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21. 8. 17. 선고 2020나32600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 없거나 갑 제4호증, 을 제1, 6호증의 각 1, 2, 을 제18, 1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는 버스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2)

원고 A은 2011. 8. 30., 원고 B는 2012. 8. 27. 각 피고의 정비사로 입사하여 근무하여 왔는데, 원고 B는 2018. 9. 4. 퇴사하였다.

나.

이 사건 근로계약의 내용

1)

원고들이 입사하면서 피고와 체결한 이 사건 근로계약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2)

원고 A의 최초 체결된 근로계약에 따른 연봉은 32,400,000원, 월액은 2,700,000원이고, 원고 B의 최초 체결된 근로계약에 따른 연봉은 34,800,000원, 월액은 2,900,000원이다.

다.

원고들은 5일을 주기로, ① 첫째 날 및 둘째 날은 08:00부터 17:00까지 주간근무를, ② 셋째 날은 08:00부터 17:00까지 주간근무 및 17:00부터 익일 08:00까지 야간근무를, ③ 넷째 날 및 다섯째 날은 휴무를 하는 형태로 근무하여 왔다.

라.

2017년 단체협정서 및 임금협정서의 내용

1)

2017년 임금협정서

2)

2017년 단체협약서

마.

원고들의 2017년 임금 구성

1)

원고 A

2)

원고 B

바.

피고는 원고들에게 야간근무의 일수에 따라 산정한 당직수당을 지급하다가, 2018. 10.경부터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주장 및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의 야간근무는 통상근로와 동일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에 대한 가산임금으로서 연장․야간근로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들은 피고를 상대로 그 일부의 청구로서 2017년 야간근무에 대한 연장․야간근로수당에서 기지급된 당직수당을 공제한 차액의 지급을 구하고, 위 각 차액은 별지 각 청구금액 산정표 기재와 같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청구취지 각 금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

원고들이 수행한 당직근무의 내용은 감시․단속적 업무를 수행한 것에 불과하여 통상근무의 연장으로 볼 수 없고, 일부 정비업무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업무 목적, 내용, 강도 등에 비추어 볼 때 그 내용과 질이 통상의 근로와 마찬가지로 평가될 수 없다.

포괄임금약정에 대한 명시적인 합의가 존재하고 숙․일직의 근무로서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렵고, 소정근로시간과 실 근로시간을 고려하여 원고들에게 불리하지도 아니하므로, 유효한 포괄임금약정에 따라 급여를 지급하였으니, 원고들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

또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월 단위 상계약정이 존재하므로 연장근로로 인정된 시간에 대하여 연장 및 야간 근로수당을 가산하고, 실제 근무시간 중 소정근로시간에 미치지 아니하는 나머지 근로시간의 통상임금 상당액을 상계하고 남는 것이 없으므로, 역시 임금 지급의무가 없으니, 원고들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

나.

판단

1)

포괄임금약정의 체결 여부에 대하여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근로자가 실제로 근무한 근로시간에 따라 시간외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 등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시간외근로수당․야간근로수당․휴일근로수당 등의 법정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라 할 것이다. 이러한 원칙적인 임금지급방법은 근로시간 수의 산정을 전제로 한 것인데, 예외적으로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이러한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달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앞서 본 바와 같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에도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일정액을 법정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 이상 허용될 수 없다. 한편 구 근로기준법 제15조에서는 근로기준법에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한하여 무효로 하면서(근로기준법의 강행성) 그 무효로 된 부분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의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근로기준법의 보충성),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등의 사정이 없음에도 포괄임금제 방식으로 약정된 경우 그 포괄임금에 포함된 정액의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하는 때에는 그에 해당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 부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라 할 것이고,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의 강행성과 보충성 원칙에 의해 근로자에게 그 미달되는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본다.

