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24. 5. 3. 선고 2023나34409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충북 진천군 B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의 입주자 대표들로 구성되어 이 사건 아파트를 관리하는 비법인 사단이다.

나.

원고는 2020. 11. 10. 피고와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같은 날부터 2021. 4. 30.까지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소장으로 근무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의 주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

이 사건 아파트는 총 197세대 2동(C동, D동)으로 구성되고, 관리규약에 따르면 이 사건 아파트 중 C동(141세대)에서 동별 대표자 3명, D동(56세대)에서 동별 대표자 1명을 선출하여 위 대표자 4명으로 피고를 구성한다.

라.

2021. 3. 31.경 피고의 회장은 E이었고, 나머지 동별 대표자는 F, G이었으며, 당시 D동 대표자 H가 사퇴하여 동별 대표자 중 1명이 궐석이었다.

마.

2021. 3. 31. E과 F, G 3인은 카카오톡 대화방에 모여 참석인원 전원의 동의로 원고의 해임을 의결하였다.

바.

피고는 2021. 4. 1. 원고에게 근로기준법 제27조에 의거 아래 사유로 2021. 4. 30. 일자로 원고를 해고할 예정임을 사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6, 25호증, 을 제 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

1)

이 사건 근로계약 제10조 제10항에서는 운영진과의 불화가 계속될 시 입주자대표회의를 소집하여 2/3 동의를 얻어 계약해지 및 퇴사를 명령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피고는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들이 참여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원고의 해임을 결의하였다. 이와 같은 해임결의는 이 사건 아파트 관리규약에서 정하는 입주자대표회의 소집 및 결의 형식을 따르지 않아 위법하다.

2)

원고는 피고의 회계 관리가 관련 법령에 따라 엄격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일부 주민들에게 말한 사실이 있으나, 피고 회장인 E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는 취지의 소문을 낸 사실은 없다. 따라서 피고 운영진과의 불화를 이유로 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지 않다.

나.

피고

1)

피고는 코로나 19사태로 인하여 국토교통부 지침에 따라 입주자대표회의 회원들이 참여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비대면 서면결의를 한 것으로 해임결의에 절차적 하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2)

원고는 당시 입주민들에게 피고의 회장인 E의 비리가 심각하여 돈이 줄줄 샌다고 말하는 등 E의 횡령 등 비위사실을 허위로 유포하였다. 이로 인하여 원고와 피고 운영진간의 불화가 계속되어 고용관계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신뢰관계가 파괴되었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 제10조 제10항에 따라 원고를 정당하게 해고하였다.

3.

이 사건 해고의 절차적 요건에 대한 판단

앞서 인정한 것과 같이 이 사건 근로계약 제10조 제10항은 ‘운영진과의 불화가 계속될 시 입주자대표회의를 소집하여 입대의 2/3의 동의를 얻어 계약해지 및 퇴사를 명령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갑 제8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아파트 관리규약 제25조에서 피고 회장이 회의를 소집할 때에는 회의개최 1~5일 전까지 일시, 장소, 안건 및 입주자등의 방청방법을 동별 대표자에게 서면으로 통지하고, 관리주체는 이를 게시판과 공동주택의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공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제28조 제1항에서 동별 대표자는 입주자대표회의에 직접 출석하여야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갑 제7, 16호증, 을 제3 내지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2021. 3. 31. 무렵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관련하여 정부 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시행 중이었고,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 및 진천군 등 유관 행정청에서는 공동주택 내 입주자대표회의 시 비대면 방식의 안건 논의 및 서면의결을 할 것을 권장하였던 점, ② 이 사건 아파트 관리규약에는 비대면 방식의 안건 논의 및 서면의결 방식에 대하여 정하지 않았던 점, ③ 피고는 이 사건 아파트의 동별 대표자 총 4명으로 구성되어 비교적 소규모 단체였던 점을 종합하면, 당시 피고의 회장이었던 E이 2021. 3. 31. 동별 대표자 4명 중 궐석이었던 1명을 제외한 총 3명이 모인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저번에 말씀드린 소장 해임 건으로 동의를 얻고 자합니다. 동의는 동의라고 해주시고, 비동의면 비동의라고 적어주십시오’라고 발언하여, 이에 대하여 나머지 G, F이 동의의사를 표명한 점 등을 감안하면, 비록 카카오톡 대화방에서의 모임이라 하더라도 입주자대표회의로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하고 그 회의에서 피고의 구성원 전원이 원고의 해임에 찬성을 표한 이상 적법하게 원고의 해임을 결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절차적으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4.

