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금 50,000,000원 및 이에 대한 2008. 6. 19.부터 2008. 11. 21.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5/6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2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한국철도공사법에 의하여 설립된 특수법인이고, 피고는 원고의 직원과 부대업체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조직대상으로 한 노동조합이다.
원고는 경영효율성 제고를 위해 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인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를 실시하기로 하고 ERP 시스템인 코비스시스템을 구축하여 2007. 1. 1.부터 이를 가동하였다.
한편, 원고는 종래 소외 주식회사 B(이하 'B'이라 한다)의 비정규 계약직으로 고용되어 있던 C 승무원들 및 원고의 비정규 계약직으로 고용되어 있던 D 승무원들에 대하여 소외 E 주식회사(이하 'E'라 한다)의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하고 2006. 3. 16. E와 사이에 계약기간이 만료된 기존 C 및 D의 승무원들을 희망에 따라 E의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내용의 업무위탁협약을 체결하였다.
피고는 조합원들에게 투쟁지침 등으로 지시하여 2007. 1.경부터 같은 해 11.경까지 원고 소유의 고속철도차량, 일반 철도차량 및 전동차의 내, 외부와 역사 등에 원고의 직접 고용 및 ERP시행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내용이 기재된 B6용지 및 A4용지 크기 등의 스티커 합계 320,385매를 부착하게 하였고, 원고는 청소용역회사인 소외 주식회사 F(이하 'F'이라 한다) 및 주식회사 G(이하 'G'라 한다)의 청소담당직원들을 이용하여 2007. 1. 1.부터 같은 해 11. 30.까지 이를 모두 제거하였다.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의 위 스티커 부착행위 지시로 인하여 원고가 F에 의뢰하여 이를 제거해야 하는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그 스티커 제거비용 상당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스티커 부착행위가 원고의 위장도급을 통한 위법행위 및 ERP 시스템 시행으로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저지하고자 한 노동조합의 언론, 표현행위로서 정당한 행위이고, 위 스티커 부착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손해를 입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근로자의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경우이므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조에 따라 원고는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먼저, ERP 시스템 시행과 관련한 스티커 부착행위에 관하여 보건대, 을 제2 내지 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도입한 ERP 시스템은 인적·물적 자원관리의 효율성을 위한 경영방식으로 그 부수적인 결과로 근로조건의 변경이 수반되더라도 그 시스템 도입 자체가 근로조건의 변경이라고 할 수는 없고 근로조건의 개선이 아닌 경영주체의 경영상 조치는 원칙적으로 노동쟁의의 대상이 될 수 없으므로 이와 관련한 스티커부착행위를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노동조합활동으로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음으로, 원고의 직접 고용과 관련한 스티커 부착행위에 관하여 보건대, 을 제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C 여승무원들의 실질적인 사용자라고 볼 여지가 있고 따라서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원고 회사의 정규직'으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것은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노동조합활동으로 볼 여지가 있으나, 위와 같은 요구를 하여 스티커를 부착하는 행위가 노동조합활동의 일환으로서 정당한 것으로 인정받기 위하여는 그 부착의 수단과 방법에 있어서 사회적 상당성의 범위 내에 있어야 한다.
