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7년에 처한다.
사건정보
서울동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5고합235
판결선고
2025. 10. 1.
서울동부지방법원
제11형사부
판결
범죄사실
[범죄전력]
피고인은 2024. 8. 13.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025. 8. 30.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경영자문 업체인 B㈜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사람이고, 재단법인 C(이하 '피해 법인')은 D(2022. 2. 2. 사망, 이하 '망 D')이 2002. 12.경 서울 성동구 BJ에서 서울특별시교육청의 허가를 받고 장학금 및 학술연구비 지급 등을 목적으로 설립한 공익법인으로, 망 D은 2020. 2.경까지 피해 법인의 대표권 있는 이사로 피해 법인의 자금을 총괄하여 관리하였다.
피고인은 2019.경 지인의 부친인 위 망 D에게 접근하여 망 D으로부터 피해 법인의 자금 관리를 위탁받은 것을 기화로, 피고인의 지인들을 피해 법인의 이사 및 감사로등재한 다음 마치 정상적으로 이사회를 개최하여 미술품을 담보로 제공받고 대여를 하거나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 등을 결의하여 절차에 따라 피해 법인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처럼 관련 서류를 허위로 작성하고, 피고인이 보관하는 피해 법인의 자금을 횡령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따라, 피고인은 2020. 1. 30.경 피해 법인의 E증권 계좌에 보관 중이던 기본재산인 채권(일반회사채) 합계 40억 원을 대여금 명목으로 피고인이 관리하는 F농업회사법인㈜ 명의의 G증권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입고한 다음, 그 무렵 위 채권을 매각하거나 이를 담보로 대출한 다음, 그 무렵 수표 발행 및 계좌이체 등의 방법으로, 개인채무 변제 및 사업 자금 등으로 사용하거나, 망 D 등에게 지급하거나, 생활비 등의 명목으로 임의로 사용한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21. 12. 31.경까지 같은 방법으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피해 법인의 자금 합계 5,245,542,796원을 임의로 사용하여 횡령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H, I, J, K의 법정진술
서울특별시교육감 작성 공익법인 고발 및 수사의뢰, 그에 첨부된 고발장
L 작성 소명서
법무법인 M 작성 변호인 의견서
수사보고서(참고인 L와 전화 통화)
법인 정관, 법인등기부 등본, B(주) 법인등기부 등본, F농업회사법인(주) 법인등기부등본, N(주) 법인 등기부 등본
법인 명의 계좌 잔액증명서
계좌영장 집행[B(주)] - O은행, 계좌영장 집행[B(주)] - 2차 집행(O은행 등), 계좌영장 집행[B(주)] - 2차 집행(P은행 등), 계좌영장 집행(Q은행 보관 수표 관련), 계좌영장 집행(G증권 자료), 재단 계좌 영장집행 자료(1차), 재단 계좌 영장집행 자료(2차), G증권 수표 출금 관련 자료, G증권 수표 출금 자료 회신, O은행 회신자료, 계좌영장 집행 자료(Q은행), 자기앞수표 발행 내역(R은행), 보관 수표 자료(R은행), 각 회신 자료(O은행, 기업은행, S은행, Q은행), R은행 보관수표, 재단 기업은행 계좌수표 사용 내역, F농업회사법인 발행 수표 사용 내역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 형법 제355조 제1항, 유기징역형 선택
경합범 처리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망 D이 피해 법인의 운영권을 T에게 양도하는 것을 도와주었을 뿐 피해 법인을 직접 운영하는 지위에 있지 않았다. 피해 법인은 피고인이 아니라 T의 지배하에 있었고 피해 법인의 자금을 유용한 것도 T의 지시에 따라 한 것이므로, 피고인은 피해 법인의 재산에 대하여 보관자의 지위에 있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횡령의 고의도 없다.
