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23. 2. 14. 선고 2021가단109001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1 목록 청구금액 표 ‘청구금액’란 기재 각 해당 금액 및 이에 대하여 2022. 9. 3.부터 2023. 2. 14.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서울특별시에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일반택시 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최저임금법 적용사업장이고, 원고들은 피고에게 고용되어 택시운송업무에 종사하다가 퇴직한 근로자이다.

나.

최저임금법이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일반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이하 ‘택시운전근로자’라 한다)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조항인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이 신설되었고, 위 법률 부칙 제1호에 따라 2009. 7. 1.부터 피고의 본점 소재지인 서울특별시에서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었다.

다.

피고는 소속 근로자 중 일부 인원에 대하여 관리의 편의 등을 이유로 소속 택시운전근로자인 원고 E에게 그 채용에 관한 권한의 상당 부분을 위임하고 그들에 대한 근태 관리, 임금 지급 등의 업무를 위임하였다. 원고 E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피고의 원고 E에 대한 위임에 따라 원고 E을 통해 피고에 입사한 자들이다. 피고는 원고들을 제외한 다른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택시운행으로 발생하는 운송수입금 전액을 납입받되, 그 근로자들에게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하고,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의 기준운송수입금(이하 ‘사납금’이라 한다)을 초과하는 부분을 초과운송수입금 명목으로 지급하며, 운송수입금이 사납금에 미달한 때에는 고정급에서 해당 부분을 공제하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하였다. 반면, 원고들에 대하여는, 현금 매출을 제외한 운송수입금 전액을 납입받되, 현금 매출은 모두 원고들의 수입으로 하고, 다른 택시운전근로자들보다 현저히 적게 책정된 사납금(주간 5만 원, 야간 7만 원)을 공제한 나머지는 모두 원고들에게 지급하는 대신 일정한 고정급을 보장하지 않는 이른바 ‘도급제’ 유사 형태<1>로 임금을 지급하였다.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하여야 할 임금은, 원고 E이 원고들의 근무내용을 작업일보 형태로 작성·정리한 후 피고 담당자에게 보고 후 승인을 받아 집행하여 왔다.

라.

피고와 소속 노동조합이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이후로서 2017년경 체결한 임금협정(2017. 12. 1. 효력발생)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월 167시간이다.

마.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2015년도부터 2020년도까지의 각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은 아래의 표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5, 8호증의 각 기재, 을 제2, 9호증의 각 일부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요지

가.

주위적 청구

원고들은 피고에게 고용되어 재직하는 동안 택시를 운행하여 벌어들인 운송수입금의 전부를 피고에게 납입하고, 위 운송수입금 중 피고와 정한 사납금을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만을 피고로부터 초과운송수입금 명목으로 지급받고, 그 밖에 고정급은 일체 지급받지 않는 방식인 이른바 ‘도급제’의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그런데 이 사건 특례조항에 의하면 생산고에 따른 임금인 초과운송수입금은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원고들은 법이 정한 최저임금 전액을 지급받지 못한 셈이 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1 기재 최저임금 미달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예비적 청구

만일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고정급을 지급받은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근무한 것이라면, 피고는 원고들에게 적어도 피고가 제출한 임금대장(갑 제9호증) 기재 고정급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임에도,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해당 고정급을 일체 지급받지 못하였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 임금대장 기재 고정급을 기준으로 산출한 별지 2 기재 미지급 임금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항변 요지

원고들은 최저임금법 미달액에 관하여 소구하지 않기로 피고와 부제소 합의를 하였으므로, 그러한 부제소 합의에 위반하여 제기된 이 사건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

나.

