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18. 2. 21. 선고 2016나36148 판결

주문

1.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당사자의 관계

1)

피고는 의류 도매 및 소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고, 원고들은 피고의 서울 동대문구 E 소재 공장에서 미싱사 등으로 근무하였던 사람들이다.

2)

원고 A파 C은 형제지간이고(원고 C이 형이다), 원고 B은 원고 A의 사실혼 배우자이다.

나.

업무의 형태

1)

원고들은 피고가 임차한 공장에서 피고가 구입한 기계와 설비 등을 이용하여 의류를 제조하였는데, 구체적으로 피고가 작업지시서(사이즈, 수량, 디자인이 기재되어 있었음)를 보내면 원고들은 피고가 구입한 원단, 부자재 등을 활용하여 작업기한에 맞춰 의류를 제조하였다.

2)

의류 제조 과정에서, 원고 A은 의류를 재단하는 역할을, 원고 C은 미싱 역할을, 원고 B은 미싱보조 및 시다 역할을 각 담당하였다.

다.

업무 기간

원고 A과 C은 2013. 7. 8월경부터(구체적으로 원고 A과 C이 언제부터 업무를 시작하였는지에 관하여는 아래에서 살펴본다) 2015. 1. 10.까지 피고의 E 공장(이하 '이 사건 공장'이라 한다)에서 업무를 수행하였고, 원고 B은 2013. 9. 23.부터 2015. 1. 10.까지 업무를 수행하였다.

라.

보수 체계

1)

피고는 작업량과 상관없이 원고들에게 월별로 일정액의 보수(아래에서 그 액수에 대하여는 별도로 살펴본다)를 지급하였는데, 상여금, 수당 등은 별도로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한편 이 사건 공장에서는 F 등 다른 미싱사들도 원고들과 함께 근무하였는데, 피고는 F에게 직접 급여(월 1,900,000원)를 지급하였다.

마.

관련 형사 사건

원고들은 2015. 3월경 피고의 대표자인 G이 임금 일부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접수하였고, 그 이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소속 검사는 2015. 8. 31. G을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혐의로 약식기소하였으며,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5. 9. 14. G을 벌금 300만 원에 처하는 약식명령을 발령하였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5고약17882호), 그 무렵 위 약식명령은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위 사건을 '관련 형사 사건'이라고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1,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들의 주장

원고 A, C은 2013. 7. 6.부터, 원고 B은 2013. 9. 23.부터 각 2015. 1. 10.까지 피고의 근로자로서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피고는 원고 A, C에게는 각 300만 원, 원고 B에게는 190만 원의 월 급여를 지급하기로 약정하였음에도, 원고 A에 대하여 2014. 1월 급여 220만 원, 2015. 1. 1.부터 2015. 1. 10.까지의 급여 50만 원 및 퇴직금 4,454,436원 합계 7,154,436원을, 원고 B에 대하여 2015. 1. 1.부터 2015. 1. 10.까지의 급여 114만 원 및 퇴직금 2,418,849원 합계 3,558,849원을, 원고 C에 대하여 2014. 1월 급여 220만 원 및 2015. 1. 1.부터 2015. 1. 10.까지의 급여 80만 원 및 퇴직금 4,454,436원 합계 7,454,436원을 미지급하였으므로, 피고는 위 각 금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원고들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나.

피고의 주장

원고들은 피고와 도급계약을 맺고 작업하였고,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었다. 또한 피고는 원고들에게 작업 물량에 따라 산정된 도급 비용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는데, 이미 위 약정 금원은 전부 지급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추가적으로 지급할 금원이 없다.

설령 원고들이 근로자였다고 하더라도 원고 A과 C은 2013. 8.경부터 근무를 시작하였기 때문에 퇴직금 일부는 감액되어야 한다.

3.

판단

가.

원고들이 근로자인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실질적으로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①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②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되는지, ③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 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④ 근로제공자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⑤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⑥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⑦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⑧ 근로제공자가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등 참조).