판단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등에 의하면, 피고인은 망 D으로부터 피해 법인의 자금 관리를 위탁받아 피해 법인의 자금을 보관하는 자로서,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회사인 F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이하 주식회사 명칭에서 '주식회사'를 생략한다), B으로 피해 법인의 자금을 이체하는 등의 방법으로 횡령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횡령죄에서 '재물의 보관'이란 재물에 대한 사실상 또는 법률상 지배력이 있는 상태를 의미하고 그 보관이 위탁관계에 기인하여야 하는 것은 물론이나, 반드시 사용대차·임대차·위임 등의 계약에 의하여 설정될 것을 요하지 아니하고, 사무관리·관습·조리·신의칙 등에 의해서도 성립될 수 있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도17396 판결 참조). 피고인은 피해 법인의 대표권을 가지는 이사 망 D으로부터 피해 법인 운영권을 양수하면서 피해 법인의 인감, 통장 등을 받아 사용하였으므로, 피고인은 피해 법인의 자금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피고인은 J를 통하여 망 D에게 접촉한 후, 25억 원을 지급하고 피해 법인의 운영권을 양수하기로 하였다. 그 과정에서 망 D은 20억 원을 지급받은 후 피해 법인의 인감과 통장을 피고인에게 주었고, 이후 피고인은 이를 보관하면서 범죄사실과 같이 피해 법인의 자금을 인출하였다.
새로운 이사회가 구성된 것은 2020. 2. 20. 이후이므로(증거목록 순번 4번 참조),그때까지 피해 법인 자금의 관리 권한은 여전히 망 D이 가지고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망 D으로부터 피해 법인의 인감 등을 받은 피고인은 망 D의 위임에 따라 피해 법인 자금을 보관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고, 적어도 피해 법인의 자금을 사실상 보관하고 있었다는 지위는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은, 피해 법인을 T이 지배하고 있었으므로 피고인은 피해 법인 자금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피고인의 위와 같은 주장은 그대로 믿기 어려울 뿐 아니라 피고인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더라도 피고인은 피해 법인을 사실상 지배하는 T으로부터 위임받아 피해 법인의 자금을 보관하고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피고인의 주장은 피고인이 피해 법인의 자금을 보관하고 있었다고 판단하는 것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
망 D 등 이전 이사들이 사임한 후 취임한 이사로 구성된 이사회는 실제로 업무를 수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이사로서 직무를 수행하지 않는 자들을 형식적으로 이사로 선임하는 것에 피고인은 적극적으로 개입하였다. 새로운 이사들이 선임된 이후에도 피해 법인의 자금은 피고인이 사실상 보관하고 있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
U, V, W으로부터 위임받은 법무법인 M은 'U, V은 T으로부터 소개받은 피고인의 부탁으로, W은 U의 제안으로 피해 법인의 이사로 선임되는데 동의하였다', '피고인은 U, V에게 본건 장학재단의 이사를 말아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하였고, 소정의 활동비도 지급될 것이라고 하였다'는 취지의 변호인의견서(증거목록 순번 31번)를 제출하였다. 위 변호인 의견서에는 "피해 법인 사무실에 출근하기는 커녕 다른 이사들과 서로 만난 적도 없습니다.", "언제인지는 잘 기억이 안나지만 '업무 처리를 위해 이사회 회의록 작성이 필요하니 동의를 해 달라'고 하여 '알아서 하라'고 한 사실은 있습니다."라고 기재되어 있기도 한바, U, V, W은 피해 법인의 운영에 관한 의사결정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K<1>은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U로부터 부탁을 받아 피해 법인의 이사로등기하기 위하여 필요한 서류를 전달하여 주었을 뿐, 그 이후의 사정은 알지 못한다', '피고인이나 T은 모르는 사람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K도 실질적으로 이사의 업무를 수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피해 법인에서 작성된 이사회 회의록이나 장학금 관련 서류 등을 보면,2020. 4. 16.자 차용각서에 2021. 4. 27. 발행된 인감증명서가 첨부되거나(증거목록 순번 11번, 101쪽), 2020. 5. 장학생 추천 관련 서류에 2022년 이후 발행된 주민등록등본이 첨부되는 등(증거목록 순번 18번, 174쪽), 이사회나 피해 법인의 운영이 매우 부실하게 운영되었거나 각 서류 등이 사후에 조작되었다고 의심되는 사정이 있다.
