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
피고인은 서울 동대문구 B 소재 C식당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8명을 사용하여 음식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5. 8. 10.부터 2017. 12. 31.까지 근무한 D에게 임금 합계 821,100원, 연차수당 1,190,480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D에게 퇴직금(차액) 326,102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대법원 2005. 6. 9. 선고 2005도1089 판결, 대부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한편,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 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2도6110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범죄일람표 기재 임금, 연차수당,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점에 대한 인식 및 그러한 인식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검사는 D이 이 사건 식당에 출근하여 퇴근하기까지의 12시간 중에 휴게시간 1시간 30분(휴게시간 1시간 + 점심, 저녁 식사시간 각 15분씩 30분)을 제외한 나머지 10시간 30분이 실제 근로시간임을 전제로 이 사건 미지급 임금, 퇴직금을 산정하여 기소하였다. 그러나 ① D 등 근로자들이 1층 휴게실에서 수면을 취하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에 의하면, D은 손님이 뜸한 점심시간 이후 저녁시간 전 사이에 적어도 1시간을 초과하여 휴게시간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은 D이 근무하는 기간 동안 파출부 등 일용인력을 고용하였는바, D 등 근로자들이 휴게시간을 가지는 동안 대체인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점심, 저녁의 식사를 각 15분을 초과하여 이용할 수 없을 정도로 이 사건 식당 영업이 근무시간 내내 혼잡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지도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D의 이 사건 식당에서의 실제 근로시간이 1일 10시간 30분에 이른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① D은 신용불량을 이유로 자신을 근로소득자로 신고하지 말아 줄 것을 요청하였고, 이에 피고인은 D을 이 사건 식당에 근무하는 기타 사업소득자로 신고하여 그 사업소득세, 건강보험료 등을 대신 납부하여 준 점, ② 피고인은 D에게 2016년 1월까지 월 220만원, 2017년 2월부터 월 230만원씩의 임금을 세금을 공제하지 아니한 채 정액으로 지급한 점, ③ D은 약 2년 4개월에 이르는 근무기간 동안 피고인에게 임금이덜 지급되었다거나, 연차수당을 요구한 사실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그 법적 효력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피고인은 D과 사이에 각종 수당을 포함하여 월 정액의 급여를 지급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믿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피고인은 2017. 11. 23.경 이 사건 식당 영업을 E에게 양도하였다. 그렇다면 특별한 반대의 약정이 없는 이상 피고인과 근로자간의 근로관계는 원칙적으로 E에게 포괄적으로 승계되므로, 2017. 11. 23. 이후의 임금 및 퇴직금 등의 지급의무가 피고인에게 있다고 볼 수도 없다.
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는 아니한다.
판사 홍은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