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Ⅰ. 공소사실
피고인은 서울 도봉구 B, 3층에 있는 C독서실(이하 ‘이 사건 독서실’이라 한다)의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1명을 사용하여 독서실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최저임금법위반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하고, 2019. 1. 1.부터 2019. 12. 31.까지의 기간 동안에는 최저임금 시간급 8,350원, 2020. 1. 1.부터 2020. 12. 31.까지의 기간 동안에는 최저임금 시간급 8,590원, 2021. 1.1.부터 2021. 12. 31.까지의 기간 동안에는 최저임금 시간급 8,720원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 2019. 10. 1.부터 2020. 6. 30.까지 및 ㉡ 2020. 10. 1.부터 2021. 5. 31.까지 독서실 관리업무를 하다 퇴사한 근로자 D의 ① 2019. 10.부터 2021. 2.까지 임금에 대하여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시간급 1,849원(월급 450,000원)을, ② 2021. 3.부터 2021. 5.까지 임금에 대하여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시 간급 2,054원(월급 500,000원)을 각 임금으로 정하고 최저임금에 해당하는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 2019. 10. 1.부터 2020. 6. 30.까지 및 ㉡ 2020. 10. 1.부터 2021. 5. 31.까지 독서실 관리업무를 하다 퇴사한 근로자 D에게 ① 2019. 10.부터 2021. 2.까지 임금에 대하여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시간급 1,849원(월급 450,000원)을, ② 2021. 3.부터 2021. 5.까지 임금에 대하여 최저임금에 미달하는시간급 2,054원(월급 500,000원)을 각 임금으로 지급하고, 최저임금 차액 합계26,717,934원(①기간 차액 13,338,129원 + ②기간 차액 13,379,805원)을 당사자 사이에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Ⅱ. 판단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식시간이나 수면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하는지 휴게시간에 속하는지는 특정 업종이나 업무의 종류에 따라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다. 이는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의 규정, 근로자가 제공하는 업무의 내용과 해당 사업장에서의 구체적 업무 방식, 휴게 중인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여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 장소의 구비 여부, 그 밖에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을 방해하거나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와 그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4다74254 판결 참조).
이 사건 공소사실은, 근로자 D의 근무기간(2019. 10. 1.부터 2020. 6. 30.까지 및 2020. 10. 1.부터 2021. 5. 31.까지) 동안 실근로시간이 1일 8시간(18:00부터 다음날 02:00까지)임을 전제로 하여, D이 받은 임금이 1일 8시간의 실근로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한 최저임금에 미달하므로 사용자인 피고인이 최저임금법을 위반하였고,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차액만큼의 임금을 미지급하여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D의 실근로시간이 1일 8시간이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D은 2015년경부터 이 사건 독서실을 다니며 경찰공무원시험을 준비해 오다가 이 사건 독서실의 기존 총무인 E의 소개로 공부를 하면서 아르바이트로 부수입을 얻기 위해 2019. 10. 1.부터 이 사건 독서실의 야간총무로 일하게 되었다. D이 피고인과 직접 근로조건에 대하여 협의한 것은 아니고, E로부터 독서실 야간총무의 업무내용, 급 여액 등 근로조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일을 시작하였다. D의 근로형태나 근로방식, 근로자 준수사항 및 위반 시 제재조치 등과 관련하여 D과 피고인 사이에 구체적으로 정한 바는 없었다.
D은 야간총무로 근무하면서 피고인으로부터 개인 독서실 좌석을 무료로 제공받았고, 급여로 처음에는 월 450,000원을 받다가 2021. 3.부터는 월 500,000원을 지급받았다.
D은 이 사건 독서실의 야간총무로 근무하면서 18:00부터 다음날 02:00까지 사이에 독서실 등록 상담, 독서실 이용료 수납, 민원 처리, 비품 관리, 마감 전 청소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그런데 D은 독서실 접수데스크에서 계속 대기하면서 총무 업무를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독서실 좌석에서 공부를 하거나 휴게실 등에서 개인 시간을 보내다가 피고인으로부터 카카오톡으로 업무지시가 오거나 독서실 이용자가 찾아오는 경우에 나와서 업무를 처리하였다. 이 사건 독서실의 일반전화는 피고인의 핸드폰으로 착신전환이 되어 있어 피고인이 독서실로 걸려오는 전화를 받았고, 그 중 독서실 현장에서 즉시 응대가 필요한 경우 D에게 카카오톡으로 업무지시를 하여 일처리를 하였다. 피고인이 18:00부터 다음날 02:00까지 사이에 실제 독서실 등록 상담 등의 일을 하는 데에 소요되는 시간은 길지 않았다. 이 사건 독서실 총무로 근무했던 E는 이 법정에서, 야간총무로 일하면서 공부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독서실 업무로 인해 소요되는 시간은 청소 시간을 포함해서 길게는 1시간 30분 정도라고 진술하였고, 현재도 이 사건 독서실 총무로 일하고 있는 F는 이 법정에서, 야간총무의 업무시간의 대부분은 청소시간인데 1시간 정도 걸리고 그 외에 독서실 등록 문의 등을 해결하는 데는 5분 남짓이면 된다고 진술하였다.
피고인은 이 사건 독서실에 한 달에 3~4회 정도만 나왔고, 주로 독서실 총무들이 들어와 있는 카카오톡 채팅방을 통해 업무지시를 하였는데, 총 9개월 동안(2020. 1. 및 2020. 10.부터 12.까지 및 2021. 1.부터 5.까지) 카카오톡 채팅방을 통해 총 55일(월 평균 6.11일), 총 93회(월 평균 10.33회)의 업무지시가 있었음이 확인되는바, 업무지시의 빈도가 현저히 낮음을 알 수 있다.
D은 출근시간을 피고인에게 보고하지 않았고, 이를 보고할 의무도 없었으며, 피고인도 D이 18:00까지 독서실에 나와 있는지 확인하지 않았다.
D은 야간총무로 일하면서 자유롭게 외출할 수 있었고, 피고인도 D이 독서실 내에 머무르고 있는지 관리, 감독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D은 피고인이 운영하는 스터디카페의 주간총무로 일했던 여자 친구를 집에 데려다 주기 위해 밤 12시경 외출을 하기도 하였다). D이 외출한 때에 업무지시가 오는 경우 독서실에 있는 다른 총무에게 요청하여 일을 처리하기도 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이 문제를 삼은 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독서실은 입실 시 개인번호를 입력하면 독서실 개인 좌석에 불이 들어오면서 입실 시각이 기록되고, 퇴실 시 개인번호를 입력하면 독서실 개인 좌석의 불이꺼지며 퇴실 시각이 기록된다. 퇴실 시 개인번호를 입력하지 않는 경우 총무가 마감을 하면서 일괄 퇴실 처리를 한다. 위 시스템에 기록된 D의 퇴실 시각을 보면, 02:00보다 1시간여 더 일찍 퇴실한 기록도 다수 확인된다(D은 본인 이외에 다른 이용자가 남아 있지 않은 경우 일찍 마감을 하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Ⅲ.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해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한다.
판사 김병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