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6월에 처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검사는 당심에서 공소사실 중 아래 표‘변경 전’ 부분을 ‘변경 후’ 부분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4. 12. 제출된 변호인의견서에서 처음으로 주장된 것이어서 적법한 항소이유가 될 수 없다. 다만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공소장 변경에 따라 원심판결을 직권으로 파기하므로 [다시 쓰는 판결 이유]란에서 위 주장에 대하여 판단하기로 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사건정보
서울북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1노1650
판결선고
2022. 5. 13.
서울북부지방법원
제2형사부
판결
범죄사실
[범죄전력]
피고인은 2021. 7. 2.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같은 해 7. 10.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2019. 3. 14. 청주시 흥덕구 B 소재 ‘C 중개법인’ 사무실에서 피해자 D과의 사이에 피고인 소유의 청주시 흥덕구 E F호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피해자에게 E의 각 호수별 보증금, 월세, 계약기간 등이 기재된 ‘E 기간 및 실보증금내역’서류를 보여주면서 “E의 세입자 대부분이 월세 세입자이기 때문에 E의 실거래가격으로 볼 때 법적인 문제가 생기더라도 보증금을 전액 돌려받을 수 있다”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위 'E 기간 및 실 보증금 내역'상 소위 ‘월세’로 기재된 G호, Q호, R호,S호, T호, U호, V호, W호 중 G호를 제외한 나머지 호수는 사실 소위 ‘전세’ 방식의 임대차계약이었고, ‘주인거주'로 보증금이 없는 것으로 기재된 I호의 경우 2010. 2.경 보증금 90,000,000원의 임대차계약이 이미 체결되었으며(이후 2017. 6. 30.경 임대차보증금 100,000,000원으로 증가), 그 외 X호의 실제 임대차보증금은 5,500,000원이 아니라 55,000,000원, Y호의 실제 임대차보증금은 10,000,000원이 아니라 30,000,000원이었는바, 권리관계를 사실과 달리 고지하였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E에 관한 세입자들의 권리관계를 사실과 다르게 알려주는 방법으로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와 같은 날 E F호에 관한 전세계약을 체결하고 보증금 60,000,000원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당심 법정진술
증인 D의 원심 법정진술
D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부동산전세계약서, 등기사항전부증명서, E 기간 및 실보증금 내역, 전입세대 열람내역, 각 부동산계약서 등 배당요구신청서, 수사보고(세입자들에 대한 전화 수사)
판시 범죄전력: 범죄경력등조회회보서, 처분미상전과확인결과보고, 판결문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47조 제1항, 징역형 선택
경합범처리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
피고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의 주장
청주시 흥덕구 E(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고 한다)의 시가를 고려하였을 때,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피해자가 임대차보증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충분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이 사건 건물의 기존 임대차보증금 등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여 피해자에게 이를 확인하라고 말하였고, 임대차계약서에도 같은 취지의 특약사항이 기재되었으며, 이에 피해자는 직접 이 사건 건물의 임대차 현황을 확인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편취의 고의가 없다.
판단
원심과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편취의 고의가 있었음이 넉넉하게 인정된다.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건물에 관한 경매개시결정이 된 2020년경 이 사건 건물의 감정평가액은 1,146,974,800원이었다. 한편 피해자가 2019. 3. 14. 이 사건 건물 F호에 관한 임대차계약(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함으로써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임대차보증금은 합계 737,000,000원(선순위 임대차보증금 합계액 677,000,000원 + 피해자의 임대차보증금 60,000,000원)이 되었고, 이 사건 건물 위에는 이미 근저당권자 Z, 채권최고액 390,000,000원인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마쳐져 있었다. 따라서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건물의 가액이 선순위 임대차보증금과 근저당권 채권최고액의 합계 1,067,000,000원을 다소 상회하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 사건 건물이 경매로 매각되는 경우 피해자가 임대차보증금 전액을 배당받을 수 있음이 분명하다고 보기 어렵다(실제로도 피해자는 전혀 임대차보증금 상당액을 배당받지 못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려는 피해자에게 우선순위의 임대차 내역 및 그 임대차보증금 등을 정확히 설명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이 사건 건물이 경매될 경우 임대차보증금을 배당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할지 여부를 결정하게 할 고지의무가 있다.
피고인은 피해자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피해자에게 ‘E 기간 및 실보증금 내역’이라는 서류(이하 ‘이 사건 내역서’라고 한다)를 내어 주었는데, 여기에는 이 사건 건물의 호수, 임대차보증금, 월 차임 등이 기재되어 있다. 그런데 이 사건 건물은 19세대에 불과한데 공소사실 해당 부분의 기재와 같이 그중 대부분 세대의 임대차보증금이 허위였고, 이 사건 내역서상 선순위 임대차보증금 합계액은 271,500,000원으로서 실제 선순위 임대차보증금의 합계액보다 4억 원 이상 적게 기재되어 있었으며,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자신이 이 사건 건물 I호에 거주하는지 여부까지 거짓으로 고지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피해자가 이 사건 건물의 임대차 권리관계를 확인하기로 한다‘는 취지의 특약사항(제7항, 제8항)을 두었고, 피해자가 실제로도 이 사건 임대차체결 이후 전입세대 열람 내역, 확정일자 등을 확인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해자의 원심 법정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이 전입세대 열람내역 등을 확인한 피해자에게 재차 ’이 사건 내역서의 선순위 임대차보증금 등 기재가 정확하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위 특약사항의 존재만으로 편취의 고의를 부정할 수 없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선순위 임대차보증금을 대부분 허위로 고지하여, 피해자와 임대차보증금 60,000,000원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피해자는 이후 이 사건 건물에 관한 강제경매에서 전혀 배당을 받지 못하였다. 이러한 기망의 정도, 피해자의 피해액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범행의 죄질이 상당히 무겁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면서 피해자에게도 피해 발생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피해자에게 피해를 회복하지도 못하였다.
다만 이 사건 범행은 판시 범죄전력 기재 근로기준법위반죄 등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야 한다. 피해자가 임대차보증금을 전혀 배당받지 못하게 된 데에는 이 사건 건물의 매각대금이 감정평가액에 상당히 미치지 못한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경제적 상황, 전과 관계, 범행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진상범(재판장) 정우혁 권원명
각주1) 피고인은 당심에서 편취의 고의가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으나, 위 주장은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도과된 후인 2022.
각주2) 피고인의 방어권에 영향이 없는 범위에서 일부 범죄사실을 수정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