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원심 공동피고인 B(아래에서는 'B'이라 하겠다)이 주식 매수에 이용했던 자금 10억 원은 ㈜S의 발행주식 총수의 주가에 약 5%에 해당하는 액수여서 주가에 미친 영향이 미미했고, 결국 피고인에게는 증권거래법 처벌 규정에서 정한 주관적 구성요건인 '유가증권의 매매거래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듯이 잘못 알게 하거나 기타 타인으로 하여금 그릇된 판단을 하게 할 목적'이나 '매매거래를 유인할 목적'이 없었다.
또 피고인은 B에게 주가 시세조종을 지시한 적이 없고, B의 시세조종 행위에 공모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피고인이 B과 공모하여 증권거래법 위반 행위를 했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판단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증권거래법 제188조의4 제1항은 공개경쟁시장에서의 자연적인 수요공급에 따른 거래가 아닌 통정매매 또는 가장매매로 인한 거래량 또는 가격의 변화가 자유로운 공개경쟁시장에서의 자율적인 수요공급에 따른 정상적인 것인 양 타인을 오도하여 현실적인 시세조종을 용이하게 하는 위장거래행위를 금지하는 데에 그 취지가 있다. 이 조항 위반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통정매매 또는 가장매매 사실 외에 주관적 요건으로 거래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듯이 오인하게 하거나, 기타 타인으로 하여금 그릇된 판단을 하게 할 목적이 있어야 한다. 또 증권거래법 제188조의4 제2항 소정의 '매매거래를 유인할 목적'이라 함은 인위적인 조작을 가하여 시세를 변동시킴에도 불구하고 투자자에게는 그 시세가 유가증권시장에서의 자연적인 수요·공급의 원칙에 의하여 형성된 것으로 오인시켜 유가증권의 매매거래에 끌어들이려는 목적을 말한다. 양 조항의 이러한 목적은 다른 목적과의 공존여부나 어느 목적이 주된 것인지는 문제되지 아니하고, 그 목적에 대한 인식의 정도는 적극적 의욕이나 확정적 인식임을 요하지 아니하고 미필적 인식이 있으면 족하다. 투자자의 오해를 실제로 유발하였는지 여부나 타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는지 여부 등도 문제가 되지 아니하며, 그 밖에 '시세조종을 통하여 부당이득을 취득할 목적' 등이 요구되는 것도 아니다. 이러한 목적은 당사자가 이를 자백하지 않더라도 그 유가증권의 성격과 발행된 유가증권의 총수, 매매거래의 동기와 태양(순차적 가격상승주문 또는 가장매매, 시장관여율의 정도, 지속적인 종가관여 등), 그 유가증권의 가격 및 거래량의 동향, 전후의 거래상황, 거래의 경제적 합리성 및 공정성 등의 간접사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2001. 11. 27. 선고 2001도3567 판결, 대법원 2003. 12. 12. 선고 2001도606 판결 등 참조).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마쳐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원심이 설시한 사실들을 포함하여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공소사실에 나와 있는 바와 같이 피고인은 피고인이 운영하던 ㈜P(아래에서는 '피고인 회사'라고 하겠다)가 1,000억 원 대의 세금을 부과받아 세금을 납부할 자금을 마련하고자 피고인 회사를 기존의 코스닥 상장회사와 합병을 통한 코스닥 상장을 계획하였고, 2007. 12.경 그 계획의 일환으로 ㈜R와 합병을 시도하였으나 ㈜R의 주가 하락으로 합병이 무산된 경험이 있었다. 피고인은 이와 같은 상황에서 코스닥 상장회사인 ㈜S(아래에서는 'S'라 하겠다)와의 합병을 다시 추진하게 되었다.
B은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S의 주식 시세조종 주문을 내었다고 범행 일체를 자백하고 있다. B의 진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① 합병 추진 당시 피고인 회사에 100억 원을 투자한 FR 투자조합에서 S의 주가를 신경써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고, 이를 피고인에게 전달하였으며, 이에 피고인이 B에게 그 일을 지시했다. ② B은 피고인 혹은 그 중간 관리직원으로부터 피고인의 주식계좌와 자금 10억 원, 차명계좌 등을 받아 회사 사무실이 아닌 그 근처의 PC방이나 인근 자취방에서 주식매매를 하였고, 피고인에게 그날그날 마감된 상황을 보고하였다. ③ 피고인 회사가 실적이 좋기는 하나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패션산업이 저평가되어 있어 S에서 피고인 회사를 합병한다고 할 때 S의 주가가 하락할 염려가 있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고 피고인 회사와 S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자 S 주식을 매수하였던 것이다. 이처럼 S 주가 부양 목적도 있었지만 물론 나중에 S의 주가가 상승할 것을 예상하고, 시세차익에 따른 수익을 내기 위해 주식을 보유할 목적도 있었다. ④ 나중에 차명계좌 주식 등 매수한 S 주식을 모두 피고인에게 건네주었다.
B이 특별히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보이지 않고 그 진술이 신빙할만하다.
한국거래서가 작성한 보고서를 보면, S와 회사합병 결정 공시 직후부터 피고인이 직전가대비 고가호가 제출을 통해 지속적으로 주가 상승유도 또는 하락 방지 목적의 매매를 하고, 시세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종가 시간대에 적극적으로 매수행위를 하여 주가하락을 방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되어 있다.
B 등이 작성하여 피고인에게 보고된 'P 우회상장과정', '관련 주식매입 내역정리', '상장관련 주요일지', '상장관련 요약 FLOW' 등에 '주가부양'이라는 용어가 다수 사용되고 있다.
피고인 회사와 S의 합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이처럼 B이 주가부양, 주가하락 방지라는 시세조종 목적이 있었다고 자백하고 있는데다가, 그 밖에 매매거래의 동기와 태양(순차적 가격상승주문 또는 가장매매, 시장관여율의 정도, 지속적인 종가관여 등), 10억 원이라는 거액의 자금이 투입된 정황 등을 종합해보면, B의 S 주식매수행위에는, 증권거래법 제188조의4 제1항에서 정한, 거래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듯이 오인하게 하거나, 기타 타인으로 하여금 그릇된 판단을 하게 할 목적, 같은 조 제2항의 매매거래를 유인할 목적이 있었거나 적어도 그러한 각 목적에 대한 인식이 미필적으로나마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또한 B이 피고인으로부터 지시받았다고 자백하고 있는데다가, 피고인 회사 직원에 불과한 B이 피고인의 지시 없이 단독으로 회사 사무실이 아닌 밖에서 장시간 단독으로 피고인의 돈 10억 원을 사용하여 주식매수를 하기란 불가능한 것으로 볼 때, 피고인이 B의 매매행위를 개별적으로 지시한 바가 없다 하더라도 B과 공범으로서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판결
이후 피고인의 양형에 고려할 현저한 사정변경이 없다. 피고인은 피고인이 운영하는 회사의 추징세액을 납부할 자금을 마련하고자 주가 시세 조종을 담당할 직원 B을 채용하고 10억 원을 제공하여 합병 회사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수하도록 하였다. 피고인의 이러한 주가 조종행위는 다수의 선량한 일반 주식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야기하고 주식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범행으로서 그 책임을 엄정히 물어야 한다. 한편,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체불임금, 미지급 퇴직금, 해고예고 수당을 지급했다는 자료를 제출하였다. 그 밖에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양형 조건과 원심 판결의 양형 이유를 대조하여 보면, 피고인과 검사가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사정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원심의 형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이규(재판장) 조병대 임수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