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원고의 주장
원고 산하 H대학교는 2009. 1.경 청소, 경비 등 학교시설 관리와 관련하여 주식회사 인광엔지니어링, 향우종합관리 주식회사(이하 통틀어 ‘용역회사’라 한다)와 도급계약(계약기간: 2009. 2. 1. ~ 2010. 12. 31.)을 체결하고 경비, 청소용역 등을 제공받았다.
H대학교는 위 계약기간 만료 3개월여 전부터 용역회사와 새로운 계약조건을 협의하였는데, 용역회사는 도급금액을 정함에 있어 2011년 최저임금인상율과 일반관리비 등을 고려해 달라고 하였고, H대학교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여 용역업체를 새로 선정하기 위한 절차를 따로 진행하지 않았다.
용역회사의 근로자들이 2010. 11. 하순경 노동조합에 가입하자, 용역회사는 위 계약만료 4일 전인 2010. 12. 28. H대학교에 노동조합의 요구라며 전년도 대비 약 70%의 임금인상과 고용승계 보장을 요구하였다. H대학교가 위 요구를 수용하지 아니하자, 용역회사는 2011. 1. 1. 14:00 H대학교에 일방적으로 협의 결렬 및 계약 종료를 선언하고 2011. 1. 2. 07:00 모든 인력을 철수시키겠다고 통보하였다. H대학교는 용역회사에 용역업체를 새로 선정할 때까지라도 종전처럼 용역을 제공해 달라고 요청하였으나 용역회사는 이를 거부하였다.
이에 H대학교는 경비․청소 등을 교직원 등을 통하여 스스로 실시하기로 하는 비상대책을 수립하고, 이에 따라 2011. 1. 2.부터 자체적으로 경비 등 시설관리를 하였다.
그런데 피고들은 2011. 1. 3.부터 2011. 2. 20.경까지 다른 농성자들과 함께 약 49일 동안 H대학교 본부건물(I) 1층 사무처를 점거하며 대학 학사업무를 방해하였고, 위 농성과정에서, H대학교가 용역회사 근로자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어 고용주가 아님에도 학교가 일방적으로 근로자들을 집단으로 해고하였고, 용역회사에 대한 도급금액은 경쟁입찰에 따라 적법하게 결정되었음에도 마치 학교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도급금액을 낮게 설정하여 근로자들이 낮은 급여를 받았으며, 용역회사가 근로자들에게 지급한 월 9,000원(하루 300원)은 용역비 중 산재보험료의 요율변동으로 발생한 금원이었음에도 근로자들의 식대가 하루 300원이라고 허위사실을 주장하여 언론에 보도되게 하고, 대학본부 건물 1층 현관문에 2011. 1. 21.부터 2011. 2. 6.까지 ‘공개수배’라는 제목하에 ‘H대 기업 주식회사 대표이사 J, 하수인 K(총장)’, ‘죄명 1.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업무상 배임, 2. 근로기준법위반: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해고처분, 3. 국세징수법위반: 입시동원비 원천징수 불이행, 4. 사립학교지원에관한법률위반: 480,000,000,000원의 유보금이 있음에도 매년 정부로부터 국고를 지원받음, 5. 경비원법위반: 경비원들에게 부당행위(노동행위), 6. 산림법위반: L 자연경관 훼손으로 주변 주민들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권리 박탈, 7. 무고죄: 하수인 K를 장시간 감금했다고 고발한 죄, 상기인들 2011. 1. 21.부터 공개수배합니다“라는 내용의 벽보(이하 ’이 사건 벽보‘라 한다)를 게시함으로써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따라서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1) 주위적으로, ㈎ 점거농성으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① 농성장 전기료 및 수도료 3,716,042원, ② 학교시설보호 교직원 특별근무 수당 184,477,500원(= 특별근무 수당 총액 240,517,500원 - 점거농성 이전인 2011. 1. 1.부터 2011. 1. 2.까지에 대한 특별근무 수당 15,840,000원 - 대학 본부건물 외의 외곽건물 경비 및 설비관리 대체근무자 수당 40,200,000원), ㈏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100,000,000원, 합계 288,193,542원(= 3,716,042원 + 184,477,500원 + 100,000,000원)과 그 지연손해금을, (2) 예비적으로, ㈎ 기존 용역계약이 연장될 수 없게 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164,495,110원(= 대체인력 투입에 든 비용 555,224,000원 - 정상 근무시 도급비 예상지급액 390,728,890원), ㈏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100,000,000원, 합계 264,495,110원(= 164,495,110원 + 100,000,000원)과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점거농성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하여
농성장 전기료, 수도료 부분
갑 제2호증의 4, 제15호증의 2 내지 12, 제21, 22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에 의하면, 피고들이 2011. 1. 3.부터 2011. 2. 19.까지 용역 근로자들과 함께 H대학교 본부건물(I) 1층 일부에서 농성을 한 사실은 인정되나, 원고가 이로 인하여 위 농성장에 대한 전기료 및 수도료 3,716,042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볼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교직원 특별수당 부분
