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25. 5. 20. 선고 2023나42035 판결

2023

주문

1.

피고(반소원고)의 본소 및 반소에 대한 항소와 이 법원에서 확장한 반소 청구를 모 두 기각한다.

2.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본소, 반소를 통틀어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서울 중구 C 일대에서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시행할 목적으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이라 한다)상 조합설립인가를 받아 설립된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이다.

나.

원고는 2020. 8. 5. 사용자 피고, 근로자 원고로 하고, 근로계약 기간은 2020. 8.5.부터 2021. 7. 30.로 하며, 임금은 월 2,500,000원으로 하는 연봉 근로계약서(이하 '1차 근로계약서'라고 한다)를 작성하였는데, 위 계약서상 피고의 조합장은 D으로 기재되어 있고, 피고 명의의 인영이 날인되어 있다.

다.

원고는 2020. 10. 31. 사용자 피고, 근로자 원고로 하고, 근로계약 기간은 2020.10. 31.부터 2021. 9. 30.로 하며[위 기간 옆에는 '(재계약)'이 기재되어 있다], 임금은월 3,000,000원으로 하는 연봉 근로계약서(이하 '2차 근로계약서'라고 한다)를 작성하였으며, 위 계약서에도 피고의 조합장은 D으로 기재되어 있고, 피고 명의의 인영이 날인되어 있다.

라.

한편, D은 2019. 6. 29. 피고의 임시총회(이하 '이 사건 선출총회'라 한다)에 의하여 선출되었으나, 피고 조합원 F은 피고를 상대로 2019. 7. 9. 이 사건 선출총회의 절차상 하자 등을 이유로 D의 조합장 선출결의 등 총회결의 무효를 구하는 소(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가합546728)를 제기하였고, 위 법원은 2019. 10. 31. F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그러나 F이 이에 항소하였고,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9나2050879)은 2020. 7. 23. '임원선거를 담당하는 선거관리위원을 선임한 대의원회 결의에 현저한 대의원 정족수 미달의 하자가 있었음에도 위 하자가 설명되거나 공유되지 아니한 채 임원선출총회에서 선거관리위원 선임에 관한 대의원회 결의를 추인하였으므로, 결과적으로 임원선출결의는 선거관리위원이 적법하게 선임된 상태에서 치러지지 아니한 절차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D을 조합장으로 선출하는 결의 등이 무효임을 확인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2> 위 판결은 상고심(대법원 2020다258442)을 거쳐 2020.11. 26. 상고기각 판결(심리불속행)로 확정되었다(이하 위 소송을 통틀어 '관련 소송'이라 한다).

마.

관련 소송에서 D의 피고 조합장 선출결의 등이 무효임을 확인하는 판결이 확정된 뒤, 원고는 2021. 1. 16. D과 사이에 2021년 피고의 임원 및 대의원 선출총회의 준비 등 업무에 관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위 근로계약서에서 D은 피고 선출총회를 위한 발의자 대표로 기재되어 있다(이하 위 근로계약서를 '3차 근로계약서'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10, 15호증, 을 제1 내지 4, 8, 13, 17, 2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소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본소 청구원인의 요지

1)

주위적 청구

가)

원고는 피고를 대표한 D과 사이에 1·2차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여 근로계약(이하 '본소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관련 소송의 판결에서 D을 피고의 조합장으로 선출한 결의가 무효임을 확인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근로계약은 관련 소송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체결된 것이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은 적법·유효하다.

나)

가사 본소 근로계약이 D의 무권대표 행위에 의하여 체결된 것이라고 하더라

도, 원고는 당시 D의 적법한 대표권을 신뢰하여 위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바, 본소 근로계약은 표현대표 행위에 의하여 유효하다. 나아가 피고의 2020. 10. 30.자 임시총회결의에 의하여 D의 조합장 선출결의 하자가 추인되었고, 위 근로계약에서 정한 임금을 포함한 조합운영비용 지출이 승인되었다.

