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19. 10. 17. 선고 2018가합27137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각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들은 2015. 2. 1. 피고가 운영하는 D대학교(이하 '피고 학교'라 한다)와 아래와 같은 내용의 학술연구교수 임용계약을 각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임용계약'이라 한다).

나.

피고 학교는 이 사건 임용계약 종료 직전인 2017. 1. 25. 원고들에게 전자우편으로 사직에 따른 의무사항 이행 확인서와 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여 달라고 요구하면서 그 양식을 각 송부하였을 뿐 이 사건 임용계약 종료를 전후하여 이 사건 임용계약에 관하여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고, 2017. 2. 13.경 원고들에게 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4호증, 제5호증의 1, 2, 을 제6,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비전임교원으로서 이 사건 임용계약에 관한 갱신기대권이 있고, 갱신의 요건을 갖추었으므로 이 사건 임용계약은 2017. 2. 1.부터 갱신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 학교는 일방적으로 임용계약 기간 만료를 이유로 원고들의 근로제공 수령을 거절하면서 2017. 1. 31. 임용계약이 종료되었다고 주장하고 있고, 원고들에게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이 정한 해고사유 및 시기를 정한 서면 통지 절차도 이행하지 아니하였는바, 이와 같은 피고 학교의 행위는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2017. 2. 1. 해고가 무효라는 확인을 구한다.

나.

이 사건 임용계약이 갱신되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근로계약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 처분문서인 근로계약서의 문언에 따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보아야 하고, 이 경우 근로계약기간이 끝나면 그 근로관계는 사용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처를 기다릴 것 없이 당연히 종료함이 원칙이고, 다만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에도 예컨대 단기의 임용계약이 장기간에 걸쳐서 반복하여 갱신됨으로써 그 정한 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게 된 경우 등 계약서의 내용과 임용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채용 당시 계속근로의사 등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근무기간의 장단 및 갱신 횟수,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임용계약을 맺었다고 볼 것이며, 이 경우 사용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갱신계약 체결을 거절하는 것은 해고와 마찬가지로 무효이다(대법원 1998. 1. 23. 선고 97다42489 판결, 대법원 2007. 9. 7. 선고 2005두1690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임용계약이 계약기간을 2017. 1. 31.까지로 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그와 같이 계약기간을 정한 것이 단지 형식에 불과한 것인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각 증거들에다가 갑 제1, 2, 3, 4호증, 제7호증의 1, 을 제1, 2호증, 제3호증의 1, 2, 제4, 5, 14~16, 18, 2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용계약에서 정한 계약기간이 그 문언에도 불구하고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원고들은 당초 피고 학교가 실시한 2009학년도 교비 연구교수 지원사업 중 나형(학술연구교수)에 선발되어 학술연구교수로 근무하였는데, 당시 위 지원사업에 관한 공모·안내에는 위 지원사업에 따른 임용기간은 재임용기간을 포함하여 5년을 초과할 수 없고, 다만 임용 후 4년 10개월이 되는 시점에 연구업적 기준을 상회할 경우 특별채용 심사 절차를 거쳐 정년트랙 전임교원이 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었다. 원고들은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전인 2010. 2. 1.부터 2015. 1. 31.까지 위 지원사업에서 정한 최장 임용기간인 5년 동안 피고 학교에서 학술연구교수로 근무하였고, 피고 학교 역시 위 지원사업을 계속하지 않기로 결정하였기 때문에 이 사건 임용계약 체결 당시 원고들은 위 지원사업에 따른 학술연구교수로 재임용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

2)

피고 학교는 위 공모·안내에서 정한대로 원고들에 대한 특별채용 심사를 진행하는 한편(결국 원고들은 자격 요건 미달 또는 해당 단과대학의 공석 부족으로 전임교원으로 전환되지 못하였다), 위 지원사업에 따른 학술연구교수로 재임용될 수 없는 원고들과 개별적인 협의를 거쳐 계약기간을 다시 연장하지 않는 조건으로 위 지원사업과 별개로 원고들이 2년 더 피고 학교에서 학술연구교수로 근무할 수 있도록 원고들과 이 사건 임용계약을 각 체결하였고, 재임용 조건과 절차를 명시하고 있던 위 지원사업에 따른 종전의 임용계약과는 달리 이 사건 임용계약에는 재임용 조건과 절차에 관한 어떠한 내용도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

3)

원고들 역시 이 사건 임용계약 체결 당시 위 지원사업에 따른 종전의 임용계약과 달리 계약기간 종료 후 계약기간을 연장하지 않기로 하였고, 재임용 절차 역시 진행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한편, 원고들에 대한 전임교원 특별채용 심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그 주장과 같이 원고들이 이 사건 임용계약 교섭 및 체결 단계에서 강박 상태에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4)

피고 학교 비전임교원에 관한 규정은 학술연구교수의 발령기간을 1년 이내로, 연속하여 1회에 한하여 재발령할 수 있고, 총장의 승인을 얻을 경우 예외적으로 그 발령 기간을 연장할 수 있으며, 비전임교원은 발령 기간이 만료된 경우 당연히 해임되며 별도의 해임통보를 하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다(비전임교원에 관한 규정 제31조 제1항 본문, 제2항, 제53조 제1항). 위 규정을 종합해 보면, 원칙적으로 학술연구교수로 임용될 수 있는 최장 발령기간은 2년인데(원고들에게 지급되는 급여의 재원이 외부연구비에 의한 것이라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임기에 제한을 두지 아니 한다는 위 규정 제31조 제1항 단서가 적용될 수 없다), 원고들은 이미 위 지원사업에 따른 임용계약, 이 사건 임용계약을 통해 7년 동안 피고 학교의 학술연구교수로 근무하였고, 이 사건 임용계약에서 정한 계약기간도 위 규정이 정하고 있는 최장 임용기간과 동일한 2년이므로 이 사건 임용계약이 정하고 있는 계약기간이나 조건이 이례적이라거나 위 규정보다 불리하다고 볼 수 없다.

5)

2009학년도 교비 연구교수 지원사업에 따라 학술연구교수로 임용된 원고들과 같은 학술연구교수들이 피고 학교에서 위 지원사업이 종료된 후에도 계속 비전임교원으로 근무할 수 있다고 기대할 만한 인사관행 또는 인사원칙이 있었다거나 학교가 개별적으로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용계약 갱신에 관한 어떤 신뢰를 주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결국, 이 사건 임용계약은 그 문언에서 정한 것과 같이 2017. 1. 31. 계약기간 종료로 피고나 피고 학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처 없이 종료하였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각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재은(재판장) 정우혁 최지은

각주1) 2009학년도 교비 연구교수 지원사업에 따라 원고들이 임용될 때 시행되고 있던 비전임교원에 관한 규정 제6호 제1항 본문, 제2항, 제10조 제1항도 같은 내용으로 규정되어 있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