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 경비원들을 포함한 근로자들의 사용자는 우리관리 주식회사이고, C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당시 대표자 회장 피고인)가 아니다.
법리오해
설령, C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2, 3항 기재와 같이 경비원들에게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하고, 최저임금과의 차액을 지급하지 아니한 것은, 최저임금 인상분이 반영된 2013년도 예산안이 2013. 6.경까지 C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승인되지 않았고, 피고인이 2013. 7.경 불법적으로 대표자 회장직에서 해임되는 등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이므로,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주택법령과 관리규약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서울 노원구 C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아파트에서 2012. 6. 15.부터 2013. 5. 13.까지 관리과장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D의 2013. 4. 임금 2,400,000원, 2013. 5. 급여 929,030원, 연차휴가미사용수당(9일치) 792,280원, 연장근무수당(2013. 4. 10, 2013. 4. 12., 2013. 4. 13.) 115,550원 도합4,236,860원 등 별지 범죄일람표(1) 기재와 같이 근로자 2명에게 임금 총 8,353,78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 매년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 고시한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하고, 2013. 1. 1.부터 최저임금 시간급 4,374원(최저임금의 90%)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아파트에서 근무 중인 경비원 E 외 26명에게 2013. 1.부터 2013. 6.까지 임금을 지급하면서 2013년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시간급 4,122원을 지급하였다.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임금을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아파트에서 근무하고 있는 E 외 26명의 경비원들에게 별지 범죄일람표(2) 기재와 같이 2013. 1.부터 2013. 6.까지 임금정기지급일에 최저임금 차액 합계 13,347,18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사이에 위수탁관리계약을 체결한 아파트 관리업자의 대리인인 관리소장이 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하게 된 직원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면 그 직원들은 아파트 관리업자의 피용인이라고 할 것이므로, 아파트 관리업자와 위수탁관리계약을 체결하였을 뿐인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직원들에 대하여 임금지급의무가 있는 사용자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그 직원들이 관리사무소장을 상대방으로 하여 체결한 근로계약이 형식적이고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않고, 직원들이 사실상 입주자대표회의와 종속적인 관계에서 그에게 근로를 제공하며, 입주자대표회의는 그 대가로 임금을 지급하는 사정 등이 존재하여 관리사무소 직원들과 입주자대표회의와 사이에 적어도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다고 평가되어야 한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아파트 관리업자와 체결한 위수탁관리계약상의 지위에 기한 감독권의 범위를 넘어 일부 직원의 채용과 승진에 관여하거나 관리사무소 업무의 수행상태를 감독하기도 하고, 또 관리사무소 직원들의 근로조건인 임금, 복지비 등의 지급수준을 독자적으로 결정하여 오기는 하였으나, 관리업자 혹은 그를 대리한 관리사무소장이 근로계약 당사자로서 갖는 관리사무소 직원들에 대한 임면, 징계, 배치 등 인사권과 업무지휘명령권이 모두 배제 내지 형해화되어 그 직원들과 체결한 근로계약이 형식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수 없고, 또 입주자대표회의가 관리사무소 직원들의 업무내용을 정하고 그 업무수행 과정에 있어 구체적·개별적인 지휘·감독을 행하고 있다고 볼 수도 없는 경우, 입주자대표회의가 그 관리사무소 직원들과 근로계약관계에 있는 사용자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1999. 7. 12.자 99마628 결정 참조).
인정되는 사실관계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서울 노원구 C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고 한다)의 입주자대표회의는 2011. 5. 25. 주택법상 주택관리업자인 우리관리 주식회사(이하 '우리관리'라고 한다)와 사이에,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가 우리관리에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업무를 위탁하기로 하는 내용의 위·수탁관리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우리관리가 주택법 제55조 제1항에 따라 배치하는 관리사무소장을 우리관리의 대행인으로 본다(제3조).
우리관리는 관리사무소장을 총괄책임자로 하는 위탁관리 기구를 관리사무소에 설치하고, 위탁관리 기구에는 계약기간 개시와 동시에 일정 수의 사무·기술·경비·청소인력을 배치하여 관리업무를 수행하여야 하며, 직원이 결원된 경우 지체 없이 충원하여야 한다(제5조).
관리비 등은 관리사무소장이 관계법령 및 관리규약에 따라 부과(청구)·징수(수령) 및 지출하고, 지출하는 관리비 등은 관계법령, 소비자물가상승률 및 도시근로자 임금인상률을 감안하여 관리사무소장이 매년 사업계획서 및 예산안을 수립하여 입주자대표회의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제8조).
