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1. 13.부터 2024. 4. 11.까지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원고 회사에 2020. 11. 1. 입사하였고, 원고 회사와 사이에 근로계약의 일부로 ‘기타 처우 사항’을 약정하면서, 그 중 하나로 ‘사이닝 보너스(Signing Bonus)’에 관하여 합의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이하 사이닝 보너스 약정 부분을 ‘이 사건 사이닝 보너스 약정’라고 한다).
원고 회사는 2020. 12. 11. 피고에게 이 사건 사이닝 보너스를 지급하였다.
피고는 2022. 2. 7.부터 육아휴직을 하였고, 육아휴직 중인 2023. 12. 31. 퇴사하였다.
원고 회사는 2024. 1. 3. 피고에게 ‘이 사건 사이닝 보너스를 2024. 1. 12.까지 반환하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하여 피고에게 도달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가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사이닝보너스 약정은 공학 박사학위자인 피고가 최소한 2년의 기간 동안 원고 회사에서 실제로 근무하면서 피고의 전문적 지식과 능력을 원고 회사를 위해서 사용할 것을 목적으로 체결된 것인데, 피고가 실제로 근무한 기간이 1년가량에 불과하므로 피고는 이 사건 사이닝보너스를 원고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피고의 주장
피고가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무를 시작함으로써 이 사건 사이닝보너스가 예정하는 대가적 관계에 있는 반대급부는 이행되었다고 보아야 하고, ② 원고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고 한다)에 비추어 피고의 육아휴직 기간은 피고의 근무기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는 원고 회사에서 2년 이상 근무하였다(약 2년 3개월).
판단
관련 법리
법률행위의 해석은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당사자 사이에 법률행위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 되는 경우에는 법률행위의 내용, 그러한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법률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3다221830 판결 등 참조).
기업이 경력 있는 전문 인력을 채용하기 위한 방법으로 근로계약 등을 체결하면서 일회성의 인센티브 명목으로 지급하는 이른바 사이닝보너스가 이직에 따른 보상이나 근로계약 등의 체결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격만 가지는지, 더 나아가 의무근무기간 동안의 이직금지 내지 전속근무 약속에 대한 대가 및 임금 선급으로서의 성격도 함께 가지는지는 해당 계약이 체결된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계약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계약서에 특정 기간 동안의 전속근무를 조건으로 사이닝보너스를 지급한다거나 그 기간의 중간에 퇴직하거나 이직할 경우 이를 반환한다는 등의 문언이 기재되어 있는지 및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2다55518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든 증거, 갑 제5호증, 을 제2,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사이닝 보너스는 근로계약의 체결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격만을 가진다고 볼 수 없고, 의무근무기간 동안의 전속근무 약속에 대한 대가로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사이닝 보너스 약정은 그 계약의 형태에 비추어, 원고 회사와 근로관계를 형성한 모든 근로자와 사이에 체결된 것이 아니라, 특정 근로자와 개별적으로 체결되는 약정인바, 이 사건 사이닝 보너스 약정의 의미를 해석함에 있어서는 그 약정을 체결한 당사자들이 의욕했던 목적과 진정한 의사를 고려하여야 한다.
사이닝 보너스에 관한 약정을 체결하면서 의무근무기간이나 그 반환에 대하여 특별한 규정을 두지 않은 경우에는, 그 사이닝 보너스를 단지 근로계약의 체결에 대한 대가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나, 이 사건 사이닝 보너스 약정은 의무근무기간과 사이닝 보너스의 반환에 관하여 명시적으로 합의하였으므로, 이를 단순히 근로계약 체결에 대한 대가라고 볼 수는 없다.
특히 이 사건의 경우 원고 회사는 주력 사업 중 하나인 반도체 제품의 공정 등에 관한 개발 업무를 담당하는 반도체연구소에 피고를 채용하였고, 일반적인 공개채용 절차가 아니라, 별도의 홍보와 채용절차를 통하여 해외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보유한 인재인 피고와 개별적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인바, 이 사건 사이닝 보너스 약정은 피고의 전문적인 지식과 능력이 원고 회사에서 실제로 사용될 것을 예정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여기에 더하여, 원고 회사와 피고가 이 사건 사이닝 보너스 약정과 함께 기타 처우 사항으로 약정한 ‘정착지원’ 부분을 보면, 주거지원에 관한 이자지원은 휴직기간 동안에는 중지되고, 퇴직시에는 대출금 잔액을 일시 상환해야 한다고 약정하였는바,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 회사와 피고 사이에 체결한 근로계약상 ‘기타 처우 사항’은 ‘실제 근로의 제공’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가 제출한 A와 동종 업계에 있는 해외의 다른 회사(C, D)의 사이닝 보너스에 관한 약정을 보더라도, 특정한 기간 중에 실제로 고용을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거나, 입사 후 일정기간 경과 전에 퇴사하는 경우에는 전액 반환되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바, 거래의 관행이 위와 같은 해석에 배치된다고 볼 수도 없다.
