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20. 10. 27. 선고 2019나40407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는 원고에게 23,829,506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7. 17.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나.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다음 각 사실은 갑 제1, 2, 39, 40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북부지청장이 발급한 체불임금등·사업주확인서에는 '체불사업주 피고(C), 체불근로자인 원고의 근무기간 2011. 10. 19. ~ 2018. 6. 30., 체불임금등 내역 합계 23,829,506원[= 18,541,490원(퇴직금) + 1,134,000원(휴업수당) + 4,154,016원(미사용 연차수당)]'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나.

피고에 대한 서울북부지방법원 2018고단4909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건에서 2019. 8. 27. '피고가 원고에 대한 위 퇴직금 등 합계 23,829,506원과 D, E에 대한 퇴직금을 체불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징역 6개월이 선고되었고, 피고가 항소하였으나 2020. 1. 10. 항소가 기각되어 확정되었다.

2.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발생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위 퇴직금 등 합계 23,829,506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7. 17.{기간의 말일이 토요일 또는 공휴일에 해당한 때에는 기간은 그 익일로 만료하는바(민법 제161조), 원고의 퇴직일인 2018. 6. 30.부터 14일 기간의 말일인 2018. 7. 14.이 토요일이고 그 익일인 2018. 7. 15.도 공휴일(일요일)이므로, 위 기간은 그 익일인 2018. 7. 16.에 만료하여 2018. 7. 17.이 그 기간 만료일의 다음날이다}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가.

피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① 피고가 원고의 퇴직금을 중간정산하여 지급하였고, 설령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 중간정산 명목으로 지급한 돈에 대해서 중간정산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이를 피고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하므로 퇴직금에서 공제되어야 하며, ② 원고와 피고 사이에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약정이 체결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휴업수당이나 미사용 연차수당을 별도로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1)

중간정산 내지 부당이득 해당 여부

가)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참조).

나)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을 제 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다음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 제5조 제1항에서는 임금액 및 구성항목에 대해서 '월 지급액: 230만 원(급여 2,108,330원), 퇴직금 중간정산액 191,670원'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2)

원고는 2015. 10. 8. 아래와 같은 내용의 퇴직금 중간정산 신청서와 퇴직금 중간정산 확인각서를 각각 작성하였다.

다)

그러나 갑 제3 내지 40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수사기관과 위 형사사건의 법정에 출석하여 위 근로계약서, 퇴직금 중간정산 신청서, 퇴직금 중간정산 확인각서의 작성 경위에 관하여 "세금 문제 때문에 서명해 달라고 해서 별다른 생각 없이 서명해 주었다. 원고가 피고가 별도로 퇴직금을 중간정산하여 월 급여에 포함되는 것으로 구두로라도 합의한 적이 없다. "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어 원고가 퇴직금 중간정산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이나 의미를 알지 못한 채 서명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가 원고를 비롯한 근로자들로부터 위와 같은 서류를 작성받게 된 경위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근무하던 공장장이 퇴직한 후 퇴직금을 지급해 달라고 노동청에 진정한 것이 계기가 되었는데, 위 서류 작성 시까지의 퇴직금을 산정하여 실제 지급한 것이 아니라 기존에 지급하던 임금에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다는 취지에 불과하여 위와 같은 서류 작성을 전후로 하여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금액에 차이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관계 법령에 따른 퇴직금 중간정산 약정이 유효하게 체결되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라)

한편, 앞서 살펴 본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원고와 피고가 체결한 위 약정들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원고가 피고로부터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수령한 적이 없으므로, 원고가 이를 피고에게 부당이득금으로 반환하여야 하는 것도 아니다.

마)

결국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2)

포괄임금 해당 여부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매월 일정액을 제 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이 성립하였는지는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임금 산정의 단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 동종 사업장의 실태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및 근로계약서에 포괄임금이라는 취지를 명시하지 않았음에도 묵시적 합의에 의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근로형태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일정한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예상되는 경우 등 실질적인 필요성이 인정될 뿐 아니라, 근로시간, 정하여진 임금의 형태나 수준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정액의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 외에 추가로 어떠한 수당도 지급하지 않기로 하거나 특정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이어야 한다(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6도1060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휴업수당이나 미사용 연차수당을 포함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이 성립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한편, 갑 제40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위 형사사건의 항소심에서도 "피고가 원고와 휴업수당, 연차휴가 미사용 수당을 월 급여에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으므로, 원고에게 별도로 휴업수당 등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라고 변소하였으나, 위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아니하였음이 인정될 뿐이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재석(재판장) 정문석 조우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