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7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주식회사 H(이하 ‘H’이라 한다)은 건축공사업, 토목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고, 대표자는 ‘대표이사 I’로 법인등기부에 기입되어 있다.
H은 피고의 2019. 1.분부터 2019. 7.분까지의 건강보험료를 원천징수하기도 하였다(을 제10호증).
원고들은 성남시 중원구 J에 있는 K정형외과 건물 리모델링 공사현장(이하 ‘이 사건 현장’이라 한다)에서 노무를 제공하였다.
원고들의 청구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현장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으나, 아래 [표] 기재와 같이 피고로부터 2018. 11.분 임금을 각 지급받지 못하였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표]의 ‘미지급 임금란’ 각 금액 및 각 이에 대하여 원고들의 최종 퇴직일인 2018. 11. 20.부터 14일이 지난 다음날인 2018. 12. 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는 피고가 아닌 H이다.
원고들의 미지급 임금은 아래와 같이 감액되거나 지급되었다.
원고 A : 임금을 132만 원으로 감액하는 것으로 조정하기로 하였으므로, 미지급 임금은 132만 원이다.
원고 B : 임금을 132만 원으로 감액하는 것으로 조정하기로 하였고, 132만 원을 지급하였다.
원고 C : 임금을 105만 원으로 감액하는 것으로 조정하기로 하였고, 105만 원을 지급하였다.
원고 F : 임금을 110만 원으로 감액하는 것으로 조정하기로 하였으므로, 미지급 임금은 110만 원이다.
근로계약 체결 여부에 관한 판단
갑 제1, 2, 5, 9, 15호증, 갑 제14호증의 2의 각 기재만으로는 아래에서 인정되는 사정에 비추어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들의 주장은 미지급 임금의 존재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것 없이 이유 없다.
오히려 갑 제5, 7, 10 내지 13호증, 갑 제14호증의 1, 을 제1, 4, 7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를 종합하면 아래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들은 ‘L’라는 상호로 공사현장에 근로자를 공급하여 알선하는 고용알선업에 종사하는 M의 소개로 이 사건 현장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
원고들은 임금 미지급을 이유로 중부지방고용청 성남지청에 피고를 진정하였는데, 고소장의 사업장 개요란에는 ‘H 리모델링 현장, 대표자 G(피고)’로 기재하였다(갑 제10호증).
피고는 2018. 12. 24. 출석하여 조사를 받았는데, 사업장명은 ‘H, 명의상 대표자 I, 실질 대표자 G(피고)’로 진술{갑 제11호증(피진정인 진술조서)}하였고, 원고들과 대질조사를 받으면서도 ‘H의 대표자 G(피고)’로 진술하였다{갑 제12호증(대질 진술조서)}.
원고들은 사업장의 개요를 ‘H의 대표자 G(피고)’로 진술하였다{갑 제13호증(진술조서)}.
H 명의로 이 사건 공사에 필요한 자재를 주식회사 N(이하 ‘N’이라 한다)에 발주하였고(갑 제7호증), H 명의의 계좌(기업은행 : (계좌번호 1 생략), 이하 ‘이 사건 계좌’라고 한다)에서 자재대금으로 N의 계좌로, ① 2018. 11. 9. 71,000원이, ② 2018. 11. 13. 242,000원이 각 송금되었다.
이 사건 계좌에서 M의 계좌로, ① 2018. 10. 30. 235만 원이, ② 2018. 11. 2. 20만 원이, ③ 2018. 11. 20. 500만 원이 각 송금되었다.
