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 A, B는 F과 원고 C의 자녀이고, 원고 B는 원고 A의 언니이다.
피고 D은 서울 중랑구 G아파트 H호에서 중개사 업무를 하는 공인중개사이고, 피고 E은 2021. 5. 6. 경부터 2022. 9. 6. 경까지 남양주시 I, 1층 J호에서 'K'라는 상호로 슈퍼마켓(이하 '이 사건 마트'라 한다)을 운영하며 소매업에 종사하였던 자이다(갑 제1호증, 제10호증의 1).
피고 E은 2021. 1. 17. 남양주시 L, J호(이하 이 사건 주택'이라 한다)를 보증금 3,000만 원에 임차하였는데<1>, 위 주택에서 2021. 4. 25.경부터 F, 원고 A, B가 거주하였다(을나 제5, 7호증).
한편 피고 E의 원고 C에 대한 사기 혐의와 관련된 형사소송이 현재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에서 계속 중이다(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 2023고단954 사건).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제10호증의 1, 을나 제5, 7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의 주장
청구취지 제1항(임금 청구 부분) 관련
피고 E은 이 사건 마트를 운영하면서 원고 A, B를 고용하여 2021. 9. 30.까지 원고 A, B를 이 사건 마트에서 근무하게 하였음에도, 피고 E은 원고 A, B에게 5개월 동안 급여를 지급하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 E은 원고 A에게 체불 임금 18,225,000원, 원고 B에게 체불 임금 19,080,500원과 위 각 돈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청구취지 제2항(편취금 청구 부분) 관련
피고 E은 원고 A, B를 고용하여 이 사건 마트를 운영하면서 이 사건 마트 근처에 원고 A, B의 전셋집이 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원고 C을 설득하고, 또한 피고 D도'시간을 가지고, 서울시 중랑구 M에 저렴한 빌라가 나오면 전세를 얻어 원고 A, B 명의로 전세를 계약할 테니 전세보증금 1억 원을 입금해 달라'고 원고 C에게 요청하였다.
그래서 원고 C은 2021. 3. 22. 피고들의 말을 믿고 피고 D의 계좌로 1억 원을 입금하였으나, 피고 D은 피고 E의 핑계를 대거나 혹은 아직 M에 저렴한 전세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하면서 차일피일 미루며 전세를 얻어주지 않았고, 2021. 8월 원고 C이 1억 원의 반환을 요청했음에도 이를 현재까지도 돌려주지 않고 있다.
피고들은 공모하여 전세보증금명목의 1억 원을 편취할 의도로 접근하여 원고 C으로부터 1억 원을 이체받아 공동으로 편취하였거나, 원고 C으로부터 건네받아 전세보증금조로 보관하고 있는 1억 원을 횡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공동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으로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 C에게 1억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피고들이 현재까지도 전셋집을 얻어주지 않아, 원고 C이 체결한 전세중개계약은 이행지체로 인한 이행불능에 이르렀고, 처음부터 이 사건 주택의 소재지인 N리의 전세는 2억 원 이상이었으므로 전세보증금 1억 원만으로 전세중개계약의 이행이 불가능하였다. 따라서 원고 C은 이 사건 준비서면의 송달로써 전세중개계약을 해지하거나 해제하므로 피고들은 원고 C에게 1억 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청구취지 제3항(대여금 내지는 편취금 청구 부분) 관련
원고 C은 원고 A, B의 아버지인데, 피고 E은 원고 C에게 "이 사건 마트를 준비하고 운영하는데 운영자금이 모자라서, 원고 A, B의 임금도 주지 못한다."라고 하였다.그리고 "원고 C이 사업운영자금 명목으로 4,000만 원을 빌려주면 이 사건 마트 사업을 안정시키고 원고들에게 밀린 임금도 지급하겠다."라고 하였다.
그래서 원고 C은 자녀인 원고 B를 통하여 4,000만 원을 대여해주기로 하고 2021. 7. 2. 원고 B에게 4,000만 원을 이체해주었고, 원고 B는 피고 E에게 20,000,000원을 직접 입금한 뒤, 피고 E이 입금할것을 요구하는 지인들에게 나머지 금액을 입금하여 주었다. 그러나 피고 E은 몇 번에 걸쳐 이자를 지급하고는 2021. 9월경부터는 연락도 받지 않고, 변제 요청도 묵살하며 이자와 원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피고 E은 변제의사 및 변제능력이 없으면서 편취의사로 원고 C으로부터 4,000만 원을 대여한 것이므로, 피고 E은 원고 C에게 4,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서 혹은 대여금의 변제로서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들의 주장
피고 D
피고 D은 원고 B와 일면식도 없고, 원고들의 전세를 의뢰받은 적도 없다. 피고 D은 원고들의 피고 D에 대한 청구의 배경이 된 사건과 전혀 무관하다.
