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15. 2. 13. 선고 2014가단100365 판결

2014

주문

1.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 A에게 2, 822,348원, 원고(반소피고) B에게 3,900,660원, 원고(반소피고) C에게 2,929,596원과 위 각 돈에 대하여 2013. 10. 16.부터 2015. 2. 13.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반소피고) A, B, C의 나머지 본소청구와 원고(반소피고) D의 본소청구 및 피고(반소원고)의 원고(반소피고) A, B, C에 대한 예비적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본소, 반소를 합하여, 원고(반소피고) A, B, C와 피고(반소원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반소원고)가, 원고(반소피고) D과 피고(반소원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반소피고) D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본소, 반소를 함께 본다.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서울특별시에서 버스운송업을 하는 법인이고, 원고들은 피고회사에서 버스기사로 재직 중이다.

나.

원고 A은 2005. 3. 1. 피고회사에 입사하여 2009. 10. 31.자 퇴직을 이유로 2009. 11. 23. 퇴직금 명목으로 13,349,600원을, 2012. 3. 31.자 퇴직을 이유로 2012. 4. 18. 퇴직금 명목으로 7,549,000원을 각 수령하고, 원고 B은 2003. 7. 15. 피고회사에 입사하여 2008. 5. 31.자 퇴직을 이유로 2008. 6. 25. 퇴직금 명목으로 14,016,400원을, 2012. 4. 30.자 퇴직을 이유로 2012. 5. 30. 퇴직금 명목으로 13,107,500원을 각 수령하고, 원고 C는 2003. 3. 18. 피고회사에 입사하여 2009. 7. 31.자 퇴직을 이유로 2009. 8. 24. 퇴직금 명목으로 17,945,500원을 수령하고, 원고 D은 2002. 10. 8. 피고회사에 입사하여 2012. 3. 31.자 퇴직을 이유로 2012. 4. 18. 퇴직금 명목으로 30,594,800원을 수령하였다.

다.

원고 A, B, C는 퇴직금정산을 이유로 퇴직하였고, 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고 퇴직일 다음날 재입사하는 형식을 취하였으나, 그 전후에 근로관계의 단절 없이 같은 노선의 버스를 운전하고, 같은 근무형태로 계속 근로를 하였다.

라.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서울시버스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되어 원고들과 피고에게 적용되는 단체협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규정은 다음과 같고, 소노사협의회에서 정한 임금지급일은 매월 10일부터 15일 사이이다.

-제2조(효력)

본 협약은 취업규칙, 기타 회사가 정한 제규칙, 회사와 종업원에 있어서 모든 협정 또는 계약에 우선한다.

-제14조(연차휴가)

①

회사는 입사일로부터 1년간 근무일수를 80%이상 출근한 경우 15일의 유급휴가를 준다.

②

회사는 계속 근로년수가 1년 미만인 자에 대하여는 1월간 개근시 1일의 유급휴가를 준다.

③

회사는 조합원의 최초 1년간의 근로에 대하여 유급휴가를 주는 경우에는 제2항의 규정에 의한 휴가를 포함하여 15일로 하고 조합원이 제2항의 규정에 의한 휴가를 이미 사용한 경우에는 그 사용한 휴가일수를 15일에서 공제한다.

④

회사는 3년 이상 계속 근로한 자에 대하여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휴가에 최초 1년을 초과하는 계속 근로년수 매 2년에 대하여 1일을 가산하여 유급휴가를 준다. 이 경우 가산휴가를 포함한 총 휴가일수는 25일 한도로 한다.

⑦

제1항 내지 제4항의 규정에 의한 휴가는 1년간 행사하지 아니한 때에는 소멸된다. 단, 회사의 귀책사유로 사용하지 못한 경우에는 수당으로 대체할 수 있다.

-제20조(임금지급 및 공제금)

①

임금지급일은 소노사협의회에서 정한다.

-제22조(상여금)

①

회사는 재직하고 있는 조합원에게 년 6회(연 600%)로 구분하여 근무성적에 따라 다음과 같이 지급한다. 단, 입사일로부터 6개월간은 지급하지 않는다.

-제23조(퇴직금)

②

퇴직금의 중간정산은 조합원의 서면 요구가 있는 경우 회사는 퇴직금을 중간정산하여야 한다. 회사는 월간 1명 이상의 중간정산 요구가 있을 시는 1명은 중간정산 지급하고, 그 이상의 인원에 대해서는 소노사협의회에서 협의 결정한다. 단, 퇴직연금에 가입한 경우 그 약관에 준한다.

