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사실오인
헤어디자이너 E, J, I, G, K, F(이하 ‘E 등’이라고 한다)은 독립된 지위에서 위탁사무를 처리하는 프리랜서로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므로, 피고인은 E 등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가 없으며, 피고인에게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도 없었다. 설령 G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더라도 G는 헤어디자이너로서 2017. 12. 1.경부터 2018. 9. 17.경까지 근무하여 근무기간이 1년 미만이므로 퇴직금 지급대상이 아니다.
피고인은 매니저 H에게 퇴직금 12,012,371원을 모두 지급하였고, 피고인에게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도 없었다.
법리오해
설령 피고인이 E 등의 사용자로서 그들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하더라도, 피고인은 E 등이 인근에 미용실을 개업에 따라 발생한 민사상분쟁을 해결할 때까지 임금이나 퇴직금의 지급을 미룬 것이므로, 이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그 위법성이 조각되거나 피고인에게 적법행위의 기대가능성이 없어 그 책임이 조각된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명령 160시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사실오인
피고인이 근로자 H에게 퇴직금 12,012,371원을 모두 지급하지 아니하였음에도 원심은 피고인이 그 중 6,258,800원을 퇴직금으로 지급하였다고 인정하여 이 부분을 무죄로 판단한 잘못이 있다[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4인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17,089,053원 부분은 유죄로, 나머지 9,188,343원 부분은 무죄로, 근로자 7인에 대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114,525,290원 (원심판결문 제2페이지 제19행의 ‘114,524,290원’은 ‘114,525,290원’의 오기로 보인다) 부분은 유죄로, 나머지 6,285,800원 부분은 무죄로 각 판단하였는데, 검사는 항소장에 그 항소의 범위를 ‘판결의 전부(양형부당, 사실오인)’로 기재하면서도, 항소이유서에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한 무죄 부분에 관하여만 사실오인의 주장을 하면서 이를 다투고 있을 뿐,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무죄 부분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사실오인 내용을 기재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기록을 살펴보아도 직권조사사유를 찾아 볼 수 없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노원구 B, 1층에 있는 ’C’(1호점), 같은 구 D, 2층에 있는 ’C’(2호점)의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17명을 사용하여 미용업을 하는 사용자이다.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2. 5. 14.부터 2018. 10. 21.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로하다 퇴직한 근로자 E의 2015. 11.분 임금 중 200,000원 등 임금 합계 7,000,00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내지 4 기재와 같이 근로자 4명에 대한 임금 합계 17,089,053원을 당사자 사이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2. 5. 14.부터 2018. 10. 21.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로하다 퇴직한 근로자 E의 퇴직금 25,752,549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7명에 대한 퇴직금 합계 114,525,29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당심의 판단
E 등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22859 판결, 1997. 12. 26. 선고 97다17575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E 등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E 등은 피고인과 사이에 헤어디자이너로서 고객들에게 미용서비스를 제공하고 매출액에 따라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지급받기로 하는 위촉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위촉계약서’에는 사용종속적인 고용관계에 의하여 임금을 수령하는 근로자의 지위를 취득할 것인지와 독립적인 위촉계약에 의하여 독자적으로 발생시킨 매출액을 별도 합의된 소득배분율표에 따라 정산하는 독립사업자의 지위를 취득할 것인지에 관하여 선택권을 부여하고, 위촉계약을 선택하는 경우 근로기준법에 따른 임금․퇴직금 등이 일체 배제됨을 알려 주었다는 기재가 명백히 되어 있다.
이 사건 미용실에 출퇴근리더기가 설치되어 있어 출퇴근시간이 관리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실제로는 위 출퇴근리더기로 출근시간만 확인될 뿐 퇴근 시간은 확인되지 아니하고, 오히려 헤어디자이너들은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근무 시간, 근무 요일을 상호 협의하여 정한 것으로 보인다(증거기록 제637, 638쪽).
한편 헤어디자이너들이 지각하는 경우 벌금을 내는 제재가 있었으나 이는 자율적으로 시행된 것으로 보이고 위 벌금은 주로 헤어디자이너들의 간식비 또는 기타 용도로 사용되었으며[스승의 날 선물로 피고인에게 꽃바구니를 사드리고 싶은데 벌금이 없어 돈을 모으자는 점장의 의견에 다른 헤어디자이너들이 찬성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제307쪽)], 그 밖에 피고인이 헤어디자이너들의 지각, 결근 등 근태 현황을 관리하거나 헤어디자이너들의 지각, 결근 등에 대하여 불이익을 가하는 등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볼 만한 정황은 없다.
이 사건 미용실에서는 회원권 10매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파마 또는 염색 1회를 서비스로 제공하고, 헤어디자이너들은 고정 고객을 확보하기 위하여 그 시술내용을 변경하거나 횟수를 조정하기도 하는데[I는 총 147회나 시술내용을 조정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제298쪽)], 이에 대하여 피고인의 승인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헤어디자이너들이 휴무를 하기 위해서 피고인에게 보고를 하기는 하였으나, 오전, 오후 조로 나누어 근무를 하던 이 사건 미용실의 특성상 업무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라도 업무보고가 필요하다고 보인다.
