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정수기제조·판매, 정수기 애프터 서비스(A/S, 이하 'A/S'라고만 한다) 관리, 정수기 렌탈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피고 회사와 위탁계약을 체결한 엔지니어들은 피고 회사 상품에 대한 A/S 등의 용역이나 판매용역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또한 피고는 엔지니어 중에서 계약기간이 오래되고 실적이 뛰어난 엔지니어를 Senior Manager(이하 'SM'이라 한다)로 위촉하여 일정한 권역 내의 엔지니어 업무를 총괄하는 업무를 추가로 위탁하고 있다.
원고들은 별지 퇴직금 산정표 '시작일' 기재와 같이 주식회사 CE, 주식회사 MCM 등과 각 업무위탁 계약을 체결하고 엔지니어로 업무를 개시한 후 2012. 6.경을 전후하여 피고와 각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하고 근무하다 별지 퇴직금 산정표 '종료일'란 기재 각 최종 종료일에 피고와 위 업무위탁계약을 해지하였다.
[인정 근거]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 2, 4, 7, 8, 을 제1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은, 원고들이 재직기간 동안 피고에 전속되어 근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임금을 지급받는 종속적인 노동관계에 있었던 근로자들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기준법상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구체적으로 지휘나 감독을 받지 않은 채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위탁계약상 용역을 수행하고, 그 과정에서 이익과 손실의 위험은 엔지니어가 전적으로 부담하며, 엔지니어 수수료는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는 것이 아니라 처리된 용역건수에 따라 지급되어 피고에게 전속된 것도 아니므로, 원고들을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판단
인정사실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서비스용역 위탁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을 제1호증의 1의 '위탁자'는 피고를, '수탁자'는 원고들을 각 의미한다).
제2조(지위) ① 수탁자는 위탁자의 상품의 배달·설치·A/S·판매계약의 체결을 주선하며, 업무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받는 자유직업 소득업자이다.
수탁자는 위탁자와 근로관계에 있지 아니하며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고유의 사업을 영위하는 독립 사업자이다. 따라서 수탁자는 업무계약 연수와 상관 없이 위탁자에게 퇴직금을 청구할 수 없다.
수탁자는 원칙적으로 소득세법상 사업소득자로서 사업자등록증을 갖추어야 한다.
제4조(서비스용역 및 A/S 처리) ① 위탁자가 취급하는 상품의 배달·설치·A/S 용역을 수탁자의 책임 하에 수행하는 것을 서비스 용역이라 한다.
서비스용역은 위탁자의 관할사무소를 기준으로 정한다.
서비스용역에 사용되는 필터나 부품은 위탁자가 생산하거나 공급하는 정품이어야 하며, 제3자로부터 수취한 필터나 부품을 절대 사용하여서는 아니된다.
제5조(대여품) ③ 위탁자가 공급한 대여품은 계약의 목적을 수행하는 데에만 사용할 수 있으며, 위탁자의 지시나 계약의 종료에 따라 즉시 반납하여야 한다.
수탁자는 위탁자와의 계약해지 또는 사실상 위탁계약 종료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본조에서 정한 대여품(차용부품)을 해당 지역 물류센터에 직접 반환하여야 하고, 수탁자가 1개월 이내에 직접 반환하지 않은 대여품(차용부품)에 대하여는 위탁자가 금전으로 청구할 수 있으며, 수탁자는 이에 대해 이의하지 못한다.
제6조(계약기간)
서비스용역계약의 기간은 2014. 1. 1.부터 2014. 12. 31.까지 12개월로 한다.
제8조(통지의무) ① 수탁자가 용역을 완료하였을 때에는 즉시 위탁자에게 즉시 통지하여야 한다.
제1항에 의한 통지 이후에 발견되는 수탁자의 귀책사항이 있을 때에도 수탁자는 그 책임이 면제되지 아니한다.
제9조(대금의 수수) ① 수탁자는 용역서비스의 수행다가로 받은 금전 기타 유가증권은 용역을 수행한 후 24시간 이내에 인수증, 영수증, 기타 관련문서와 함께 위탁자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위탁자는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 용역처리실적을 근거로 용역수수료를 계산하여 지급 규정에 따라 익원 15일 수탁자에게 지급함으 원칙으로 한다. 다만, 불가필한 사유로 인하여 위탁자가 기간 내 대금을 지급할 수 없는 경우에는 수탁자에게 통지한 후, 대금의 지급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위탁자는 용역수수료 지급시 원천세액을 공제하고 그 차감 잔액을 지급하기로 한다.
전항의 경우 수탁자가 소속된 사무소의 관리자(사무소장, 매니저이상)로부터 수수료 지급 보류 요청이 있을 경우에 위탁자는 용역수수료 지급을 보류할 수 있다.