I가 이 법정에서 '피해 법인에 제공한 그림 2점은 가품이고, 피해 법인으로부터50억 2,500만 원을 차용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증언한 점에 비추어, I로부터 2020.4. 14. 그림 2점을 담보로 제공받고 50억 2,500만 원을 대여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사회 회의록(증거목록 순번 10번), 2020. 4. 16. I와 사이에 작성된 차용각서(증거목록 순번 11번) 등도 허위로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위 대여금 액수가 피고인이 횡령한 피해 법인의 기본재산 및 부대채권 합계 5,024,542,796원(채권 40억 원 + 예금 만기해약금 1,024,542,796원)에 근사한 점이나 이에 관한 법률자문을 구하기도 한 점(증거목록 순번 13번)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은 피해 법인의 자금을 횡령한 뒤 공익법인의 기본재산 처분에 관한 주무관청의 허가를 받기 위하여 자금을 대여하는 것과 같은 외관을 허위로 형성하려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 법인의 이사 교체 업무에 관여하였던 H은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이사가 되는 사람들의 서류를 받아서 전달해 줘라, 이런 식으로 업무지시를 받았다', 'C 측 담당자와 서류를 주고받고 하면서, 교육청에 신고해 달라, 그렇게 피고인에게 지시를 받고 업무를 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녹취서 4, 6쪽).
피해 법인의 자금은 대부분 피해 법인의 사업 목적과 전혀 관련이 없는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회사의 각 계좌로 이체되었고, 이후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H이 집행하는 방법으로 사용되었다.
피해 법인은 2020. 1. 30.경 기본재산 중 40억 원 상당의 채권을 현금화한 뒤 F농업회사법인 명의의 G증권 계좌로 40억 원을 이체하고, 2020. 3. 3.경 기본재산 중 X저축은행에 대한 10억 원 상당의 예금을 해약하여 만기해약금 1,024,542,796원을 수령한 뒤 그 금액을 전부 B에 이체하였다.
F농업회사법인(2016. 3. 21. 설립)과 B(2020. 2. 6. 설립)의 각 대표이사 Y는 피고인의 동서이고, 각 회사에 대표이사 또는 이사로 등재된 Z은 피고인의 배우자이다.
H은 이 법정에서 'F농업회사법인 계좌에서 금원, 수표를 인출하기 위한 권한을 피고인으로부터 받았고, 피고인이 인출할 금액이나 인출의 형태를 정해서 얘기해주면 이를 그대로 이행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하였고(녹취서 10쪽), B으로 이체된 자금에 대해서도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집행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피해 법인의 기본재산과 보통재산 대부분은 피고인의 사적인 용도 또는 피고인이 운영하는 회사의 사업 용도로 사용되었고, 피해 법인의 사업 목적에 부합하는 용도에 사용된 부분은 확인하기 어렵다. 피고인은 위 재산의 상당 부분을 T이 사용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으나, T이 어느 정도 사용하였는지에 관하여 피고인도 제대로 밝히 지 못하고 있고 달리 T이 사적 용도에 사용한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다. 설사 일부분 T이 사용한 부분이 있더라도 이는 피고인이 횡령으로 취득한 재물을 처분하는 방법에 지나지 않으므로, 피고인의 범행을 인정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는다.
피해 법인의 기본재산과 보통재산 대부분 처분에는 피고인이 관여하였고, 그 용처가 확인되는 자금 대부분은 피고인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증거목록 순번 129~132번 참조). 일부 T이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부분이 있으나 피고인은 그 용처를 밝히지 못하고 있고 객관적으로 확인할 근거도 찾기 어렵다.
