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20. 8. 14. 선고 2019노1584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원심의 판단과는 달리,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주식회사 G(이하 'G'이라 한다)은 학교법인 F학원(이하 'F학원'이라 한다)과 사이에 판교 H 일부 상가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에 대하여 그 기한을 2016. 11. 30.까지로 하여 G이 F학원을 위한 분양대행 용역을 수행하기로 하는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바 있다. 따라서 피고인은 2016. 3. 14.경 피해자로부터 이행보증금 명목으로 1억 원을 송금 받을 당시 피해자에게 분양대행업을 할 수 있도록 해 줄 의사나 능력이 있었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사기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 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한편, 피고인의 변호인은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내인 2019. 10. 11. 이 사건 사기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사실오인의 주장만을 항소이유로 정리한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였으나,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도과한 2019. 11. 27. 당심 제1회 공판기일에서 이 사건 항소이유를 '사실오인 및 양형부당'이라고 주장하였다. 따라서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도과 후에 새롭게 주장한 위 양형부당의 주장은 적법한 항소이유라고 볼 수 없는데, 직권으로 살펴보더라도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할 정도로 무거워 보이지 않으며, 원심 판결 이후 원심의 양형을 변경할만한 특별한 정상이나 사정의 변경도 없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1도5313 판결 등 참조). 또한, 검찰에서의 피고인의 자백이 법정진술과 다르다는 사유만으로는 그 자백의 신빙성이 의심스럽다고 할 사유로 삼아야 한다고 볼 수는 없고, 자백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자백의 진술 내용 자체가 객관적으로 합리성을 띠고 있는지, 자백의 동기나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자백 이외의 정황증거 중 자백과 저촉되거나 모순되는 것이 없는지 하는 점을 고려하여 피고인의 자백에 합리적인 의심을 갖게 할 상황이 있었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10. 26. 선고 2001도4112 판결 등 참조).

한편, 민사판결을 통해 확정된 사실은 다른 형사사건을 담당하는 법원을 구속하는 것은 아니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도3956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설령 피고인의 주장처럼 이 사건 계약이 체결된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이행보증금 명목으로 1억 원을 송금 받을 당시 피해자에게 분양대행업을 할 수 있도록 해 줄 의사나 능력이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사기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1)

프로젝트 금융(PF) 사업으로 이 사건 건물의 신축사업을 추진한 주식회사 H(이하 'H'라 한다)의 본부장이었던 L은 원심 법정에서, F학원이 이 사건 건물의 매수와 관련하여 우선협상대상자의 지위에 있었고, 이에 H는 F학원과 양해각서를 체결하였는데 F학원이 그 양해각서의 내용을 이행하지 못해 2015. 11. 6.경 H는 F학원에게 양해각서의 효력 상실을 통보하여 F학원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하였다고 진술하였다.

2)

F학원의 직원인 M는 2016. 3. 초순경 당시 F학원이 이 사건 건물의 매수와 관련하여 H와 아직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였고, 이 사건 건물의 매수 이후 분양대행과 관련하여 어떠한 검토도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피고인과 F학원은 이 사건 건물의 분양대행과 관련한 어떠한 계약도 체결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한 바 있다.

3)

피고인은 검찰에서, F학원의 청소용역 업체인 U회사에서 V의 소개로 근무한 적이 있는데, 자신은 V에게 F학원이 이 사건 건물을 매입해오면 위 건물에 대한 분양대행업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을 뿐, F학원과 분양대행 업무에 대해 아무런 약정을 맺은 것이 없었고, F학원이 이 사건 건물을 매입해오더라도 자신은 분양대행업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사람이 아니었으며, 피해자가 이행보증금을 납입하더라도 피해자에게 분양대행 업무를 정상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진술하여, 이 사건 사기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을 자백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2018고단2669호 사건의 증거기록 137면 참조).

4)

피고인은 검찰에서 위와 같이 진술하기 전에도 경찰에서 조사를 받으며, F학원이 이 사건 건물을 매입하더라도 자신이 위 건물에 대한 분양대행업을 할 수 있는 근거는 없었고, 자신이 F학원 측과 이 사건 건물에 대한 분양대행 계약이 체결된 것은 아니라고 진술하였는바(2018고단2669호 사건의 증거기록 83면 참조), 결국 위와 같은 검찰에서의 진술은 경찰에서의 진술과도 대체로 일치하여 그 일관성을 인정할 수 있는 점, 이 사건 기록을 면밀히 살펴보아도 피고인의 위와 같은 검찰에서의 자백 진술에 합리적인 의심을 갖도록 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특히 피고인의 위와 같은 검찰에서의 자백 진술은 앞서 본 바와 같은 L의 원심 법정 진술 및 M의 사실확인서 기재 내용 등 다른 증거들과도 부합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위와 같은 검찰에서의 자백 진술은 그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다.

5)

M는 원심 법정에서, F학원이 이 사건 건물을 매입하게 되면 G에게 이 사건 건물의 분양대행 업무를 위임하려고 한 사실이 있었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M가 원심 법정에서 위와 같이 진술한 내용은 F학원이 이 사건 건물을 매입할 것을 전제로 G에게 이 사건 건물의 분양대행 업무를 위임하려는 의향이 있었다는 취지일 뿐, F학원이 G과 사이에 이 사건 건물의 분양대행 관련 용역계약을 정식으로 체결하였다는 취지는 아니었다.

6)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러 G이 2015. 2.경 F학원과 사이에 2016. 11. 30.까지 F학원을 위하여 이 사건 건물의 분양대행 용역을 수행하기로 하는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주장하며, 관련 증거인 각 용역계약서(증 제7호증의 1, 2)를 제출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에 이르기까지 위 증거를 제출하지 않았고, 위와 같은 증거가 존재함을 따로 주장하지도 않았던 점, 위 증거와 달리 앞서 본 피고인의 검찰에서의 자백 진술 및 M의 사실확인서 기재 내용 등에 의하면, 피고인과 F학원이 이 사건 건물에 관한 분양대행 용역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인정하기 어려운 점, 위 증거의 구체적인 작성 경위나 피고인이 위 증거가 존재함을 그동안 따로 주장하지 않았던 사정 등에 관하여 납득할만한 설명이 부족한 점 등을 고려하면, 위 증거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아울러 이 사건 계약은 어디까지나 F학원이 이 사건 건물을 매입할 것을 전제로 하는데, 앞서 본 L의 원심 법정 진술 등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이행보증금 명목으로 1억 원을 송금 받을 당시 F학원이 이 사건 건물을 매입할 수 있을지 여부가 매우 불명확하였으므로, 위 증거의 기재 내용과 같이 이 사건 계약이 체결된 사실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의 피해자에 대한 기망행위가 없었다고 볼 수 없다.

7)

한편, 피해자는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인 주식회사 W의 명의로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G과 사이에 분양업무 대행용역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주식회사 W는 G과 피고인을 상대로 이 사건과 관련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등을 청구원인으로 한 민사소송[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7가단229429 손해배상(기)]을 제기하였고, 위 소송 결과 담당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1억 원을 편취한 불법행위를 저질렀음을 이유로 G과 피고인이 연대하여 주식회사 W에게 피해자가 지급한 1억 원에 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따라서 앞서 본 관련 법리 등에 비추어 위 민사판결을 통해 확정된 위와 같은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을 판단함에 있어서도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창우(재판장) 하석찬 정우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