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22. 6. 21. 선고 2020가단124843 판결

2020

주문

1.

원고(반소피고)의 본소청구와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 중 본소로 인한 부분은 원고(반소피고)가, 반소로 인한 부분은 피고(반소원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1.

기초사실

가.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는 전세버스 등 유상여객운송업을 영위하는 법인으로서,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만 한다)는 2014. 10. 26.경부터 2019. 11. 30.경까지 원고 소속 운전기사로 근무한 사람이다.

나.

원고의 취업규칙 제15조(실 손해액의 배상)는 ‘사원은 동 취업규칙 및 안전규정에 위반하는 행위를 하거나 고의 또는 과실(과실률 70% 이상)로 회사에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 신원보증인과 연대하여 그 실 손해액을 배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6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소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피고의 근무기간 중 피고는 그 전적인 과실로 아래 표 기재와 같은 6건의 각 교통사고(이하 ‘이 사건 각 사고’라 한다)를 야기하였는바, 그 각 교통사고로 인해 원고가 상대측 운전자 등 피해자들에게 지급한 합의금 등 손해액은 11,410,300원에 달한다(피고의 전적인 과실로 발생한 사고라고 하더라도 최종 공제보험 처리한 경우는 피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어 제외하였다). 피고는 취업규칙 제15조에 따라, 위 11,410,300원에서 피고가 자부담금 명목으로 부담한 100만 원을 공제한 10,410,300원을 구상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앞서 본 취업규칙 제15조의 내용에 비추어, 원고의 본소청구는 이 사건 각 사고가 피고의 고의 또는 과실로 발생하였고 과실로 발생한 경우에도 그 과실비율이 70% 이상임을 전제로 한다. 갑 제1 내지 5, 9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 소유 버스를 운행하던 중 위 표 ‘사고 일시’란 기재 각 일시경 ‘사고 내용’란 기재와 같은 사고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적어도 연번 1 사고의 경우에는 피고의 고의 또는 과실로 발생하였고, 나아가 과실비율이 70% 이상임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을 제6, 8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비추어, 위 사고는 차량 자체의 결함으로 인 해 발생하였다고 봄이 보다 합리적이다). 따라서 연번 1 사고와 관련한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2)

연번 2 내지 6 각 사고와 관련하여 본다.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피용자의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행하여진 불법행위로 인하여 직접 손해를 입었거나 그 피해자인 제3자에게 사용자로서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 결과로 손해를 입게 된 경우에 사용자는 그 사업의 성격과 규모, 시설의 현황, 피용자의 업무내용과 근로조건 및 근무태도, 가해행위의 발생원인과 성격, 가해행위의 예방이나 손실의 분산에 관한 사용자의 배려의 정도, 기타 제반 사정에 비추어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견지에서 신의칙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피용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대법원 2017. 4. 27. 선고 2016다271226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앞서 인정한 사실과 증거들을 통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보유 차량이 28대이고 소속 근로자도 23명 정도에 이르는 적지 않은 규모의 여객버스운송업체로서, 업무의 특성상 소속 기사의 과실로 인해 차량 파손 등 손해가 발생할 위험성이 상당히 높고, 그러한 위험은 기본적으로 위험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지시함으로써 영업상 이익을 얻는 사용자가 부담하여야 하는 성질의 것인 점, ② 여객 버스운송업체는 그러한 위험에 대비해 제도적으로 마련된 공제조합에 가입하고, 공제를 통해 사고를 처리함으로써 그로 인한 손해를 회피할 수 있게 되어 있음에도, 원고가 단지 공제료가 누적 할증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공제를 통해 사고를 처리하지 않은 채 직접 자신의 계산으로 피해자 측에 배상금을 지급하였는바, 원고의 손해는 스스로의 선택으로 공제 처리를 하지 않아 야기된 손해에 해당하는 점, ③ 원고는 이러한 조치가 피고의 형사처벌이나 면허정지처분을 방지하기 위한 측면이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나, 적어도 이 사건 각 사고는 그러한 형사처벌이나 면허정지처분을 받을 우려가 있는 정도의 사건으로 보이지 않는 점, ④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이하 ‘택시발전법’이라 한다) 제12조 제1항 제5호, 같은 법 시행령 제19조 제2항은 택시운송사업자가 택시운수종사자의 고의·중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경우가 아닌 한 차량수리비 등 교통사고 처리에 드는 비용을 그 택시운수종사자에게 전가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바, 택시운송사업과 여객자동차운송사업에서 그 운수종사가 차지하는 지위의 유사성 등에 비추어, 여객자동차운송사업자와 그 소속 운수종사자 간에도 위와 같은 택시발전법 금지규정의 취지가 참작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위 각 사고와 관련하여 입은 손해를 피용자인 피고에게 배상하도록 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3)