피고인이 이 사건 미용실에 셋팅기, 디지털기기, 샴푸대 등 고가의 작업도구를 비치하여 놓았고 헤어디자이너들이 위 작업도구를 이용하면서 그 대가를 피고인에게 지급하지는 아니하였으나, E 등은 파마 등 시술 가격이나 회원권, 선불권의 가격 결정에 관하여 재량권을 가지고 있었고, 가위, 빗, 드라이기, 스타일링 제품 등을 자신들의 비용으로 구입하여 사용하였으며, 매장에 비치된 해외수입품인 샴푸, 트리트먼트, 왁스 등 고가의 헤어용품을 고객에게 판매하는 경우 판매이익 일부를 피고인으로부터 지급받기도 하였다.
E 등을 포함한 헤어디자이너들은 인턴이나 매니저와 달리 기본급이 정해져 있지 않고, 매출액에서 부가세(6.5%), 카드수수료(0.8%), 재료비, 운영비 등으로 10%를 공제한 금액의 약 33%~38%에 해당하는 금액을 수수료로 지급받았는데, I의 경우 2018. 1월 근무일수가 14일 밖에 되지 않는데도 지급받은 수수료는 4,053,260원에 이르고, 헤어디자이너의 2018년도 월별 수수료는 I의 경우 최저 4,611,231원, 최고 8,318,493원, J의 경우 최저 2,781,456원, 최고 4,021,303원으로 그 차이가 심한데, 이는 개인 매출의 차이에 기인하는바, 매출액에 따른 소득배분율표에 의하여 헤어디자이너들의 수익 또는 손실의 범위가 결정되는 것이어서 결국 이윤의 창출이나 손실 초래위험을 헤어디자이너들 스스로 부담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E 등을 포함한 헤어디자이너들에게 지급할 수수료에서 3.3%를 공제하여 이를 ‘사업소득세’로 납부하였고, E 등에 대하여 ‘근로소득세’를 원천 징수하거나 4대 보험을 가입시켜 준 바는 없다.
이 사건 미용실에서는 식비를 월 수수료에서 공제하였는데, 그 식비가 E 등 헤어디자이너들은 20만 원인데 반하여 인턴은 10만 원, 매니저는 15만원이었던 것은 인턴과 매니저가 헤어디자이너를 보조하기 때문에 피고인과 헤어디자이너들이 이들의 식비를 분담한 것이다. 그런데 헤어디자이너들이 근로자라면 헤어디자이너들이 인턴이나 매니저의 식비를 분담한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따라서 E 등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이 부분 공소사실은 그 증명이 없어 무죄라 할 것임에도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피고인의 나머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H에 대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H은 피고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13. 8. 19.부터 2018. 9. 1.까지 이 사건 미용실에서 매니저로 근무한 사실, 퇴직소득원천징수영수증에는 원천징수세액을 공제한 H의 퇴직금이 12,079,444원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 피고인은 2018. 1. 17. H으로부터 ‘장기장려금(퇴직금) 중간정산 신청서’와 ‘장기장려금(퇴직금) 중간정산 수령 확인서’를 작성 받고 같은 날 11,309,296원을, 퇴직 후인 2018. 9. 14. 770,148원을 H에게 각 송금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인정사실에 더하여 위 각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 즉, 퇴직소득원천징수영수증상 위 퇴직금 액수와 피고인이 송금한 금원의 합계액이 각 12,079,444원으로 일치하는 점, H이 장기장려금(퇴직금) 중간신청서에 기재한 ‘전세자금 또는 주택구입자금 마련’의 중간정산 신청사유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상 퇴직금 중간정산 신청사유에 해당하고, 피고인이 위 11,309,296원을 H에게 송금하면서 금융거래내역 적요란에 ‘H퇴직금’으로 기재한 점, H은 위 11,309,296원에 대하여 원심법정에서 자신이 근무하는 동안 매월 일정 금액을 적금 명목으로 적립한 금원을 돌려받은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으나, H의 진술대로라도 2018. 1월경 H이 적립한 금원이 11,309,296원임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 만약 위 금원이 퇴직금이 아닌 적립금이라면 퇴직금과 혼동하지 않도록 확인서를 받는 등의 조치를 취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이나 H이 그와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의 H에 대한 미지급 퇴직금이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H에 대하여 5,753,571원 상당의 퇴직금 지급의무를 여전히 부담함을 전제로 한 이 부분 공소사실은 그 증명이 없어 무죄라 할 것임에도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피고인의 나머지 주장은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노원구 B, 1층에 있는 ’C’(1호점), 같은 구 D, 2층에 있는 ’C’(2호점)의 사용자로서 2013. 8. 19.부터 2018. 9. 1.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로하다 퇴직한 근로자 H의 퇴직금 6,285,80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원심은 그 판시 이유와 같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하였고, 제2의 다.
2)항에서 보는 바와 같은 이유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H에 대하여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바, 이와 결론을 같이 하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이를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아래와 같이 다시 판결하며,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제2의 가.항 기재와 같다.
판단
제2의 다.항에서 본 바와 같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그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헌석(재판장) 배관진 이길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