마.

피고회사와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E지부장은 2008. 7. 22. 기존의 퇴직금제도를 2008. 6. 30.자로 폐지하고, 2008. 7. 1.부터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의한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퇴직연금규약으로 정하였다.

바.

원고들이 가입한 퇴직연금규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6조(가입대상)

이 제도의 가입대상은 이 사업에 사용되는 근로자 중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인 근로자로서 이제도에 가입한 자로 한다. 단,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인 근로자 중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는 제외한다.

-제7조(가입자격의 취득 및 상실)

②

가입자는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게 된 날에 가입자격을 상실한다.

1.

사망한 때

2.

퇴직, 해고 등의 사유로 이 사업에 있어서 사용자와의 고용관계가 종료된 때

3.

이 제도를 폐지한 때

4.

제6조에 정하는 가입대상에서 제외된 때

-제13조(급여의 지급사유)

급여의 지급사유는 퇴직 등 제7조 제2항에서 정한 가입자격의 상실과 제도의 운영 중단으로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7, 10호증, 을 제1 내지 7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소청구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요지

(1)

원고들

원고들은 실제 퇴직의사 없이 단지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을 목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였으나 근로관계의 단절 없이 같은 노선의 버스운전을 하고, 근무형태도 전혀 달라지지 않았던 점을 보면 사직서제출은 비진의표시 내지 통정허위표시로 무효이다. 그런데 피고가 상여금은 그대로 지급하면서도 호봉승급이나 연차수당 산정에 있어서는 신규입사자로 처리하여 부당하게 임금을 적게 지급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정당한 호봉에 의한 임금 및 연차휴가수당과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가)

본인들의 필요에 의하여 자발적인 선택에 따라 퇴직을 하여 퇴직연금규약에 따라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한 것으로 비진의표시나 통정허위표시가 아니며 원고들이 퇴직할 내심의 의사가 없었다 하더라도 적어도 피고로서는 이를 알 수 없었다.

(나)

원고 A은 피고회사 총무부장을 찾아와 친구 개인회생을 돕겠다는 개인적 사정으로, 원고 B, C 또한 개인적 사정으로 각 퇴직금이 필요하니 사직서를 제출하고 퇴직금을 받겠다고 하였으며 총무부장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재입사 할 경우 초봉으로 한다는 것을 고지하였다.

원고 D은 2012. 2. 25. 술을 마시고 피고회사 총무상무와 업무부장에게 폭언을 하고, 회사에서 난동을 부려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해고를 논의하였으나 노동조합 지부장의 간곡한 부탁으로 원고 D의 징계를 사직서를 내고 1개월간 쉰 후 재입사하는 형식으로 마무리 짓기로 하여 2012. 3. 31.자로 사직하고, 1개월 쉰 후 2012. 5. 1. 재입사하게 된 것이다.

(다)

원고들이 자신들의 필요에 의하여 사직서를 제출하고 상여금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신규입사자로서 급여를 받기로 합의하고는 이제 와서 그 효력을 부인하는 것은 금반언의 원칙이나 신의칙에 반한다.

(라)

원고들이 피고들에게 통고서를 보낸 2013. 4. 22.부터 역산하여 3년이 경과한 2010. 4. 22. 이전의 임금채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

나.

원고 A, B, C의 청구에 관한 판단

(1)

