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가 2003. 8. 27. 피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2012. 10. 10. 사직서(갑 제5호증)를 제출한 사실, 피고가 관할 세무서에 원고의 퇴직급여를 190,240,330원으로 산정한 퇴직소득원천징수영수증 및 지급명세서(갑 제6호증)를 제출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기초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원고에게 퇴직금 190,240,33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원고가 퇴직 당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사용자에 해당하는 CM(Country Manager) 직급에 있었으므로 퇴직금 지급대상이 아니고, 따라서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원고가 퇴직금 지급대상임을 전제로 원고의 퇴직급여를 산정하고 관할 세무서에 이와 관련된 세무신고까지 마쳤던바(게다가 증인 B의 증언에 의하면 원고의 전임자인 C도 원고와 마찬가지로 CM 직급에 있었으나 피고로부터 퇴직금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피고의 퇴직금 지급대상이라고 할 것이고, 을 제1부터 7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로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뒤집을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의 항변 등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가 퇴직금을 포기하였다고 항변하므로 살피건대, 갑 제5호증(사직서, 원고는 이 문서가 피고의 부당한 강요로 작성되었다고 항변하나 다른 한편 이 문서가 유효함을 전제로 이 사건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는데다가 그 작성 무렵 피고가 원고의 비리 혐의를 포착하고 조사하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위 주장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와 피고의 담당자가 2012. 10. 10. '원고가 2012. 10. 10. 사직하고 퇴직금 등의 지급을 포기한다.'는 취지의 "사직서(RESIGNATION)" 하단에 각 서명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퇴직금을 포기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다시 이는 퇴직금의 사전포기로서 무효라고 주장하고, 피고는 원고의 비위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원·피고의 합의로 원고가 사직한 것이므로 퇴직금의 사전포기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다툰다.
살피건대, 근로기준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퇴직금의 사전포기는 근로계약의 계속 중에 구체적으로 퇴직금이 발생하지도 않았는데 이를 미리 포기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갑 제5호증, 을 제9부터 13호증의 각 기재, 증인 D, B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피고가 2010. 6. 25.경 원고의 비위혐의를 포착하고 원고를 대기발령한 채 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를 통하여 내부조사에 착수한 사실, 그 과정에서 원고에게 불리한 자료가 나타났던 사실, 이에 2012. 10. 10. 서울 중구에 있는 프라자호텔에서 피고의 임직원과 변호사, 회계사 등이 동석한 가운데 피고가 원고를 형사고소를 하지 않기로 하고 원·피고 사이에 사직서가 작성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여기에 앞서 본 바와 같이 통상의 사직서와 달리 이 사직서에는 원고뿐만 아니라 피고도 서명하게 되어 있었고 이에 피고의 담당자가 서명한 점, 사직서의 내용이 원·피고 사이에 미리 합의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은 원·피고 사이에 잠정적인 근로계약의 합의해지가 이루어진 상태에서 퇴직과 동시에 퇴직금을 포기하거나 그 일련의 업무처리과정에서 사직서 제출과 퇴직금 포기가 이루어진 후 다소의 간격을 두고 실제 퇴직을 한 경우에 해당하는바, 이를 두고 퇴직금의 사전포기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대법원 2007. 12. 13. 2007다33194 판결 등 참조),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한성(재판장) 강희경 이민령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