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12. 2. 26.부터 2014. 1. 6.까지 피고가 운영한 C병원(이하 '피고병원'이라 한다)에서 전공의(병원에서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기 위하여 수련을 받는 인턴 및 레지던트를 일컫는 말)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인턴을 거쳐 정형외과 레지던트 1년차까지 근무하였다.
피고가 2014년에 마련한 전공의 수련내규는 당직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당직표는 해당 과별로 월 단위로 작성되는데, 날짜별로 병동(WD), 응급실(ER), 수술실(OR)의 당직자가 정해져 있다.
피고는 2012년 10월경부터 전공의들에게 매월 당직수당으로 70만 원씩 지급하였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5,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이 사건 판결선고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사건정보
서울북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5가단109451
판결선고
2017. 11. 15.
서울북부지방법원
판결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및 이에 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전공의의 당직근무는 통상근로의 연장이므로 연장근로수당과 함께, 야간당직의 경우에는 야간근로수당, 휴일당직의 경우에는 휴일근로수당 등 가산임금이 지급되어야 한다. 피고병원에서 평일당직은 18:00부터 다음날 08:00까지, 휴일당직은 토요일 08:00부터 월요일 08:00까지 근무하여야 하고, 원고의 통상임금은 33,812,490원이므로, 이를 토대로 원고의 근무기간 동안 당직근무일에 대한 연장, 야간, 휴일근로수당(이하 통틀어 '가산수당'이라 한다)을 산정하면 5,000만 원을 상회한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일부 청구로 가산수당 5,000만 원 및 그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청구한다.
또한 피고가 원고에게 당직근무에 대한 가산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한 것은 근로계약의 불이행 내지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가산수당 5,000만 원 상당의 손해 및 그 지연손해금의 배상을 청구한다.
판단
일반적으로 숙·일직이라 함은 정기적 순찰, 전화와 문서의 수수, 기타 비상사태 발생 등에 대비하여 시설 내에서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서 그 자체의 노동의 밀도가 낮고 감시·단속적 노동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이러한 업무는 관행적으로 정상적인 업무로 취급되지 아니하여 별도의 근로계약을 필요로 하지 아니하며 원래의 계약에 부수되는 의무로 이행되어야 하는 것으로서 정상근무에 준하는 임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고, 야간·연장·휴일근로수당 등이 지급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대법원 1995. 1. 20. 선고 93다46254 판결 등 참조). 다만 이때에도 실제의 당직근무 중 본래의 업무가 연장되었다거나 그 내용과 질이 통상의 근로와 마찬가지로 평가될 수 있는 진료업무 등을 수행한 시간에 대해서는 가산임금이 지급되어야 한다(대법원 1995. 1. 20. 선고 93다46254 판결, 1996. 6. 28. 선고 94다14742 판결 등 참조).
갑 제3, 7, 8, 9, 10, 11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수련기간 중 상당한 일수의 당직근무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이러한 당직근무가 정규수련시간에 한 업무의 연장이라거나 그 내용과 질에 있어서 정규수련시간의 업무와 마찬가지로 평가될 만한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증거가 없다. 오히려 위 증거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① 내지 ⑤항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당직근무는 전체적으로 노동의 밀도가 낮은 대기적, 단속적 업무에 불과하므로, 피고는 원고의 당직근무에 대하여 가산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피고병원은 환자들의 생명과 건강유지라는 의료업무의 특성상 환자에 대한 진료·수술 등 업무를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것은 물론, 통상의 업무시간이 종료한 야간 내지 휴일에도 응급환자의 진료 및 기타 예기치 못한 사태에 대비하기 위하여 당직제도를 운영하여 왔는데, 야간이나 휴일 등 당직근무 중에 내원하는 응급환자는 주간의 정상 근무시간 중에 내원하는 환자와 비교하여 그 수가 현저하게 적은 것으로 보인다.
당직전공의는 당직근무시간 중 병동, 응급실에 상시 대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전공의실 등 별도의 휴게공간에서 휴식, 수면을 취하거나 자격시험을 준비하는 등 개인적 시간을 활용하다가, 간호사의 호출이 오면 간헐적, 단속적으로 응급실, 병동에 나아가 짧은 시간 당직업무를 수행하고, 다시 휴게공간으로 돌아온다.
정규수련시간에 이루어지는 수술, 회진, 면담 등 진료업무와 비교할 때, 당직 업무는 주로 응급환자나 그 보호자에게 환자의 상태, 입원의 필요성을 설명하거나, 간호사에게 간단한 약물처방, 드레싱 또는 검사를 지시하는 정도에 그친다.
당직전공의에게 충분한 휴식·수면시간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야간 또는 휴일에 계속하여 주간의 정상 근무시간과 동일한 밀도의 노동이 제공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당직근무는 해당 과에서 자체적으로 작성된 당직표에 따라 자율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피고병원의 지휘·감독의 정도가 매우 약하다. 전공의 수준에서 판단, 감당하기 어려운 진료는 당직전공의가 당직근무시간 중에 처리하지 않고 보류한 후 정규수련시간에 상급자의 지시를 받아 처리하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당직근무 중의 진료는 보조적, 임시적 성격이 강하다.
원고를 포함한 전공의들은 의료업무의 특성상 야간과 휴일에 당직근무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한 상태에서 피고병원에 지원하였고, 피고가 2012년 10월경부터 지급한 당직수당 70만 원을 별다른 이의 없이 수령하였던 것은 피교육생의 지위를 겸하는 전공의의 이중적 지위가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전공의의 처우개선에 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됨에 따라 2015. 12. 22. 전공의의 수련환경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이 제정되었는데, 피고병원은 위 법률의 제정을 앞두고 2014년에 전공의 수련내규를 마련하여 당직근무시간을 제한하고 그 수당의 근거를 마련하였으며(다만 정액수당으로 정한 것 외에는 구체적인 수당산정방법을 정하지는 아니하였다), 위 법률과 시행규칙은 수련시간의 제한(법 제7조)과 당직수당의 산정방법(법 제9조 제1항, 시행규칙 제2조 제1항 제5호)을 규정하였다. 위 법 제6조는 "이 법은 수련환경에 관하여 다른 법률에 우선하여 적용한다.", 부칙 제3조 제2항은 "이 법 시행 전에 생긴 사유로 인하여 수련병원 등의 장이 전공의에게 지급하여야 할 보수에 관하여는 종전의 수련계약에 따른다."라고 규정하므로, 위법 시행 후에 전공의가 위 법에 따라 마련된 수련규칙에 의하여 당직수당을 청구함은 별론으로 하고, 위 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고 아무런 수련계약도 체결하지 않은 원고로서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당직근무에 대한 가산수당을 청구할 수는 없다.
또한, 원고는 피고에게 채무불이행 내지 불법행위책임에 기한 손해배상도 청구하나, 위와 같이 피고의 가산수당 지급의무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손해배상청구도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창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