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B종교단체 D연합회에 소속되어 있는 비법인사단으로, 관할 지역 내에 이미 조직되어 있거나 장차 조직되어 정기 혹은 임시총회에서 대표자들의 결의에 의하여 회원으로 승인되는 교회들로 구성되어 있다.
원고는 2001.경 피고로부터 안수목사 신임을 받고, 2014.경까지 피고 관할 교회에서 담임목사로 근무하다가, 2015.경부터 2016. 4. 30.경까지 안수목사 지위를 유지하면서 피고 소속 "사회복지법인 E"이 서울특별시 동대문구청장으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던 "F센터"의 센터장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관련 목회 신임서 회수 근거규정
B종교단체 D연합회 헌장 및 정관에 따른 '사업규정 및 행정지침'에는 목회자 가정이 이혼을 했을 경우에는 목회직을 더 이상 수행할 수 없고, 목회 신임서는 회수하도록 하고 있다(이하 '이 사건 목회자 별거규정'이라 한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의 이혼 및 목회 신임서 회수
원고는 2015. 4. 17. 전처인 H과 협의이혼을 하였고, I와 재혼하여 2016. 4. 22. 혼인신고를 하였다.
이에 피고는 2016. 1.경 개최된 총회에서 "피고 신임서위원회 참석인원 중 3/4 이상의 찬성을 받지 못한 원고를 목회자로 재신임하지 않기로 하였다"는 내용을 보고하였고, 이를 차기 행정위원회에 위임하는 것으로 결의하였다.
피고 행정위원회는 2016. 5. 4. 원고에 대하여 2016. 4. 30.자로 목회 신임서를 회수하고 2016. 5. 1.부터 F센터 센터장으로서의 지위만 유지하도록 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1, 2,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피고 정관이 목회 신임서를 취소하기 위하여는 행정위원회에서 과반수 참석과 참석인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결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피고는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원고에 대한 신임서를 취소함으로써 원고를 해고하였는바,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다.
원고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데, 피고는 원고를 해고하면서 해고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고, 해고 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특정되지도 않았다. 즉 위 해고는 그 절차에 있어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
2016.경 신설된 이 사건 목회자 별거규정은 취업규칙에 해당한다. 위 규정은 원고의 입장에서 근로조건이 불리하게 변경된 것임에도 원고의 동의 없이 신설되었는바, 위 규정을 근거로 원고를 해고할 수는 없다.
피고
원고는 피고가 엄격히 금지하는 이혼을 하였는바, 피고는 이 사건 목회자 별거 규정에 따라 원고의 목회자 지위를 회수하였고, 원고는 자의로 피고 소속 재단이 운영 중인 F센터 센터장으로 근무하기를 희망하여 전직을 한 것이다. 즉 이는 종교단체 내부 규제에 의하여 원고의 직위가 변경된 것에 불과하므로 피고의 종교자유의 영역에 속하므로, 이 사건 소는 사법심사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원고에 대한 목회 신임서 회수 결정은 피고 헌장 및 정관에 따라 피고 총회에서 결의된 것이고, 그 뒤에 개최된 행정위원회에서도 과반수 참석, 참석인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었다.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지위에 있지 않고, 오히려 피고의 종교 교리와 교인들에 대한 모법적인 자세를 실천하는 봉사자로서의 지위에 있는 사람이다.
피고는 원고에게 신임서 회수 결의에 앞서 신임서 회수과정, 인사조치 등을 충분히 설명하였다. 원고는 피고 소속 일반 교역자로서 근무를 계속할 수 있었으나, 스스로 보수면에서 더 유리한 F센터 센터장으로의 전출을 희망하였다.