다)

원고는 위와 같이 피고와 체결한 유효한 본소 근로계약에 따라 2020. 8. 4.부터 2020. 12. 3.까지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데, 2020. 11. 1.부터 2020. 12. 3.까지(이하 '본소 근로기간'이라 한다)의 임금 합계 3,290,323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는바, 피고는 원고에게 위 미지급임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예비적 청구

설령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본소 근로계약이 무효이어서 피고가 원고에게임금 지급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무효인 위 근로계약에 따라 원고로부터 근로를 제공받아 법률상 원인 없이 그 상당의 이익을 얻었으므로 이를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

나.

판단

1)

본소 근로계약의 유효 여부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본소 근로계약이 유효하게 체결하였음을 전제로 위 근로계약에 따른 미지급임금 등을 구하고 있는바, 본소 근로계약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유효하게 체결되었는지에 관하여 본다.

피고의 이 사건 선출총회가 2019. 6. 29. 개최되어 D을 조합장으로 선출한 결의 가 있었던 사실, D은 조합장으로서 피고를 대표하여 원고와 1·2차 근로계약서를 작성함으로써 본소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 그러나 관련 소송에서 이 사건 선출총회의 절차상 하자가 인정되어 D을 조합장으로 선출한 결의 등의 효력이 무효임이 확인되었고 해당 판결이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D의 피고 조합장으로서의 대표권은 관련 소송 결과에 따라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니 1·2차 근로계약서 작성 당시 D은 피고의 적법한 대표자라 볼 수 없다. 따라서 위 각 계약서에 따른 본소 근로계약은 D의 무권대표 행위에 의한 것으로서 피고에게 그 효력이 없다.

또한, 앞서 인정한 사실과 위에서 든 증거들에 갑 제3, 11, 19호증, 을 제20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가 본소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은 D을 조합장으로 선출하는 결의 등이 무효임을 확인하는 판결(서울고등법원 2019나2050879)이 선고된 이후인 사실, 원고는 본소 근로기간 동안 피고의 총회 안건 설명등의 업무를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사실<3>, 위 총회 안건 중에는 D의 조합 대표권 하자 추인을 위한 안건도 포함된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D의 대표권없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본소 근로계약은 표현대표행위로서 유효한 경우도 아니라 할 것이다.

2)

무권대표 행위에 관한 추인 인정 여부

가)

무효인 법률행위를 추인에 의하여 새로운 법률행위로 보기 위해서는 당사자가 이전의 법률행위가 무효임을 알고 그 행위에 대해 추인해야 한다(대법원 1998. 12.22. 선고 97다15715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단체의 의사를 결정하는 법률행위 인 단체 내지 그 단체 의사결정기관의 결의에도 적용될 수 있다(대법원 1995. 4. 11. 선고 94다53419 판결, 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2다106607 판결 등 참조).