이 사건 근로계약에는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지급받을 급여에 연장․야간근로수당을 비롯한 시간외 근로수당을 포함하여 포괄임금으로 산정하다는 취지의 규정이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을 제6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정액의 금액을 원고들에게 지급하고, 일당 15,000원의 당직수당을 별도로 지급하되, 원고들에게 지급된 임금내역은 연장․야간근로수당을 비롯한 일체의 법정수당을 포함시키기로 약정하였으므로, 명시적인 포괄임금약정에 해당한다.

2)

원고들의 당직근무의 성격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숙․일직이라 함은 정기적 순찰, 전화와 문서의 수수, 기타 비상사태 발생 등에 대비하여 시설 내에서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서 그 자체의 노동의 밀도가 낮고 감시․단속적 노동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이러한 업무는 관행적으로 정상적인 업무로 취급되지 아니하여 별도의 근로계약을 필요로 하지 아니하며 원래의 계약에 부수되는 의무로 이행되어야 하는 것으로서 정상근무에 준하는 임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고, 야간․연장․휴일근로수당 등이 지급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며, 관례적으로 실비변상적 금품이 지급되고 있다는 등의 특징이 있으나, 이러한 감시․단속적인 숙․일직이 아니고 숙․일직시 그 업무의 내용이 본래의 업무가 연장된 경우는 물론이고 그 내용과 질이 통상의 근로와 마찬가지로 평가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초과근무에 대하여는 야간․연장․휴일근로수당 등을 지급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 1. 20. 선고 93다46254 판결, 대법원 2019. 10. 17. 선고 2015다213568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본다.

갑 제1, 2, 3, 5 내지 9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아래에서 인정되는 사정에 비추어 원고들이 수행한 당직근무가 통상근로의 연장이라거나 그 내용과 질에 있어서 통상근로와 마찬가지로 평가될 만한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을 제2, 3, 11 내지 16호증, 을 제4, 5호증의 각 1 내지 4, 을 제8, 9, 10호증의 각 1, 2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정만을 인정할 수 있을 뿐이므로, 정비사인 원고들의 당직근무가 주간근무에 비하여 노동의 밀도가 낮을 뿐만 아니라, 감시․단속적인 성격을 갖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원고들의 주간근무는 차량에 대한 정기적인 점검․정비 업무와 그 때 그 때 발생하는 차량의 설비 문제 등에 대응하는 수시 점검․정비 업무를 그 주된 업무로 하는 반면, 야간근무는 차고지에 복귀하는 차량을 육안으로 점검한 후 필요한 경우 전조등 교체 등의 간단한 정비 업무를 수행하거나 버스운전기사 등의 요청에 따라 긴급하게 필요한 정비 업무를 수행하는 데에 그친다.

②

원고들이 작성한 당직일지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들이 야간근무를 하는 동안 위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1일 20 ~ 40분 정도에 불과하고, 다만 차량 고장으로 인한 출장 업무의 경우 1건당 1 ~ 2시간 정도 소요되나 그와 같은 출장 업무는 1년에 5건 미만에 불과하다.

③

피고의 정비사들은 하체부, 엔진부 등 담당분야를 두고 있는데, 주간근무를 할 때에는 각 분야별 정비사가 함께 차량의 전반적인 점검을 하거나 각 단계별로 전문적인 정비를 진행하였다. 반면 당직근무를 할 때에는 정비사 1명만이 근무하는 특성상, 업무의 내용이 혼자서 할 수 있는 보조적, 임시적인 정비 업무에 한정된다고 보인다.

④

원고들이 당직근무시 수행한 수리 업무는 주로 전구 교환, 시동불량, 백미러 교환, 오일 교환 등 대개 약 10분 정도 소요되는 단순한 업무에 한정되고(소하리에서의 시동 점프의 경우에는 좀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이러한 수리조차 전체 당직시간인 15시간 동안에 적게는 0~1건, 보통은 2~3건 이내로 간헐적으로 이루어졌다. 긴급 수리 요청을 위한 현장 출장 업무의 경우도 1년에 5건 정도 발생하였다.