결국 원고의 본소청구는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3.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피고는 근무기간 중 기본적인 업무인 버스 운행 업무 외에도, 직원들 출근버스 운행, 배차 운행, 차량 수리·정비업무, 경조사비 취합·전달 업무, 음주측정, 배차표 교부 및 단말기 부착 확인업무를 수행하여야 했고, 그러한 이유로 아침 일찍 출근하였다가 밤늦게까지 근무하는 경우가 잦았다. 2017. 5.경부터 2019. 11.경까지의 연장 및 야간근로에 대응한 미지급 연장근로수당은 67,036,663원, 야간근로수당은 1,766,348원이다. 그리고 원고는 2014. 10. 26. 입사한 이래 한 번도 연차휴가를 사용한 적이 없음에도, 2016년도분 1,435,406원 등 연차휴가 미사용분 수당 합계 6,593,328원을 지급받지 못 하였다. 또한 위와 같은 미지급 연장·야간근로수당과 연차휴가 미사용수당을 감안하면, 평균임금은 164,361원이고, 이를 기초로 다시 산정한 퇴직금은 25,154,022원인데, 위 금액에서 기 지급 퇴직금 12,812,340원을 공제한 미지급 퇴직금은 12,341,682원이다.

결국 원고는 피고에게 미지급 연장근로수당 67,036,663원과 야간근로수당 1,766,348원,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6,593,328원, 퇴직금 12,341,682원 합계 87,738,021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쟁점

피고가 그 주장과 같은 연장, 야간, 휴일근로를 하였는지에 관하여 살피기에 앞서,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이 근로기준법상의 연장, 야간, 휴일, 연차휴가 등 법정수당을 모두 포함하여 일정액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약정이라고 주장하므로, 위 주장에 관하여 본다.

2)

관련 법리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근로자에 대하여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시간외, 휴일, 야간근로수당 등 제 수당을 계산하여 이를 합산 지급함이 원칙이나, 근로시간, 근무형태와 업무의 성질 등을 참작하고 계산의 편의와 직원의 근무의욕을 고취하는 뜻에서 근로자의 승낙 하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지급하거나 매월 일정액을 제 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한 경우에 그것이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를 무효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3다66523 판결 등 참조).

한편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이 체결되었다면 근로자가 포괄임금으로 지급받은 연장근로수당 또는 이에 갈음한 시간외수당, 야간수당, 휴일수당 등에는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한 시간외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볼 것이어서, 근로자의 구체적인 시간외 근로시간 등을 인정하고 포괄임금으로 지급된 제 수당과 시간외 근로 등에 대한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한 수당과의 차액의 지급을 명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2다1695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그러한 포괄임금에는 연차휴가미사용수당 역시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3. 5. 27. 선고 92다33398 판결 등 참조).