그런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들의 스티커 부착행위는 그 수량이나 부착기간, 부착 위치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그 정도가 정당한 조합활동의 범위를 초과하여 불법행위에 이르렀다고 봄이 상당하고, 달리 위와 같은 스티커 부착행위의 정당성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스티커 부착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갑 제5 내지 2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F 및 G에 피고가 부착을 지시한 위 스티커의 제거 업무를 의뢰하여 그 직원들로 하여금 스티커 제거를 하게 하였고 그에 대한 용역비용 산정 과정에서 원고가 F 등과 매년 체결하여 온 고속철도 및 일반철도, 전동차의 청소용역계약상의 단가를 기준으로 금액을 산정하여 내부 결재 문서를 작성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문서 내용에 따르면 스티커 제거작업에 소요된 재료비는 16,867,300원이고 제거작업 용역대금의 산정방법은, 기존의 청소용역계약상 매일 시행되는 반복정상청소(또는 일상청소)의 열차 1편성당 단가 및 투입 인력의 수(별지 표의 ①, ③ 항목)을 기초로 위 각 청소에 투입되는 근로시간 1분당 원고가 지출하게 되는 인건비를 계산하고, 이를 스티커 제거 작업시 1분당 인건비로 치환하여 여기에 스티커 제거시간(내부 부착스티커 6분, 외부 부착 스티커 22.5분) 및 스티커의 매수를 곱하여 총 대금을 산정한 것이고, 위 산정방법을 그대로 적용(역사에 부착된 스티커 제거에 관한 1분당 인건비 및 시간은 1분당 인건비 및 시간이 제일 작은 전동차 내부부착 스티커와 동일하게 산정)하여 이 사건 스티커 제거의 용역대금을 산정하면 별지 표 ⑧ 항목 기재 각 금액과 같고, 그 합계는 298,797,634원이 된다{다만, 고속열차 내부부착 스티커 수량은 총 66,341매이나 그 중 23,674매에 관한 부분은 원고의 청구에서 제외되었으므로 42,677매(66,341-23,674)를 기준으로 하여 산정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열차 1편성당 투입인력이 별지 표 기재와 같이 산출되는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F, G과 체결한 청소용역계약상 단가는 지나치게 높이 책정되어 있어 이를 기준으로 단가를 산정할 수 없으며, 고속열차의 반복정상청소 및 일반열차, 전동차의 일상청소 업무에 비하여 스티커 제거업무는 시간당 투입노력이 훨씬 적은 노무이고 스티커 제거작업은 F 등 청소용역업체와 원고의 청소용역계약에 의한 통상적인 청소업무수행의 일환으로 이루어졌을 뿐이므로 반복정상청소 및 일상청소 업무의 단가를 그대로 적용할 수 없고, 스티커 제거시간도 지나치게 길게 산정되어 이와 같은 방법을 근거로 산정한 용역대금을 손해배상액 산정의 자료로 삼는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 제1호증 및 원고가 제출한 '철도차량 청소용역 수량 및 단가 산출서'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열차 1편성당 위에서 본 정도의 인력이 투입된다고 인정되고, 원고가 F 등과 체결한 청소용역계약상의 단가가 다른 곳에 비해 높이 책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로서는 일응 그 계약에 기하여 청소 등 업무를 의뢰하고 비용을 지출하게 되는 점, 청소용역의 항목 중 스티커 제거 업무의 항목이 별도로 존재하지 아니하는 점, 스티커의 크기 및 부착 위치 등이 다양하여 평균적인 제거시간을 산정하는 것이 필요한데 피고가 제출한 스티커 제거 작업 동영상은 스티커를 부착하자마자 바로 제거하는 과정을 촬영한 것으로 그 제거시간이 바로 이 사건 스티커의 평균적 제거시간이라고 보기 어렵고, 내부부착 스티커와 외부부착 스티커의 수량 비율을 고려하여 볼 때 이 사건 스티커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내부부착 스티커 289,367매의 제거시간에 6분을 적용하고 나머지 외부부착 스티커 31,018매의 제거시간에 22.5분 정도의 시간을 적용하여 합산한 금액이 부당하다고 볼 만한 다른 자료가 없는 점, 투입 근로시간 1분당 단가 총액이 아닌 인건비만을 기준으로 용역대금을 산정한 것은 오히려 비용 감소의 요인으로 작용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의 주장만으로 위와 같은 산정방법이 위법하다거나 부당하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책임의 제한
따라서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용역회사에 지출하게 되는 비용이라고 인정되는 315,664,934원(16,867,300+298,797,634)이 일응 원고의 손해액 산정의 근거가 된다고 할 것이나, 한편 위와 같은 원고의 산정방법으로 최종 결재가 이루어져 원고가 산정금액 전액을 지출하였는지에 대하여는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원고 주장에 의하더라도 F 등은 이미 원고의 청소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던 곳으로서 추가 용역의 형태로 의뢰받았다는 것이므로 그와 같은 경우 근로자들이 청소를 하면서 동시에 스티커 제거업무를 하게 되어 전체 비용이 감소할 것이어서 원고가 용역대금으로 실제 지출하게 되는 비용은 위 산정 금액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점은 거래관행 및 경험칙상 명백하다.
여기에 피고는 그 주장의 정당성을 철도 이용객이나 국민에게 홍보하고 지지를 구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 스티커 부착행위에 나아가게 된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볼 때 피고의 손해배상액을 50,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50,000,000원 및 이에 대한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2008. 6. 18.자 청구취지변경신청서부본 송달 다음날인 2008. 6. 19.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08. 11. 21.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의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천수(재판장) 홍예연 최윤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