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25. 4. 30. 선고 2023고정1020 판결

근로기준법위반,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성북구 B 소재 C 주식회사(이하 ‘C’이라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상시 근로자 511명을 고용하여 운수업(시내버스)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가.

근로기준법위반(임금 미지급)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6. 9. 10.부터 운전기사로서 근로하고 있는 D의 2020년 1월 임금 68,809원, 2020년 4월 임금 70,740원, 2020년 8월 임금 76,181원을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근로기준법위반(휴게시간 미부여)

사용자는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에는 30분 이상, 8시간인 경우에는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도중에 주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21. 7. 1.부터 2022. 6. 30.까지 E 버스를 운행하는 근로자 F, D에게 1일 9시간의 근로를 시키면서도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도중에 주지 아니하였다(단, F의 경우, 위 기간 근무일 중 2021. 8. 6., 2022. 2. 6., 2022. 3. 6., 2022. 3. 19.은 제외).

다.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

노·사 당사자가 서면으로 작성하여 당사자 쌍방이 서명 또는 날인한 단체협약의 내용 중 근로 및 휴게시간, 휴일, 휴가에 관한 사항을 위반한 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G조합(산하 각 회사)과 교섭대표노동조합인 H노동조합(산하 각 지부, 각 단위 노동조합) 간 체결한 단체협약 제10조에 “회사는 운전직 종업원(조합원)에게 1일 3회에 한하여 각 30분 이상의 식사시간을 주고, 급식시간 조정은 소노사협의회에서 결정 실시한다”라고 정하였으나 2021. 7. 1.부터 2022. 6. 30.까지 E 버스를 운행하는 근로자 F에게 별지 범죄일람표(1) 기재와 같이 총 111회에 걸쳐 1회 30분 이상의 식사시간을 주지 아니하고, 같은 기간 E을 운행하는 근로자 D에게 별지 범죄일람표(2) 기재와 같이 126회에 걸쳐 1회 30분 이상의 식사 시간을 주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피고인 및 변호인의 공소기각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과 변호인은, 휴게시간 미부여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과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범행기간이 전혀 특정되어 있지 않아 공소기각 판결이 선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공소장변경 절차 등을 통해 범행기간이 특정되었다 할 것이므로(검사의 기소 취지는, 2021. 7. 1.부터 2022. 6. 30.까지 근로자 F, D의 근무일 중 제외를 명시한 날짜를 제외하고는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부여하지 않고, 각 별지 범죄일람표와 같이 30분 이상의 식사시간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인과 변호인은, 2024. 10. 21.자 공소장변경신청서에 의해 근로자 F에 대한 범행기간이 ‘2021. 7. 1.부터 2021. 12. 31.’까지로 추가된 것은(2024. 5. 10.자 공소장변경신청서에 기재된 각 범행일시는 ‘2022. 1. 1.부터’였는데, 2024. 10. 21.자 공소장변경신청서에 기재된 각 범행일시는 ‘2021. 7. 1.부터’이다), 실체적 경합범 관계에 있는 범죄사실을 추가하는 것으로서 공소장변경이 허용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주장하기도 하나, 휴게시간 미부여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와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죄는 각각 포괄일죄로서 위와 같은 범행일시의 변경은 누락된 것을 추가하는 것이라 할 것이므로, 피고인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유·무죄 여부에 관한 판단

1)

근로기준법위반(임금 미지급)의 점에 관한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은 근로자 D의 무급휴일이 ‘월요일’로 고정되어 있음을 전제로, 근로자 D이 월요일인 2020. 1. 13.과 2020. 4. 20. 및 2020. 8. 3.에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근무를 하게 되었음에도 그에 따른 수당(연장근로수당이 지급되었어야 한다는 것으로 보인다)이 잘못 계산됨으로써 임금 일부가 지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

그런데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 및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2020년 1월부터 2020년 8월까지 근로자 D의 무급휴일이 월요일로 고정되어 있었다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피고인에게 임금 미지급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C의 2020. 1. 13.자와 2020. 4. 20.자 및 2020. 8. 3.자 승무지시서에 의하면, 근로자 D의 이름은 휴무기사란이 아니라 근무기사란에 기재되어 있고, 근로자 D은 거기에 서명까지 하였다.

②

근로자 D도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휴무기사란에 기재된 사람들이 해당 날짜의 무급휴일 기사임을 인정하였다(D에 대한 증언녹취서 제7쪽).