⑤

원고 A은 피고가 당직근무에 대한 연장, 야간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피고의 대표이사를 서울북부지방검찰청에 고소하였다. 서울북부지방검찰청 검사는 2019. 4. 17. 원고들의 당직근무 내용은 통상의 근로로서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가 포괄임금의 형태로 법정수당을 지급하였으며, 원고들에게 불이익하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⑥

피고의 마지막 운행차량이 차고지에 도착하는 시각은 오전 1시경이고, 첫 번째 운행차량이 차고지를 출발하는 시각은 오전 4시경이다. 원고들은 차량이 운행되지 않는 시간인 오전 1시부터 4시 사이에는 야간근무시 간이침대, TV 등이 구비된 정비고에서 수면이나 휴식을 취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⑦

원고들은 통상 한 달에 6일 내외 정도 당직근무를 하였는데, 17시부터 익일 08시까지의 당직근무 시간에는 각 1시간의 저녁 및 아침식사시간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이며, 당직을 마친 당일과 그 다음날은 휴무하였다.

⑧

원고들은 차량의 육안 점검, 간단한 정비 업무, 작업복 세탁 등 부수적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에는 이를 당직일지에 기재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원고들의 실제 근로시간을 당직일지에 기재된 업무를 기준으로 산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다투나, 당직일지에 전조등 교체 등의 간단한 정비 업무도 기재되어 있고, 원고들이 그 주장과 같이 당직일지에 기재되지 아니한 부수적 업무들을 모두 수행하여 왔다고 하더라도 그 업무를 수행하는 데 소요한 시간이 유의미한 정도에 이르지는 아니할 것으로 보인다.

⑨

원고들은 위와 같은 업무 이외에 민원전화 응대 업무도 수행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 회사에 배차실이 존재하고 배차실 근무자도 당직을 수행함에도 정비와 관련된 당직을 수행하는 정비사에게 민원전화 응대업무를 배분하였다고 보기에는 합리적이지 않은 점을 고려한다면 받아들일 수 없다.

⑩

원고들의 야간근무가 5일 주기로 반복되어 그 업무 수행 횟수가 1개월당 6-7회에 이르렀다거나, 피고가 2018. 10.경부터 야간근무에 대한 당직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거나, 원고들이 주간근무시 차량 중 일정 부분에 한하여 전문적으로 정비 업무를 수행하였던 것과 달리 야간근무시에는 차량 전체에 대하여 총괄적으로 정비 업무를 수행하였다거나, 원고들이 야간근무시 전화 등 비대면으로 정비 업무를 수행한 바 있다고 하더라도 이와 달리 볼 수 없다.

⑪

원고들이 수행한 당직근무가 숙․일직 업무로서 감시․단속적인 성격을 지닌다고 보이고, 그 근무의 특성상 근로시간과 휴식시간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아니하여 정확한 근로시간을 산정하기가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⑫

원고들은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부터 위와 같은 특수한 근무형태에 관하여 알고서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들이 수행한 당직근무를 통상의 근로에 종사한 것으로 보고 그에 준하는 임금의 지급을 인정할 수는 없다.

3)

이 사건 근로계약이 원고들에게 불리한지 여부에 대하여

원고들의 2017년 임금은 앞서 본 [표 1] 및 [표 2]와 같고, 원고들이 수행한 당직근무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통상의 근로에 종사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위와 같이 산정된 통상임금에 비추어 보아도 상당한 수준의 수당을 지급받았다고 볼 수 있어 원고들에게 불이익하다고 보기 어렵다.

4)

소결

원고들은 유효한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인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임금을 지급받았으므로,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따라서 2017년 임금협정서 제2조 제2항의 월 단위 상계약정의 무효 여부도 더 나아가 살필 필요도 없고, 원고들은 월 단위 상계약정이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주장 및 입증을 하지도 아니하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우연(재판장) 이준철 한성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