이 사건 목회자 별거규정이 신설되기 이전에도 B종교단체 D연합회 사업규정 및 행정지침에는 "하나님께서는 결혼서약으로 결합한 남편과 아내는 늘 함께 살며 고락을 같이 하도록 정하셨다. 그러므로 교단에서 일하는 모든 교역자들은 부부가 항상 함께 생활해야 하나 업무상 피치 못할 사정으로 3개월 연속하여 별거할 수밖에 없는 경우에는 채용기관과 바로 위 상급기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이하 생략)"는 내용의 교역자 별거규정이 있었고, 안수심사 대상자가 미혼 상태이면 안수를 보류하는 규정도 있었는바, 이 사건 목회자 별거규정 신설이 원고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근로조건의 불리한 변경이라 할 수 없다.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종교활동은 헌법상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의 원칙에 의하여 국가의 간섭으로부터 그 자유가 보장되어 있다. 따라서 국가기관인 법원으로서도 종교단체 내부관계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는 그것이 일반 국민으로서의 권리의무나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것이 아닌 이상 원칙적으로 실체적인 심리·판단을 하지 아니함으로써 당해 종교단체의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하여야 한다.
한편 종교단체가 그 교리를 확립하고 종교단체 및 신앙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교인으로서의 비위가 있는 사람을 종교적인 방법으로 제재하는 것은 종교단체 내부의 규제로서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의 영역에 속하는 것임에 비추어, 교인의 구체적인 권리 또는 법률관계에 관한 분쟁이 있어서 그에 관한 청구의 당부를 판단하는 전제로 종교단체의 교인에 대한 징계의 당부를 판단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법원이 그 징계의 효력 자체를 사법심사의 대상으로 삼아 효력 유무를 판단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다32386 판결, 대법원 2013. 10. 11. 선고 2013다51124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본 기초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원고에 대한 목회 신임서 회수는 종교단체 내부의 제재에 불과하여 사법심사의 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목회 신임서를 회수한 것은 피고가 속한 B종교단체 D연합회가 교리를 확립하고 신앙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마련하여 둔 내부규정인 이 사건 목회자 별거 규정에 따른 것으로, 이는 종교적인 방법으로 제재를 가하는 종교단체 내부의 규제에 지나지 아니하여 그 자체로는 사법심사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종교단체의 의사결정이 종교상의 교의 또는 신앙의 해석에 깊이 관련되어 있다면, 그러한 의사결정이 종교단체 내에서 개인이 누리는 지위에 영향을 미치더라도 그 의사결정에 대한 사법적 관여는 억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할 것인데(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다32386 판결 참조), 원고에 대한 목회 신임서 회수사유인 이 사건 목회자 별거규정은 피고가 따르는 B종교단체의 종교상의 교의 또는 신앙의 해석에 관한 것이어서 사법심사의 대상으로 삼기에 적절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원고는 이 사건 소에서 원고에 대한 목회 신임서 회수의 효력 유무 그 자체를 다투고 있을 뿐 그 당부를 선결문제로 하는 어떠한 구체적 권리 또는 법률관계를 다투고 있지 않다.
원고는 17년 이상의 근무기간을 인정받아 이미 퇴직연금(부양료)을 수령할 수 있는 요건(15년 이상 연금불입금의 납부)을 충족하였으므로 원고에 대한 목회신임서 회수로 이미 취득한 퇴직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자격을 상실하게 되는 것은 아니고, 다만 향후 계속하여 연금불입금을 납입하게 될 경우 장차 수령할 퇴직연금액의 증액을 더는 기대할 수 없게 되었을 뿐인바, 이는 목회 신임서 회수에 따라 뒤따르게 되는 반사적 효과일 뿐이지 이로써 원고가 퇴직연금과 관련하여 어떠한 구체적인 권리를 침해받았다거나 퇴직연금에 관한 법률관계의 변동이 초래되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퇴직연금과 관련하여서도 목회 신임서 회수의 당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거나 그 회수의 당부 판단이 퇴직연금과 관련한 원고의 구체적인 권리 또는 법률관계의 판단의 선결문제가 된다고는 보기 어렵다.
원고에 대한 목회 신임서 회수 결정이나 그 결정을 위한 회의체의 소집 및 결의 절차 등에 정의 관념에 비추어 도저히 묵과하기 어려울 만큼 중대한 하자가 있어 이를 종교단체 내부의 지위를 둘러싼 분쟁이라는 이유만으로 본안에 관한 심리를 거부하게 되면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게 된다는 등의 사정은 찾아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양호(재판장) 임샛별 박예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