나)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채택한 증거들에 변론 전

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D은 2020. 9. 18. 피고 임시총회를 소집하고, 2020. 10. 5. 이 사건 추인총회 개최를 공고하였으며, 같은 달 30. 위 추인총회가 개최되었는데, 위총회에서는 제2호 안건 '2020년도 조합운영비, 사업비 예산(안) 승인의 건'과 제12호 안건 '2019년 선출총회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및 선임 재추인의 건', 제13호 안건 '2019년 선출총회 당선 조합장, 이사 및 대의원 재신임의 건' 등이 정족수 충족으로 의결된 사실, 위 추인총회 책자에는 위 제13호 안건의 제안 사유와 관련하여 '관련 소송에서 피고 선거관리위원회가 조합의 정관 및 선거관리규정을 위반하여 구성되었다는 이유로 이 사건 선출총회 결의가 무효로 판단되었고 제12호 안건(2019년 선출총회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및 선임 재추인의 건)을 통해 위와 같은 선거관리위원회의 절차적 하자를 치유함과 동시에 무효로 판단된 이 사건 선출총회 결의에 관한 추인을 얻기 위함'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위 추인총회에서 제2호 안건으로 결의한 운영비 예산에는 조합 직원 등 급여 월 3,000,000원이 포함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과 아울러 앞서 본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추인총회는 관련 소송의 항소심 판결이 선고된 이후 이루어졌는바, 조합원들에게 배부된 임시총회 책자를 통하여 관련 소송에서 이 사건 선출총회 결의가 무효로 된 절차적 하자에 관하여 충분히 설명하고 있는 점, ② 위 추인총회에 참석한 조합원들은 이 사건 선출총회 결의에 절차적 하자가 있음을 인지하고 이를 추인한다는 진의에서 위 안건들에 찬성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제2호 안건에는 운영비 예산(안)에 조합 직원 등 급여의 금액이 기재되어 있어 이를 추인할 경우 피고가 조합 직원 등 급여를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게 될 것을 충분히 인지한 것 으로 보이는 점, ④ 이 사건 추인총회 이후 관련 소송의 심리불속행 상고기각 판결이 선고되어 이 사건 선출총회 결의와 관련하여 변경 · 추가된 하자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이 사건 추인총회를 통해 권한 없이 피고를 대표하여 원고와 본소 근로계약을 체결한 D의 행위에 관하여 그 효과를 자기에게 귀속하도록 하는 추인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추인총회에서의 결의로 D의 위 무권대표 행위를 추인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본소 근로계약에 따른 미지급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주장들에 대한 판단

가)

피고는 원고와의 본소 근로계약은 도시정비법 제45조 제1항 제4호에서 정한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에게 부담이 되는 계약'으로 피고 총회의 의결사항에 해당하는데, 피고의 총회결의 없이 체결되었으므로 무효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본소 근로계약은 피고로 하여금 원고에 대한 급여액 상당의 채무를 지게 함으로써 조합원의 부담이 되는 계약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갑 제2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2019. 10. 27.자 피고의 정기총회에서 제3호 안건 '총회비용과 조합운영비·사업비 예산안 승인의 건'이 제안되었고, 그 제안 사유에 '2020년 예산안 수립 시까지는 2019년 월 예산 안에 준하여 집행한다'는 내용을 밝히고 있으며, 위 안건이 참석 조합원 대다수의 찬성으로 결의된 사실, 위 안건의 운영비 예산안에는 조합 직원 등 급여로 월 2,500,000원이 기재된 사실이 인정되는바, 본소 근로계약 체결 전에 피고 총회결의로 조합 직원 급여 상당의 채무가 예산으로 책정되어 있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나아가 설령 본소 근로계약 체결 전 사전에 피고 총회결의로 위 근로계약에 따른 급여 채무가 예산으로 책정되어 있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2020. 10. 30.자 이 사건 추인총회에서 조합 직원 등 급여 월 3,000,000원이 포함된 운영비 예산을 결의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데, 도시정비법 제45조 제1항 제4호에서 총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한 취지는 조합원들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대하여 조합원들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절차적 보장을 하기 위한 것이고, 위 조항에서 말하는 '총회의 의결'은 원칙적으로 사전 의결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나 만일 부득이한 사유로 이러한 사전 의결이 이루어지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보완하는 의미의 사후 추인 자체가 금지된다고 보기는 어려운바, 원고는 이 사건 추인총회 결의를 통하여 도시정비법 제45조 제1항 제4호 위반에 따른 하자를 추인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는, 이 사건 추인총회 결의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무효이므로 그 결의를 통해 본소 근로계약을 추인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① 이 사건 추인총회는 발의 절차가 준수되지 않았고<4>, ② 적법한 대표권이 없는 D에 의하여 소집되었으며, ③ 위 총회결의에는 피고가 중구에 기부채납하기로 정해진 보육시설(E어린이집)을 매각하기로 하는 내용의 관리처분계획 변경 안건을 포함하고 있는데, 그와 같은 관리처분계획 변경은 이미 피고의 아파트 준공인가가 마쳐져 애초에 불가능한 것인바, 이를 가능하다고 여긴 조합원들의 의사표시에는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할 것이다.

