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5년에 처한다.
사건정보
서울북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7고합175
판결선고
2017. 11. 10.
서울북부지방법원
제11형사부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건설업체인 (주)D의 회장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피고인 및 E(2012. 6. 8. 징역 2년 선고, 확정)은 2008.경 전라북도 및 남원시가 남원시 F을 중심으로 G지구 등에 H 조성계획을 수립한 사실을 알고 같은 해 10.경부터 수차례에 걸쳐 담당 공무원들과 접촉하여 해당 부지를 방문하는 등 투자의향을 내비친바 있으나, 2009. 2.경 피고인은 채무 1억 5,000만 원 상당, E은 채무 6,000만 원 상당을 부담하고 있었고, 피고인 및 E 모두 신용불량자로 등재되어 있었으며, 그들 소유의 재산이나 수입이 전혀 없어 피고인 및 E의 자금조달능력으로는 3,000억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남원 H 조성사업을 수주받아 추진할 상황이 전혀 되지 않았다.
그로 인해 피고인 및 E은 2009. 3.경 건설회사를 인수하여 건설업체인 (주)D를 설립한 후 E은 (주)D의 전무로, 피고인은 (주)D의 회장으로 각 근무하면서 공사실적을 높여 남원 H 조성사업을 수주받기 위하여 의정부 아파트형 공장사업과 당진 I 종합리조트단지사업을 추진하고자 하였으나, 그마저 직원들의 월급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등 자금사정의 악화로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그러한 상황으로 인해 피해자들로부터 투자금을 교부받더라도 위 사업을 완수하여 그들에게 투자 원금 및 그 이익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피고인과 E은 2009. 1. 하순경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상호불상의 커피숍에서 피해자 J에게 남원 H 조감도를 보여주면서 "남원의 40만 평 부지에 펜션, 풀장, 연수원, 스키장 등을 건설하는 H가 들어설 예정인데, 총 사업비가 3,000억 원에 이르고 40억 원을 들여 땅을 매수하면 바로 사업이 시작되고 H가 완성되면 매년 100억 원 이상의 수익이 발생하니 돈을 투자하면 이익금의 30%를 지급하겠다."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이어 피고인과 E은 같은 해 2. 초순경 서울 이하 불상지에서 피해자에게 "남원 H 사업은 대통령의 사촌과 정치인 및 재력가 등이 투자하고 있고, 이미 전북도청과 협의가 끝나 그 사업을 우리가 하기로 결정되었다."라는 취지로 말하여 마치 위 사업이 정치권과 연계되어 비밀리에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것처럼 거짓말을 하고, 같은 해 3.경 서울 이하 불상지에서 피해자에게 "남원 H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면 법인이 필요하고, 법인의 사업실적이 있어야 되므로 먼저 의정부 아파트형 공장, 당진 프로젝트 등의 사업을 먼저 진행해야 하니 투자를 하라."는 취지로 거짓말을 하였다.
피고인은 E과 공모하여,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한 후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09. 2. 4. 투자금 명목으로 5,000만 원을 송금 받은 것을 포함하여 그때부터 2009. 8. 31.까지 별지 범죄일람표에 기재된 것과 같이 모두 27회에 걸쳐 투자금 명목으로 합계 1,296,217,000원을 교부받았다.
사기
피고인과 E은 2009. 3. 초순경 서울 강남구 K에 있는 (주)D 사무실에서 피해자 L에게 (주)D의 감사직을 제안하면서 "남원 H 사업은 총 사업비가 3,000억 원에 이르고 40억 원을 들여 땅을 매수하면 바로 사업이 시작되며 수익이 많이 날 것이다. 남원 H 사업 외에도 의정부 아파트형 공장, 당진 프로젝트 등이 곧바로 시작되어야 하니 (주)D의 감사로서 회사에 2억 원을 투자하면 이익금을 지급하겠다."라는 취지로 거짓말을 하였다. 피고인은 E과 공모하여,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한 후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주)D 국민은행 계좌에 2009. 3. 13. 5,000만 원, 같은 달 16. 5,000만 원, 같은 달 26. 5,000만 원, 같은 달 31. 5,000만 원 등 합계 2억 원을 송금받았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J의 법정진술
M, N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
L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수사보고(순번 22), 질의답변(한국농어촌공사), 수사보고(한국농어촌공사 직원 전화 진술 청취보고), 수사보고(계약서 첨부보고), 수사보고서(토지 사용승낙서 첨부 보 고), 수사보고서(고소인 거래내역 제출 보고), 수사보고(공범 E 판결문 첨부), 수사보 고(증인신문조서 첨부), 담당공무원 진술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0조[피해자 J에 대한 사기의 점, 포괄하여, 다만 형의 상한은 구 형법(2010. 4. 15. 법률 제10259호 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2조 본문에서 정한 15년으로 한다], 형법 제347조 제1항, 형법 제30조(피해자 L에 대한 사기의 점, 포괄하여, 징역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더 무거운 특정경제범죄가중처 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
피고인 및 변호인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기망행위 및 편취범의 부존재
이 사건 공소사실 제1항과 관련하여, 피고인이 피해자 J에게 남원 H 사업에 관한 설명을 하고 투자를 권유하여 실제 투자를 받은 사실은 맞지만, 공소사실과 같은 내용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피고인은 피해자 J에게 남원 사업에 대하여 단기간에 수익이 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한 사실이 전혀 없고, 30%의 수익이 발생한다는 언급을 한 사실도 없다. 피해자 J에게 "남원 H 사업에 대통령의 사촌과 정치인 및 재력가 등이 투자하고 있고 이미 전북도청과 협의가 끝나 그 사업을 우리가 하기로 결정되었다."고 말한 것은 피고인이 아니라 공범 E이다. 피해자 J가 교회 지인으로서 신뢰가 돈독하여 특별히 믿었던 공범 E의 과장된 진술에 기망당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피고인은 피해자 J에게 있는 사실 그대로를 언급하고 설명하였다.
