직원의 대여금, 임금 체불 등 부채 때문에 발생한 임원 간 갈등으로 후임 이사를 선임하지 못한 채 정상적인 운영이 이루어지지 못하여 2007. 7. 20. 임시이사가 선임되었고, 원고의 설립자 겸 종전 이사장인 G 측인 H이 정상화 방안 중 부채 해결 방안으로 대여금 및 임금 채권자들이 정상화에 동의하거나 정이사가 선임되면 기부 처리한다는 취지의 동의서 등을 발급받아 제출하였고, 이 사건 기부동의서도 그 중 하나로 제출되었다. 대여금 및 임금채권자들 일부는 H과 사이에 동의서가 정상화 방안을 교육부에 제출하는 목적으로 사용될 것에 한정하거나, 정상화 방안이 승인되면 미지급임금을 정리한다는 취지의 이면각서를 작성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원고를 상대로 다음과 같은 임금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다.
원고는 2011. 7. 23. 복직하여 2013. 8. 31. 임용기간이 만료되었다.
[인정 근거] 위 증거들, 갑 10호증, 11호증, 14호증, 을 2호증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위 기초사실, 추가 인정사실 및 그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 사정에 비추어보면, 이 사건 기부동의서만으로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임금채권을 양도하는 방법으로 기부처리, 즉 증여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기부동의서는 피고가 원고의 종전 이사장 및 설립자 측인 H을 상대로 설립자 측의 정상화 방안을 위해 종전 임금채권을 양도하는 방법으로 증여하거나 포기할 수 있다는 의사표시에 불과하고, 원고 주장처럼 정상화가 이루어져 정이사가 선임된 다음 피고의 복직이 이루어지는 조건이 성취되면, 곧바로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임금채권을 양도하는 효력이 발생한다거나, 원고와 피고 사이에 권리의무관계가 발생하는 약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는 2009. 8. 24. 이 사건 기부동의서를 작성하였으나, 그와 같은 내용이 반영되지 않은 채 이 사건 임금의 지급을 명하는 이 사건 화해권고결정이 이루어졌고, 이후 피고는 2009. 10. 19. 추가로 순번 2의 임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원고의 정이사가 선임된 후에도 2011. 4. 18. 추가로 순번 3의 임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2011. 7. 13. 복직된 이후에 위 각 소송에서 청구한 임금의 지급을 명하는 화해권고결정 또는 임의조정이 이루어졌다. 피고가 이 사건 임금 채권을 원고에게 양도하는 방법으로 증여하거나 포기하였다고 하려면, 이와 같은 증여 또는 포기가 피고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 잡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존재해야 비로소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본문에 위반하지 아니하고, 임금 전액 지급 원칙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의 동의가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것이라는 판단은 엄격하고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피고가 이처럼 원고와 계속 복직과 임금을 다투는 과정에서 정상화와 복직을 조건으로 피고의 자유로운 의사로 이 사건 임금 채권을 증여하거나 포기하였다고 볼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없다.
피고가 원고와 2010. 2. 28.까지 임용계약이 체결되어 있는 상태에서 굳이 복직을 이유로 이 사건 임금 채권을 증여하거나 포기할만한 이유가 없고, 오히려 원고의 정상화를 위한 부채 해소 방안으로 교육부(사학분쟁조정심의위원회)에 제출할 목적으로만 이루어졌다는 피고의 주장이 더 신빙성이 있다.
소멸시효의 완성
이 사건 임금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은, 이 사건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된 이후 변제기인 2010. 7. 11.부터 10년인데, 이 사건 소 제기 당시 그 기간이 경과한 사실은 역수상 명백하므로, 이 사건 임금채권은 이 사건 소 제기일인 2025. 1. 31. 이전에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하였다.
피고는 원고가 2016. 8. 17. 1,700,000원, 2018. 12. 20. 20,000,000원을 비롯하여그때부터 2021. 7. 6.까지 13회에 걸쳐 68,700,000원을 변제하였으므로, 이 사건 임금채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고 주장한다.
원고가 피고에게 2016. 8. 17. 1,700,000원을 변제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변제에 기한 소멸시효 중단 주장은 이유 없다.
추가 인정사실 및 그 증거들, 갑 8호증, 을 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피고에게 2018. 12. 20.부터 2021. 7. 6.까지 12회에 걸쳐67,000,000원을 변제한 사실, 당시 원고가 피고에 대해 부담하는 순번 1 내지 4의 각 임금을 지급할 채무 중 순번 1의 이 사건 임금 채무가 이행기가 가장 먼저 도래하여 법정충당의 우선순위에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화해권고결정에 기한 임금 채권은 변제기가 도래한 2010. 7. 11.부터 10년 이내에 일부 변제로 소멸시효가 중단되어 피고의 소멸시효 중단 주장은 이유 있다.
원고는 피고 주장의 위 변제가 순번 2의 임금 채무에 지정 변제충당되었고 순번 1의 이 사건 화해권고결정에 기한 임금 채무에 변제충당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그 근거로 이 사건 기부동의서와 원고의 거래처 원장(갑 8호증) 중 순번 2의 임금 채무에 대한 변제 명목으로 지급되었다는 기재를 들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 기부동의서의 효력을 원고 주장처럼 피고가 정이사 선임 후 복직을 조건으로 원고에게 이 사건 임금채권을 채권양도하여 상계 또는 혼동으로 소멸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은 위에서 본바와 같고, 위 거래처원장의 기재만으로 원고가 피고에 대해 변제에 충당할 채무로 순번 2의 임금 채무를 지정하는 의사표시를 하였다거나 적어도 묵시적으로 순번 2의 임금채무에 충당하였다고 볼만한 사정이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범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