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04. 5. 12. 선고 2003가합1984 판결

주문

1.

가. 원고 C, L는 2001. 7. 1.부터,

나.

원고 H, N은 2002. 1. 1.부터,

다.

원고 D, G, J은 2002. 7. 1.부터,

라.

원고 B, E, F, M은 2003. 1. 1.부터,

마.

원고 I, K는 2003. 7. 1.부터,

각 피고의 종업원 지위에 있음을 확인한다.

2.

피고는,

가.

원고 A에게 금 129,525,300원을,

나.

(1) 원고 C, L에게 2001. 7. 1.부터,

(2)

원고 H, N에게 2002. 1. 1.부터,

(3)

원고 D, G, J에게 2002. 7. 1.부터,

(4)

원고 B, E, F, M에게 2003. 1. 1.부터,

(5)

원고 I, K에게 2003. 7. 1.부터,

각 복직시킬 때까지 매월 별지 표 제(6)항 기재 각 해당 금액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각 지급하라.

3.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4.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인정근거 : 다툼이 없는 사실, 갑제1 내지 17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을제1 내지 5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을제9 내지 13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을제6, 7, 14호 중의 각 일부 기재, 증인 O의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가.

피고는 한국산업인력공단법에 의하여 직업능력개발훈련, 자격검정, 기능장려 및 고용촉진 등 산업인력관리에 관한 사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함으로써 국민복지증진과 국민경제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고, 원고들은 피고 공단의 일반직 또는 업무직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1998. 12. 29. 인사규정 개정으로 단축된 정년에 의해 별지표 (4)항 기재 일자에 각 정년 퇴직한 사람들이다.

나.

개정되기 전의 피고공단 인사규정은 직원의 정년 등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었다.

다.

피고는 1998. 12. 29. 위 규정을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개정하였다.

라.

피고공단은 1998. 11. 18. 피고공단의 P와 사이에 직원의 정년 등을 위 개정안과 같이 단축하는 데에 합의한 바 있고, 1998. 12. 16.경 이사회를 개최하여 위와 같은 정년단축을 포함한 인사규정 개정안을 의결하였으며, 1998. 12. 29. 노동부장관으로부터 개정 인사규정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

마.

한편, 피고공단의 1998년 정원은 2,170명이었으며, 1998. 10. 31. 현재 현원은 1,979명(임원 6명, 별정직 19명, 일반직 606명, 전산직 16명, 사감직 31명, 연구직 36명, 교사직 651명, 교사직 또는 일반직 52명, 업무직 562명)이었고, 그 중 771명이 노동조합에 가입한 상태였다{조합원은 교사직이 652명, 사감직이 13명, 업무직이 106명으로, 일반직, 전산직, 연구직 직원은 한 명도 가입하지 않은 상태였고, 갑제5호증(노동조합 활동보고)에 의하면 1998. 11.경 조합원 수는 754명으로, 피고공단의 이사장과 P이 위 인사규정에 관한 합의를 할 당시인 1998. 11. 18.경에는 조합원의 수가 771명보다 적었던 것으로 보이나 기록상 그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다}.

바.

피고공단 노동조합규약 제5조는 '임원, 별정직, 훈련부장 및 일반직 2급 상당 이상 보직자, 잡급 및 임시고원(임시교사 제외)'을 제외한 전 직원은 조합원이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피고공단과 노동조합 간의 단체협약 제8조는 '1. 임원, 별정직, 2. 일반·연구·전산직은 3급상당이상 직원, 교사 및 교수직은 본부과장 이상, 직업전문학교 훈련부장 이상, 기능대학 교학처장 이상 보직자, 3. 본부의 비상계획실, 감사실, 기획과, 예산과, 관리과, 인사과에 근무하는 직원, 4. 임원의 비서 및 운전원과 소속기관장의 부속실 직원, 경비주임, 경비원, 5. 잡급 및 임시고원(임시교사 제외), 6. 기타 조합과 공단간의 합의로 정하는 자'를 제외한 전직원은 조합원이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

한편, 원고들이 위 개정된 인사규정에 따라 정년퇴직할 당시 원고들의 월평균임금은 별지 표 제(6)항 기재 각 해당금액과 같으며, 원고 A은 Q생으로서, 종전 인사규정에 의한 정년은 2003. 6. 30.이다.