먼저, 이 사건 추인총회 소집의 발의에 관하여 보건대, 을 제1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조합원 F이 서울특별시 중구청에 조합원 발의 임시총회(발의자 대표: G)가 접수된 사실이 있는지 여부 등에 관한 민원을 제기하였고, 이에 위 중구청이 2020. 9. 21.경 위 민원에 대하여 '최근 조합원 발의 임시총회가 접수(철회) 되었다'는 내용

등의 회신을 보낸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다. 그러나 앞서 채택한 증거들과 을 제2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합하여 보면, 피고의 정관 제20조 제4항 제1호에서는 ' 조합원 5분의 1 이상이 총회의 목적 사항을 제시하여 청구하는 때에는 조합장이 해당일로부터 2월 이내에 총회를 개최하여야 한다.'라고 정하여 조합원 5분의 1 이상이 조합장에게 임시총회의 소집을 요구하는 경우 조합장이 2개월 이내에 임시총회를 개최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고(도시정비법 제44조 제2항에서도 총회는 조합원 5분의 1 이상의 요구로 조합장이 소집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 사건 추인총회는 피고의 전체 조합원의 5분의 1 이상에 해당되는 138명의 조합원이 소집을 요구하여 개최되었으며, 위 추인총회에는 2020. 10. 30. 피고 조합원 675명 중 410명이 참석한 사실(직접 참석자138명, 서면결의서 제출자 397명, 서면결의서를 제출하고 참석한 사람 125명)이 인정되는바, 위 중구청의 민원 회신 내용만으로 이 사건 추인총회의 결의를 무효로 할만한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위 추인총회 소집의 발의와 관련하여 다른 하자를 찾아볼 수도 없다. 그러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음으로, 이 사건 추인총회의 소집권자에 관하여 살피건대, 당초 재개발조합총회에서 임원을 선임한 결의에 대해 그 후에 다시 개최된 총회에서 위 종전 결의를 그대로 재인준하거나 다시 같은 내용의 결의를 하는 경우, 당초의 임원선임결의가 부존재 혹은 무효라고 할지라도 새로운 총회가 당초 임원선임결의에 의하여 선임된 임원에 의해 소집된 총회이므로 무권리자에 의해 소집된 총회라는 사유는 이를 독립된 무효 사유로 볼 수 없으므로(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1다64479 판결, 대법원 2010.10. 28. 선고 2009다63694 판결 등 참조),<5> 이 사건 추인총회가 관련 소송에서 무효로

확인된 이 사건 선출총회 결의에 따라 조합장으로 선출된 D에 의해 소집된 총회라는 사유만으로는, 이 사건 추인총회 결의가 무효라고 볼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주장도 이유 없다.

그리고,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추인총회에서 '신규 보육시설(E어린이집) 처분 결의의 건(제6호 안건)을 심의하여 이를 승인 가결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피고가 주장하는 보육시설에 관한 사정은 위 제6호 안건에 대한 하자로 평가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본소 근로계약을 추인한 부분에 대한 무효 사유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소결론

피고가 이 사건 추인총회 결의로 D의 본소 근로계약 체결에 관한 무권대표 행위를 추인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가 본소 근로기간인 2020. 8. 4.부터 2020.12. 3.까지 피고의 업무를 수행한 사실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별다른 다툼이 없으며, 원고의 체불임금등·사업주 확인서(갑 제1호증)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는 피고로부터 2020. 11. 1.부터 2020. 12. 3.까지의 임금 합계 3,290,323원(= 2020년 11월분 3,000,000원 + 2020년 12월분 290,323원)을 지급받지 못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본소 근로계약에 따른 위 미지급임금 3,290,323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본소 근로계약의 퇴직일로부터 14일 경과한 다음 날인 2020. 12.18.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의 주위적 본소청구를 받아들이므로 예비적 본소청구에 대하여는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

3.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가.

