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와 피고는 의류봉제업을 영위하는 C의 직장 동료 사이였다.
피고는 2024. 10. 24.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소재 식당에서 C의 직장동료인 D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D에게 '원고가 피고에게 말하기를 D이 여직원에게 야한 이야기를 하여 여직원들이 견디지 못하고 그만 두었다고 하더라'는 취지로 말하였다(이하 원고가 발언했다는 D의 행위를 'D의 비위행위'라고 하고, 피고가 D에게 전달한 위 행위를 '이 사건 행위'라고 한다).
원고는 D의 비위행위를 원고가 말한 사실이 없음에도 원고가 말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적시하는 등 이 사건 행위를 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피고를 형사고소 하였는데, 경찰은 2024. 12. 31. 혐의 없음 의견으로 불송치결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원고의 주장
D의 비위행위를 원고가 말한 사실이 없음에도 피고는 원고가 그와 같이 말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고, 원고는 이로 인해 E에서 해고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피고의 불법행위로 해고됨에 따라 입은 6개월치 급여 합계 1,500만 원의 재산상 손해와 위자료 30,000,000원 상당의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판단
허위 사실 적시 여부
먼저 원고가 D의 비위행위를 언급한 사실이 있는지 보건대, 원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갑 제5호증의 1 내지 7(각 사실확인서)의 기재가 있으나 그 기재내용이 추상적일뿐 구체적이지 아니하고, 그 작성형식도 동일한 내용을 기재한 인쇄된 서면에 과거 직장동료들이 서명 것이어서 작성인의 진술로 보기 어려운 점, 피고는 원고가 D의 비위행위를 말한 사실을 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원고가 D의 비행행위를 언급한 사실이 없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가 허위 사실을 적시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공연성으로 인한 명예훼손 여부
공연성은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으로서, 특정 소수에 대한 사실적시의 경우 공연성이 부정되는 유력한 사정이 될 수 있으므로, 전파될 가능성에 관하여는 검사의 엄격한 증명이 필요하다. 나아가 대법원은 '특정의 개인이나 소수인에게 개인적 또는 사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것과 같은 행위는 공연하다고 할 수 없고, 다만 특정의 개인 또는 소수인이라고 하더라도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 또는 유포될 개연성이 있는 경우라면 공연하다고 할 수 있다'고 판시하여 전파될 가능성에 대한 증명의 정도로 단순히 '가능성'이 아닌 '개연성'을 요구하였다. 공연성의 존부는 발언자와 상대방 또는 피해자 사이의 관계나 지위, 대화를 하게 된 경위와 상황, 사실적시의 내용, 적시의 방법과 장소 등 행위 당시의 객관적 제반 사정에 관하여 심리한 다음, 그로부터 상대방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발언 이후 실제 전파되었는지 여부는 전파가능성 유무를 판단하는 고려요소가 될 수 있으나, 발언 후 실제 전파 여부라는 우연한 사정은 공연성 인정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소극적 사정으로만 고려되어야 한다(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20도581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을 제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사정, 즉 ① 피고는 경찰조사에서 '원고로부터 D의 비위행위를 전해 듣고 D이 사실이 아닌 일로 매도당한다고 판단하여 그와 같은 사실이 있는 확인하는 차원에서 D에게 개인적으로 물어본 것'이라고 진술한 점, ②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C의 사장과 직원들이 이 사건 행위를 알게 된 경위는 'D이 피고로부터 원고의 말을 전해들은 후 원고가 그와 같이 말한 사실이 있는지 직원들과 모인 자리에서 확인하는 과정에서 알게 되었다'는 것이지 피고의 행위로 전파된 것은 아닌 점, ③ 피고가 이 사건 행위 당시 D과 개인적인 차원에서 대화한 점에 비추어피고가 그와 같은 사실의 전파 가능성의 개연성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의 이 사건 행위가 원고의 명예를 훼손할 정도의 공연성을 갖추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행위에 공연성을 갖추었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사실적 시에 의한 명예훼손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행위에 불법행위의 요건인 위법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행위와 해고의 상당인과관계 여부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고는 'C 사장은 원고가 D의 비위행위를 언급한 사실이 없어도 사과를 했으면 계속 같이 일을 해주게 하려고 하였다고 하였으나 원고가 그와 같은 말을 한 사실이 없는데 어떻게 했다고 그러느냐고 하자 C 사장이 갑작 스럽게 구두로 해고 통보를 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바, 해고과정에 관한 원고의 주장이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할 자료는 없으나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에 대한 해고사유가 불명확할 뿐만 아니라 사업주의 구두에 의한 해고통지 자체가 위법할 수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이 사건 행위와 해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소결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