2.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은, 피고공단의 인사규정은 취업규칙에 해당하므로 이를 불이익하게 변경함에 있어서는 근로기준법 제97조 제1항에 의하여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나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함에도 위 1998. 12. 29.자 인사규정 개정은 과반수에 미달되는 근로자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은 것에 불과하여 무효이므로, 원고 A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위와 같이 개정되기 전의 정년 규정에 따라 현재까지도 피고의 종업원 지위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그 지위의 확인과 함께 정년퇴직일 이후의 미지급임금(원고 A의 경우는 종전 정년 규정에 따른 정년도달일인 2003. 6. 30.까지의 미지급임금)의 지급을 구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위 인사규정 개정 당시 피고공단의 노동조합은 노동조합가입자격이 있는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되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위 인사규정 개정 과정에서 수개월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정년단축에 관한 회의 등을 거치면서 원고들을 포함한 근로자들의 묵시적인 동의를 얻었으므로 위 인사규정 개정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고, 가사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인사규정의 개정 필요성 및 그 내용 등에 비추어볼 때, 위 정년 등 단축규정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으므로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3.

판단

가.

인사규정의 성질

피고공단의 위 인사규정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당해 사업의 근로자 전체에 적용될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이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취업규칙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인사규정에서 정한 정년을 단축하는 것은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한 변경임이 명백하므로 위 규정을 개정함에 있어서는 근로기준법 제97조가 정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나.

근로기준법상의 절차적 요건 충족 여부

(1)

근로기준법 제97조 제1항에는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얻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먼저 위 근로기준법 제97조에서 정하는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의미에 관하여 본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위 '근로자의 과반수'는 당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 수를 기준으로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므로, 피고공단의 경우 임기제의 적용을 받는 임원 6명을 제외한 1973명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피고는, 노동조합규약 또는 단체협약에서 정하는 조합가입자격이 있는 근로자를 기준으로 과반수를 산정해야 하므로, 피고공단의 경우에는 임원을 제외한 직원 1973명에서 조합가입제외 인원인 489명을 제외한 1484명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으면 족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근로기준법 제97조에서 정하는 '근로자'의 개념을 근로기준법상의 일반적인 근로자 개념과 달리 노동조합 가입자격이 있는 근로자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축소해석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는 점, 근로기준법 제15조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그가 고용하여 지휘감독하거나 근로조건을 결정할 수 있는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는 사용자의 범위에 속하지만,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담당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 점, 위 법 제97조에서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도록 한 것은 취업규칙의 변경으로 인하여 불이익을 받는 근로자들의 의사가 노동조합을 통하여 취업규칙 변경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함과 아울러 '근로조건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는 근로기준법상의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것인데, 피고공단의 노동조합은 가입자격이 제한되어 있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전체 근로자의 의사를 대변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위 규정상 근로자의 의미를 노동조합규약이나 단체협약에 의하여 인정되는 노동조합 가입 자격이 있는 근로자에 한정한다면 노동조합 또는 사용자 등이 임의로 그 자격을 제한할 수 있게 되어 근로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법의 취지에 반하는데다가, 그런 경우 조합가입자격이 없는 근로자의 권익을 보호할만한 다른 수단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근로기준법 제97조의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은 적어도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자 중 과반수를 차지하는 근로자가 가입하고 있는 노동조합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돌이켜 이 사건에서 보건대, 피고공단의 노동조합이 이 사건 인사규정의 적용대상인 근로자 1973명의 과반수에 훨씬 못미치는 771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은 것만으로는 위 법이 정하는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았다고 볼 수 없다.

(2)

다음으로 이 사건 인사규정 개정에 있어 피고공단 근로자들 중 과반수의 묵시적인 동의를 받았는지에 관하여 본다.

살피건대, 을제1, 2, 4, 5, 13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중인 O의 일부 증언에 의하면, 피고공단이 1998. 8. 31.경 노동부와 기획예산위원회로부터 '부서조직 통폐합, 임금체계 개선, 공무원 수준으로 정년단축, 퇴직금 지급률 하향 조정' 등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경영혁신계획을 시달받아 같은 해 9. 15.경부터 경영혁신기획단(일반직 1급·2급·교사 각 3명, 일반직 3급 7명, 일반직 4급 이하·업무직 각 2명으로 구성)을 구성·운영하는 한편, 같은 해 10. 13.경부터 10. 22.경까지 임원, 지역본부장, 본부 각 실국장, 2급상당직원, 3급상당직원, 4·5급직원 및 업무직으로 이루어진 각 자문회의를 개최하여 경영혁신계획시안에 대한 회의를 하고, 같은 해 11. 12.부터 같은 달 18.까지 피고공단의 노동조합과 그에 관한 협의를 거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을제13호증의 3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공단 내부의 자문회의 결과 정년단축 및 정원감축에 대하여는 '정년단축은 공무원 수준으로 하고 상위직도 연봉계약제를 채택하는 방안이 바람직, 정년단축은 편의에 의하여 검토한 것 같음, 단축은 쉽지만 상향은 어려운 것도 고려할 것, 퇴출기준을 통해서 조정하는 방안도 있음, 정년단축은 전직렬 동일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 업무를 줄이지 않고 인력만 감축하는 것은 곤란하므로 인력과 인건비를 함께 삭감하는 방법도 있음, 공단 업무가 20% 이상 증가한 현실에서 인력을 감축한 후에는 사업수행이 불가능함, 인력감축과 보수삭감의 병행 필요' 등의 의견이 제시되는 등 위 정년단축에 동의하는 의견보다는 공무원수준의 정년단축 또는 보수삭감과의 병행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의견이 더 많이 제시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어, 앞서 본바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피고공단 과반수의 근로자들이 위 인사규정 개정 안에 묵시적으로라도 동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3)

