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18. 9. 14. 선고 2017노2540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양형부당)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롯데건설(주)의 불법행위 및 직원 G의 불법행위로 인해 공사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받지 못하여 회사경영이 급격하게 어려워지면서 임금 체불이 발생한 것이므로 이는 책임조각사유에 해당한다.

또한 피고인과 근로자들 사이에는 지급기일연장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3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는 사용자가 그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사회통념에 비추어 인정되는 경우에만 면책되는 것이고, 단순히 사용자가 경영부진 등으로 자금압박을 받아 이를 지급할 수 없었다는 것만으로는 그 책임을 면할 수 없으며, '임금이나 퇴직금을 기일 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사용자가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조기에 청산하기 위해 최대한 변제노력을 기울이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 퇴직 근로자 등의 입장에서 상당한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조치들이 행하여졌는지 여부도 하나의 구체적인 징표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도10539 판결 등 참조).

2)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하청업체와의 분쟁 등으로 인해 롯데건설(주)로부터 받아야 할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단순히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이 사건 죄책을 면할 수 없으며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구체적인 임금지급계획을 마련하거나 이에 관하여 근로자들과 성실하게 협의하는 등의 조취를 취하였다는 점 등도 기록상 엿보이지 않는바,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에 책임조각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나아가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2015. 7. 임금부터 지급하지 못하였는데,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2015. 9. 말경부터 2015. 11. 15.경까지 보냈던 문자들을 보면, "미안하다, 최선을 다하겠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 잘 되어가고 있다"는 추상적이고 모색적인 취지의 말만 있을 뿐이고, 자금조달계획이나 임금지급계획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전혀 포함되어있지 않다.

②

피고인은 G, H에게 2015. 11. 16.경 문자를 보내 미지급 임금을 같은 해 11. 30.과 12. 20. 두 번에 걸쳐서 지급하겠다고 약속을 하기도 하였으나 그 약속을 이행하지 못하였고, 2015. 12. 17.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피고인을 상대로 지급명령을 신청한 후 피고인이 이의를 하지 않아 확정되면 이를 통해 피고인이 롯데건설(주)로부터 받을 공사대금에 압류를 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약속하였으나, G, H이 지급명령신청을 하자 오히려 이에 대하여 이의를 신청하기도 하였다.

위와 같은 내용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근로자들에게 직접 임금을 지급하지는 못하였고, 제3자에 대한 별도의 법적 절차를 통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방식을 제안하고 이를 근로자들이 수락하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조차 협조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③ 피고인은 롯데건설(주)의 불법행위 및 직원 G의 불법행위가 이 사건 임금이 지급되지 않은 원인이고, 피고인은 전혀 귀책사유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인이 주장하는 원인이 사회통념에 비추어 지급을 못할 불가피한 사유인지에 대하여는 객관적인 자료를 통하여 확인된 바 없다. 만약 피고인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G을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들에게는 최대한 변제노력을 기울이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 퇴직 근로자 등의 입장에서 상당한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조치들을 취하였어야 하는데 이와 같은 사정도 존재하지 않는다.

④

피고인은 2015. 12. 17.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지급명령신청을 하도록 협조를 하겠다. 그리고 압류를 할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제안하였고, 이를 근로자들이 수락하였기 때문에 지급기일에 관한 연장합의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은 2016. 6. 20. 수사기관에서 E에 대한 미지급 임금에 대해 지급기일 연장합의를 한 사실이 있냐는 질문에 "아니오, 없습니다"라고 진술하였고, 이 사건 근로자들이 피고인의 제안을 수락한 것은 기일연장 목적이 아니라 피고인보다 자력이 있는 롯데건설(주)로부터 받는 것이 현실적이므로 피고인의 제안을 수락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위와 같은 절차는 지급명령신청, 확정, 압류 및 배당절차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근로자들이 해당 절차를 통해 임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지, 지급받을 수 있다면 언제 지급받을 수 있는지 등이 불확실한 점, 실제로 이 사건 근로자들 중 일부가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한 2017. 6.경까지 배당절차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를 두고 당사자들 사이에 합의에 의하여 지급기일을 연장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의 임금 미지급 경위에 어느 정도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어 보이는 점,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체불 임금 중 일부를 지급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에게 벌금형 외에 별다른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피고인이 체불한 근로자의 수, 체불한 임금 합계액이 적지 않다는 점, 현재까지 이 사건 근로자들이 임금을 지급받았는지 여부가 불분명한 점, 원심판결 선고 후 양형에 참작할 만한 사정변경이 없는 점, 그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과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함께 참작하면, 원심의 형이 지나치게 무겁다고 보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혁성(재판장) 권은석 이민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