다음으로,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사이닝 보너스 약정의 ‘입사일로부터 2년 내 근로관계 종료 시’는 실제 근로제공기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육아휴직기간은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사이닝 보너스 약정의 문언이 ‘입사일로부터 2년 내 근로관계 종료시에는 전액 변제해야 한다’고 되어 있기는 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법률행위는 그 법률행위의 동기,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사이닝 보너스 약정은 회사와 특정 근로자와 사이에 개별적으로 체결된 것이고, 원고 회사와 피고는 피고의 전문적인 지식과 능력이 원고 회사에서 최소한 일정 기간 이상 사용될 것을 예정하면서 이 사건 사이닝 보너스를 약정하였다고 봄이 타당한 점, 사이닝 보너스의 목적은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여 그 사람이 다른 회사로 이직하지 않은 채 원고에 실질적으로 근무하게 하기 위함이라 할 것인데, 의무근무기간에 휴직기간을 산입하게 되면 그와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사이닝 보너스 약정에서 정한 ‘2년의 근로기간’에 휴직기간이 산입될 것을 그 계약 당사자인 원고 회사와 피고가 의욕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이 사건 사이닝 보너스 약정에서 의무근무기간을 정한 것과 별개로, 피고는 퇴사 후 2년 동안 원고 회사의 영업비밀 등이 누설되거나 이용될 수 있는 경쟁업체 창업, 취업 등을 하지 않겠다고 약정한 점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사이닝 보너스 약정이 단순히 근로계약 체결일로부터 2년 동안의 이직금지만을 의도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다.
다시 말하면, 이 사건 사이닝 보너스 약정은 피고가 적어도 휴직기간 등을 제외한 2년의 기간 동안 원고 회사에서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면서 피고의 지식과 능력을 원고 회사를 위하여 사용할 것을 전제로, 다른 근로자와는 다르게 개별적으로 체결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에서 육아휴직기간은 근속기간에 포함한다고 규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개별적으로 체결된 이 사건 사이닝 보너스 약정상의 의무근무기간이 모든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는 남녀고용평등법의 근속기간과 반드시 같아야 하는 것은 아닌 점, 이 사건 사이닝 보너스 약정에서 정한 의무근무기간에 휴직기간을 산입하는 것은 그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해석인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이닝 보너스 약정을 위 나)항과 같이 해석하는 것이 남녀고용평등법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한편,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3항에서 ‘사업주는 근로자의 육아휴직을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사업주가 임금이나 그 밖의 근로조건 등에서 육아휴직한 자와 육아휴직하지 아니한 자를 다르게 처우함으로써 육아휴직한 자에게 불이익을 주어서는 아니 된다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이 사건 사이닝 보너스 약정에서 정한 의무근무기간에 육아휴직 기간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더라도 육아휴직한 피고를 육아휴직하지 않은 다른 근로자보다 임금이나 그 밖의 근로조건 등에 관하여 불리하게 대하는 것은 아니고(육아휴직 전·후로 피고의 임금 등 근로조건이 달라지지 않고, 육아휴직을 이유로 승진 등 기타 불이익한 처우가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 퇴직금, 연차일수 등의 산정 기준이 되는 ‘근속기간’에 위 육아휴직기간을 포함시키지 않는 것도 아니어서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3, 4항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앞서 인정한 사실과 같이 피고가 원고 회사에서 실제로 근로를 제공한 기간이 2년 미만임은 명백하므로, 피고는 이 사건 사이닝 보너스 10,000,000원 전액을 원고 회사에 반환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피고가 원고 회사와 근로관계를 종료한 이후로 원고 회사가 피고에게 이 사건 사이닝 보너스의 반환을 요청한 지급기한 다음날인 2024. 1. 13.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인 2024. 4. 11.까지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민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