반소 청구원인의 요지

D은 관련 소송의 확정판결로 피고의 조합장 지위를 상실하였고, 피고 임시총회의 발의자 대표라는 점만으로 피고를 대표 또는 대리할 권한이 수여되었다고 볼 수 없는데, 원고는 피고 임시총회의 발의자 대표에 불과한 D과 사이에 3차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는바, 위 계약서에 기한 근로계약(이하 '반소 근로계약'이라 한다)은 피고와의 관계에서 효력이 없다.

그렇다면, 원고가 무효인 반소 근로계약에 따라 2021. 2. 2.부터 2021. 4. 5.까지 피고 명의 계좌에서 지급받은 합계 12,002,970원(이하 '이 사건 금원'이라 한다)은 원고가 이를 법률상 원인 없이 취득한 것이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이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에 있어서 부당이득의 일반성립요건 중 수익이 법률상 원인 없이 이루어진 사실에 관한 증명책임은 그 반환청구자가 부담하므로(대법원 2018.1. 24. 선고 2017다37324 판결 등 참조), 일정한 급부를 한 후 그 급부가 법률상 원인없음을 이유로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려면 급부를 한 자가 급부의 원인을 특정하고 급부의 원인이 부존재한다거나 무효, 취소, 해제 등의 사유로 그 효력이 없음을 입증하여야 하는 것이지 급부를 받은 상대방이 급부가 법률상 원인이 있다는 점을 입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당사자 사이에 지급된 금원의 성격이 무엇인지에 관한 증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그 금원이 부당이득이 되는 것도 아니다.

2)

구체적 판단

가)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는 2021. 1. 16. D과 3차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고, 위 계약서에 D은 피고 선출총회를 위한 발의자 대표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앞서 든 증거와 갑 제7 내지 9, 12, 20, 21호증, 을 제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서울특별시 중구청은 2021. 1. 15.경 D을 발의자 대표로 한 조합임원선출을 위한 임시총회 소집 요구에 대하여 도시정비법 제44조 및 조합정관 제20조에 따라 임시총회를 승인하고, 총회 소집권자 및 임시의장으로 D을 지정한 사실, 원고는 2021. 1. 16.부터 2021. 4. 30.까지(이하 '반소 근로기간'이라 한다) 피고의 선출총회 선거관리위원회 행정회계 전반 사무 업무를 한 사실, 원고가 피고 명의 통장에서위 업무에 대한 급여로 이 사건 금원 12,001,970원을 지급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D이 임시총회의 발의자 대표라는 점만으로 피고를 대표 또는 대리하는 권한이 수여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D이 당시 법률상 근거에 의한 특별대리인이라거나 법원 등으로부터 특별대리인으로 적법하게 선임되었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제출되지 않은 이상 D에게 피고를 대표 또는 대리하여 원고와 반소 근로계약을 체결할 권한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나)

그러나 앞서 채택한 증거들과 갑 제5, 14호증, 을 제22, 24 내지 2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금원이 무효인 반소 근로계약에 따라 지급된 것으로, 원고가 이를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받았음을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그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금원에 관하여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의 선거관리규정은 선거관리에 소요되는 비용에 대해 실비의 범위 내에서 지급하여야 하고, 그 지급 방법과 시기에 대하여는 선거관리계획으로 확정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D이 발의자 대표로 소집을 요구한 조합 임원 선출총회를 위한 선거관리위원회가 2021. 3. 8.경 구성되었고, 같은 달 17일경 개최된 피고의 대의원회에서 선거관리계획을 의결하였다. 위 선거관리계획에는 '기타 잡비 포함 일체를 선거관리위원회 의결로 조합(또는 선출총회 발의자 대표)에 요청하여 지급하며, 선출총회 발 의자 대표는 해당 비용을 검증한 후 총회의 추인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피고는 D이 소집 요구한 위 선출총회를 위한 경비에 관하여 피고가 이를 지급하고, 피고 총회에서 추인하기로 정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②