이 사건은 피고인이 악의적으로 편취의 범의를 가지고 행동하였던 것이 아니라 사업진행과정에서 예견치 못한 일로 인한 투자금 손실에 불과하다. 이 사건 남원 H 사업의 진행이 어려워지게 된 것은 공범 E이 일부 비용을 소비하고 피고인이 중간에 축출되었기 때문이다. 피고인이 피해자들과 투자계약을 체결할 당시부터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여 투자원금 및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하면서 투자금을 편취하였다고 볼 수 없다.
편취금액의 일부 부인
이 사건 공소사실 범죄일람표 중 순번 6 기재 2009. 2. 27.자 2,000만 원은 입금된 계좌내역이 존재하지 않고, 순번 23 기재 2009. 8. 18.자 1억 원, 순번 24 기재 2009. 8. 21.자 5,000만 원은 O 이름으로 D 명의 국민은행 계좌에 입금되었다가 곧바로 P에게 이체된 내역이 확인되고, 이는 피해자 J가 피고인과 무관하게 개인적으로 P에게 투자한 금액이므로 피고인이 피해자 J로부터 지급받은 사실이 없어 피해자 J에 대한 편취금액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판단
기망행위 및 편취범의의 존부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 가공하는 공범관계에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어느 범죄에 공동 가공하여 그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서,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수인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하고, 이러한 공모가 이루어진 이상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한 자라도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형사책임을 진다(대법원 2006. 2. 23. 선고 2005도8645 판결 등 참조).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 등의 재력, 환경, 범행의 경위와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5. 10. 14. 선고 2005도12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할 때, 피고인은 E과 사전에 공모하였고 실제로 E과 피해자 J가 만난 장소에 같이 있으면서 함께 기망행위에 가담하였다고 할 것이고 계속적으로 기망당한 피해자 J로부터 금원을 교부받았다고 인정된다. 또한 피고인은 피해자들로부터 남원 H 조성사업, 당진 리조트단지사업, 의정부 아파트형 공장사업 등에 관하여 이익금을 지급하기로 약속하고 투자를 받았는데, 여러 객관적인 사정상 위 사업들의 성공가능성은 극히 희박하여 약속한 이익금은커녕 투자금 원금조차 상환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피고인의 지위, 사업의 추진경과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은 이러한 사정을 잘 알면서도 이익금을 확실히 지급할 수 있는 것처럼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투자금을 편취하였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피해자 J는 검찰 및 이 법정에서 "E이 남원 H 조감도와 사업계획서를 보여주면서 '남원 40만평 부지에 펜션, 풀장, 연수원, 스키장 등을 건설하는 H를 지을 것이다. 이미 전북도청과 협의가 끝나 이 사업을 우리에게 주기로 결정이 됐는데, 상당한 재력가인 Q 대통령의 4촌이 비밀리에 투자하기로 되어 있고 R 라인도 사업에 관여되어 있다. 총 사업비가 3,000억 원에 이르는데 우선 땅값 40억 원을 마련하여 땅을 사기만 하면 바로 사업이 시작되고 연수도시가 완성되면 매년 100억 원 이상의 수익이 발생하니 30%씩 나누는 조건으로 하자'고 하면서 투자를 권유하였다. 당시 피고인이 직접 말하지는 않았지만 함께 앉아있으면서 E 말에 수긍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특히 피해자 J는 검찰에서 "피고인이 D의 홈페이지와 전북도청 공무원 명함, 컴퓨터에 '1급비밀' 문서라고 작성되어 있는 문건 등을 보여주며 '이 사업이 비밀리에 추진되고 있으니 다른데 가서 절대로 말하지 말라. E의 말대로 사업이 진행될 것이다'고자신 있게 말하였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권 313면).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는 "위와 같은 말을 E으로부터 들은 것만 기억난다."고 진술하였으나 이는 사건 발생 및 검찰 진술로부터 8년이 지나 시간의 경과에 따라 기억이 흐려졌기 때문으로 보이고 이 법정에서도 "수사기관 진술이 사건이 생기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이기 때문에 더 정확하다."고 진술하여 법정 진술보다는 검찰 진술의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피고인도 검찰에서 "피해자 J에게 '총 사업비가 3,000억 원에 이르고 40억 원을 들여 땅을 매수하면 바로 사업이 시작되고, H가 완성되면 매년 100억 원 이상의 수익이 발생하니 돈을 투자하면 이익금의 30%를 지급하겠다'고 설명한 것은 맞다."고 답변하였다(증거기록 2권 914면).