3)

인정사실

가)

원고와 피고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작성한 근로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이하 원고와 피고 간 근로계약을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나)

원고의 취업규칙 중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다)

피고는 원고로부터 2017. 1.경부터 3.경까지 기본급에 운행수당, 연장근로수당, 근속수당 등을 합친 각 240만 원을 수령하였고, 2017. 4.경부터 12.경까지 같은 명목의 합계로 각 250만 원을 수령하였는데, 이때 연장근로수당은 매월 175,740원으로 책정되었다. 피고는 2018. 1.경부터 3.경까지는 기본급에 야간수당, 휴일수당 등을 합친 250만 원을, 2018. 4.경부터 퇴사 시까지는 275만 원을 각 수령하였고, 이때 야간수당과 휴일수당은 2018. 12.경까지는 매월 각각 84,909원, 281,401원으로, 2019. 1.경부터는 매월 각각 54,422원, 200,403원으로 책정되었다. 다른 기사들도 동일한 액수의 연장, 야간, 휴일수당을 수령하였고, 원고는 기본적으로 소속 기사들의 실제 야간, 연장, 휴일근무 여부나 그 시간을 따져 급여를 지급하지 않았다.

[인정근거] 갑 제12, 16, 20, 21, 2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4)

구체적 판단

가)

앞서 인정한 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통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근로시간, 근로형태나 업무의 성질상 실제로 근무한 시간의 정확한 산출이 어려운 근로자이고,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예상되는 경우에 해당하는바, 원고는 그러한 근로내용과 근로형태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여 연장근로수당 등 법정수당이 포함된 일정액을 월 급여로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약정(이하 ‘이 사건포괄임금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러한 임금지급방식이 피고에게 불이익이 없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므로,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이 무효라고 볼 수 없다.

(1)

피고는 관광 또는 통근용 버스를 운전하는 기사로서, 계약 상대방인 회사, 학교 등의 상황, 운행시기에 따라 운행빈도나 운행경로가 달라질 것이 당연히 예상되고, 동일한 노선이라고 하더라도 운행시간·도로여건·교통상황·주행조건·기상조건·근무태도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실제 운행시간이 달라질 수 있으며, 업무의 특성상 근로 중간에 예측불가능한 대기시간 및 휴게시간이 뒤섞여 있어 근로가 간헐적·단속적으로 이루어짐에 따라, 근로시간의 예측이나 산정이 어렵다고 보인다. 실제 피고가 주장하는 근무내역을 보더라도, 그 운행 형태가 일정하지 않다는 것이 확인되는바, 그에 따라 실제로도 그 근로시간의 산정이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2)

이 사건 근로계약서와 원고의 취업규칙에는 ‘간주근로시간제도’라는 규정이 있는데, 이는 그 내용상 근로시간의 산정이 불가능함을 전제로 하여, 일률적으로 그 근로시간을 ‘주 40시간’으로 본다는 취지이다. 원고와 피고는 1년간의 연봉총액을 12회로 균등분할하여 매월의 임금지급일에 지급하는 연봉제 형태의 임금 약정을 체결하였고, 그 급여액은 ‘기본급’, ‘연장수당’, ‘야간수당’, ‘휴일수당’ 등의 항목으로 구성되는데, 그 구체적인 금액이 매월 변동되는 것이 아니라 고정된 금액으로 정해져 있다.

(3)

반면, 원고가 근로기준법을 잠탈할 목적으로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을 체결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는 없다. 또한 이러한 포괄임금약정에 의할 경우 원고로서는 근로시간 계산에 소요되는 노력과 비용을 줄일 수 있고, 피고와 같은 운전직 근로자들도 행선지 등에 따라 매번 달라지는 소요시간에 구속될 필요가 없고, 배차 전 대기시간, 중간 도착지에서의 대기시간 등을 휴게시간으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며, 매월 일정한 급여를 수령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이 피고에게 특별히 불이익하다고 볼 수도 없다. 실제로도 피고는 장기간 원고에게 고용되어 근무하면서 일정액의 포괄임금을 수령하였을 뿐 실제 근로시간에 따른 연장근로수당 등 법정수당을 지급받지 아니하였음에도 원고에게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나)

따라서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이 유효한 이상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한 임금에는 근로기준법의 기준에 따른 연장근로 등 수당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가 피고에게 추가로 지급해야 할 위 수당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의 반소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원고의 본소청구 및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한다.

판사 김종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