이 사건 해고의 실체적 요건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민법 제661조 소정의 '부득이한 사유'라 함은 고용계약을 계속하여 존속시켜 그 이행을 강제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불가능한 경우를 말하고, 고용은 계속적 계약으로 당사자 사이의 특별한 신뢰관계를 전제로 하므로 고용관계를 계속하여 유지하는 데 필요한 신뢰관계를 파괴하거나 해치는 사실도 부득이한 사유에 포함되며, 따라서 고용계약상 의무의 중대한 위반이 있는 경우에도 부득이한 사유에 포함된다(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3다51675 판결).

나.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제1심법원의 진천군에 대한 문서송부촉탁 회신 결과, 갑 제33 내지 38, 43, 44, 46호증, 을 제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당시 원고와 피고 운영진간의 불화가 계속되어 고용관계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신뢰관계가 훼손되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에는 민법 제661조에서 정하는 부득이한 사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1)

피고의 회장이었던 E은 원고가 이 사건 아파트 주민들에게 E이 피고의 관리비를 횡령하고, 비리를 저질렀다는 취지로 말하는 등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E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혐의로 원고를 고소하였다.

원고는 이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민인 F에게 ‘피고 운영비 통장에 문제가 있다’고 말한 사실, I에게 ‘아파트에 비리가 있습니다. 정확하게 알게 되면 다시 말씀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한 사실, J에게 회계자료와 통장, 피고 회의록을 보여주며 ‘아파트에 비리가 있으니 같이 문제를 해결해보자’고 말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2)

이에 대하여 원고는 당시 피고의 회장이었던 E의 회계운영이 관련 법령에서 정한 바에 따라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적법하게 문제제기 하였다고 주장한다.

원고는 2021. 4. 7.경 진천군수에게 ① E이 1,800만 원을 장기수선충당금 계좌로 입금한 것, ② 3년간 피고의 미처분 이익잉여금 약 600만 원을 부녀회 계좌로 옮긴 것, ③ 성명불상자가 ATM에서 운영회비 통장으로 30만 원을 인출하고, 그대로 두고 간 일이 있는데 이는 E이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아파트에 대한 공동주택관리 감사요청을 하였다.

이에 진천군수는 2021. 6. 7.부터 2021. 6. 9.까지 피고 회계운영 등에 관하여 감사를 실시하였고, 아래와 같이 주의 조치를 하였다. 진천군수의 이 사건 아파트에 대한 공동주택관리 감사 실시 결과에는 E의 횡령 등 비리행위에 관한 내용은 없고, 달리 E의 횡령사실 혹은 비위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위와 같은 감사내용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아파트의 회계운영이 일부 관련법령에 비추어 미흡하였던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E의 비리사실이 있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또한, 설령 이 사건 아파트 회계운영이 관련법령에 비추어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이를 적법하게 문제제기를 하는 대신 이 사건 아파트의 주민들에게 E의 비리사실이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 정당화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3)

이 사건 아파트는 2개 동, 총 197세대로 구성된 소규모 단지라는 점을 고려할 때, 원고가 위 1)항과 같이 이 사건 아파트의 일부 입주민에게 E에 대하여 제기한 의혹은 입주민들 사이에 금세 퍼졌을 것으로 보인다.

4)

E은 위 고소사건에서 고소인 조사를 받을 당시 I으로부터 원고가 ‘아파트 이상하게 돌아간다. 아파트에 횡령, 비리가 있고 E이 회장으로 있는 한 아파트가 망할거다. 더 조사해서 자세히 말해주겠다’라는 말을 하는 것을 들었다고 진술하였고, H로부터도 ‘원고가 E이 횡령을 하고 다닌다고 말하고 다니니 너도 원고를 조심해라’라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하였다.

5)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10조에서는 ‘운영진과의 불화가 계속될 시 입주자대표회의를 소집하여 입대의 2/3의 동의를 얻어 계약해지 및 퇴사를 명령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아파트처럼 소수의 입주민과 소수의 운영진으로 구성된 단체에서는 위와 같은 사유만으로도 고용계약을 계속하여 존속시켜 그 이행을 강제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불가능한 해고사유에 해당한다고 충분히 볼 수 있다.

6)

이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E 및 피고 구성원에 대한 비리의혹 제기로 인하여 이 사건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 피고에 대한 불신이 퍼졌을 것으로 보이고, 경험칙상 이로 인하여 원고와 E 등 피고 운영진 사이의 불화가 계속되었을 것이라고 추인된다. E은 결국 2021. 5.경 피고 회장직을 사임하고 2021. 6. 7. 이 사건 아파트에서 이사 가기도 하였다.

다.

소결론

사정이 위와 같다면, 이 사건 해고는 절차적으로나 실체적으로 적법하다고 보아야므로, 이 사건 해고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5.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동욱(재판장) 김소연 김수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