피고 E
청구취지 제1항과 관련하여, 피고 E은 원고 A, B와 이 사건 마트를 공동 운영하면서 동업을 하였으므로, 원고 A, B에게 임금체불을 한 사실이 없다.
청구취지 제2항과 관련하여, 피고 E은 원고 B로부터 원고 C의 돈 1억 원을 받아 이 사건 마트 동업자금과 원고 B 가족의 월세보증금으로 사용하였을 뿐, M에 빌라 전세를 얻어주겠다고 원고 C을 기망하여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
청구취지 제3항과 관련하여, 피고 E은 원고 C으로부터 대여금 명목으로 4,000만 원을 편취한 사실이 없다.
판단
청구취지 제1항(임금 청구 부분) 관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그러나 갑 제8, 9호증, 을나 제1호증의 3 내지 8, 을나 제2, 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의하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 A, B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 E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 A, B가 피고 E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는 임금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갑 제8호증(원고 A 및 B의 출근기록 30부)은 이 사건 마트의 카드 인식기에 관한 자료에 불과하여, 위 증거만으로는 원고 A, B가 피고 E으로부터 근무시간, 근무장소를 지정받아 이에 원고 A, B가 종속적으로 근태 관리를 받았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나아가 그 밖에 원고 A, B에 대한 피고 E의 근태관리가 이루어졌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
원고 A, B가 피고 E으로부터 구체적인 업무지시나 지휘·감독을 받았음을 추단할만한 자료도 찾아볼 수 없다.
원고 B는 이 사건 마트가 위치한 남양주시 I, 1층 J호에서 자신의 명의로 'O'라는 상호로 소매업, 음식점업에 관한 사업자 등록을 하였다(을나 제2호증). 통상 근로자가 사용자의 사업장 내에서 근로자 자신의 명의로 사업자 등록을 하는 것은 이례적 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원고 A, B와 피고 E이 이 사건 마트를 운영하기 위하여 동업관계에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나아가 이 사건 마트의 배달용 광고 전단지와 아르바이트 모집안내서에 원고 B의 휴대전화 번호가 기재되어 있고, 이 사건 마트의 홍보용 스티커, 이 사건 마트의 간판, 이 사건 마트의 차량에도 원고 A, B의 캐리커쳐가 그려져 있다(을나 제1호증의 3 내지 8). 원고 A, B가 단순히 피고 E에게 고용되어 이 사건 마트의 직원으로 일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원고 B 등은 2021. 10. 20. 피고 E을 상대로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의정부지청에 진정사건을 제기하였는데, 고용노동부는 원고 E 등이 피고 E에게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행정종결(혐의없음)을 하였다(을나 제3호증).
청구취지 제2항(편취금 청구 부분) 관련
갑 제4호증, 을가 제2호증, 을나 제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의하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들이 1억 원을 횡령하거나 원고 B를 통해 원고 C을 기망하여 1억 원을 편취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 C의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 C이 2021. 3. 22. 피고 D에게 1억 원을 이체해 준 사실은 있다(갑 제4호증). 그러나 원고들은 피고 D을 사기의 혐의로 고소한 관련 형사사건(서울중랑경찰서 사건번호 P)에서도 '혹시나 피고 D이 피고 E과 공범이 아닐까 해서 고소를 하였으나, 단순히 입금받은 사람에 불과할 뿐 본건과 연관성이 없다고 판단된다'고 하며 피고 D에 대한 고소를 취소하였다(을가 제2호증).
원고 C이 위와 같이 2021. 3. 22. 1억 원을 피고 D에게 입금한 경위와 관련하여, 원고 B의 진술이 담긴 증거가 다수 존재하는데, 원고 B의 진술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믿기 어렵다.
앞서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 E은 2021. 1. 17. 이 사건 주택을 보증금 3,000만 원에 임차하였고, 2021. 4. 25.경부터 F과 원고 A, B가 이 사건 주택에서 거주하였다.