L는 B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피고인으로부터 AA에 대한 대여금 3억 2,000만 원을 수령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 F농업회사법인 계좌로 40억 원을 이체한 직후 같은 계좌에서 1억 원 권 수표 8매, 1,000만 원 권 수표 17매, 100만 원 권 수표 20매가 인출되는데, 그중 1억 원 권 수표 3매, 1,000만 원 권 수표 3매, 100만 원 권 수표 3매 합계 3억 3,300만 원이 L에 의하여 지급제시된 사실이 확인된다(증거목록 순번 95번 참조). 피고인은 F농업회사법인, B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었고, 두 회사의 자금을 구분하지 않고 사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H을 통하여 피해 법인의 보통재산인 기업은행, O은행 계좌에 예금된 금원을 임의로 출금·이체하도록 하여 사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 법인의 기업은행 계좌에서 인출된 상당 금액은 피고인의 배우자인 Z이 사용하기도 하였다. 피해 법인 기업은행 계좌에서 40,000,000원, O은행 계좌에서 60,000,000원이 2020. 5. 8. AB 명의 O은행 계좌로 이체되었는데, H은 이 법정에서 'AA를 살리기 위한 AB에 자금이 필요하여,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현금으로 인출하여 피고인에게 전달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녹취서 14쪽).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는 '피해 법인의 자금을 망 D의 지시에 따라 사용하였을 뿐 횡령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가(증거목록 순번 114번 참조), 이 법정에 이르러 'T의 지시에 따라 피해 법인의 자금을 유용하였을 뿐 업무상 보관자의 지위나 횡령의 범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그 진술을 번복하였다. 횡령한 금액의 사용에 관하여도, F농업회사법인, B이 실질적으로 T이 운영하는 회사였고, F농업회사법인과 B으로 이체된 피해 법인의 자금은 대부분 T의 이익을 위하여 사용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한다.
망 D의 아들 J가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망 D이 피해 법인의 운영권을 양도받기 위한 사람을 물색하던 도중 피고인이 T을 소개하여 주어 T에게 피해 법인의 운영권을 양도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 점, 횡령한 일부 자금을 T이 사용하였다고 의심이 되는 점, 가품인 그림을 구하여 준 I가 'T으로부터 위 그림 2점을 구해달라는 부탁을 받아 이를 구해주었을 뿐이고, 피고인은 모르는 사람이다'라고 증언한 점, B이나 AA의 사업과 관련하여 T이 이해관계가 있다고 볼 여지가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범행에 T이 어느 정도 개입하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이기는 한다.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의 횡령죄 죄책을 부정하고 T이 횡령죄의 주범으로서 책임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인정할 수 없다.
T의 지시에 따라 피해 법인을 운영하고 자금을 횡령하였다는 주장은 피고인이 수사 과정에서 전혀 하지 않은 주장이고, 그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변호인은 증인을 신청하였다가 모두 철회하였다). 피고인은 T의 회유에 따라 수사기관에서 허위로 진술하였다고 주장하나, 막대한 손해가 발생하여 단기간에 피해 복구가 쉽지 않은 상황이고, 이전에 동종 범죄로 실형을 복역하여 엄한 처벌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자신이 주범이 아니라는 매우 중요한 사실을 허위로 진술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이다(피고인의 주장대로라면, 이 사건 범행에 직접적인 책임이 없는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 굳이 망 D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취지로 진술할 이유도 없었다).
피고인이 자신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회사인 F농업회사법인, B 명의의 계좌를 경유하여 피해 법인의 자금을 인출하였던 점, 피고인이 자신이 지휘·감독하는 H에게 피해 자금의 인출에 관한 실무를 담당하게 한 후 구체적인 인출금액 및 인출방법을 지시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 법인의 자금을 사실상 보관하는 지위에 있었던 사실, 피해 법인의 자금을 횡령하는 데에 대한 기능적 행위지배 및 정범의 의사가 있었던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자금의 이동이나 이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T이 관여하였다고 볼 근거를 찾기 어렵고,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자금을 집행하였던 H도 T의 지시를 받은 적은 없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녹취서 28쪽).
J의 진술은 피해 재단의 운영권을 양수하는 과정에서 T이 일정 정도 역할을 하였다는 점을, I의 진술은 범죄가 완성된 후 그 피해 사실을 숨기려는 과정에 T이 개입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근거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 J의 "1월 초에 처음 제안을 할 때는 A이 회장님을 직접 만나서 제안을 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라는 진술(녹취서 8쪽), "피고인 A에게 얘기를 하면 A이 T에게 얘기를 하고, T이 다시 A에게 전달하면 A이 다시 증인에게 전달하고, 이런 구조로 소통이 이루어졌던 것은 맞나요."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하기도 한 점(녹취서 7쪽)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주도적으로 망 D과 연락을 취하면서 피해 법인의 운영권을 양도하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전체 범행 과정에서 T의 구체적 행위는 분명하지 않지만, 피고인의 행위는 명확히 인정할 수 있다.