그렇다면 피고공단의 이 사건 인사규정은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취업규칙 변경의 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것이다.

다.

사회통념상 합리성 유무

피고는 위와 같은 근로기준법상의 절차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더라도 피고의 개정인 사규정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으므로 원고들에 대하여도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당해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그 필요성 및 내용의 양면에서 보아 그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당해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 적용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한편 여기에서 말하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유무는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 사용자측의 변경 필요성의 내용과 정도, 변경 후의 취업규칙 내용의 상당성, 대상조치 등 관련된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상황, 노동조합 등과의 교섭경위 및 노동조합이나 다른 근로자의 대응,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의 일반적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1다16722 판결 참조).

그러므로 이 사건에 있어 보건대, 위 인사규정 개정 당시 사회전반적으로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대부분의 경우 인원감축, 임금삭감 등의 방법을 통해 그와 같은 구조조정이 이루어진 점, 피고공단에서는 이 사건 인사규정을 개정함에 있어 노사간의 합의에 의해 일정 기간까지 명예퇴직신청을 할 경우에는 종전 정년규정을 적용하기로 하는 외에, 자문회의 등을 통해 근로자들의 의견을 듣고, 비록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은 아니지만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은 점 등이 인정되기는 하나, 피고공단의 정년단축 정도가 '공무원 수준의 정년단축'이라는 정부 방침보다도 지나쳤던 데다가, 노동부 산하의 다른 사업장에 비하여서도 과도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정부의 경영혁신계획 추진 이후 노동부 산하 기관별 정년을 비교하면 아래 표와 같다), 피고공단에서는 55세 이상이 되면 호봉승급이 30호봉으로 한계호봉이 되어 연령에 따른 호봉상승은 더 이상 없게 되는 점, 피고공단에서는 정년단축에 따른 감축 목표 인원을 662명(조정 후 정원 1,508명)으로 예정하였는데, 1998. 12. 31. 당연퇴직 및 희망퇴직 결과 현원이 1,380명이 되어 지나치게 많은 인원이 감축된 점, 피고공단 직원 수는 이 사건 인사규정 개정 이전에도 정원에 미달된 상태였고 외환위기에 따른 실업률증가 등에 따라 취업알선, 재취업을 위한 교육 등의 업무가 늘어났음에도, 피고공단에서는 위와 같은 지나친 인원감축으로 인해 숙련된 인력을 활용하지 못한 채 곧바로 신규채용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한 사정만으로는 원고들에 대한 정년단축에 사회통념상의 합리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라.

소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정년을 단축한 위 개정 인사규정 및 이에 기한 퇴직조치는 원고들에 대하여 무효이므로, 종전 정년 규정에 의하더라도 이미 정년에 도달한 원고 A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현재까지도 피고의 종업원 지위에 있다고 할 것이고, 원고들은 퇴직 당시 피고로부터 적어도 월평균임금인 별지 표 제(6)항 기재 각 해당 금액을 임금으로 지급받고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 A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게, 위 원고들이 퇴직한 다음날부터 위 원고들을 복직시킬 때까지 매월 별지 표 제(6)항 기재 각 해당 금액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고, 원고 A에 대하여는 위 원고의 퇴직 다음날인 2000. 7. 1.부터 종전 규정에 의한 정년 도달일인 2003. 6. 30.까지 매월 3,597,925원의 비율에 의하여 산정한 금 129,525,300원(36 × 3,597,925)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가 원고 A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종업원지위에 대하여 다투고 있는 이 사건에 있어서, 위 원고들은 모두 그 지위확인을 구할 확인의 이익이 있다 할 것이고,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 3.라.항 기재 각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있어 인용한다.

판사 김충섭(재판장) 오태환 김길량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