갑 제2, 5, 24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11. 1. 3.부터 2011. 2. 20.까지의 기간에 대하여 H대학교 교직원 등에게 특별근무 수당을 지급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 같은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원고는 피고들의 점거농성 기간 전부터 이미 용역회사와의 용역계약 종료에 따른 비상대책 또는 학사관리의 일환으로 H대학교 교직원 등으로 하여금 특별근무를 하게 하고 그 수당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러한 사정 등에 비추어 볼 때, 앞서 든 증거만으로는 위 특별근무 수당이 피고들의 농성으로 발생한 손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용역계약이 연장되지 못하게 한 데 따른 손해배상청구에 관하여
갑 제1, 2호증, 제9 내지 12호증, 을 제1, 3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원고와 용역회사 사이의 종전 용역계약은 2010. 12. 31. 계약기간이 만료되었는데, 원고와 용역회사 사이에 새로운 계약조건에 관한 최종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하여 계약기간이 연장되지 않았던 것뿐이므로, 피고들이 당시 용역회사에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였다고 하여 원고에 대하여 직접 불법행위책임을 진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하여
학교가 일방적으로 근로자들을 집단으로 해고하였다는 표현 부분, 학교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도급금액을 낮게 설정하여 근로자들이 낮은 급여를 받았다는 표현 부분, 근로자들의 식대가 하루 300원이라는 표현 부분
㈎ 명예훼손이 되려면 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하고, 적시된 사실은 이로써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구체성을 띠어야 한다. 비록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였더라도 그 허위의 사실이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를 침해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면 명예훼손이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2011. 8.
선고 2011도6904 판결, 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도6687 판결, 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8다77771 판결, 대법원 2007. 6. 15. 선고 2004도4573 판결 등 참조). 또한, 단순히 타인의 주관적인 명예감정을 침해하는 표현행위를 하였다거나 그 사회적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비판적인 의견을 표명하였다는 사유만으로는 명예훼손이 되지 않는다(대법원 2010. 6. 10. 선고 2010다8341, 8358 판결, 대법원 1999. 7. 13. 선고 98다43632 판결, 대법원 1992. 10. 27. 선고 92다756 판결 등 참조).
㈏ 과연 피고들이 위 농성과정에서, H대학교가 용역 근로자들을 집단으로 해고하였다는 표현, H대학교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도급금액을 낮게 설정하여 용역 근로자들이 낮은 급여를 받았다는 표현, 용역 근로자들의 식대가 하루 300원이라는 표현을 함으로써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는지 보건대, 갑 제2호증의 2, 4, 제3, 20호증의 각 1, 2, 3의 각 기재 또는 영상만으로는 피고들이 위 농성 당시 위와 같은 표현을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 아니라, 위와 같은 표현으로 원고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를 침해하기에 충분한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이 사건 벽보 게시 부분
갑 제15호증의 16, 갑 제19호증의 1, 2의 각 기재 또는 영상에 의하면, 2011. 1. 21. H대학교 대학본부 건물 1층 사무처 출입문에 이 사건 벽보가 게시된 사실은 인정되나, 위 증거만으로는 피고들이 이 사건 벽보를 작성․게시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한다.
판사 김태병(재판장) 김정철 조연수
각주1) 555,224,000원 = 임시 일용직 청소원 임금 및 식대 89,425,000원 + 임시 일용직 경비원 임금 148,896,000원 + 건물 경비 및 순찰보조 근로학생 근로비 76,385,500원 + 학교시설보호 교직원 특별근무 수당 240,517,500원
각주2) 원고는 위 전기료, 수도료에 관한 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않았다.
각주3) 갑 제3호증의 2, 3, 제15호증의 9, 13, 14, 16, 17, 제18호증의 1, 2, 4, 6, 제19호증의 1, 을 제8, 12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위 농성 당시 H대학교 졸업생, 재학생, 외부 학생단체, 서울기관차승무지부 노동조합원 등 다양한 부류의 개인과 단체가 농성장 안팎에 위 농성을 지지하거나 학교 당국의 조속한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등의 게시물을 많이 부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