H은 이 법정에서 'B은 AA의 회생을 위하여 설립된 회사로 알고 있다'(녹취서 3쪽), '피고인이 AA의 사업주인 AC 회장과 동문이라 인연이 되어서 펀딩을 도와달라 그렇게 한 것으로 알고 있다'(녹취서 3쪽)고 진술하였다. H은 T이 B 내에서 업무를 지시하는 경우도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면서도, "B의 회장은 피고인이었는데 (T은) 최소한 동격이나 우리 사업과 관련된 멘토 이런 정도의 이미지였습니다"(녹취서 25쪽)라고 증언하였다. H의 진술에 따르면, T이 단독으로 B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횡령한 금액 중 일부가 B 또는 AA의 사업에 사용되었다는 점, T이 횡령한 금액 중 일부를 사용한 점 등은 T이 범행을 주도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근거가 되기 부족하다.
피고인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서 이 사건 범행에 T이 관여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또 다른 정범으로서의 공범이 있다는 주장에 지나지 않으므로, 피고인에 대한 죄책을 인정하는데 지장이 되는 사유가 아니다. 피고인은 T이 사용한 금액이 다액이라면 양형상 주요 사유라고 주장하지만, 피고인이 횡령함으로써 범죄는 기수에 이르고 T이그 피해금을 사용한 것은 횡령한 이후 그 이익 배분의 과정에 해당할 뿐이다. T이 사용한 금액이 과연 피고인의 이익과 단절된 것인지조차도 의문이다. 여기에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 허위 진술을 한 점, 이후 1회 공판기일에서도 공소사실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가 그 진위를 확인하기 어려운 주장을 하는 점, 증인 신청을 하였다가 철회하기도 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사유가 변론을 재개하여 심리해야 할 만큼 피고인의 양형을 정하는 데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양형의 이유
양형기준에 의한 권고형의 범위: 판시 범죄사실이 후단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않으나 참고로 설시한다.
[유형의 결정] 횡령·배임 > 01. 횡령·배임 > [제4유형] 50억 원 이상, 300억 원 미만[특별양형인자] 가중요소: 대량 피해자(근로자, 주주, 채권자 등을 포함)를 발생시킨 경우 또는 피해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야기한 경우, 범행수법이 매우 불량한 경우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특별조정된 가중영역, 징역 5년~12년
선고형의 결정
피고인은 사회 일반의 이익에 공여하기 위하여 학자금·장학금 등을 보조·지급하기 위하여 설립된 공익법인인 피해 법인의 기본재산을 포함한 대부분 재산을 개인적인 용도로 유용하여 횡령하였고, 피고인이 횡령한 금액도 52억 원을 상회하여 매우 고액이다. 피고인은 기본재산을 처분한 것이 문제되어 주무관청으로부터 범행이 적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하여 허위의 이사회 회의록 및 차용각서를 작성하기도 하는 등 범행 이후의 정황도 좋지 않다. 피해 법인의 공익적 목적에 비추어 본 피해금의 성격, 피해액수, 범행 전후의 정황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죄책이 무거운데도,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을 번복하여 T에게 책임을 미루고 있을 뿐 피해 법인에 대한 피해 복구를 위한 아무런 노력을 하고 있지 않다. 피고인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죄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아 복역한 사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반성하지 아니하고 재차 동종의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던바, 피고인의 법 경시 태도를 근절하기 위하여 피고인에 대한 엄벌이 불가피하다.
다만, 피고인이 판시 범죄전력과 동시에 재판받을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야 하는 점 등과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강민호(재판장) 이윤재 박소민
별지
각주1) 2020. 4. 7. 피해 법인의 이사로 등재된 자로서, N의 대표이사 K과 다른 사람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