2)

근로자로 보기 어려운 사정들

을 제1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들이 제작할 의류의 사이즈, 수량, 디자인, 납품기한을 작업지시서 등을 통하여 지정한 것 외에는 별도로 업무지시를 하지 않았던 점, 피고가 원고들의 출퇴근을 엄격하게 관리하지는 않았고 별도로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이 존재하지도 않았던 점, 원고들과 함께 근무하였던 소외 F가 이 사건 공장에서 일하기 시작하기 전에 별도로 피고가 면접을 보지는 않았던 점, 원고들이 이른바 '4대 보험'에 가입되지 않았던 점은 인정된다.

3)

근로자로 볼 수 있는 사정들

그러나 위 인정사실과 갑 제1 내지 4, 을 제1, 6, 9, 12, 14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들은 피고의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퇴직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원고들은 피고가 임차한 이 사건 공장에서 피고가 구입한 기계 등을 이용하여 의류를 제조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원고들이 직접 옷감, 단추, 실 등의 부자재를 구입하지 않았고, 피고가 구입한 원단, 부자재 등을 사용하여 작업을 하였다.

②

㉠ 원고들은 이 사건 공장 외에 별도의 장소에서 근무할 수 있는 자유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 원고들은 피고가 맡긴 의류 제작 업무에만 종사하였고, 다른 사람들이 의뢰한 의류 제작은 할 수 없었던 점[피고는 영수증(을 제9호증)을 근거로 원고들이 다른 업체의 공장에서 제조 작업을 하였다고 주장하지만, 위 영수증만으로는 원고들이 다른 공장에서 일을 하였는지 알 수 없고, 오히려 피고가 관련 형사 사건의 대질신문과정에서 "당시 조건은 우리 작업만 전적으로 해주는 것"이었다고 진술하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주장은 신빙하기 어렵다], ㉢ 원고들은 각각 1년 3개월 이상 피고를 위하여 근무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은 전속적, 계속적으로 사용자인 피고를 위하여 근무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③

㉠ 급여 이체내역을 보면, 피고가 월 490만 원 상당액(원고 A 300만 원 + 원고 B 190만 원)을 원고 B의 계좌로 송금하였고, 월 300만 원 상당액을 원고 C의 계좌로 송금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 피고는 원고들에게 작업 물량에 따라 산정된 도급 비용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고 주장하지만(2017. 12. 15.자 피고 준비서면 참조), 피고의 대표자 G은 2015. 4. 3. 서울고용노동청 조사시에는 원고들에게 월 670만 원의 고정비용을 주기로 했다고 진술하였다가, 2015. 4. 21. 원고 A과의 대질신문시에는 660만 원의 고정비용을 주기로 했다고 진술을 바꾸고, 그 이후의 대질신문과정에서는 원고 A, C에게 각 300만 원, 원고 B에게 19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가, 위 2017. 12. 15.자 준비서면에서는 작업 물량에 따라 산정된 도급 비용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진술을 계속 번복하여, 그 주장의 신빙성이 높지 않다고 보이는 점, ㉢ 원고들과 함께 이 사건 공장에서 일했던 F도 피고로부터 고정급으로 월 190만 원을 받기로 했다고 진술하고, 원고들과 예전에 함께 일했던 H도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총 750만 원을 받고 공장에서 일하기로 하였고, 나중에 각 300만 원까지 받기도 하였다고 진술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매월 원고 A, C에게 각 300만 원, 원고 B에게 190만 원을 고정급으로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④

그런데 피고는 원고들과 사이에 위 고정급 지급 대가로 얼마만큼의 일을 해달라고 사전에 정한 것이 없었으므로(관련 형사 사건 수사과정에서의 대질신문시, 원고들과 피고가 위와 같이 일치하여 진술하였다), 위 보수는 근로 자체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⑤

원고들은 위와 같이 고정급을 받는 것 이외에는 피고로부터 별도의 금원을 받지 않았고, 한편 위 고정급은 차감되지도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부담하지 않았고, 피고가 전적으로 그 위험을 부담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⑥

원고들은 피고에게 출퇴근 보고는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지만, 출근하지 못하거나 외출하는 경우 피고에게 미리 전화로 이를 보고하였고, 원고들이 배당된 작업량을 모두 수행하지 못한 경우 퇴사 권고를 받거나 이 사건 공장을 폐쇄당할 위험이 있었는데(F는 피고의 대표자인 G이 여러 번 공장을 접는다고 해서 원고 A이 고민이 많았다고 진술하였다), 위와 같은 제재는 피고에 의하여 지급되는 보수가 생계 수단의 전부인 원고들에게는 다른 어떤 징계 수단보다 강력한 근태관리 수단이 될 수 있었다.