비진의 표시 여부

진의 아닌 의사표시인지의 여부는 효과의사에 대응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므로 위 원고들이 퇴직금정산을 위하여 사직서를 제출할 때 내심에 사직의 의사가 있었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갑 제7 내지 14호증, 을 제1, 2, 10 내지 14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F, G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위 원고들이 피고회사 대표이사나 총무부장으로부터 개별적으로 퇴직금정산요구를 받지는 않은 사실, 개인사정으로 자금이 필요하여 퇴직금중간 정산을 위하여 피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 2008. 7. 1.부터는 노사합의에 의하여 가입한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의 규약에 따라 퇴직하지 않으면 퇴직금 지급이 되지 않는 사실이 인정되나, 한편,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①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에 의한 퇴직금제도를 채택한 2008. 7. 이후에도, 서울시의 업체평가(인건비 부문)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한 방편으로, 대표이사 H나 총무부장 F이 위 원고들을 포함한 운전기사들에게 필요한 사람은 총무과에 말하면 퇴직금정산을 해주니 언제든지 말하라는 취지로 권유하였고, 일부 호봉이 높은 근로자에게는 개별적으로 회사를 위해 퇴직금정산을 받으라고 적극 권유하기도 한 점, ② 퇴직금정산은 '사직하였다가 그 다음 날 재입사하는 방식을 취한 점, ③ 피고회사가 작성한 2008년-2012년 퇴사자 현황에 의하면, 위 기간 퇴직자 190명 중 개인사정 또는 권고사직으로 퇴직한 사람이 10명, 퇴직금정산을 사유로 퇴직한 사람이 180명이고, 그 중 176명이 퇴직일자 다음날 재입사한 점, ④ 위 퇴사자현황에 원고 A, B은 퇴직금정산을 사유로 퇴직하였다가 그 다음날 재입사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 ④ 원고 A, B, C는 총무부장 등으로부터 퇴직금 중간정산을 위해서는 사직서를 제출해야만 가능하고 그 다음날 바로 재입사를 받아주겠다는 말을 듣고 중간정산을 위하여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실제 그 다음날 재입사한 것으로 처리된 점, ⑤ 위 원고들은 사직서제출 전 후에 버스노선이 달라지거나 근무내용이 변경되지 않고 종전대로 근로관계의 단절 없이 계속 근로하는 등 지위나 업무내용에서 아무런 변화가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원고들이 중간정산을 받겠다는 의사로 형식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일 뿐 이로써 피고회사를 사직한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피고회사 또한 사직서제출과 다음날 재입사하는 방식에 의한 퇴직금정산을 권유한 것으로 보이므로 위 원고들이 사직의사 없이 사직서를 제출한다는 것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위 원고들의 사직서제출은 비진의 표시로 무효이므로 위 원고들의 호봉이나 연차휴가 등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최초 입사일을 기준으로 정해야 한다.

(2)

연차휴가, 호봉에 관한 합의 여부

위 원고들과 피고회사 사이에 연차휴가나 호봉에 있어 신규입사자로 취급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을 제9 내지 12, 14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F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회사 대표이사가 교육시간에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으려면 사직서를 제출하고 재입사하는 형식으로 해야 하고, 연차휴가나 호봉은 신규입사자로 취급된다는 취지로 말하여 위 원고들도 이러한 내용을 알고 있었던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원고들과 피고회사 사이에 이에 관하여 명시적인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묵시적인 동의나 합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3)

연차휴가, 호봉에 관한 합의의 효력

위 원고들의 사직이 무효인 이상 퇴직금정산과 관련된 위 연차휴가, 호봉 등에 관한 합의는 퇴직금 중간정산을 원하는 근로자들에 대하여 단체협약과 달리 개별적으로 불리한 내용으로 근로조건을 변경하는 것이어서 그 효력이 문제된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 제1항은 단체협약에 정한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에 위반하는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의 부분은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피고회사에 적용되는 단체협약 제2조도 본 협약은 취업규칙, 기타 회사가 정한 제규칙, 회사와 종업원에 있어서 모든 협정 또는 계약에 우선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위 단체협약에서는 연차휴가는 '입사일로부터' 휴가일수를 산정하도록 되어 있고, 입사일을 기준으로 근속년수에 따른 호봉제를 규정하고 있다.

위 원고들의 사직이 무효인 이상 연차휴가, 호봉은 최초 입사일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단체협약의 내용인데, 이와 달리 위 원고들이 개별적으로 피고회사와 퇴직금정산의 조건으로 형식적인 퇴직일 다음날을 연차휴가, 호봉의 기준이 되는 입사일로 하기로 한 것은 단체협약에서 정한 근로조건에 관한 기준에 위반하는 것이므로 무효로 보아야 한다. 아울러 이 사건에서 위 원고들이 자신의 자금필요에 의하여 퇴직금중간정산을 원한 측면도 있지만 피고회사도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위 원고들에게 퇴직금중간정산을 권유한 측면도 있는데, 그 과정에서 노조가 아닌 개별 근로자를 상대로 퇴직금중간 정산 후의 근로조건을 단체협약과 달리 불리하게 정하는 것은 인정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위 원고들이 위 합의의 효력을 부인하는 것이 금반언의 원칙이나 신의칙에 반한다는 피고의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원고들이 명시적인 합의를 한 것이 아니고, 사직서 제출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퇴직금 중간정산을 위하여 피고 측의 고지를 듣고 어쩔 수 없이 따른 많다는 사정을 고려할 때 금반언의 원칙이나 신의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피고의 차액지급의무