우리관리 또는 우리관리의 고용인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건물 또는 시설물에 손해를 입히거나, 입주자 등에게 손해를 입히거나, 안전사고나 금전사고를 입혔을 때, 우리관리는 책임을 진다. 다만, 입주자대표회의가 주택법 시행령 제51조 제5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우리관리의 직원인사·노무관리 등의 업무수행에 부당하게 간섭한 경우 사용자배상책임은 입주자대표회의가 진다(제9조).
입주자대표회의는 매월 말일마다 2,118,000원(부가세 별도)의 위탁관리수수료를 우리관리에게 지급한다(제11조).
관리주체가 변경된 경우 관리사무소에 근무하는 우리관리의 직원은 공동주택관리업무의 계속성 등을 위하여 입주자대표회의의 동의를 거쳐 새로운 관리주체에게 그 고용을 승계할 수 있다(제12조).
관리사무소장은 예산(계약금액을 말한다) 및 결산에 관한 사항, 추가경정예산(계약금액의 인상을 말한다)의 편성에 관한 사항, 예산 외의 집행에 관한 사항, 관리사무소의 인원 조정에 관한 사항, 기타 협의한 사항에 대하여 입주자대표회의의 사전승인을 득한 후 집행하여야 한다(제15조).
피고인은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의 제6기 회장(임기 2012. 1. ~ 2013. 12.)으로 재직하였다.
D, J는 우리관리와 사이에 각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D은 2012. 6. 15.부터 2013. 5. 13.까지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과장으로, J는 2013. 3. 15.부터 2013. 5. 9.까지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장으로 각 근무하였으며, 별지 범죄일람표(2) 기재 사람들 역시 우리관리와 사이에 각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아파트에서 각 경비원으로 근무하였는데, 관리소장 이외에 근로자용 근로계약서에 의하면, 근무지는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사무소로 하되, 우리관리의 업무형편에 따른 배치전환, 보직변경 및 근무시간 변경 시 근로자는 이에 따르고,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은 우리관리의 취업규칙 등을 준용하도록 정하고 있다.
D, J 및 별지 범죄일람표(2) 기재 경비원들(이하 통틀어 'D 등'이라고 한다)을 비롯한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임금은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 회장과 관리사무소장이 각 결재한 지출명세서가 은행에 제출되면, 입주자대표회의의 관리비 계좌에서 이체되는 방식으로 각 지급되었고, D 등 근로자들에 대한 이른바 4대 보험료도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가 각 납부하였다.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장은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 고시한 최저임금액이 인상되자, 2013. 1.경 '전년도 대비 최저임금 6.11% 인상 적용'을 사유로 관리비 중 경비비 등 과목의 예산액을 증액한 '2013년도 관리운영계획 및 예산서(안)'을 제출하였고, 피고인은 2013. 1. 23.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 정기회의에서 위 예산안의 심의를 안건으로 상정하였으나, 심의한 결과 '전년도 예산안을 그대로 하고 인건비 부분만 따로 다음번 회의에 다시 상정하자는 안'이 부결되었다.
그 후 피고인은 2013. 6.경까지 잇달아 개최된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 각 정기회의에서 2013년도 예산안 심의를 위한 소위원회를 구성하는 안을 상정하거나, 2013년도 예산안의 심의를 안건으로 상정하였는데, 피고인이 입주자대표회의의 회장 업무를 수행하는 데 반대하는 동별 대표자들의 반발로 심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아니하거나, 안건이 부결되었고, 이에 따라 별지 범죄일람표(2) 기재 경비원들에게 같은 표 기재와 같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이 각 지급되었다.
G은 2011. 12. 26. 우리관리와 사이에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에서 경리주임으로 근무하다가, 2013. 1. 1.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장의 결정으로 경리과장으로 승진하였는데, 피고인은 G을 경리계장으로 취급하고, 그에 해당하는 임금을 지급하였다.
한편, 피고인은 D이 이 사건 아파트의 일부 동별 대표자들과 공모하여 이 사건 아파트의 하자 관련 소송에 관하여 입주자들에게 동의서를 제출할 것을 독려하는 방송을 하지 못하게 하고, 위 소송에 관한 공고문이나 피고인 명의의 알림문 등을 손괴하는 등으로 입주자대표회의의 업무를 방해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면서, 우리관리에 D을 경질할 것을 요구하였고, D에게는 2013. 4.분 급료부터 급료정산 대행 업무를 중단하니, 우리관리로부터 급료를 수령하라고 통보하였다.
