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필리핀 국적인 사람이고, 피고 주식회사 B(이하 '피고 회사'라고 한다)은 근로자 파견사업, 연예인 관련업무 등을 하는 회사이며, 피고 C은 피고 회사의 대표이 사이다.
원고는 2008. 4. 2. 피고 회사와 계약기간을 2008. 5. 10.부터 2009. 5. 9.까지로 정하여 원고는 피고 회사가 지정하는 국내 장소에서 공연하고(1회 공연시간 50분씩 매일 4회 공연, 월요일에서 일요일 중 하루는 유급휴가로 정함), 피고 회사는 공연대가로 원고에게 월 86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공연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공연계약'이라고 한다).
원고는 2008. 6. 20.경 국내에 입국한 후 피고 회사가 지정한 평택시 D 소재 'E' 등에서 일하였다.
피고 C은 2009. 2. 4.경 원고를 필리핀으로 출국시키기 위하여 인천공항으로 데려갔으나, 원고는 출국수속을 하고도 필리핀으로 출국하지 않은 채 국내에 계속 거주하고 있다. 피고 회사는 2009. 2. 11.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원고가 위와 같이 필리핀으로 출국하지 않은 채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출입국관리법 제19조의 규정에 따른 도주신고를 하였다.
원고는 2014. 3. 29.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에 불법체류자로 검거된 후 외국인보호소에서 보호 중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였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4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원고의 주장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 C은 가수로 공연하도록 해주겠다고 원고를 기망하여 이 사건 공연계약을 체결한 후 원고의 여권과 외국인등록카드를 빼앗고, 위 공연계약의 내용과는 달리 원고를 평택시 소재 E, F, G, 경남 옥포 소재 H, I, 의정부 소재 J 등의 성매매업소에 보내 노래공연이 아닌 손님접대와 성매매를 하도록 강요하였다. 피고들의 위 행위는 채무불이행 내지는 형법상 사기죄와 강요죄에 해당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그에 대한 위자료로 1,000만 원을 배상하여야 한다.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이 사건 공연계약에서 정한 공연대가인 약정금 645만 원(7개월 15일분)을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위 금원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
예비적으로, 피고 회사는 원고를 파견계약을 체결한 클럽에서 유흥접객원으로 근무하게 하고 클럽사업주로부터 그에 대한 대가를 수령하였음에도 이를 원고에게 지급하지 않음으로써 법률상 원인 없이 원고의 공연대가에 상당한 금액을 부당이득하였으므로 이를 원고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다.
판단
채무불이행 내지 불법행위를 이유로 한 위자료 청구 부분
살피건대, 단순히 채무불이행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위자료를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없고, 피고들이 원고를 기망하여 공연계약을 체결하였다거나 원고에게 공연계약의 내용과는 달리 손님접대 및 성매매를 하도록 강요하거나 알선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갑 제1, 5호증, 갑 제6, 7, 8호증의 각 1, 2, 갑 제9호증의 2, 3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공연계약에 따른 약정금 청구 부분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공연계약에 따라 2008. 6. 20.경부터 2009. 2. 4.경까지 피고 회사가 지정한 장소에서 공연하였으므로, 피고 회사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위 공연기간에 관하여 위 공연계약에서 정한 공연대가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피고 회사는 현금으로 모두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에 대하여 피고 회사는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항변을 하는바, 이 사건 공연계약에 따른 공연대가는 근로기준법상 임금에 해당하여 같은 법 제49조에 따라 3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2009. 2. 4.경 공항에서 출국수속을 하고도 필리핀으로 출국하지 않은 채 국내에서 거주하였는바, 늦어도 2009. 2. 5.경부터는 법률상의 장애 없이 피고 회사에 대하여 위 공연계약에 따른 공연대가의 지급을 구할 수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그 때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할 것이고, 원고는 그로부터 3년 이상이 경과한 2014. 4. 11.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였으므로 피고 회사의 위 공연대가지급채무는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할 것이다.
원고는 이에 대하여 피고 회사의 소멸시효 항변은 권리남용에 해당되어 신의칙에 반한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부당이득반환 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 회사가 파견계약을 체결한 클럽에 원고를 근무하게 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았음에도, 원고에게 위 공연계약에서 정한 공연대가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 회사가 위 공연대가에 상당한 금액을 법률상 원인 없이 부당이득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김대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