피고는 위 원고들에게 최초 입사일을 기준으로 연차휴가수당 및 호봉에 의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하는데 형식적인 퇴직일 다음날을 입사일로 하여 연차휴가수당 및 호봉에 의한 임금을 지급하였으므로 그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가 지급해야 할 금액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 제3 내지 6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 A, B, C가 형식적인 사직일 다음날부터 입사한 것으로 계산하여 지급받은 연차휴가수당 및 호봉에 따른 임금과 최초 입사일을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2010. 4.부터 2013. 9.까지의 차액은 별지 1-1~3 기재와 같다.

피고의 소멸시효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위 원고들이 청구하는 2010. 4.분 임금의 지급일은 2010. 5. 10.부터 15.까지이므로 그 때부터 최고일인 2013. 4. 22.까지 3년이 경과하지 않아 소멸시효가 완성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A에게 2,822,348원, 원고 B에게 3,900,660원, 원고 C에게 2,929,596원과 위 각 돈에 대하여 최종 지급의무일(2013. 10. 15.) 다음날인 2013. 10. 16.부터 이 판결 선고일인 2015. 2. 13.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원고 D의 청구에 관한 판단

갑 제10호증, 을 제14호증의 각 기재, 증인 F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D이 2012. 2. 25. 음주상태에서 회사에 들어와 총무상무와 운영부장에게 욕설을 하고 회사에서 난동을 부려 징계위원회가 열려 2012. 3. 23. 1개월 무급정직의 징계처분을 받은 사실, D의 부탁을 받은 서울버스노동조합 E지부지부장 I이 피고 대표이사와의 면담을 통하여 선처를 호소하여 징계기록을 남기지 않기 위하여 징계를 하지 않되 퇴직하고 1개월 쉰 후 재입사하면 재입사를 받아주기로 한 사실, 이에 따라 원고 D이 2012. 3. 31.자로 퇴직한 후 1개월을 쉬고 재입사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나타난 바와 같이, 원고 D은 징계를 면하기 위하여 퇴직한 점, 퇴직 후 1개월간의 근무공백이 존재하는 점, 사직서제출 경위가 나머지 원고들과는 다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D의 사직서제출은 사직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이를 비진의 표시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사직서제출이 비진의 표시임을 전제로 한 원고 D의 청구는 더 나아가 볼 것 없이 이유 없다.

3.

원고 A, B, C에 대한 예비적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요지

위 원고들의 사직서제출이 무효라면 퇴직연금규약에 의하면 퇴직금지급사유가 없는 것이어서 위 원고들이 수령한 퇴직금은 법률상 원인 없는 것으로 부당이득에 해당하므로 피고에게 이를 반환하여야 한다.

나.

판단

퇴직금 중간정산 제도의 입법 취지와 퇴직금의 성격 등을 종합하여 볼 때 반드시 근로자가 먼저 중간정산을 적극적으로 요구한 경우에만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가 유효한 것은 아니며,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가 개별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면 퇴직금 중간정산은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2다41045 판결 참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위 원고들과 피고는 각자의 필요에 의하여 위 원고들의 퇴직금을 중간정산하기로 하여 형식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다음날 재입사하는 방식으로 중간정산을 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사직의 의사표시가 무효라 하더라도 중간정산의 합의까지 당연히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고, 당시 적용되던 구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2011. 7. 25.법률 제10967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에 퇴직금중간정산이 금지된 것은 아닌 점, 연금규약에 중간정산이 퇴직금지급사유로 기재되어 있지 않아서 위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비진의 표시로 퇴직을 하고 퇴직금중간정산을 하여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서 퇴직의 의사표시가 무효라 하더라도 제3자인 퇴직연금사업자에게는 영향이 없어 피고에게 불이익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근로자들이 이미 발생한 중간퇴직금 산정분을 사용자인 피고와 합의하여 지급받은 것을 법률상 원인 없는 급여로 보기 어려우므로 이에 관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 A, B, C의 본소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원고 A, B, C의 나머지 본소청구와 원고 D의 본소청구 및 피고의 원고 A, B, C에 대한 예비적 반소청구는 모두 이유가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갑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