전라북도와 남원시는 2008년 남원시에 H 조성계획을 수립하여 민간투자를 모집하였는데 피고인은 주식회사 D(이하 'D'라 하고, 다른 주식회사들도 다시 지칭할 때에는 '주식회사' 표시를 생략한다)를 설립하여 D 명의로 사업제안서를 제출하고 담당공무원들과 면담을 진행하는 등 실제 사업을 추진한 사실 자체는 인정된다.
그러나 이 사건 남원 H 조성사업은 피고인 주장에 의하더라도 총 사업비가 3,000억 원이 넘는 대규모사업이고 사업의 특성상 많은 기업을 유치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그런데 당시 금융위기의 여파로 피고인이 대규모 투자금을 조달하기는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었고 그 전까지 부동산 시행사업을 해본 경험도 없는 피고인이[피고인은 부동산 시행사업을 하는 S 주식회사에 근무한 적은 있었으나 당시 컴퓨터로 카탈로그를 만들거나 설명회 준비를 하는 등의 디자인 작업만 하였을 뿐, 직접적으로 부동산 시행업무를 담당하지는 않았다(증거기록 2권 755면)] 많은 기업을 유치하는 것 또한 거의 불가능하였다. 실제 피고인과 E이 근무하였던 S에서도 위 사업의 추진을 검토하다가 사업규모가 크고 기업 유치가 어려워 사업을 포기한 바 있는데, 피고인은 구체적인 투자금조달 내지 기업 유치 계획도 없었다.
한편, 피고인은 피해자들에게 40억 원의 자금만 있으면 부지를 구입하고 전북도청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여 사업을 일사천리로 진행할 수 있는 것처럼 설명하여 투자금을 지급받았으나, 사업의 규모에 비추어 위와 같은 말은 그 자체로 현실성이 없고, 피고인은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부지 구입비용으로 사용하지도 않았다. 더욱이 피고인은 2009. 4. 초순경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자꾸 MOU 체결만 요구하지 말고 D의 사업실적, 투자금 조달 방안 등 구체적인 사업방안을 제시해 달라."고 요구받았음에도(증거기록 1권 304, 305면), 2010년 상반기까지도 투자비 조달계획 등을 제출하지 않았고, 그에 따라 전북도청은 D가 투자 의향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협의 자체를 중단하였다(증거기록 2권 504, 505면).
이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들로부터 이 사건 남원 H 사업과 관련하여 투자를 받을 당시 위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가능성은 없었고, 오히려 이를 시작할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었다고 인정된다.
피고인은 피해자들에게 당진 리조트단지사업이 수익성이 있는 사업이라고 설명하였고, 특히 피해자 L에게는 "총 사업비가 200억 원이 넘는 공사로서 순수익만 100억 원 정도가 되고 연말까지 수익만 90억 원이 넘을 것이다. 1억 원을 투자하면 이익금 2,000만 원을 지급하고, 5억 원을 투자하면 이익금 1억 원을 지급하겠다."고 설명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이 피해자들로부터 투자금을 지급받은 2009년경은 당진 리조트단지사업의 타당성 검토 등 기본 구상을 위한 용역시행 중에 있던 초기 단계에 불과하여 실제 공사 시행은 2012년 중반 이후부터 2015년까지로 계획되어 있었으므로(증거기록 1권 205면) 피해자들에게 설명한 것과 달리 단기적인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게다가 피고인이 추진하였다는 사업은 리조트단지 사업부지의 매립공사이고, 피고인은 N이 대표이사로 있는 T 주식회사로부터 매립공사를 하도급 받아 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사업부지의 매립공사는 전체 사업 계획에 포함되어 있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증거기록 1권 413면), T은 U 주식회사로부터 매립공사를 도급받은 것인데, U은 위 사업에 참가의향서를 제출한 업체에 불과하였을 뿐 시행사가 아니었고(증거기록 1권 417면), 장차 시행사로 정해질 것이라는 보장도 전혀 없었다. 또한 피고인이 N과 하도급 약정을 체결할 당시 N은 매립을 위한 토사를 확보하기 위하여 토지주들과 접촉하는 과정이었을 뿐, 토지주들로부터 토사 사용 승낙을 받은 상황도 아니었다.