용역수수료 규정에 대해 변경사항이 발생할 경우 위탁자의 게시판에 게시하는 방법으로 공지하며, 공지 후 7일 이내에 수탁자의 이의가 없는 경우 변경내용은 확정되는 것으로 간주한다.
제14조(수수료 책정 기준) 위탁자는 본 계약 체결시 수탁자에게 수수료 책정 기준을 제시한다.
제15조(계약의 해지) ① 위탁자는 수탁자가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당해 계약의 전부 또는 일부를 해제 또는 해지할 수 있으며, 해제 또는 해지는 상대방에 대한 서면통지로서 효력이 발생한다.
타인의 자격을 도용하여 계약을 체결하거나 계약에 관한 서류를 위조·변조한 때
정당한 이유 없이 약정한 기일 또는 시간이 경과하고도 용역에 착수하지 아니할 경우
위탁자의 동의 없이 용역의 내용을 임의로 변경한 경우
불합격 용역 결과에 대한 재수행 요구를 받고 정당한 이유 없이 불응한 때
용역의 불수행 또는 수행미비로 인해 소비자의 불만이 발생한 때
수탁자가 계약기간 중 범죄행위로 수탁업무 처리가 불가능한 경우
변칙판매 또는 A/S 행위를 하였을 때
단위 사업자의 추가 또는 폐쇄 등의 사유로 인하여 해당 단위 사업장들의 운영 규모가 현저히 변화할 경우
기타 수탁자가 본 계약에 위배하였을 경우
수탁자는 1개월 전에 위탁자에 대한 서면통지로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제16조(손해배상) ① 위탁자와 수탁자의 계약기간 중 고의 또는 과실로 상대방의 재산 또는 명예를 침해함으로써 위탁자 또는 수탁자에게 손해가 발생하였을 경우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계약 해지 후 발생된 손해가 위탁자와 수탁자의 용역 계간 기간 중의 행위로 판명될 때에도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제17조(손해배상채권의 우선충당권) 양당사자에게 손해가 발생하였을 경우에 어느 일방이 상대방에 대하여 갖는 손해배상 채권은 어느 일방이 상대방에 대하여 가지는 수수료, 기타 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
피고는 피고가 제정한 '엔지니어(공통) 수수료 규정'에 따라 엔지니어에게 기본급 없이 A/S 용역 건당 수수료 및 판매수수료만을 지급하고, 일정 기간 내에 고객이 변심하여 제품을 반환하면 지급되었던 판매수수료를 다시 회수하고 있다.
엔지니어 선정은 SM이 자신의 개인 비용으로 모집광고를 내고, 모집 시기나 인원도 임의로 결정하며 후보자의 면접도 직접 진행하여 선정하고 이렇게 모집한 엔지니어는 해당 SM의 담당 권역에 배치되어 용역 업무를 수행한다. 엔지니어는 출퇴근의 의무가 없고, 피고는 엔지니어의 업무종료 시점에 대한 관리를 하지 않는다.
피고가 엔지니어에게 하는 교육으로는 신입교육과 CS교육이 있는데, 신입교육은 업무위탁계약 체결 전에 이를 수행하고 이수한 사람에 한하여 위탁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하는 교육이고, CM(Customer Service)교육은 연 1회 용역업무 수행에 필요한 정보나 자료 제공 및 실적 독려 등을 위하여 하는 교육이나 이들 교육은 강제사항이 아니다. 그 외에 엔지니어들에게 행해지는 교육으로는, 교육업무능력이 뛰어난 엔지니어가 '교육매니저'로 위촉되어 용역업무 수행 외에 A/S 용역 수행과 관련된 교육을 진행하는 교육매니저 교육, 엔지니어들이 모여서 서로 업무 노하우를 공유하고 제품을 자발적으로 공부하는 엔지니어 자체교육, 각 SM이 자기가 맡은 권역 외의 사무실로 출장을 가서 그 권역의 엔지니어들에게 업무노하우를 공유해주는 SM 순환교육이 있으나 이들 교육은 피고가 관여하지 않는다.
엔지니어들의 업무는 중앙 전산프로그램을 통해 엔지니어의 PDA에 자동적으로 배당되나, 일단 배당 받은 업무는 엔지니어들끼리 PDA를 사용해서 서로 자유롭게 이관할 수 있으며, 업무이관은 피고의 사전 승인 없이 엔지니어들의 개인 판단에 따라 실행된다. 피고의 콜센터에 접수된 건수 중 관할지역 내에서 처리되지 않고, 관할지역 외의 엔지니어에게 이관되어 처리되는 건수는 약 40%에 달한다.
