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원심의 판단과는 달리,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주식회사 G(이하 'G'이라 한다)은 학교법인 F학원(이하 'F학원'이라 한다)과 사이에 판교 H 일부 상가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에 대하여 그 기한을 2016. 11. 30.까지로 하여 G이 F학원을 위한 분양대행 용역을 수행하기로 하는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바 있다. 따라서 피고인은 2016. 3. 14.경 피해자로부터 이행보증금 명목으로 1억 원을 송금 받을 당시 피해자에게 분양대행업을 할 수 있도록 해 줄 의사나 능력이 있었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사기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 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한편, 피고인의 변호인은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내인 2019. 10. 11. 이 사건 사기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사실오인의 주장만을 항소이유로 정리한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였으나,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도과한 2019. 11. 27. 당심 제1회 공판기일에서 이 사건 항소이유를 '사실오인 및 양형부당'이라고 주장하였다. 따라서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도과 후에 새롭게 주장한 위 양형부당의 주장은 적법한 항소이유라고 볼 수 없는데, 직권으로 살펴보더라도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할 정도로 무거워 보이지 않으며, 원심 판결 이후 원심의 양형을 변경할만한 특별한 정상이나 사정의 변경도 없다].
판단
관련 법리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1도5313 판결 등 참조). 또한, 검찰에서의 피고인의 자백이 법정진술과 다르다는 사유만으로는 그 자백의 신빙성이 의심스럽다고 할 사유로 삼아야 한다고 볼 수는 없고, 자백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자백의 진술 내용 자체가 객관적으로 합리성을 띠고 있는지, 자백의 동기나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자백 이외의 정황증거 중 자백과 저촉되거나 모순되는 것이 없는지 하는 점을 고려하여 피고인의 자백에 합리적인 의심을 갖게 할 상황이 있었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10. 26. 선고 2001도4112 판결 등 참조).
한편, 민사판결을 통해 확정된 사실은 다른 형사사건을 담당하는 법원을 구속하는 것은 아니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도395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설령 피고인의 주장처럼 이 사건 계약이 체결된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이행보증금 명목으로 1억 원을 송금 받을 당시 피해자에게 분양대행업을 할 수 있도록 해 줄 의사나 능력이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사기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프로젝트 금융(PF) 사업으로 이 사건 건물의 신축사업을 추진한 주식회사 H(이하 'H'라 한다)의 본부장이었던 L은 원심 법정에서, F학원이 이 사건 건물의 매수와 관련하여 우선협상대상자의 지위에 있었고, 이에 H는 F학원과 양해각서를 체결하였는데 F학원이 그 양해각서의 내용을 이행하지 못해 2015. 11. 6.경 H는 F학원에게 양해각서의 효력 상실을 통보하여 F학원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하였다고 진술하였다.
F학원의 직원인 M는 2016. 3. 초순경 당시 F학원이 이 사건 건물의 매수와 관련하여 H와 아직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였고, 이 사건 건물의 매수 이후 분양대행과 관련하여 어떠한 검토도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피고인과 F학원은 이 사건 건물의 분양대행과 관련한 어떠한 계약도 체결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한 바 있다.
피고인은 검찰에서, F학원의 청소용역 업체인 U회사에서 V의 소개로 근무한 적이 있는데, 자신은 V에게 F학원이 이 사건 건물을 매입해오면 위 건물에 대한 분양대행업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을 뿐, F학원과 분양대행 업무에 대해 아무런 약정을 맺은 것이 없었고, F학원이 이 사건 건물을 매입해오더라도 자신은 분양대행업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사람이 아니었으며, 피해자가 이행보증금을 납입하더라도 피해자에게 분양대행 업무를 정상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진술하여, 이 사건 사기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을 자백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2018고단2669호 사건의 증거기록 137면 참조).
피고인은 검찰에서 위와 같이 진술하기 전에도 경찰에서 조사를 받으며, F학원이 이 사건 건물을 매입하더라도 자신이 위 건물에 대한 분양대행업을 할 수 있는 근거는 없었고, 자신이 F학원 측과 이 사건 건물에 대한 분양대행 계약이 체결된 것은 아니라고 진술하였는바(2018고단2669호 사건의 증거기록 83면 참조), 결국 위와 같은 검찰에서의 진술은 경찰에서의 진술과도 대체로 일치하여 그 일관성을 인정할 수 있는 점, 이 사건 기록을 면밀히 살펴보아도 피고인의 위와 같은 검찰에서의 자백 진술에 합리적인 의심을 갖도록 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특히 피고인의 위와 같은 검찰에서의 자백 진술은 앞서 본 바와 같은 L의 원심 법정 진술 및 M의 사실확인서 기재 내용 등 다른 증거들과도 부합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위와 같은 검찰에서의 자백 진술은 그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다.
M는 원심 법정에서, F학원이 이 사건 건물을 매입하게 되면 G에게 이 사건 건물의 분양대행 업무를 위임하려고 한 사실이 있었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M가 원심 법정에서 위와 같이 진술한 내용은 F학원이 이 사건 건물을 매입할 것을 전제로 G에게 이 사건 건물의 분양대행 업무를 위임하려는 의향이 있었다는 취지일 뿐, F학원이 G과 사이에 이 사건 건물의 분양대행 관련 용역계약을 정식으로 체결하였다는 취지는 아니었다.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러 G이 2015. 2.경 F학원과 사이에 2016. 11. 30.까지 F학원을 위하여 이 사건 건물의 분양대행 용역을 수행하기로 하는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주장하며, 관련 증거인 각 용역계약서(증 제7호증의 1, 2)를 제출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에 이르기까지 위 증거를 제출하지 않았고, 위와 같은 증거가 존재함을 따로 주장하지도 않았던 점, 위 증거와 달리 앞서 본 피고인의 검찰에서의 자백 진술 및 M의 사실확인서 기재 내용 등에 의하면, 피고인과 F학원이 이 사건 건물에 관한 분양대행 용역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인정하기 어려운 점, 위 증거의 구체적인 작성 경위나 피고인이 위 증거가 존재함을 그동안 따로 주장하지 않았던 사정 등에 관하여 납득할만한 설명이 부족한 점 등을 고려하면, 위 증거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아울러 이 사건 계약은 어디까지나 F학원이 이 사건 건물을 매입할 것을 전제로 하는데, 앞서 본 L의 원심 법정 진술 등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이행보증금 명목으로 1억 원을 송금 받을 당시 F학원이 이 사건 건물을 매입할 수 있을지 여부가 매우 불명확하였으므로, 위 증거의 기재 내용과 같이 이 사건 계약이 체결된 사실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의 피해자에 대한 기망행위가 없었다고 볼 수 없다.
한편, 피해자는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인 주식회사 W의 명의로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G과 사이에 분양업무 대행용역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주식회사 W는 G과 피고인을 상대로 이 사건과 관련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등을 청구원인으로 한 민사소송[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7가단229429 손해배상(기)]을 제기하였고, 위 소송 결과 담당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1억 원을 편취한 불법행위를 저질렀음을 이유로 G과 피고인이 연대하여 주식회사 W에게 피해자가 지급한 1억 원에 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따라서 앞서 본 관련 법리 등에 비추어 위 민사판결을 통해 확정된 위와 같은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을 판단함에 있어서도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창우(재판장) 하석찬 정우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