관련 법리

근로자의 임금채권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강력한 보호를 받는 것이므로 임금채권에 관하여 근로자에게 불리할 수 있는 의사표시에 관하여는 이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2다105505 판결 등 참조). 부제소합의는 소송당사자에게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의 포기와 같은 중대한 소송법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으로서 그 합의 시에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것이어야 유효하고(대법원 1999. 3. 26. 선고 98다63988 판결 등 참조), 그 효력의 유무나 범위를 둘러싸고 이견이 있을 수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의사를 합리적으로 해석한 후 이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80449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을 제1, 5, 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2019. 7. 25.경 원고 E, B, C, A으로부터 징구한 ‘각서’에 ‘근로자 본인은 2019. 1. 1.부로 회사의 경영방침 변경으로 정액입금제를 시행함에 이를 따라야 하나 본인의 사정과 회사의 배려로 정액입금제를 하지 않고 서로 협의한 입금을 시키고 있습니다. 회사의 배려에 감사드리며 2019. 1. 1. 이전 발생한 퇴직금 및 임금 등의 청구권을 포기하고, 현재 협의한 입금만을 시킴에 있어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에 있어 본인은 민·형사상 혹은 임금 관련하여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을 것을 각서합니다’라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는 사실, 피고가 원고들의 퇴직 후 그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무렵인 2020. 1. 21.경 원고 B, A으로부터 ‘재직 기간 중 발생한 모든 사항에 대하여 차후 더 이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며, 이를 어길 시 민·형사상의 책임을 진다’는 내용이 부동문자로 인쇄되어 있는 문서에 서명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러한 각서 등의 기재 내용은 그 자체로 근로자인 원고들에게 불리한 내용으로서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하는바, ① 그 기재 내용 자체로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이 정한 최저임금 미달액에 관한 원고들의 권리를 포기하겠다는 취지가 아닌 점, ② 특히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과 관련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것도 아닌 점, ③ 비교적 명시적인 표현인 ‘2019. 1. 1. 이전 발생한 퇴직금 및 임금 등의 청구권을 포기한다’는 것 역시 최저임금 미달액에 관한 것으로 확장해서 해석할 수 없고, 해당 각서를 작성한 원고가 이러한 최저임금 미달액에 관한 권리까지 예상하고 이를 작성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각서 등만으로 피고가 주장하는 부제소 합의가 존재한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4.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살피건대,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고정급을 전혀 받지 않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갑 제9호증은 형식적으로 작성된 것에 불과하므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고정급을 지급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특례조항에 따르면 원고들이 수령한 운송수입금은 모두 ‘생산고에 따른 임금’으로서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제외되므로, 피고는 최저임금 미달액으로서 원고들에게 근무기간별 최저임금액에 해당하는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원고들이 청구하는 기간 원고들의 소정근로시간은 월 167시간이고 월 만근일수는 26일인 사실,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시간당 최저임금은 2018년 7,530원, 2019년 8,350원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월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원고들의 근무일수를 반영하여 원고들이 근무한 해당 월에 지급받을 수 있었던 최저임금을 ‘월 소정근로시간 × (근무일수/만근일수) × 시급 최저임금)’의 산식에 따라 계산하면 별지 3 계산표의 기재와 같고, 원고별 각 합계액은 별지 1 목록 청구금액 표 ‘청구금액’란 기재 각 해당 금액과 같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1 목록 청구금액 표 ‘청구금액’란 기재 각 해당 금액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 E에게 최저임금을 상회하는 원고별 임금을 지급하였음에도 원고 E이 나머지 원고들에게 이를 전달하지 않은 것이므로, 피고로서는 그 지급의무를 완료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고정급을 지급한 바가 없는 이상 그들이 수령한 운송수입금은 모두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제외되므로, 원고들이 수령하였다는 운송수입금의 존부와 그 액수는 최저임금 미달액을 구하는 이 사건 청구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바, 피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 사건 청구에 대한 적절한 항변사유가 될 수 없다.

라.

또한 피고는, 원고들이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을 택해 임금을 지급받아 놓고 이제와 그것이 최저임금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다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러야 하고 이와 같은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대법원 1991. 12. 10. 선고 91다3802 판결 등 참조). 단체협약 등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 등의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강행규정으로 정한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되므로, 신의칙을 적용하기 위한 일반적인 요건을 갖춤은 물론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그러한 주장이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통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는 이 사건 특례조항이 2009. 7. 1.부터 시행된 이후 소속 근로자들과 기준운송수입금액, 소정근로시간 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하여 최저임금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새로운 형태의 근로계약을 체결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고 보이고, 실제로도 피고가 원고들을 제외한 다른 근로자들과는 고정급이 있는 정액사납금제의 형태로 임금을 지급하였던 점, ② 원고들의 최저임금 청구로 인하여 피고에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이 초래되거나 기업의 존립이 위태롭게 된다고 볼 정황도 엿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단지 피고가 취한 임금의 지급방식이 원고들이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는 사정만으로는 원고들이 최저임금의 지급을 청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최저임금법의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도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하는 피고의 신의칙 항변은 받아들일 수 없다.

마.

결국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1 목록 청구금액 표 ‘청구금액’란 기재 각 해당 금액 및 이에 대하여 원고들의 퇴사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날 이후로서 원고들이 구하는 이 사건 청구취지 변경신청서 송달 다음날인 2022. 9. 3.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2. 14.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이처럼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 중 원금 부분을 모두 인용하므로, 예비적 청구에 대하여는 나아가 살피지 아니한다).

5.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김종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