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5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서울북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4고정1819
판결선고
2015. 6. 24.
서울북부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서울 동대문구 C재건축주택 조합에서 2011. 5.경부터 2013. 11.경까지 조합장 직무대행으로, 2013. 12. 1.부터 현재까지 조합장으로 재직 중인 사람이다.
조합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이율 및 상환방법은 조합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함에도, 피고인은 위 조합으로 하여금 2013. 4.경 서울 이하 장소불상지에서, 조합총회의 의결 없이 소송비용 등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피고인으로부터 2,300만 원을 차입하도록 한 것을 비롯하여 같은 방법으로 같은 해 6.경 6,000만 원을, 같은 해 7.경 2,200만 원을, 같은 해 10.경 1,000만 원을, 같은 해 12.경 1,990만 원을 각 차입하도록 하였다.
증거의 요지
증인 D의 법정진술
증인 E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D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각 입출금세부내역
월별자금 입출금세부내역
통장거래내역
각 임시총회 회의자료(2013. 2. 22.자 및 2013. 12. 1.자)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85조 제5호, 제24조 제3항 제2호,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피고인의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자신의 돈을 조합의 통장에 입금하여 조합운영비로 사용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이라고 한다) 제24조 제3항 제2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자금의 차입에 해당되지 않으므로 같은 법 제85조 제5호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
가사, 피고인의 행위가 도정법에 따라 조합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자금차입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행위는 조합의 대표자로서 조합의 손해를 피하기 위한 긴급피난 또는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
당시 이 사건 조합은 일부 조합원들의 손해배상 소송에 따른 조합계좌에 대한 가압류로 인하여 그 계좌에 예치되어 있는 자금을 집행할 수 없었고, 이에 위 조합은 조합운영비는 물론 직원급여와 각종 계약에 따른 사무실임대료, 소송비용 등을 지급하지 못하여 근로기준법위반 및 각종 채무불이행책임에 따른 손해를 볼 상황에 있었다.
이에 조합장 직무대행자인 피고인이 긴급하게 집행하여야 할 조합운영비, 직원급여, 변호사 선임료 등을 조달하기 위하여 어떠한 이자약정이나 반대급부 없이 자신의 돈을 조합계좌에 입금하여 조합운영비 등으로 사용한 것이다.
위 나. 항에서 본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적법행위에 대한 기대가능성도 없었다.
판단
도정법 소정의 자금차입 여부에 대한 판단
도정법 제24조 제3항 제2호에서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 · 이율 및 상환방법'을 총회의 의결사항으로 규정한 취지는 조합원들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어서 조합원들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절차적 보장을 하기 위한 것이고 이를 위하여 같은 법 제85조 제5호에 벌칙 조항을 둔 것으로 해석되며, 총회의 사전 의결없이 계약이 체결되어 이행되면 원상회복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법률관계의 혼란을 초래하고 이러한 상황이 조합원들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방해가 될 수 있는 사정 등에 비추어 볼 때, 도정법 제85조 제5호의 '총회의 의결'은 원칙적으로 사전 의결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0도1384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살피건대, 앞서 본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조합장 직무대행자 및 조합장으로 재직하면서 사전에 조합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은 채 위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자신의 돈을 조합계좌에 입금한 사실, 피고인은 조합대표자로서 그 돈으로 조합의 소송수행을 위한 변호사 선임료, 조합운영비, 직원급여(피고인 자신에 대한 급여도 포함되어 있다) 등을 지급한 사실, 이 사건 조합의 월별자금 입출금세부내역에는 피고인이 조합계좌에 입금한 돈이 'A대납금', '(기타)차입금'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 위 돈은 결국 이 사건 조합이 피고인에게 변제하여야 하는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와 같은 사실관계와 이에 더하여 자금차입에 있어서 변제기와 이율의 약정이 필수적인 것은 아닌 점, 조합장이 비록 조합운영을 위한 선의로서 자신의 돈으로 조합운영비를 조달하는 경우에도 결국 그에 대한 조합의 변제책임은 조합원들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어서 조합원들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절차적 보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다른 일반적인 자금차입의 경우와 달리 볼 것이 아닌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에 있어서 피고인이 조합계좌에 자신의 돈을 입금한 행위도 위 도정법에서 정한 자금차입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위법성조각사유 내지 책임조각사유 주장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F 등 일부 조합원들이 2012. 5. 18. 서울북부지방법원 2012카합345 채권가압류 사건으로 조합의 예금채권(국민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을 가압류하였고, 그로 인하여 위 조합은 위 예금계좌에 있는 자금을 집행하지 못한 사실, 이에 조합장 직무대행자인 피고인은 2012. 7. 10.경부터 2012. 11. 26.경까지 자신의 자금 합계 43,143,520원 상당을 조합운영비 및 직원급여로 대납한 사실, 그 후 피고인이 2013년에 들어 다시 위 범죄사실 기재와 같은 돈을 조합계좌에 입금하여 조합운영비로 사용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 위와 같이 조합계좌가 가압류된 때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된 후인 2013. 2. 22. 및 2013. 12. 1. 조합의 임시총회가 개최되었는바, 당시는 이미 조합계좌가 가압류되어 상당한 기간 동안 조합자금을 정상적으로 집행하지 못한 채 피고인의 개인 돈 등으로 조합운영비를 조달하고 있었으므로, 조합운영비의 조달방안이 조합의 중요한 문제이었다고 할 것이므로 조합자금 집행을 위한 자금차입 등을 안건으로 상정하여 조합총회의 의결을 거쳤어야 함에도 그렇지 않은 점, 통상적인 조합업무 집행에 필요한 조합운영비, 사무실임대료, 직원급여, 각종 계약에 따라 지출할 비용 등은 사전에 필요한 자금의 범위를 어느 정도 특정하여 총회의 의결을 거칠 수 있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가 긴급피난이나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이지 않고, 적법행위에 대한 기대가능성이 없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다만, 앞서 본 사정들을 양형사유로서 참작한다).
따라서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판사 김대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