A/S 등 용역의 경우 엔지니어는 업무수행에 필요한 차량과 PDA 단말기를 본인 소유로 구비하여야 하고, 유류비, 자동차종합보험, PDA 사용료 등 차량 및 PDA의 유지관리비도 엔지니어 개인이 부담하고, 용역수행에 필요한 공구, 유니폼, 명함 등은 원칙적으로 엔지니어들이 유상으로 구입한다. 다만, 피고는 실적이 양호한 엔지니어들에 대해서는 일정 기준 충족시 물품을 무상으로 지급하고 있다. 판매 용역의 경우 판매 주선에 성공한 엔지니어에게는 일정 비율의 수수료가 지급되므로, 엔지니어는 판매 영업 실적으로 올리기 위하여 개인비용을 들여 자발적으로 홍보활동을 전개하는데, 고가의 차량(윙바디카)을 개인적으로 마련하거나 자신 명의로 홍보 매장을 임차하고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거나 인터넷 쇼핑몰을 개설하여 판매계약을 주선하기도 한다.
피고는 엔지니어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에서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고, 엔지니어에게 4대 보험인 국민건강보험, 국민연금보험,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을 가입신고하거나 그 보험료를 납부하지는 않았다.
[인정 근거] 갑 제3호증의 1, 2, 4, 7, 8, 을 제1호증의 1 내지 5, 을 제2호증의 1 내지 5, 을 제4 내지 10, 12, 14, 15, 18, 20, 30, 34, 35, 37호증, 을 제11호증의 1 내지 3, 을 제13호증의 1 내지 39, 을 제17호증의 1 내지 5, 을 제21호증의 1 내지 7, 을 제22호증의 1 내지 21, 을 제23호증의 1 내지 13, 을 제24호증의 1 내지 15, 을 제25호증의 1 내지 8, 을 제33호증의 1 내지 3, 을 제36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판단 기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 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당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여부 등의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의 근로자 지위 인정 여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마음대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의 근로자 인정 여부
원고들은 피고와 서비스용역 위탁계약을 체결하기 전 주식회사 CE, 주식회사 MCM 등과 서비스용역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근무한 기간을 포함하여 퇴직금을 산정하고 있는데, 업무 형태가 동일하므로 근무기간을 나누어서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하고 먼저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인에 관하여 보기로 한다.
위 인정사실과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와 체결한 업무위탁계약 내용에 엔지니어는 피고와 근로관계에 있지 않다는 것이 명시되어 있고, 또한 업무계약의 연수에 상관없이 피고에게 퇴직금을 청구할 수 없도록 되어 있는 점, ② 피고는 엔지니어의 선정 절차에 전혀 개입하지 않으며, 엔지니어 관리와 관련된 별도 규정이 없을 뿐만 아니라 별도의 취업규칙, 징계규정 등이 존재하지 않는 점, ③ 피고는 엔지니어들에게 신제품 교육자료와 사내통신문 등을 통해 서비스용역 업무에 관하여 처리 방침 등에 관해 업무 지침을 주기도 하였으나 이는 도급계약 수행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엔지니어들이 피고의 지침을 따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를 제재하거나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를 확인할 방법도 없는 점, ④ 피고가 엔지니어들을 직접 교육하거나 CM 등을 통하여 교육을 하고 교육내용을 평가하기는 하였으나 교육이수가 강제되어 있지 않은 점, ⑤ 엔지니어들은 출·퇴근 시간의 제약 없이 스스로 업무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상태에서 자신의 의사에 따라 독립적으로 노무를 제공하였고, 휴가신청·승인절차 없이 자유롭게 휴무가 가능하였을 뿐만 아니라 업무수행과정에서 피고로부터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⑥ 엔지니어들은 PDA를 통해 자동적으로 업무를 배당받으나 피고의 통제 없이 다른 엔지니어들에게 업무를 이관할 수 있었고, 겸직을 금지하고 있지도 않은 점, ⑦ 엔지니어들은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유상으로 구입하여 위탁업무 수행에 필요한 경비를 스스로 부담하고, 자신의 능력과 노력으로 수입규모를 확대할 수 있으며, 사업으로 인한 손실 위험을 스스로 부담하는 점, ⑧ 엔지니어들의 노무 제공에 대한 보수는 기본급이 정하여지지 않은 채 업무위탁계약에서 예정된 수수료 규정에 의하여 A/S 용역 건당 수수료 및 판매수수료만 지급되었을 뿐, 피고에게 제공한 근로의 대가로서의 임금이 지급되었다고 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엔지니어들은 피고에게 전속됨이 없이 피고로부터 위탁을 받은 업무를 처리하는 독립사업자에 가까운 지위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들이 엔지니어로 근무한 기간은 피고의 근로자로서 근로를 제공한 것이라 할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미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