원고 B는, 피고 E이 원고 C으로부터 건네받은 1억 원을 전세보증금으로 사용할 의사가 없이 이를 이 사건 마트의 개업비용으로 지출하고 원고 B에게는 이 사건 주택을 월세 형식으로 임차하여 제공할 생각이었음에도, 원고 B를 통해 원고 C으로부터 전세보증금 명목으로 1억 원을 건네받았고, 피고 E이 2021. 1. 17. 이 사건 주택에 관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당시에 이 사건 주택이 원고 A, B 그리고 F이 거주할 곳임을 알지 못하였으며, 이후 2021. 3. 22.경 원고 C으로부터 1억 원을 건네받아 F과 원고 A, B가 거주하기 위해 알아본 전셋집이 우연히도 이 사건 주택과 일치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 B는 피고 E이 2021. 1. 17. 이 사건 주택에 관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당시에 동석하였기에 이 사건 주택이 본인과 F, 원고 A가 거주할 집인지 알지 못하였다는 것은 다소 납득하기 어렵다. 그리고 피고 E이 2021. 1. 17.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집인 이 사건 주택이 원고 C으로부터 1억 원을 건네받고, 원고 A 등이 거주 목적으로 알아본 전셋집과 마침 공교롭게도 일치하였다는 상황 설명 역시 선뜻 납득하기어렵다. 오히려 당초 이 사건 주택에 관한 임대차 계약의 체결일부터 원고 B가 F, 원고 A와 함께 거주할 목적이 있어 피고 E의 이 사건 주택에 관한 임대차 계약의 체결일에 동행하였고, 이후 이 사건 주택의 보증금, 이 사건 마트의 운영자금 등에 사용하기 위하여 원고 B가 원고 C으로부터 1억 원을 받으면서 그 수취인만을 피고 D으로 한 것으로 볼 여지도 상당하다.
나아가 피고 E이 원고 B에게 이 사건 주택의 임대인측이 잔금 지급일(2021. 3. 25.)을 꼭 지켜달라고 부탁했음을 전달하자, 원고 B도 피고 E에게 "헐 25일 전에 나갔음 좋겠다."<2>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는데, 이는 이 사건 주택에 관한 임대차 계약의 내용을 몰랐던 사람의 반응이라고 보기에는 극히 이례적이다(을나 제7호증 12쪽).
원고 B는 관련 형사 사건에서, 원고 C이 전세보증금의 지급 명목으로 건네준 1억 원을 피고 E이 어디에 사용하였는지 확인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을나 제7호증 18~19쪽). 그러나 자신과 가족들이 거주하기 위한 전셋집의 보증금 명목으로 1억 원의 거금을 지급받아 이를 제3자에게 건네주었음에도 그 사용처를 물어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오히려 당초부터 위 1억 원을 이 사건 주택의 보증금이나 이 사건 마트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었음을 알고 있었기에 이후에도 피고 E에게 사용처를 물어보지 않은 것으로 볼 여지가 상당하다.
기타 피고들의 기망의 고의나 횡령의 고의를 인정할 만한 자료를 찾아볼 수 없다.
그리고 원고 C은 원고 C이 체결한 전세중개계약을 이행지체 내지는 이행불능을 이유로 해지·해제한다고 주장하나, 원고 C이 피고들과 전세중개계약을 체결하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으므로, 이 부분 원고들의 주장도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청구취지 제3항(대여금 내지는 편취금 청구 부분) 관련
살피건대, 갑 제4 내지 5호증의 각 기재에 따르면 원고 C이 2021. 7. 2. 원고 B에게 4,000만 원을 입금한 사실 및 같은 날 원고 B가 피고 E에게 2,000만 원을 입금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모든 증거를 살펴보더라도, 원고 C이 피고 E에게 4,000만 원을 대여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원고 B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 C은 피고 E에게 우호적인 감정이 있지 않았는데, 원고 C이 피고 E에게 대여할 의사로 원고 B에게 선뜻 4,000만 원을 건네주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따라서 원고 C이 피고 E에게 4,000만 원을 대여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피고 E에 대한 대여금 내지는 손해배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우찬
각주1) 이 사건 주택은 원룸이 아니고 1층이 주차장인 필로티 공법의 3층 주택으로, 원고 B는 어머니인 F, 동생인 원고 A와 함께 이 사건 주택의 2층, 3층을사용하였다(을나 제7호증 12쪽).
각주2) 이는 당시 원고 B가 월세로 살고 있던 서울 중랑구 Q 상가주택 3층 중 일부 방 2개에 대해서 새로운 세입자가 얼른 들어와서, 원고 A, B와 F이 이 사건 주택의 잔금 지급일에 보증금을 지급할 수 있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