이 사건 계좌에서 O의 계좌(국민은행 : (계좌번호 2 생략))로, ① 2018. 10. 29. 20만 원이, ② 2018. 11. 5. 15만 원이, ③ 2018. 11. 14. 45만 원이, ④ 2018. 11. 20. 110만 원이 각 송금되었는데, O는 원고 B의 아들이다. O의 계좌에는 위와 같이 송금된 돈의 적요란에는 ‘주식회사 H’로 기재되어 있다.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검사는 원고들에 대한 임금 미지급을 이유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9고약5341호 근로기준법위반으로 피고에 대하여 약식명령을 청구하였고, 피고는 정식재판을 청구하여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9고정596호로 회부되었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2020. 4. 14.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고 피고에 대하여 벌금 100만 원을 선고하였는데, 그 판결 이유의 범죄사실은 다음과 같고, 원고들에 대한 미지급 임금은 앞서 본 [표]의 ‘미지급 임금란’ 각 금액과 같다.
피고는 수원지방법원 2020노1821호로 항소하였는데, 수원지방법원은 2020. 8. 20.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2020. 8. 28. 확정되었다.
위 인정사실 및 거시증거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인정할 수 있을 뿐이다.
원고들은 M의 소개로 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현장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는데, 원고들은 계약 상대방을 ‘H 대표자 피고’로 인식하고 있었으므로,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는 피고가 아니라 피고가 실질적으로 경영하던 H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계좌에서 N, M 및 원고 B의 아들인 O의 계좌로 돈이 송금되었는데, 모두 이 사건 현장과 관련한 돈임은 분명하고, 특히 O에게 송금된 일시의 계좌 적요란에는 ‘주식회사 H’로 표시되어 있었으므로, 역시 계약 당사자는 H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충분히 볼 수 있다.
피고는 중부지방고용청 성남지청에 출석하여 조사를 받으면서 ‘H의 대표이사인 I는 명의상 대표자이고, 실질 대표자는 피고’라고 진술하였고, 피고는 M의 알선으로 원고들을 이 사건 현장에 투입함과 아울러 노임을 지급하기로 하였으므로, H의 실질적인 대표자인 피고는 H을 대표하여 원고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근로기준법이 정한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담당자 기타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하고, 여기에서 ‘사업경영담당자’란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말하는바, 근로기준법이 같은 법 각 조항에 대한 준수의무자로서의 사용자를 사업주에 한정하지 아니하고 사업경영담당자 등으로 확대한 이유가 노동현장에 있어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에 대한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에 있는 만큼, 사업경영담당자는 원칙적으로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권한을 가지고 책임을 부담하는 자로서 관계법규에 의하여 제도적으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을 이행할 권한과 책임이 부여되었다면 이에 해당한다(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7도1199 판결 참조).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담당자 기타 근로자에 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사업경영담당자라 함은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말하고, ‘기타 근로자에 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 급여, 후생, 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5도8364 판결 참조). 피고는 H의 실질적인 대표자로서 원고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아야 하므로, ‘사업주’는 ‘H’이고, 피고는 ‘사업경영담당자’의 지위에서 근로기준법위반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고 볼 수 있다. 피고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위반으로 벌금형이 선고되었다 하여 피고를 근로계약의 당사자로 볼 수는 없다.
피고는 2019. 9. 말 H에서 퇴사하였으므로 H의 대표자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고, 원고들은 피고가 조사받으면서 원고들을 고용한 사실에 대하여 부인한 적이 없으므로, 피고를 사업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는 하다. 이 사건은 원고들의 퇴직일 전의 2018. 11.분 미지급 임금의 존부를 따지는 것이고, 피고는 그 당시 H의 실질적인 대표자로서 경영권을 행사하였으므로, 피고의 퇴사 여부 및 원고들의 위와 같은 주장은 근로계약의 당사자를 H로 판단함에 있어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우연(재판장) 이준철 한성진
각주1) 피고는 원고 B의 아들인 O의 국민은행 계좌(계좌번호 2 생략)로 이 사건 현장과 관련한 원고 B의 노임으로 190만 원을 송금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원고 B은 노임이 아닌 철재 자재, 식대로 지급받았고, 노임은 M을 통하여 지급받기로 하였는데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