③

C의 승무지시서에 의하면, 그 외에도 월요일인 2020. 1. 20.과 2020. 8. 10.에도 근로자 D은 휴무기사란이 아니라 근무기사란에 기재되어 있고, 근로자 D은 거기에 서명까지 하였다. 반면에 수요일인 2020. 1. 1.과 2020. 4. 15.의 휴무기사란 및 토요일인 2020. 1. 18.과 2020. 8. 8. 및 2020. 8. 15.의 휴무기사란에 근로자 D이 기재되어 있다.

④

위 ③항의 내용과 관련하여 근로자 D이 경찰에서 기소되지 않은 다른 날짜는 자의에 따른 대체근무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는 하였다(증거기록 제1권 제13쪽). 그러나 근로자 D의 의사에 기한 대체근무와 의사에 반한 대체근무를 명확히 구분할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앞서 본 바와 같이 모두 서명이 되어있다), 근로자 D은 2019년 8월경부터 2022년 7월경까지 E 버스만을 고정적으로 운행하는 운전기사로 근무하였는데(증거기록 제1권 제11쪽 참조), C의 승무표에 의하면, 2019년 9월부터 2019년 12월까지의 기간 동안 2019년 10월의 경우 월요일 4번 중 1번(14일)만 근무를 하였으나, 2019년 9월의 경우 월요일 5번 중 3번(2일, 16일, 23일), 2019년 11월의 경우 월요일 4번 중 3번(4일, 11일, 18일), 2019년 12월의 경우 월요일 5번 중 4번(2일, 16일, 23일, 30일)을 근무하였다.

⑤

C 소속 노조 간부도 근로자의 무급휴일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사용자(회사) 측에 위임하고, 사용차 측에서 무급휴일의 요일을 매주 순환지정한 후 각 근로자에게 통보해 주는 식으로 무급휴일이 운용되었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수사기관에 제출한 바 있고, 그 진실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⑥

C의 사측인 I와 J이 근로자 D의 무급휴일이 통상 월요일인 것과 같이 진술하였다는 내용이 담긴 수사보고서(증거기록 제2권 제773쪽)가 작성되었으나, I, J 진술의 뉘앙스를 확인하기 어렵고, I와 J은 그 전인 2022. 9.경 경찰 진술에서는 무급휴일을 승무지시서에 의해 회사 측에서 지정한다고 진술한 바 있으므로(증거기록 제1권 제161, 165쪽), 수사보고서만으로 근로자 D의 무급휴일이 월요일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⑦

설령 근로자 D의 무급휴일이 월요일이라고 하더라도, 근로자 D의 오랜 근무기간 동안 발생한 횟수가 3회이고 21만 5천 원으로 소액인 점, 무급휴일 대체 과정에서 공휴일이 겹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고, 위와 같은 상황이 다른 근로자들에게도 다수 발생하였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증거도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당시 피고인에게 임금 미지급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3)

근로기준법위반(휴게시간 미부여) 및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근로자 F, D에게 각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1일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 및 1회 30분 이상의 식사시간을 부여하지 않았다거나, 부여하지 않았더라도 법 위반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①

검사가 휴게시간 미부여의 근거로 삼은 것은 서울특별시청 버스정책과나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제출받은 근로자 F, D의 E 버스의 운행내역 중 1회 운행 및 2회 운행 사이의 시간이 총 1시간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위 자료는 운전기사가 수동으로 티머니를 켜고 끄는 시점에 따른 시간으로(서울특별시청의 회신 자료 첫 페이지에도 그렇게 기재되어 있다), 시간상 오차 발생의 가능성이 존재하고, 운전기사의 경우 각각의 운행 전의 준비시간이나 각각의 운행 후의 정리시간 등도 있을 것이고 거기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는 휴게시간이 포함될 여지가 있으며, 환경이 열악했을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각각의 운행 중 회차 지점에서의 휴식시간도 있을 수 있으므로, 일률적으로 1회 및 2회 운행 사이의 시간만을 계산하여 휴게시간이 제대로 부여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2019년 및 2020년 임금협정서의 제2조 제3항에 기재된 바와 같이 운행 전후사이, 즉 1회 운행 및 2회 운행 사이의 시간 중 연료 충전시간, 검차, 세차 등을 근로시간으로 보아야 하더라도 그렇다.

