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61,862,176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11. 30.부터 2022. 7. 19.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1992. 3. 13.경 건설업, 철근콘크리트 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원고는 2012. 10. 1.경부터 2020. 11. 15.경까지 피고의 공사현장에서 형틀공사를 담당한 팀장으로 일명 ‘오야지’(‘십장’)이다.
피고는 매월 원고와 별지 1 기재와 같은 내용으로 근로계약서(을 제1호증, 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한다)를 작성하였고, 원고에게 매월 지급한 돈을 ‘일용근로소득’으로 신고하면서 소득세, 고용보험료 등을 원천징수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1,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과 같은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8. 8. 30. 선고 2018두4333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6호증, 을 제11호증의 각 기재, 증인 C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를 통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피고에게 고용된 근로자라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는 피고의 지시에 따라 지정된 공사현장에서 무려 8년 이상 계속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고, 같은 기간 원고가 다른 사업장에도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만한 정황은 없다. 비록 이 사건 근로계약서가 1개월 단위로 작성되었으나, 그 기간이 시간적으로 계속 연결되어 원고의 근로관계가 단절되었다고 볼 만한 기간이 없다.
원고는 1일 18만 원의 단가와 공수를 기준으로 산정된 금액에다가 추가지급금을 합한 액수에서 일부를 차감해 급여액을 정하였다(갑 제4호증). 위 추가지급금의 산정근거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통상적인 근로자의 기타 수당이나 상여금 성격의 금원이라고 보지 못할 특별한 이유가 없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지급된 돈이 형틀공사의 작업구간별 단위 ㎡당 단가를 곱하여 산정된 금액인 기성고대금이라고 주장하면서 을 제2호증을 제출하고 있으나, 피고 스스로도 자인하는 바와 같이 피고가 을 제2호증을 원고에게 제시하였다거나 그의 확인을 받은 바가 없고, 달리 원고와 피고가 그러한 작업성과에 따른 대금을 수수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볼 만한 근거가 없다[원고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공수(작업량)에 따라 지급되는 급여가 달라지는 것이므로, 원고가 수행한 작업량과 급여액 간 상관관계가 인정된다는 이유만으로 피고가 원고의 작업성과에 따라 대금을 지급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설령 피고 내부적으로 원고 또는 형틀공사팀에게 지급할 총 대금이 그들의 작업구간 단위 ㎡당 단가를 통해 결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와 피고 간에는 그러한 합의가 없었던 이상,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표시 한 대로 즉, 1일 단가와 공수에 따라 결정된 기본급에 일정액의 추가지급금을 더한 금액으로 급여액이 결정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는 매일 정해진 시간에 출근을 하여야 했고, 피고의 관리자가 원고를 비롯한형틀공사팀에 대한 인원을 점검하였으며, 출근 후에는 출근기록지에 출근 사항을 기재하는 등 피고의 관리·감독을 받았다.
원고는 그때그때 정해진 작업만 수행하였을 뿐 그 작업의 수주를 위한 노력을 할 필요가 없었고, 작업의 수행 결과에 따라 손실을 떠안게 된다는 등으로 작업의 위험을 스스로 부담하지도 않았다. 또한 작업을 위한 재료나 작업도구도 대부분 피고로부터 제공받았는바, 피고와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원고가 형틀공사팀 소속 일부 근로자들의 급여를 그 근로자들 대신 수령한 적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는 원고가 그 소속 근로자들의 사용자여서가 아니라, 일부 근로자들이 계좌 압류 등 개인적인 이유로 급여를 직접 지급받지 못하는 사정이 있는 경우에 예외적으로 원고가 대신 그 근로자에게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이러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피고가 원고 소속 팀원의 급여 명목의 돈을 원고에게 지급한 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원고와 같이 형틀공사팀 소속이었던 C의 퇴직 시에 2500만 원이나 되는 거액을 지급한 바 있다. 물론 위 금원이 정당한 퇴직금 산정 방법에 따른 금액 33,544,839원에는 미치지 못하는 액수이나, 적어도 피고가 원고와 같은 형틀공사팀원에 대하여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인식하였음을 추정하기에는 충분하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기재 내용은 원고와 피고의 관계가 전형적인 근로계약임을 드러낸다. 설령 이 사건 근로계약서가 재하도급이 금지되는 건설 관련 법령 때문에 형식적으로 작성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적어도 피고는 위와 같이 근로계약의 형태로 근로자를 사용하지 않고 ‘노무도급’이라는 편법의 형태로 사람을 사용하는 것이 관련 법령에 위반된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 자신이 형식적으로나마 표시하였던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기재 내용대로 근로관계가 인정되더라도, 피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퇴직금 액수에 관하여
갑 제4호증, 을 제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은 별지 2 기재와 같이 61,862,176원(원 미만 버림)이 된다.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위 61,862,176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 날인 2020. 11. 30.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2. 7. 1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 제37조가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김종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