이와 같이 피고인이 주장하는 당진 리조트단지 사업은 피고인의 말과 같이 실현될 가능성은 없었다.
피고인은 의정부 아파트형 공장사업이 무엇인지, 위 사업과 관련하여 추진한 내역은 무엇인지에 관한 자료를 전혀 제출한 바 없다. 피고인은 피해자 L이 5억 원을 투자하기로 하였으나 투자하지 않는 바람에 위 사업이 무산되었다고 변명하나, 투자가 무산될 경우를 대비한 다른 자금유치방안을 전혀 마련하지 않았고 실제 피해자 L이 위 사업에 5억 원을 투자하기로 확정되지도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과 E은 피해자들로부터 투자받은 돈의 상당 부분을 스키장이나 해운대에 놀러 가서 사용한 비용, 치질 치료비용, 태반 주사비용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거나 피고인의 조카, E의 딸을 비롯하여 피고인이 추진하였다는 사업과 관련성이 없는 수십 명의 사람들에게 송금하였다.
피고인이 투자금을 사무실 임차비용, D, 주식회사 V, W 등 법인 설립비용으로 사용하거나 당진 리조트단지 사업과 관련하여 T 대표 N에게 대여하는 데 사용한 사실이 확인되기도 한다. 그러나 피고인은 실제로 D의 직원은 몇 명 되지 않음에도 월 1,700만 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4층 건물 전체를 임차한 후 3, 4층을 공실로 비워두거나, 피고인의 지인이나 선배에게 사무실을 무료로 빌려주었고, 피고인이 설립하였다는 회사들 또한 피고인이 추진한 사업에 어떠한 도움이 되는지, 어떠한 역할을 하였는지 전혀 확인되지 않는다. N에게 대여한 금원 역시 앞서 살펴본 것처럼 수익성은 물론 추진 가능성조차 불명확한 매립공사의 하도급을 받기 위한 것일 뿐이었다.
일부 편취금액의 인정 여부
앞서 본 증거들에 의하면, 먼저 위 순번 6 기재 금원에 관하여는 피해자 J 명의의 농협 계좌에서 2009. 2. 27. 2,000만 원이 X에게 이체된 내역이 존재하고, 이에 대하여 피해자 J는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지정하는 계좌로 투자금을 보냈을 것이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수사기관에 고소장 및 관련 자료를 제출하면서 위 금원을 이 사건 D 법인 인수대금 명목으로 투자한 것이라고 명시한 바 있다. 한편,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5 2009. 2. 17.자 2,000만 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피해자 J 명의의 농협 계좌에서 X에게 이체된 금원인데, 피고인의 변호인은 이 부분 금원은 계좌내역이 없으므로 편취금액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위 2009. 2. 17.자 2,000만 원에 대하여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또한 위 순번 23, 24 기재 금원에 관하여도 피해자 J는 이 법정에서 "O은 자신의 제부이고, 당시 O으로부터 받을 돈이 있었는데 이를 D 계좌로 넣도록 한 것이다. P에게 이체된 것은 당시 피고인이 빌라를 구입한다고 하면서 빌라를 가지고 왔고 빌라 계약금으로 넣자고 설명해서 들어간 돈으로 기억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할 때 피해자 J가 피고인의 요구에 따라 X에게 직접 이체하는 방식으로 피고인에 지급한 것이고 또한 피해자 J가 O의 계좌에서 직접 D의 계좌로 입금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어 위 순번 6, 23, 24 기재 금원도 모두 피고인이 피해자 J로부터 편취한 금액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양형의 이유
처단형의 범위
징역 3년 ~ 22년 6월
권고형의 범위
징역 3년 ~ 6년(기본영역)
선고형의 결정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E과 공모하여 구체적인 사업계획이나 자금조달계획도 없이 사업을 진행하면서 피해자들에게는 확실하게 고수익을 보장할 것처럼 거짓말하여 투자금 명목의 금원을 편취한 것으로 범행 수법과 내용이 매우 불량하고, 편취금액이 15억 원을 넘는 거액으로 그 죄질이 무겁다. 피해자들은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하여 경제적 피해는 물론이거니와 회복하기 어려운 정신적 피해를 입었고,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고 피해회복을 위한 별다른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 피고인은 사기죄,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벌금형 6회,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로 집행유예 1회의 처벌을 받은 전력도 있다.
다만 피고인이 동종 범죄로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은 전력은 없는 점, 공범 E이 징역 2년의 처벌을 받은 점 등은 형기를 정하는 데 참작하기로 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이성호(재판장) 김시원 노승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