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청구원인의 요지
피고의 전 이사장인 망 C 스님(이하 'C'이라 한다)은 원고에게 월급 300만 원과 원고가 퇴직할 때 서울에 포교당을 차려준다는 근로 조건을 제시하였고 이에 원고는 2010년 3월경부터 피고에 취직하여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
원고의 주된 업무는, 매일 피고의 법당에서 하루 세 번의 예불(새벽예불, 사시예불, 저녁예불)을 하고, 지병으로 급성 신부전증을 앓고 있던 C을 병원에 모시고 다니면서 피고 대표자로서의 원활한 업무 수행을 도우며, 피고 소유의 서울 동대문구 D 지상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의 청소 및 관리 등을 하는 것이었다. C이 사망한 이후에는 피고의 이사 E이 원고에게 월급 300만 원과 퇴직할 때 서울에 포교당을 만들어 줄 것이니 피고의 새로운 대표자가 선출될 때까지 종전처럼 계속해서 이 사건 건물을 관리하고 위 건물 2층 법당에서 기도를 하라고 하였고, 원고는 E의 위 요청을 받아들여 피고에게 계속 근로를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13년 9개월 동안 미지급한 임금 4억 9,500만 원과 근로에 대한 대가로 서울에 포교당을 차려준다고 약속한 2억 원을 합한 6억 9,5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4427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갑 15, 1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2010. 6. 22. '원고가 피고 재적 승려임을 증명한다'는 내용의 승적증명서 및 원고가 2008. 5. 21.경 피고 소속으로 등록 한 내용이 기재된 재직증명서를 각 발급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갑 6 내지 11, 23호증, 을 3, 5, 6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에게 고용되어 근로관계에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는 피고 소속 승려로 하루 세 번의 예불을 수행하였다고 주장하나, 예불과 관련하여 원고가 맡은 구체적인 업무내용이 무엇이었는지, 피고가 근무시간 및 근무장소를 지정하였고 원고가 이에 구속을 받았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나 증거를 전혀 제출하지 않았다.
원고가 C을 병원에 모시고 다닌 것은 원고와 C 사이의 개인적인 약속 내지 합의 등에 의한 것으로 보일 뿐, C이 피고의 대표자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C을 병원에 모시고 다닌 것을 피고의 근로자로서의 업무를 수행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피고가 원고에게 해당 업무를 지휘 · 감독하였다고 볼만한 증거도 없다.
원고가 제출한 갑 19호증(정관변경 사유서)에는 '건물의 남는 공간에 정법원을 열어 따로 스님을 모셔 상주하며 건물을 관리하도록 하였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위 기재 내용만으로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건물을 관리하도록 하는 내용의 근로관계가 성립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건물을 관리하도록 지휘 · 감독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원고는 이 사건 건물에 직접 거주하면서 자신의 비용으로 이 사건 건물을 직접 수리해온 것으로 보일 뿐이다.
원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갑 5, 6호증은 원고와 친분 관계가 있는 E(원고가 대구 소재 F사에 부주지스님으로 있을 당시 주지스님으로 있던 자)이 진술 · 작성한 것으로서 선뜻 믿기 어렵고, 그 내용도 'C이 오랜 신장 및 당뇨병으로 몸이 많이 아프신 관계로 교화원 건물 관리 및 정법원 기도를 수행하기 힘드니 원고를 교화원으로 보내달라고 부탁하였다', '(C 사망 이후) 교화원 건물 관리를 맡길 사람이 없어 피고의 감사인 자신(E)이 C을 위해 기도하고 교화원 건물을 관리하면 전 이사장(C)이 월급과 포교당을 차려준다고 약속한 것이기에 새로운 이사장이 선출되면 꼭 지켜질 것이므로 힘들지만 묵묵히 수행하며 건물 관리를 계속하라고 지시하였다', '원고의 밀린 월급과 포교당을 차려준다고 전 이사장 스님(C)이 약속하였으므로, 피고가 책임지고 원고에게 6억 9,500만 원을 지급하여야 한다'라는 것으로, C이 원고에게 이 사건 건물의 관리 등을 지시하면서 월급과 포교당을 차려준주기로 한 것만 알 수 있을 뿐, 위 내용에 의하더라도 피고가 원고에게 그러한 지시 또는 약정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가 제출한 G 작성 사실확인서(갑 17호증)에도 '피고의 이사장이신 C이 원고를 이 사건 건물 관리 및 이사장님 병원 수발 등으로 월 300만 원과 퇴직할 시 법당을 서울에 만들어주신다는 근로 조건으로 취직을 시켰다'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어 원고와 C 사이의 약정만을 인정할 수 있을 뿐이고,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 내지 근로 대가에 관한 약정을 인정하기는 어렵다. 또한 위 사실확인서에는 '원고에게 매월300만 원을 3회 내지 4회에 나누어 월급을 지급한 사실이 있다'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원고가 피고로부터 월급을 지급받았음을 인정할 증거나 자료가 제출된 바도 없다.
따라서 원고가 종속적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피고에게 미지급 임금 및 근로의 대가로서 포교당 설립 비용을 구하는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신명희(재판장) 김윤서 이승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