피고인은 근무 중에 술을 마신 경비원 등에 대하여 우리관리에 인사 조치를 요청하기도 하였다.
피고인은 서울북부지방법원에 2013카합670호로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장인 I를 상대로 직무집행방해금지가처분 신청을 하여 2014. 2. 6. 위 법원으로부터 'I는 피고인이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으로서 업무수행을 위하여 작성한 공고문의 게시를 거부하거나, 이를 제거하거나, 위와 같은 공고를 위한 방송장비 사용을 방해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내용의 결정을 받았다.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가 2014. 6.경 우리관리와 사이의 위·수탁관리계약 기간이 만료된 이후에 다른 업체와 사이에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위·수탁관리계약을 체결하게 되면서, 우리관리와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근무하던 관리사무소장, 과장, 경리 등은 더 이상 이 사건 아파트에서 근무하지 않게 되었다.
한편, 우리관리가 위·수탁관리계약에 따라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던 기간 동안에 관리사무소장, 과장, 경리에 대한 최종적인 채용 결정은 우리 관리 본사에서 하였고, 경비원을 비롯한 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할 나머지 근로자들은 관리사무소장이 채용 결정을 하였으며, 각 근로조건은 입주자대표회의와 상의하여 결정된 내용에 따랐다.
우리관리 본사는 관리사무소장 등에게 시설물 점검 등의 이 사건 아파트 관리업무에 관하여 직접 지시하고, 수시로 관리사무소로부터 업무보고도 받았으며, 근로자들에 대한 징계는 징계위원회를 구성하여 취업규칙에 따른 절차에 의하여 시행하였고, 근로자들은 관리사무소장에게 조퇴나 휴가를 보고하였으며, 관리사무소장의 휴가는 우리관리 본사에 보고하도록 되어 있었다.
판단
위와 같은 인정사실에 터 잡아 앞서 본 것과 같은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비록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임금이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의 결재를 받아 입주자대표회의의 관리비 계좌에서 지급되고, 이들에 대한 이른바 4대 보험료도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납부하였으며, 피고인이 D이나 특정 경비원에 대하여 우리관리에 인사 조치를 요청하기도 하고, 경리업무를 담당한 G의 경리과장 승진에 따른 임금 인상분을 인정하지 않은 점 등의 사정이 있기는 하나, ①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가 D 등을 비롯한 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임금을 직접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입주자대표회의가 D 등의 사용자의 지위에서 임금을 지급하였다기보다는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위·수탁관리계약에 따른 용역의 대가를 지급하되, 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지급의 확실성과 지급편의를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②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는 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에 대한 채용, 승진, 징계, 해고 등의 조치를 직접 취할 수 없고, 이를 우리관리에 요구할 수 있을 뿐이며, 이러한 이유 때문에 피고인이 관리사무소장을 상대로 직무집행방해금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장의 G을 경리과장으로 승진시킨 결정은 인건비의 추가 부담을 요하는 사항이어서, 피고인이 이에 관여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 점(피고인은 G에게 전임 경리책임자에 준하는 급여를 지급하였다고 주장한다), ④ 우리관리는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업무에 관하여 직접 지시를 하거나 보고를 받는 등으로 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에 대한 관리·감독권을 행사하여 온 점, ⑤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 사이에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었다면, 관리사무소장, 과장, 경리 등은 입주자대표회의와 우리관리 사이의 위·수탁관리계약 기간이 만료된 이후에도 계속하여 이 사건 아파트에서 근무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임에도, 더 이상 이 사건 아파트에서 근무하지 아니한 점, ⑥ 주택법 시행령 제51조 제5항은 입주자대표회의는 주택관리업자가 공동주택을 관리하는 경우에는 주택관리업자의 직원인사·노무관리 등의 업무수행에 부당하게 간섭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설령, 피고인이 위 규정을 위반하여 우리관리 내지 그 대행인인 관리사무소장의 직원인사·노무관리 등의 업무수행에 부당하게 간섭한 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 사이에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한다고 볼 수는 없는 점 및 그 밖에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위·수탁관리계약의 내용 등 기록에 나타난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우리관리가 근로계약의 당사자로서 가지게 되는 D 등에 대한 임면, 징계, 배치 등의 인사권과 업무지휘명령권이 모두 배제 내지 형해화되어 D 등과 체결한 근로계약이 형식적이고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고, D 등과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 사이에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가 D 등의 사용자임을 전제로 하는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은 제2항 기재와 같은바, 이는 제3항에서 본 것과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홍승철(재판장) 김진환 김수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