⑦

피고는 직원인사기록(을 제6호증)을 근거로, 피고의 직원인 I는 4대 보험에 가입되었는데 원고들은 가입되지 않았으므로 원고들이 근로자가 아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지만, I의 입사 일자(4대 보험 가입일)는 2015. 4. 1.로서, 원고들이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피고를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로 진정한 이후에 비로소 I가 4대 보험에 가입되었던 것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수사를 대비하여 뒤늦게 I를 4대 보험에 가입시켰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또한 원고들이 4대 보험에 가입되지 않아 사회보장제도에서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했더라도 이는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것으로서 쉽사리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부인할 만한 사정이 되지 못한다.

⑧

피고의 대표자인 G은 관련 형사 사건에서 근로기준법 위반죄 등으로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고도, 이에 대하여 이의 하지 않아 위 약식명령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나.

피고의 임금 및 퇴직금 지급 의무

1)

갑 제1, 4,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 A, C은 2013. 7. 6.부터, 원고 B은 2013. 9. 23.부터 각 2015. 1. 10.까지 피고의 근로자로서 업무를 수행한 사실, 피고는 원고 A에게 2014. 1월 급여 220만원, 2015. 1. 1.부터 2015. 1. 10.까지의 급여 50만원 및 퇴직금 4,454,436원 합계 7,154,436원을, 원고 B에게 2015. 1. 1.부터 2015. 1. 10.까지의 급여 1,140,000원 및 퇴직금 2,418,849원 합계 3,558,849원을, 원고 C에 대하여 2014. 1월 급여 220만원, 2015. 1. 1.부터 2015. 1. 10.까지의 급여 80만원 및 퇴직금 4,454,436 원 합계 7,454,436원을 미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 각 금원과 이에 대하여 원고들의 퇴사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 날인 2015. 1. 2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13. 7. 23.경부터 2013. 8. 10.경까지 이 사건 공장에서 전기공사가 있었으므로, 원고 A과 C은 2013. 8.경 이후에 근무를 시작하였다고 주장하지만, ① 전기사용내역(을 제13호증)에는 2013. 7.경 계기 교환이 있었던 사실만이 기재되어 있고, 별도로 2013. 7.경에 대대적으로 전기공사가 이루어져 의류 제조 작업이 불가능하였다는 사정은 나타나 있지 않은 점, ② 전기사용신청접수서(을 제4호증)에는 송전희망일이 2013. 8. 23.로 기재되어 있기는 하지만, 위 전기사용내역을 보면 2013년 6월 및 7월에도 전기사용량이 계속 산정되었던 것으로 보아(6월 271 kWh, 7월 131 kWh) 위 기간에 의류 제조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③ 피고는 2013. 7. 24.에 원고 A(B의 계좌로 송금하였다), C 및 H에게 각 1,276,440원을 송금한 이후에, 2013. 8. 5. 원고 A, C에게만 각 1,271,605원을 송금하였는데, 피고의 주장과 같이 2013. 8. 10. 이후에 원고 A, C이 근무를 시작하였다면, 피고가 2013. 8. 5.경 H을 제외한 원고 A, C에게만 각 1,271,605원을 송금할 이유가 없다고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3)

또한 피고는, 원고들의 작업비용으로 월 670만 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는데 약정금액을 초과한 금원이 지급되었으므로, 원고들의 청구가 이유 없다고도 주장하지만(2017. 11. 28.자 준비서면 참조),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매월 원고 A, C에게 각 300만 원, 원고 B에게 190만 원을 고정급으로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항소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오덕식(재판장) 최상수 강면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