그런데 2022. 2. 4.자 피고의 대의원회에서 '각종 미지급 용역비 지급 승인의 건(제6호 안건)'을 결의하였고, 2022. 7. 9.자 피고의 정기총회에서는 '2021년·2022년 사업비 예산 및 운영비 예산, 2022년 수입 예산, 2022년 조합 총회 예산 추인 및 승인의 건(제9호 안건)'과 '대의원회 의결사항 추인의 건(제15호 안건)'을 결의하였는바, 위 결의에서 반소 근로계약에 따른 원고에 대한 임금 지급을 추인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

③

D 등이 소집을 요구한 위 선출총회는 그 개최가 연기되다가 결국 총회가열리지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원고가 반소 근로기간에 위 선출총회의 소집을 위한 업무를 수행하였고, 그에 따른 대가로 이 사건 금원을 지급받은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므로, 위와 같이 선출총회가 결국 개최되지 아니한 사정만으로 원고가 위 금원을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④

피고는 2022. 6. 13.경 원고와 D이 공모하여 피고 명의 농협 통장과 OTP카드를 절취하였고, D이 위 통장을 절취하여 무단으로 사용하였다는 취지로 원고와 D을 서울남대문경찰서에 고소하였는데, 위 경찰서는 2022. 6. 14.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송치 결정을 하였고, 서울중앙지방검찰청도 2023. 3. 30. 원고와 D의 절도 혐의에 관하여 원고와 D에게 위 통장 및 OTP 카드에 대한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거나 공모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고, D의 컴퓨터등사용사기 혐의에 대하여 서울시 중구청에서 조합 임원선출을 위한 임시총회 소집권자 및 임시의장으로 D을 지정 승인한 것으로 확인되고, 선거관리규정상 조합 선관위에서 부담하여야 할 필요한 일체의 경비는 조합이 부담해야 함을 명시하고 있는 점, 선거관리위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등 관리 비용을 지출하였을 뿐 여타 용도로 사용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D의 혐의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 결정(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23형제16437호)을 하였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고,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본소 및 반소에 대한 항소와 이 법원에서 확장한 반소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전연숙(재판장) 허선아 노호성

각주1) 피고는 이 법원 1차 변론기일에서 진술한 항소장에서 원래의 반소 청구취지보다 확장하여 지연손해금을 청구하는 것으로 항 소취지를 기재하였는바, 반소 청구취지를 확장한 것으로 선해한다.

각주2) 구체적으로 위 항소심 법원은 이 사건 선출총회에서 한 조합 임원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 구성 추인의 건(제1호), 조합 임 원[조합장, 감사, 이사(6명] 선출의 건(제2호), 조합 대의원(28명) 선출의 건(제3호)에 대한 결의가 무효임을 확인하였다.

각주3) 원고는 2023. 9. 27. 제1심법원에 진정서(탄원서등)을 제출하였는데, 위 진정서에는 원고가 본소 근로기간에 피고의 사무장으 로 근무하면서 피고의 비상근 직원들에게 총회 안건 설명 등의 업무를 지시하였다는 내용이 기재된 사실확인서가 첨부되어 있다.

각주4) 피고는, 피고 조합원 G가 발의자 대표로 이 사건 추인총회 소집을 접수하였다가 이를 철회하였으므로 위 총회에서의 결의는 발의자 없이 개최된 총회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효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각주5) 만약 이를 무효 사유로 본다면, 최초의 임원선임결의 무효로 인하여 연쇄적으로 그 후의 결의가 모두 무효로 되는 결과가 되 어, 법률관계의 혼란을 초래하고 법적 안정성을 현저히 해하게 되기 때문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