②

검사가 식사시간 미부여의 근거로 삼은 것도 위 ①항과 같은 1회 운행 및 2회 운행 사이의 시간이 총 30분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인데, BIS 시스템상 30분 자체가 보장된 날짜도 일부 확인된다[일례로 2022. 3. 22.은 31분(증거기록 제2권 제827쪽)이고, 2022. 4. 16.은 42분(증거기록 제2권 제832쪽)이다.].

③

물론 위와 같은 BIS 시스템으로도 식사시간 30분이 부여되지 않은 날이 상당수 존재하고, 여기에 피고인이 휴게시간이 제대로 부여되지 않은 날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고의를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

버스 운행의 특성상 실시간 교통상황, 주행조건, 주행시간대(출·퇴근 시간인지, 새벽․심야인지 등), 기상조건(눈, 비 등), 운행기간(주중, 주말 등)의 환경적 요인과 운전자의 근무태도, 운전습관 등에 따라 정확한 운행시간을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이 사건 근로자 F, D이 운행하는 E 버스노선의 경우 2020년 기준 승객이 가장 많은 노선 중 하나이고(피고인이 제출한 증 제1호증 참조), 운행거리는 약 64.8km로 운행시간 1회 250분, 배차간격이 4~10분 정도인 장거리 노선인바(2014년경부터 거의 동일하게 유지된 노선이다), 위와 같은 노선의 운행시간을 분명히 예측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또한 버스의 경우 준공영제 실시로 C이 독단적으로 노선 등을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서울특별시의 지도, 감독, 관리가 이루어지고, E 등 버스의 경우 인가대수와 운행대수도 정해져 있으며, 앞서 본 배차간격 준수의 문제도 있어(1회 운행 시작시간과 2회 운행 시작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1회 운행 종료 후 운전기사가 복귀하면 배차원이 배차간격과 운전기사의 복귀 순서 등을 고려하여 해당 운전기사에게 2회 운행 시간을 알려주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휴게시간이나 식사시간이 지켜지지 못한 이유는 위와 같은 버스 운행의 특수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C은 10~20분 정도의 시간 차이는 있으나, 04:00경부터 07:20경까지, 09:30경부터 14:00경까지, 15:00경부터 19:30경까지 식당을 열어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

근로자 F는 이 법정에서 휴게시간이나 식사시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이유에 대한 답변으로 ‘돌발상황이 많다. 차의 급증 또는 승객이 많아서 시간을 대부분 못 맞춰 들어옵니다’라고 증언했고(F에 대한 증언녹취서 제2, 3쪽 참조), C 소속 K 역시 식사시간 등이 지켜지지 않는 이유를 ‘교통량’으로 뽑았다(K에 대한 증언녹취서 제5쪽 참조).

㉰

C은 2022. 1. 14.경 서울특별시에 ‘휴게시간 및 회차지 용변권 민원 발생’을 이유로 운행거리 및 운행시간 단축이 수반되는 회차지 변경을 요청하였고, 서울특별시는 2022. 1. 18.경 C에 위 요청을 승인하는 내용의 여객자동차운송사업개선명령을 하였으나, 2022. 2. 7. C에 위 승인을 취소하는 내용의 여객자동차운송사업개선명령 재통보를 하기도 하였다. 서울특별시의 위와 같은 재통보의 이유는 E 버스 노선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 때문이었고, 서울특별시는 운전기사들의 휴게시간이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알고 있음에도 위와 같은 재통보를 하였으며, 담당 공무원은 당시 ‘노사 모두의 반발이 있었다’는 취지로 검찰과의 전화통화에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제2권 제780쪽).

㉱

C의 위 ㉯항 기재 회차지 변경요청이 있었던 2022. 1. 14.은 근로자 D 또는 F가 피고인에 대해 서울북부고용노동청에 가장 빠른 진정을 제기한 2022. 8. 4. 이전이다.

㉲

C은 상시근로자 511명으로 450~460명이 운전기사로 근무하고 있는데, C이 운영하는 버스노선들 중 E 버스 외에 휴게시간이나 식사시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노선들이 있는지 그렇다면 그 현황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하여 알 수 있는 증거나 자료도 없다.

㉳

피고인의 C 외에도 여러 회사들이 2021년 및 2022년경 운전기사의 휴게시간이나 식사시간 확보를 위해 서울특별시장에게 운행횟수 변경 등 노선변경을 요청한 사례도 다수 확인되고(증거기록 제3권), 그 노선 중에는 E보다 운행거리와 운행시간이 짧은 노선도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김선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